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 [지리] 문수골(작은 진도사골) 복호등능선
ㅇ사용렌즈: 캐논 24-70
ㅇ12:37-평편한 비박터 (잠시 휴식 취함) -- (고도 1,300m) ㅇ07:45 들머리 '쌍둥이민박' 앞에 도착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안치환
산행이야기.. 이번주는 모처럼 지리산행을 하려고 하는데 가는 날이 또 장날인지 토요일~일요일에 비소식이 들려 천주산~공덕산으로 변경하려고 하였으나 비올 확율이 다시 20%~10%로 낮아져 결국 원 계획대로 지리산행을 하게 되었다. 토요일 저녁.. 내일이면 지리산행인데 통영에는 비가 내린다. 흐미~ 또 바꿀 수도 없고..
일요일 아침 4시 40분에 알람이 울리고 5시 10분. 쉬블링님 픽업 후 시내에 나가 충무김밥 3인분 사고 5시 55분. 약속장소인 사천휴게소에 도착하니 당연히(?) 기다리고 계실줄 알았던 원호님이 보이지 않는다. 그제야 휴대폰 전원을 켜서 전화를 하니 시간을 착각하셨단다. 허허~~
6시 20분. 원호님 도착하고 어묵우동 한 그릇씩 후다닥 먹고 나오니 6시 35분. 하늘에서 빗방울이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런! 얼어 죽을.. @@@~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이 쫙~ 깔렸다. 지난번에도 비 때문에 실패산행을 했는데 오늘도? ㅠㅠ 사실 이번 산행은 지난번 실패했던 항운대코스로 가야 했지만 미답지 이 문수골이 더 끌렸음을 자백한다.
멍청한 내비게이션은 직진하라지만 하동IC로 빠져나와 하동-화개장터를 지나 구례군 토지면에 들어서니 개스로 덮여 시계가 극히 불량하다. 순간 세 사람 안색이 어두운데 .. ^^; ^^; ^^; 막상 밤재마을 지나 신율마을로 올라오니 개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있다. ^^ ^^ ^^ 질매재가 보이는 '쌍둥이 민박' 간판 맞은편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방향은 질매재 방향이며 고도는 510m를 가리킨다.)
다른 분의 산행기속에서 보였던 간이 화장실이 사라져 잠시 헷갈렸지만 곧 이 쌍둥이민박에서 질매재방향으로 가는 길이 정방향 임을 알게된다.
나중에 저리로 내려올지 안 내려올지 지금으로서는 미지수
신율마을에서 15분 거리, 좌측에 자동우량경보시설이 보이는 곳
이곳에 도착하자 "마치 마야계곡 초입의 너럭바위와 비슷하다." 며 원호님께서 말한다. 하지만 몇 년 전 보았던 마야계곡의 초입은 물이 넘쳐 흘렀지만 오늘은 계곡이 많이 메말라 있다. ="오늘 그라모?" -"오늘 뭐예?" 하고 물으니 산행코스에 대한 질문이다. 큰 진도사골로 올랐다가 작은 진도사골로 내려 올 것인가 (지리99 다우님코스) 아니면 계획대로 작은 진도사골로 올라 문수암 찍고 질매재에서 하산할 것인가 -"우짤꼬예?" ="...." ="...." -"의논 대로 하입시더" ^^
물이 없어도 너무 없다. 쩝.. 올 여름 지리별님 산행기를 보니 물이 많던데..
두타-청옥의 단풍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향하는 오름길이 보인다. 버리고 직진하면 3분 후..
나중에 이리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상사가 마음대로 안 되듯 산행도 마찬가지다.
큰 비경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문수골의 소폭
때론 이렇게 점프도 한다. (순간포착)
이 바위를 잘 살피면 구멍 두 개가 뚫린 곳이 보인다. 오늘 산행의 첫 번째 목표물이 진도사바위고 두 번째가 문수암이니 일단 첫 번째 목표물은 무난히 찾은 셈이다. ^^
진도사 라는 분이 깎은 나무를 이곳에 꽂아 해가 넘어가지 못하게 매달아 놓고 도를 충분히 닦은 후에 풀어 주었다는 전설의 바위다.
