해외 트래킹기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 제3부 (그레이드하우스~폼폴로나롯지)

통영사람 이수영 2014. 12. 6. 21:56

가이드 피오나와 함께 이끼('Sphagnum Moss') 를 만져 보는 아내

 

  

 

 


질랜드 밀포드 트래킹

2014.11.23~2014.12.1 (7박 9일) 온라인투어

 

 

 

 

Day-4 11월 26일(수)

 

그레이드하우스~폼폴로나롯지

 

 

-7박 9일 일정-
 
제1일(일)-인천-나리타-오클랜드 (기내박)
제2일(월)-오클랜드-퀸스타운 (투숙)
제3일(화)-퀸스타운-테아나우-그레이드하우스 (투숙)
제4일(수)-그레이드하우스-폼폴로나롯지 (투숙)
제5일(목)-폼폴로나롯지-맥키논패스-퀸틴롯지 (투숙)
제6일(금)-퀸틴롯지-샌드플라이-마이터 피크롯지 (투숙)
제7일(토)-마이터 피크롯지-밀포드사운드-퀸스타운(투숙)
제8일(일)-퀸스타운-오클랜드(투숙)
제9일(월)-오클랜드-나리타-인천공항

 

밀포드 트래킹 [Milford Trekking]
 
뉴질랜드에는 '그레이트 윅스' (Great Walks) 라고 불리는 9개의 대표적인 하이킹 트랙이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 이라고 불리는 Milford Track이 제일 유명하다.
 
피오드랜드에 위치한 밀포드 트랙은 일방통행으로 트랙이 시작하는 테아나우호수의 선착장에서 시작하여 종착지까지 총 53km에 달한다. 당장이라도 판타지 영화의 주인공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이곳은
 
깎아내릴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청정호수와 끝이 보이지 않는 산봉우리, 숭고함 마저 느껴지는 웅장한 계곡 등을 지나 완주하는데 꼬박 4일 정도가 걸린다. 큰 산 기슭을 둘러걷는 한국의 둘레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밀포드 트랙은 연간 1만 4천 여명이 찾는 인기코스로, 예약이 필수다. 하루 90명 만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트랙의 특징은 수많은 폭포와 싱그러운 우림지대, 환상적인 경치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므로 비에 대비한 등산장비와 의류가 필수다.
 
개별 여행으로 밀포드 트랙을 걷는다면 숙소는 산장(Hut) 뿐이다. 캠핑은 허락되지 않으며 반드시 4일 안에 트래킹을 마쳐야 한다. (인디펜던스 트래킹이라고 불리며 1일 40명으로 제한)
 
가이드 트래킹도 가능한데 일반 산장(헛)이 아닌 롯지(Lodge)로 더운물로 샤워도 할 수 있고 식사가 제공되므로 편리하다 (1일 50명으로 제한) 두 가지 모두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면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만 입산이 가능하다.

 

 

트래킹 첫째 날-테아나우 호수 선착장~그레이드하우스까지 (1.6km)

트래킹 둘째 날-그레이드하우스~폼폴로나산장까지 (18.58km)

트래킹 셋째 날-폼폴로나산장~퀸틴산장(서덜랜드폭포)까지 (19.58km)

트래킹 넷째 날-퀸틴산장~샌드플라이포인터까지 (23.1km)

(거리는 도상거리가 아닌 실제 걸었던 오룩스맵 상 거리임)  

 

 

 

그레이드하우스~폼폴로나롯지 트레킹 궤적

 

7시 06분. 그레이드 하우스에서 바라본 Mt Sentinel (1910m) 펼쳐지는 Blue Sky 를 보고 얼마나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4시 20분. 잠에서 깨어나 아내와 함께 화장실을 가는데 망할놈의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어제 그만큼 내렸으면 그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비가 내리면 무용지물이 될 백마를 후송시킬까? 하고 순간적으로 갈등이 일어났으나  맑은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냥 가져가기로 했다. 참고로 그레이드 하우스까지만 불필요한 짐을 후송할 수 있다. 이후는 안 된다.

 

5시 30분. 세면을 마치고 돌아오니 새들이 지저귀는 것이 비가 조금 그친듯하다.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다)

 

7시. 식당에 가서 점심 샌드위치 만들고 (모르고 두 개씩 만들었는데 한 개면 충분함) 갓 구워낸 빵과 토스트, 야쿠르트, 시리얼, 커피, 과일로 아침을 먹었다. 이때 이스라엘과 스페인에서 온 외국인과 함께 먹었다. (David와 Jesus)

 

식사가 끝나갈 무렵 호주 의사 (Richard)가 다가와서 서툰 영어로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는데 그의 딸(Bacca)과 아들(simon)은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식사를 했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딱 맞다. 리차드씨는 중환자실 의사라 했다.

