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산 산행기

화순 옹성산(甕城山)▲

통영사람 이수영 2014. 12. 27. 13:03

옹성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복호





 

-화순 옹성산 산행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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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5

[전남 화순]

 

유격대~옹암바위~옹성산~쌍두봉~유격대

 

맑음

 

참고 산행기 화순 옹성산(572.8m) 동복호 감싸안은 잔잔한 능선길-  월간<사람과산> 2000년 3월호 (click here!) 

 

 

요즘 탁구에 빠져 산행을 소홀히 한 탓에 애마(디포)가 썩고(?) 있어
마침 크리스마스 공휴일을 맞아 미답지 화순 옹성산 산행에 나섭니다.

 

옹성산 (574m)
 
항아리를 엎어놓은 듯한 바위가 여러 개 있어 옹성산이라 하였다. 백아산 능선에서 뻗어와 있지만 그 산세는 백아산을 닮지 않고 있다. 백아산의 날카로운 바위무리에 비한다면 모래와 자갈이 오랜 세월 퇴적작용을 거치면서 형성된 퇴적암이 솟아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바위 질은 단단하지 않고 손으로 떼면 떨어져 내린다.

이곳에는 산성이 있는데 철옹산성이라 부른다. 고려말 왜구의 침입에 방비하기 위하여 쌓았다고 전하며 입암산성, 금성산성과 함께 전남의 3대 산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임진왜란 시에는 이 고을 현감을 지내고 진주성에서 순국한 황진장군이 군사를 훈련시킨 곳이라 하며 동학이 활발한 때에는 오계련이 이곳을 증축하였다고 한다. 서울에 있는 몽촌토성보다 두 배 가량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산행지도-시계방향으로 원점회귀함

 

금일 산행궤적

 

찬바람이 부는 들머리에서 바라본 유격교육대와 옹암바위

 

이곳에 오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

혹시 버닝히터 (Fuel Burning Heater) 라고 들어 보셨나요? 버닝히터란 겨울철 차가운 냉각수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온도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작동되는 랜드로버 디포에만 있는 기계 장치에 의해 발생하는 가열 작동이며 보닛에서 소음과 흰 연기가 나며 석유 곤로 냄새까지 나는 바람에 모르는 사람들은 고장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작동이라고 한다.

 

오늘 아침 우리 차가 그랬다. (흰 연기가 나고 석류 곤로 냄새가 났다.) 이 바람에 놀라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보험에 전화까지 걸었고 보닛에서 연기가 나니 겁이 나서 디포는 차고에 넣고 대신 승용차를 몰고 왔다. 그런데 차고에서 한참동안 공회전을 시켜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더 이상 흰 연기가 나지 않았다. (버닝히터 작동은 나중에 귀가한 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클럽에 SOS를 쳐서 비로소 알았다.)

 

암튼 이런 우여곡절 끝에 승용차를 몰고 도착한 곳이 바로 산행 안내도가 있는 곳인데 산행을 마치고 보니 더 진입하는 것이 좋았다. 이 바람에 엉뚱하게도 유격교육대 안으로 돌진하는 바람에 토영 촌말로 앵오리 정기 갔다 나왔다. 유격교육대로 돌진하면 안 되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면 안성저수지둑과 옹암바위가 보인다.

 

 안성저수지를 지나니 화장실 세 개 (남1 여2)가 보이고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었지만 버리고 약 1분 정도 걸어가니 다시 좌측으로 산길이 열렸다. 여긴가 저긴가? 하며 잠시 헛갈려 한참을 더 걸어갔다가 다시 빽하여 이리로 올라갔는데 정 방향이었다.

 

1분쯤 올라가니 등산로 1km 라는 팻말이 보이고 곧 지능선으로 올라서는데 바로 유격훈련장으로 연결된다. 그러니까 아까 유격교육대에서도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한 군인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해서 빽했는데)

 

오름길에서.. 뒤따라오는 아내

 

아까 들머리에서는 찬바람이 불어 무척 추웠는데

막상 산으로 들어서니 오히려 땀이 났다. 역시 산이 좋긴 좋다. 뚜렷한 산길은 독아지봉 쪽으로 연결되었다.