진도사바위에서 조금 올라오면 곧 좌우골이 갈라지는 합수지점이 나타난다. 위 사진은 이해하기 쉽게 파노라마 형식으로 촬영한 것이다. 수평이 바르지 않아 약간의 덧칠을 했지만 그런대로 쓸 만하다. 좌골(작은 진도사골)에 비해 우골(큰 진도사골)의 초입이 좀 더 너른 느낌이다. 이곳에서 약간의 간식으로 얼요기를 하며 15분의 길다면 긴 휴식을 마치고 우리의 발길은 자동적으로 좌골인 작은 진도사골로 향한다. (애당초 계획했던 코스)
물이 없으니 오르기 참 쉽다. 하지만 谷이나 조개나 물이 많아야 좋은 것은 不問可知!
여름철 수량이 많을땐 무명폭포라 불릴 것이다.
고도 1,000m를 넘자 계곡수가 바위속으로 숨어 들더니 다시 고도 1,100m를 넘기니 이제는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고요하기까지 하다. 10시 45분. 원호님의 GPS고도계가 1,166m를 가리키는 어느 지점에서 충무김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다른 분들을 보면 고기도 굽고 산에서 거창하게 먹지만 우리의 점심은 늘 이렇게 소박하기 짝이 없다. 쉬블링님이 따라주는 캔맥주 한 잔에 크~~ 조오타! 를 연발하는 두 사람 ^^ ^^
점심을 먹은 후 약 5분쯤 올라오니 우측 1시 방향 너덜길 방향으로 삼천포 갱물님과 올리브님의 리본이 걸려있다. 여기서 본류를 버리고 리본이 걸려 있는 우측 1시 방향 너덜길로 향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문수대로 연결되는 사면길로 올라설 수 있다. 요아래 사진이 이후 진행 상황이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고로쇠 줄을 따라 이어지는 너덜길 <11:24> 고로쇠 줄을 따라 이어지는 너덜길 <11:33> 너덜길 오름길에 보이는 노란리본은 <11:37> ↔ 대구 마루금산악회 리본 (고도 1320m) <11:37>
아래에서 올라오면 삼천포 갱물님의 파란색 리본이 잘 보이도록 리본의 위치를 옮기는 쉬블링님
작은 진도사골로 내려가려면 이 지점에 걸려있는 갱물님 리본을 따라 내려 가면 된다.
GPS가 있기 망정이지 초행이면 무척 불안할 것이다. 고도 1,435m인 사면길에서 고도 1,320m 문수암과의 고도차는 무려 100m나 되니 하산길 처럼 내려가는 것.
문수암 돌대문에는 스님 출타중임을 알리는 나무빗장이 걸려있다. 나무 빗장을 살며시 걷고 문수암으로 들어오니 거대한 문수대 아래 초라한 모습의 문수암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막상 오면 별것 아닌데..