 

8시 39분. 출발직전 그레이드 하우스에서 바라본 출렁다리와 클린턴 강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클린턴 강과 그레이드 하우스

 

출렁다리를 건너온 후

 

트랙의 중간 중간에 이런 전망포인터가 있었다.

졸지에 모델이 되어준 이는 호주에서 온 Lan Beinart 씨이다. 매우 조용하고 지적인 분이었다. 우리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는데 대략 6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대화는 많이 안 했는데 무척 친밀감이 가는 인상임.

 

클린턴 강 (Clinton River)

 

그레이드 하우스 입주 첫 날 이곳 클린턴 강가에서 수영을 했던 여인이 있었는데 바로 호주 닥터의 따님인 베카였다. 비 내리고 추웠는데 수영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서양인들의 양기에 또 한 번 놀랐다.

 

진행방향에서 2시 방향으로 보이는 산줄기인데

Mount Anau (1958m) 의 산줄기로 추정된다.

 

우측 산줄기는 진행방향에서 4시 방향이므로

Flat Top Peak (2292m) 의 산줄기로 추정된다.

 

이 지점에서 트레일의 좌측에 있는 습지로 향한다.

 

습지(Wet lands)에서 보면 하얀 곰팡이 같은 식물을 볼 수 있는데 'Corol Lichen' 이라고 한다.

 

늪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길을 조성해 놓았다. 이 늪지대는 트랙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들어와야 한다. 퀸틴 맥키논이 지었다는 집터는 별 볼일이 없었다는 Lan 씨의 말에 가지 않았는데 이곳은 꼭 와야 할 포인터였다.

 

붉게 보이는 것이 식충식물인 선듀 (Sundews) 라고. 선듀는 우리말로 '끈끈이주걱'이다. 늪지대의 흙에는 영양분이 충분치 않아 부족한 질소를 곤충을 잡아 먹음으로서 보충한다고

 

늪지를 걸어가니 툭 트인 넓은 개활지가 나타났다.

그동안은 너도밤나무 숲에서 간간이 터지는 조망만을

보았을 뿐인데 이렇게 툭 조망이 터지니 속이 다 시원했다.

 

개활지의 12시 방향으로 보이는 산이 센티널 산이다.

사람들은 센티널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개활지의 좌측 9시방향에는 거대한 산줄기의 암벽에서 폭포수가 쏟아져 내려 위압감마저 일어났다.

 

늪지대에서 바라본 Mount Anau (1958m) 의 산줄기

 

늪지는 스펀지 역할을 하며 건조기에는 습기를 방출하여 주변 식물들에게 도움을 주는 중요한 생태계라고 한다.

 

다시 트랙으로 돌아가는 길

 

이렇게 배낭을 놓고 가야 가이드들이 트래커들의 소재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귀한 말굽버섯이 이곳에는 지천에 널렸다.

 

10시 04분. 클린턴 헛 (Clinton Hut)

 

자유 트래킹 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다. 롯지와 헛은 상당히 떨어져 있어 자유 트래커와 가이드 트래커가 서로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곳은 더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다 무조건 4일 만에 트랙을 완주해야 하고 일방통행만이 존재한다.

 

여기서 수세식 화장실은 사용할 수 있으나 쓰레기는 버릴 수없다. 롯지와 다른 점이다. 척 한 눈에 봐도 롯지와 헛은 차이가 난다. 자본주의 사회의 논리가 정확하게 적용되는 곳이 바로 이곳 밀포드 트랙이다.

 

하지만 체력에 자신이 있고 성취 의욕에 불타는 분은 자유 트래킹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허나 저질체력이면 무조건 가이드 트래킹을 하기 바란다.

왜 이 말을 하는가 하면 나중에 한 한국인 여인의 고전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클린턴 헛 지나 너무밤나무 숲속에서

 

빠른 유속으로 흘러내려가는 클린턴 강

 

세찬 물소리가 들리시나요?

 

이끼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이온이 느껴지시나요?

 

물고사리(마타타)

습한 지역에 주로 살며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잎은 부드럽고 녹색이며 윗면에 물방울을 볼 수 있다. 

 

이끼 (Moss)

 

저 물을 마셔봐야 했었는데..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이끼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이 분이 바로 호주 의사 리차드씨

 

가이드 Fe와 함께

Fe는 경력 4년차 베테랑으로 나이는 우리아들과 동갑인 84년생이고 본명은 Fiona Davies 로 무척 쾌활하고 아리따운 처녀였다. 우리와 함께 가는 것은 우리가 꼴찌였기 때문이다.

 

피오나는 이 이끼를 'Sphagnum Moss' 라며

나의 수첩에 또록또록한 글씨로 써주었다.