 

극기(克己) 라는 글이 새겨진 바위에 설치된 로프줄

 

이 암봉은 독을 거꾸로 엎어놓은 것 같다는 독아지봉이며 유격훈련장으로 쓰이는 곳이다. 우리도 유격훈련을 한번 할까 하다가 아내의 사양으로 그냥 젊잖게 우측 우회로로 올랐다.

 

좌측 우회로로 올랐는데 바위를 타도 충분히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독아지봉 꼭대기에서 바라본 조망

10시방향의 높은 산은 화순 모후산이고 안성저수지와 유격교육대 그리고 우리 차를 주차한 장소까지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독아지봉에서 다시 안전시설이 되어있는 구간을 따라 옹암바위로 올라오니 뜻밖에도 통행금지 팻말이 보였다. 나 같은 바위치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겠는데..

 

옹암바위에 오르니 지난주 함지박님이 답사했던 백아산이 보인다. 백아산은 한 눈에 봐도 주위 다른 산과 달리 골산의 형상을 하고 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화순 백아산(810m)

 

옹암바위를 지나니 뜻밖에도 이렇게 편안한 육산길이 이어졌다.

 

잠시 후 나타난 옹암삼거리 (옹암바위0.3km-주차장0.7km-옹성산성0.8km) 이곳에서 다시 약 100m쯤 걸어가니 리본이 많이 걸린 갈림길이 나타나 잠시 헛갈렸다. 좌측 오르막길로 향했는데 정 방향이었다. 평탄한 직진 길은 아마도 옹성산성으로 가는 길인 듯.

 

좌측 오르막길로 올라오니 머지 않아 독가(獨家)가 나타났다. 이 독가는 고 장윤해 할머니가 사시던 집, 14년 전인 2000년 월간 <사람과산>이 취재한 내용을 보면 당시 할머니의 연세는 93세 이며 예전에는 이곳에 17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독가를 지나 고도를 높이니 아까 올랐던 옹암바위가 독가 뒤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명묘에서 내려다 본 옹암바위

 

독가 지나 쌍문바위 삼거리 이정표

여기서 먼저 우측에 있는 쌍문바위로 향했다. (1분 거리)

 

쌍문바위다. 커다란 구멍 두 개가 뚫려있고 뒤에도 큰 바위가 숨어 있었다.

오른쪽 바위구멍에서 뒤따라 올라오는 아내와 멀리 모후산을 담아 보았다. 이곳에서 바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지만 다시 빽하는데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웬 남자 산님 한 분과 마주쳤다. (산님인지 약초꾼인지 약간 헛갈렸다.) 

 

백련암터 역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었고 양지 바른 따뜻한 곳이라 점심 먹기에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점심은 파리바게트에서 만든 샌드위치였는데

뉴질랜드에서 샌드위치를 많이 먹어서인지 익숙했고 잘 넘어갔다. 이곳에는 두 개의 샘터가 보였는데 오른쪽 샘터는 물이 흐르지 않아 혼탁한 반면 왼쪽 샘터는 석간수가 똑 똑 흘러내리고 있어 물이 맑았다. 샌드위치 1개 빵 3개 곶감 1개 유자차 한 잔 마시니 배가 터져 더 이상 못 먹겠다. 꺼억~

 

식후 경

가운데 움푹 파진 곳에 앉아 점심을 먹었는데

천정을 올려다보면 수백 톤은 됨직한 바위가 부부를 덮치는 형상이었다. 이곳에 백련암이 있었다는데 기가 약한 사람이 이곳에서 잠을 자면 틀림없이 가위에 눌릴 것이다.

 

백련암터에서 옹성산 정상으로 가는 길

이리로 걸어가니 곧 이정표가 나타났는데 이정표 방향이 좀 이상했다. 당시는 이정표가 잘못된 줄 알고 우측 오름길로 올라갔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름길이긴 하나 좌측 평지 같은 우회길이 정 방향이었다.

