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 오늘은 본카페 회원이신 지리별님의 산행기에 뽐뿌질을 받은
쉬블링님의 요청으로 혜경골과 내원능선을 잇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혜경골은 상훈사까지 임도가 연결되어 있어 솔직히 원시계곡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계곡 골치기만으로 진행하면 여느 지리원시 계곡 못지않으니 한번은 답사할만한 곳입니다.
지리별님처럼 내원골로 내려오면 더 좋은 코스지만
내원골은 이미 답사한 곳이라 미답지인 내원능선을 연계한 원점회귀코스를 생각해 냅니다.
하지만 내원능선은 산죽투성이의 조망이 없는 능선이라 그저 능선을 이었다는데 의의를 둔 산행이었습니다.
원래는 5월 1일에 가려고 했는데
사정상 어린이날인 5월 5일로 순연하는 바람에 솔바우님께서 참석하시게 되었고
친정 엄마 보러 간다는 아내는 빠지고 쉬블링님과 셋이서 단출한 지리탐사대가 구성되었습니다.
4시 40분에 알람이 울리고
5시 35분에 쉬블링님을 픽업하여 6시 15분. 약속장소(솔바우님과)인 사천 휴게소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15분 전인데도 불구하고 (6시 30분 약속) 이미 솔바우님께서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천휴게소에서 어묵우동(우동류와 라면 밖에 안 됨)으로 아침을 때우고 (솔바우님은 아침을 자시고 와서 두 사람만 먹음)
늘 하던 방식대로 곤양IC에 솔바우님 차를 주차한 후 차 한 대로 들머리 신촌마을로 향합니다.
그런데 신촌마을에는 주차할 곳이 마뜩찮아 다시 빽하여 신촌교로 내려오니 신촌교 아래 주차하기 좋은 공터가 보입니다.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고도 85m에서 고도 1,025m까지 올려야 하므로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닙니다.)
신촌교 아래 공터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합니다. (고도 85m) <07:40>
(팔각정 지나 보이는 건물이 도심마을경로당이고 경로당지나 시멘트 길로 올라가면)
도심마을에서 바라본 내원능선과 차밭
(장승 두 기가 서있는 곳이 나타납니다. 장승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冷害를 입은 차밭 (건너편 산은 황장산?)
(조금 올라가니 지리별님 산행기에서 보았던 냉해를 입은 차밭이 나타납니다.)
하부저수지 <08:08>
(하부저수지에서 시멘트 임도를 버리고 계곡으로 이동합니다.)
바라본 하부저수지
(수심이 무척 깊습니다. 좌→우로 횡단합니다.)
드디어 본격 골치기에 들어갑니다. <08:16>
'자주괴불주머니' 라는 아입니다.
미끄럼틀 모양으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고도 180m)
나무다리가 보이는 차밭 풍경
(반대편에 임도와 연결된 길이 보입니다.
이런 점이 이 혜경골의 장점이자 곧 단점입니다.)
여인의 치마폭 (고도 230m 지점)
여인의 치마폭으로 명명한 폭포다운 폭포입니다.
폭포사진은 삼각대와 ND필터가 있어야 제대로된
그림을 얻을 수 있지만 오늘은 아쉬움만 남깁니다.
여인의 치마폭의 상단부를 오르며..
수달래 촬영 삼매경에 빠졌네요.
8자 모양의 소폭 (고도 285m)
이정표 역활을 하는 송곳니 모양의 바위 <09:51>
이 지점을 끝으로 계곡에서 벗어나 약 7분간 시멘트 임도를 걸음. (고도 335m) <10:15>
(이 지점은 잇기가 조금은 까다로은 곳인데 마침 우측에 임도가 보여 임도로 향합니다.
이 혜경골이 지리산꾼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까닭일 것입니다.)
시멘트 임도를 걸으며 바라본 내원능선 <10:20>
(하지만 편안한 임도는 볼 거리가 없고 덥습니다. 임도에서 바라보니 계곡이 더 좋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다시 계곡으로 들어가야 겠습니다. 7분정도 임도를 걸은 후 다시 고행길로 들어갑니다.)
다시 들어선 계곡 (고도 370m) <10:24>
(계곡으로 들어오니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수달래가 산객을 반깁니다.
역시 들어오길 잘했습니다. 아니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이정표 역활을 하는 낀 바위 (고도 390m) <10:32>
(추측컨대 이 바위는 폭우시 떠밀려 내려오다가 걸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낀바위 지나 와폭 (고도 400m) <10:38>
(끝없이 펼치지는 폭포의 향연입니다. 도대체 그동안 우리가 몇 개의 폭포를 보았을까요?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입니다.)
오렌지와 생탁을 마시며 첫 번째 휴식을 취한 곳 <10:50~11:00>
"이 좋은 곳에 사모님을 왜 안 데리고 왔심니꺼?" 두 분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맛을 봐야 맛을 알고 죽어봐야 저승을 안 다고 마지막까지도 과연 그럴까요?
휴식처에서 바라본 소폭과 소
휴식 후 고도 425m 지점의 아름답게 휘어지는 폭포
고도 430m 지점의 계단식 암반위로 흐르는 폭포
하트모양의 암반
고도 450m 지점의 혜경골에서 가장 우아하게 흘러 내리는 소폭
가까이서 본 혜경골에서 가장 우아하게 흘러 내리는 소폭 (고도 450m) <11:17>
우아한 소폭 상단에 피어있는 예쁜 수달래
고도 510m 합수지점에서 흘러내리는 지계곡 폭포 <11:43>
(지계곡이 나왔다는 것은 상부저수지가 가까워 졌다는 신호입니다.)