어찌나 조밀하던지 누르니 탄력이 있었다.

 

너도밤나무 숲을 빠져나와 개활지로 나오니 사방팔방에서 폭포들이 쏟아져 내렸다.

 

진짜 폭포가 아니고 비 때문에 생긴 폭포들인데 이곳은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니 진짜 폭포라 해도 맞을듯..

 

이곳은 점심 장소인 히레레쉼터 (Hirere Shelter) 이다.

 

주방에서 차를 끓이는 남자가 남자 가이드 어윈(Erwin) 씨이다. 아침에 우리가 만든 샌드위치와 차로 점심을 먹는데 한 개 먹으니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못 먹겠다. 몰라서 두 개씩 만들었는데 이후는 한 개씩만 만들었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새 한 마리가 주위를 맴돌았다. 샌드위치를 주고 싶었지만 새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해서 주지 않았다.

 

식후 경

 

 저 폭포가 히레레폭포일까?

 

Mackinnon Pass First view

처음으로 매키논패스를 볼 수 있는 지점이라는데..

 

Hidden Lake 가는 길

 하지만 폐쇄되었다는 글이.. 그 이유가 뭘까?

 

히든레이크 쪽 산을 바라보니

 

척 한 눈에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직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들이 산지사방에서 흘러내리고 있다.

좌측은 Mt Fisher (1869m) 우측은 Castle Mountain (2122m) 으로 추정 된다.

 

양쪽 클린턴 캐넌에서 수많은 크고 작은 폭포들이 쏟아져 내렸다. 한국이라면 이런 폭포 한 개만 있어도 명산일텐데..

 

호수에 두 마리의 오리가 보여 피오나에게

무슨 오리냐고 물으니 '다이빙덕' 이라고 했다.

과연 잠시 후 한 녀석이 물속으로 다이빙을 한다.

 

피오나가 말하기를 저 다리 위에서 아래를 보면 송어와 장어 등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내려다보니 과연 송어와 장어가 보인다.

 

다리를 건넌 후 뒤돌아본 지나온 클린턴 캐넌

 

가야할 클린턴 캐넌

 

미나리아재비 처럼 생긴 노란 야생화가 피어 있어 피오나에게 물으니 'Buttercup' 이라고 한다. 바로 미나리아재비다.

 

미나리아재비 꽃길을 지난다.

 

도착한 곳은 버스 정류장 (Bus Stop) 이다.

버스가 서는 곳이 아니라 홍수대피소라고 한다.

여기서 폼폴로나 롯지까지는 10분 거리였다.

 

5분 후 너덜지대 하나 건너고

 

14시 44분. 골인지점인 Pompolona Lodge 다.

원래 이름은 '팸펄로나'였는데 퀸틴 맥키논이

글자를 잘못 읽어서 폼폴로나로 되었다고

 

폼폴로나 롯지에 도착하니 한국인 가이드 "선아'" 라는 학생이 반겼다. 얼마 만에 듣는 한국말인가! 너무나 너무나 반가웠다. 그런데 선아는 우리가 부부가 아닌 줄 알고 방 때문에 고민을 한 모양이었다. 다른 롯지 보다 이곳은 방이 적은 곳이라면서 어느 외국인 여자와 합숙을 하라고 하여 우리는 부부라고 하니 그제야 웃으며 방을 배정해 주었다. (외국인 여자는 빠꾸 오라이)

 

우리가 배정 받은 방은 제일 위층에서도 끝방인 6호실이었다. 그래도 다른 외국사람들과 안자고 둘만 자니 무슨 불만이 있으리.

 

비는 징그럽게도 내린다.

 

헬기가 이륙했다가 착륙했다가를 반복하고

야속한 비는 멈출 줄 모르고 설마 내일은 맑겠지.

 

폼폴로나 롯지도 그레이드 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샤워장 화장실 수준이 호텔급이었다. 샤워 후 세탁하고

건조실에서 말리는데 건조실 성능이 좋아 금방 말랐다.

 

망할 놈의 비는 계속 내렸지만  모든 시설이 완벽하니

불편한 것이라고는 없었다. 이곳에 와서 안 새로운 사실은 돈만 내면 독실도 쓸 수 있단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자!

 

18시 10분. 디너룸에서 슬라이드 강의를 받고

(이번엔 통역이 옆에 있어서 아주 편했다.)

 

19시 부터 저녁을 먹었는데 합석한 사람은

일본인 내외와 Suzanne 이라는 65세 뉴질랜드

여성분이었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분위기가 전날 못지않게 좋았다. ^^

 

 

 

7박 9일 동안의

뉴질랜드 밀포드 트래킹

제3부를 정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