 

그래야 동북호를 조망하면서

옹성산의 능선을 제대로 타는 것인데 누군가가 이정표 방향을 보수해야 한다고 적어놓아 우측 오르막길로 갔던 것.. (올라가다가 눈치를 챘는데 다시 내려가기 싫어 그냥 올라갔다.)

 

올라선 옹성산의 정상은 572m로 무등산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이고 아래로 동복호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나뭇가지들이 많아서 경치가 시원하게 보이지 않았다. 정상에는 화순군에서 건립한 오석으로 만든 정상석과 삼각점 외롭게 자리한 무덤 하나가 보였다.

 

뒤따라 올라온 아내가 찍어 주었다.

 

옹성산 정상을 지나 약 5분 쯤 걸었을까?

동복호의 경관을 가장 멋있게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절벽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동복호의 절경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왔다.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왔지만 한참동안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있었다. 사진 속 중앙 툭 튀어난 곳에 수몰민을 위한 망향정이 세워져 있다. 

 

편안한 산죽 내리막길

 

산죽길을 따라 내려오니 널따란 묘지가 나타났다. (孺人纡州黃氏墓) 호(秋菊)까지 있는 것으로 보면 凡人은 아닌듯 하다.

 

유인 우주황씨묘(507m봉)에서 내려다본 풍경

 

옹암바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마치 말갈기처럼 보인다.

 

옹성산성(철옹산성)의 성곽 형태가 보이고

 

집채 보다 큰 바위 위에 옹성산성이 보이고

 

옹성산성에서 뒤돌아본 우주황씨묘터(507m봉)

 

옹성산성에서 바라본 북면 일대

 

옹성산성에서 바라본 옹암바위와 화순 모후산

 

옛날 디딜방아가 있었던 곳

이곳에서 임도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빽하여 좌측 산길로 올랐다.

 

쌍두봉 오름길에서 바라본 화순 백아산과 15번 국도

 

쌍두봉 정상에 보이는 通政大夫 迎日鄭公 墓

정상에서 내려가면 다시 임도길이 나타나는데

임도길을 따라 가면 아까 디딜방아터로 연결되니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잘 살펴보면 내림길이 보임.

 

쌍두봉 내림길에서 본 고드름

종유석 같이 생긴 고드름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니 아래에 또 다른 얼음 기둥이 만들어지고 있다. 

 

쌍두봉 삼거리

일단 건너편 봉우리로 건너가 보는데

 

건너편 봉우리에서 바라본 풍경

절벽인줄 알고 올랐는데 능선이 이어져 꼭짓점에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하산길의 로프지대

 

이어지는 편안한 계단길 (333계단이라고)

 

뒤돌아본 쌍두봉

 

불경소리가 흘러나오는 허름한 판잣집

대나무로 막아 놓은 것을 보면 절집 같기는 한데..

 

주차장 지나 독아지봉을 우회하여

 

조금은 단조로운 코스를 끝내면서.. 뭔가 아쉬움이..

 

산행을 마치고 들머리에서 바라본 옹성산의 전모

역시 백련암터에서 좌측 우회로로 갔어야 했다.

 

저녁을 먹었던 송광사 입구 길상식당

낮에 먹은 샌드위치 때문인지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먹었더니 옛날 그 맛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내는 매실장아찌 (20.000원)까지 샀다. 부안 뽕주 일병을 비우고 송광사 입구까지 갔으나

입장료를 내라는 말에 다시 돌아섰다. 조금 있으면

어두워 질 텐데 악착같이 돈을 징수하려고 해서

얄밉기도 하고 너무 춥기도 해서 그냥 돌아섰다. 

 

귀갓길에서 본 주암호와 화순 모후산

모악산이 전주의 어머니 산이라면

모후산은 화순의 어머니 산일 것.

 

졸지에 오늘 수고한 대타

 

 

올 한해도 변함없이 산친구들의 산속이야기 카페를 찾아 주시고 변함없이 활동해 주신 여러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