합수지점 지나 고도 530m 지점의 소폭
상부저수지아래 임도다리
상부저수지 댐 <11:57>
(여기서 좌측으로 임도가 이어지지만 버리고 저수지 쪽으로 갑니다.)
뒤돌아 본 상부저수지 (고도 550m) <12:07>
다시 들어선 계곡에서..
▷ 혜경골 최대 비경지대인 고도 565m 지점의 폭포 <12:15>
고도 580m 지점의 폭포와 소가 보이는 지점에서 점심식사 <12:20~13:01>
점심식사 후 나타나는 고도 615m 지점의 임도다리 <13:07>
(이 지점에서 그만 스틱 하나를 두 동강이 내고 맙니다. ㅠㅠ 스틱도 부러지고
시간도 너무 소모되는 것 같아 이곳에서 계곡을 버리고 임도로 걸어서 상훈사로 향합니다.)
상훈교 <13:29>
현판이 반대로 원통보전을 향해 걸려있는 상훈사 <13:35>
(그 이유는 정면은 축담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 몇 분께서 밭으로 일하러 가시는 것으로 보아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마침 한 스님이 나타나시더니 "등산하러 오신 분들이십니까?"하며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별 말씀없이 그냥 지나가십니다.)
상훈사 원통보전 (고도 735m) <13:39>
상훈사는 깊은 산속에 자리한 것 치고는 제법 규모가 큰 사찰입니다만
사월 초파일이 낼모레인데 그 흔한 연등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원통보전 오른편에
장독대가 있고 주방으로 보이는 요사채에는 여스님 한 분이 계십니다.
여스님께 주능선 오름길을 여쭈어 보니 "길이 없다."고 합니다. (사실은 길이 있는데.)
그래서 어느 산님의 산행기에 보았던 대로 무조건 계곡을 치고 올라가기로 하는데
계곡길은 험한 너덜과 진로를 방해하는 고로쇠줄이 거미줄처럼 깔린 고생길입니다.
정등로는 장독대를 지나자마자 물바가지 걸린 곳의 우측 산죽길이었습니다.
모두들 그 길을 보았건만 엉뚱하게 계곡을 치고 올라가는 우를 범한 것입니다.
그 길은 암자가 가는 길이고 암자에서 끝난다고 두 분 중 한 분이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정등로였다는 것은 며칠 후 걸려온 솔바우님의 전화로 확인 합니다.
(다른 분의 산행기에서 보니 우측 산죽길로 올라가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주능선으로 올라 설 수 있다고 합니다.)
지리별님의 산행기에도 분명히 우측 사면길이라고 쓴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리별님의 우측사면길은 설명이 조금 미흡했습니다.
장독대 지나자마자 물바가지 걸린 곳의 우측 산죽길이라는
이 한마디만 쓰셨더라도 생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 없는 계곡의 너덜길 험한 등로 (고도 880m) <14:16>
고로쇠 수액 채취 현장 <14:20>
(고로쇠 줄들이 어찌나 진로를 방해하던지 칼로 다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고 인간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노로쇠나무의 흡혈 현장을 고발합니다.)
커다란 암봉이 나타나고 암봉의 우측을 선등하는 쉬블링님 (고도 1,000m) <14:45>
(계곡을 끝까지 치고 올라가면 결국 이 암봉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암봉의 우측으로 오른 후
암봉에서 다시 1시 방향으로 좌표를 잡아 산죽터널을 헤치고 올라서면 주능선으로 올라 설 수 있습니다.)
올라선 주능선 (고도 1,025m) <14:59>
(기진맥진한 솔바우님의 표정이 오름길의 난이도를 말해줍니다.)
주능선에서 본 올라온 산죽길 (저곳을 뚫고 올라 왔습니다.)
이제는 슬슬동풍길인 주능선에서 바라본 젖꼭지 모양의 암봉 <15:09>

▷ 조망대(고도 1.105m)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 클릭! <15:16>
가까이서 본 암봉 (고도 1,130m) <15:20>
시루봉 갈림길에서 바라본 천왕봉 <15:27>
시루봉 갈림길 <15:28>
내원능선 갈림봉 (고도 1,140m) <15:41>
전망바위(고도 1,075m)에서 바라본 상불재 <15:48>
전망바위(고도 1,075m)에서 바라본 가야할 내원능선 <15:48>
854m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 분 <16:37>
소삼각점으로 확인 되는 636.9m봉 <17:31>
636.9m봉 하산길에서 바라본 화개장터와 남도대교 <17:55>
하산길의 차밭 <18:13>
하산 막바지 지점 신촌마을의 차밭 <18:24>
내원능선 하산루트는 헷갈릴 곳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정확한 산 봉우리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답답한 육산의 봉우리가 이어집니다.
조망이 없는 답답한 능선이라 능선을 이었다는 것 외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능선이었습니다.
내원골로 내려왔더라면 더 아름다운 풍경도 보았을 것이고 힘도 덜 들었을 것입니다. (두 분께 미안합니다.)
하지만 비록 고생은 했지만 새로운 미답지를 답사했고 이렇게 기록도 남겼으니
먼 훗날에는 오늘을 그리워 할지도 모릅니다.
지리산행 치고 힘들지 않은 산행은 없다. (제가 한 말이지만)
정말 명언 중의 명언이 아닌가 합니다. ㅎㅎ
<END>
★ 今日산행궤적
조망대(고도 1,105m)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