질매재 표지판 (우측 문수골 방향) <13:14> 질매재에서 만난 대구 99클럽 회원들 <13:24>
지형도상 왕실봉은 어디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밋밋한 능선 길을 내려가니 질매재다. 안부사거리인 이곳에서 좌측 길은 피아골, 표지판이 걸린 우측 길은 문수골로 내려설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질매재에 도착하니 똥 누기 전 마음과 누고 나서 마음이 틀리듯이 마음이 달라진다. 이곳 질매재에서 신율마을까지는 넉넉잡아 1시간 30분이면 하산할 수 있으니 이대로 하산한다면 너무 일찍 산행이 끝나고 또 우리 평생에 언제 다시 오겠나 싶어 문바우등까지 올라 복호등능선으로 내려가면 어떠냐고 제안하니 안 그래도 좀 모자란 두 분에게는 불감청이나 고소원이 따로 없다. ^^
질매재에서 잠시 뜸을 들리고 있는데 한무리의 산님들이 질등 쪽에서 내랴온다. 비지정이라 우리도 긴장하고 그들도 긴장하는데 자세히 보니 대구 99클럽 선두들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산마을에서 올라 왕시루봉찍고 이곳까지 왔으며 돼지령에서 서산대 경유하여 피아골로 하산할 요량이란다. 우리가 문수암쪽에서 왔다고 하니 문수암 갔다 오는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약 40분쯤"(왕복) 걸린다고 원호님이 말한다. 그들과 헤어져 질등 오름길을 올라가는데 "어!' "엇!" 하며 원호님 지인과 우연한 조우를 한다. 이분은 거품일행들이라는 리본을 달고 있었는데 난테아우와 호형호제하며 죽이 맞는 분이라 한다. (난테아우 맞소?) ^^
거품일행들과 헤어져 3~4분쯤 올라오니 질등인데 이곳에서 대구 마루금 이한성 회장님과 일행을 만난다. 물론 원호님 아니면 이한성 회장님을 우리가 알 턱이 없다. 피아골 산행하러 오셨는데 피아골만 타기에는 좀 싱거워서 왕시루봉을 엎었다고 말씀하신다. 과연 산꾼다우신 말씀 ^^ 그동안의 지리산행과 금일 산행에서도 대구 마루금산악회 리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니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질등을 지나 문바우등으로 향하는데 문바우등의 두 개의 암봉이 마치 뿔따구 모양으로 솟아 있고 무척이나 높아 보인다. 문바우등 오름길에서 뒤돌아 본 피아골의 단풍은 예전보다 못한 듯하다.
문바우등에서 바라보는 복호등은 약간 우측으로 보인다. 고로 복호등으로 가려면 다시 빽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참고로 복호등의 복호는 伏虎니 호랑이가 엎드리고 있는 형세란 뜻
문바우등에서 포도즙, 빵, 캔맥으로 얼요기를 하며 조망을 즐긴 후 다시 빽하여 복호등능선 초입을 찾는데 두 번이나 잘못된 구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포기하고 다시 질매재로 돌아가려고 터벅터벅 내려오니 산죽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인다. 바로 복호등능선 초입이다. 아무런 표식이 없어 설명하기 매우 힘든 장소다. 복호등이 우측 1시방향으로 보이면 안 되고 좌측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지점이니 생각보다 조금 더 내려온 지점이다. 문바우등에서 정확히 몇 분 걸린다고 해야 할텐데 두 번의 알바 바람에 정확한 시간 측정을 하지 못함이 유감이다. 약 3~4분 거리쯤 될까??
작은 쇠통바위를 지나자 곧이어 곰바위가 나타나고 곧 아무런 조망도 없는 육산인 복호등 정상(1,026m)이다. 복호등정상에서 다시 7분정도 내려가면 잡풀이 무성한 무명묘 하나 나타나는데 고도는 1,000m를 가리킨다.
서릉으로 향하는 루트는 한마디로 빨치 코스였다. 굳이 이 루트를 택한 이유는 아무도 하지 못한 원점회귀 코스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고수 두 분께서 앞에서 길을 여니 뒤따라 가는 사람에게는 정등로나 마찬가지다. (오름길은 몰라도 내림길은 충분히 빨치산행 가능함.)
내림길의 원칙은 등날을 고수할 것이며 봉우리에서 길이 없으면 우측으로 우회하면 다시 등날로 이어진다는 것. 내려오다가 갈림길에서 잠시 알바도 한다. (우측으로 갔더니 계속 이어져 다시 빽함) 이때 야생동물 포획용 올가미 하나 발견하여 올가미를 제거한다.
구여곡절 끝에 내려선 곳은 신율마을에서 약 8분 거리인 윤석산장이다. 윤석산장 수돗가에서 간단히 행장을 수습하는데 몰골이 가관이다. 빨치산행의 증거물인 먼지와 나뭇잎이 목주위에 더덕더덕 달라붙어 있다. ^^;
모름지기 산행이란 잘 닦인 길을 걷는 것 보다 없는 길을 만들어 찾아 가는 재미가 더 큰 법이니 실로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한 하루였다. 오늘 고생(?)하신 두 분께 감사드린다. ^^
<End>
★ 今日산행궤적 <원호님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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