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기

지리산▲ 청래골/도장골

통영사람 이수영 2012. 7. 16. 20:02

 

 

 

 

(400)

[지리] 

청래골/도장골 





                    ㅇ일시:
2012년 07월 08일 일요일
                    ㅇ날씨: 맑고 무더운 날씨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慶南 山淸郡 矢川面

                    ㅇ사용렌즈: 캐논16-35, 삼성스마트폰 갤럭시

                    ㅇ산행코스: 거림휴게소-내대교-청래골-일출봉-연하봉-촛대봉-시루봉-도장골-거림휴게소 (원점회귀)
                    ☆ 지도에 클릭! 하면 큰사진 나옴.
        


                    ㅇ산행시간
                       ㅇ06:26-거림휴게소에서 산행시작 (고도 613m)
                       ㅇ06:46-내대교 (고도 500m)
                       ㅇ07:04-청래골팬션 (고도 600m)
                       ㅇ07:12-선은암 (고도 650m)
                       ㅇ07:28-첫 번째 곡점능선 갈림길 -- 우측은 곡점능선, 직진한다.
                       ㅇ07:55-두 번째 곡섬능선 갈림길 (고도 819m)
                       ㅇ08:12~08:22-너덜지대(급조된 나무다리가 보이는 곳) 휴식 취함
                       ㅇ08:27-소폭 (고도 965m)
                       ㅇ08:44-계곡횡단 지점 (고도 1050m)
                       ㅇ09:30-산죽지대 (고도 1285m) -- 이 지점에서 독도에 약간 신경을 써야 함
                       ㅇ09:47~09:55-능선삼거리 (1345m) -- 가야할 방향은 북쪽 오름길, 남쪽 내림길은 연하봉좌측능선 (삼지창 처럼 생긴 나무가 등로 가운데에 보임.)
                       ㅇ09:58-비박터 -- 비박하기 좋은 움푹 파진 바위
                       ㅇ10:13-큰암봉 -- 좌측으로 우회한다. (카메라 고장) 이후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다. ㅠㅠ
                       ㅇ11:10~11:40-유암폭포 갈림길 (고도 1580m) --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먹은 곳 (광양 조랑박님 부부 만남)
                       ㅇ11:54-기도터 (고도 1625m)
                       ㅇ12:03-전망바위 -- 이후는 일출봉 암릉지대가 이어짐
                       ㅇ12:35-일출봉
                       ㅇ12:46-지리 주능선 -- 금줄에서 진주에서 오신 산님 만남 (금지구역 운운하심)
                       ㅇ12:56-연하봉
                       ㅇ13:15-꽁초바위
                       ㅇ13:38-半生半死나무
                       ㅇ14:15~14:25-촛대봉
                       ㅇ14:58-시루봉
                       ㅇ15:15-시루봉능선/촛대봉골 갈림길 (고도 1,500m) -- 직진 능선길을 버리고 좌측 하산길로
                       ㅇ15:40-촛대봉골 지계곡과 만남 (고도 1,293m)
                       ㅇ16:13-촛대봉골/도장골 합수지점 (고도 1,130m)
                       ㅇ16:22-와룡폭포 (고도 1,090m)
                       ㅇ17:34-'곰 출현주의' 포스터 (고도 925m) -- 이곳이 계곡 횡단지점인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ㅇ18:15-정상등로에 진입 (고도 815m)
                       ㅇ18:40-길상암 (고도 660m)
                       ㅇ18:55-거림휴게소에서 산행마침 (원점회귀)

                    ㅇ산행시간 12시간 29분 -- 10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
                    ㅇ산행거리 약 18km
                    ㅇ나의만보계 34,372步

                    ㅇ일정시간표
                       ㅇ04:44 통영출발
                       ㅇ05:08~05:27 공룡나라휴게소 (아침식사)
                       ㅇ05:46 단성IC
                       ㅇ06:16 거림휴게소에 도착
                       ㅇ06:26~18:55 산행
                       ㅇ19:14~20:00 '계곡펜션식당' 숯불닭갈비 (저녁식사) 45,000원
                       ㅇ20:36 단성IC 
                       ㅇ21:22 통영도착



 


이원규 詩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노래- 안치환)


 

 


 




 


                        산행이야기..

                    요즘은 장마철이라 지리산,

                   특히 지리 원시계곡산행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만

                   나의 400산행기를 기념하기 위해 과감하게 지리 원시계곡 산행을 계획합니다.

                   처음에는 청래골로 올라 연하봉~촛대봉~시루봉능선(미답지)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여름철 산행은 계곡(알탕)이 좋을 것 같아서 도장골로 바꿉니다.

              

 

                   점심으론 충무김밥을 준비하고

                   고성 공룡나라휴게소에서 라면과 우동으로 아침을 때우고

                   (단성IC로 빠져가야 하기에 고성 공룡나라휴게소에서 먹을 수밖에 없음)

                   들머리 청래골펜션으로 간다는 것이 그만 거림휴게소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다시 내려갈까 하다가 어차피 나중에 이리로 내려오기 때문에 (택시비도 아낄 겸)

                   거림휴게소에 주차를 한 후 청래골펜션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내려갑니다.

 

 

 

 

 

졸지에 들머리이자 날머리가 된 거림휴게소 (고도 613m)











 

거림휴게소에서 내리막 길을 20분 걸어서 도착한 내대교 (고도 500m) - 여기서 좌측 오르막 길로 꺾습니다.











 

내대교 지나 청래골펜션 가는 길 중간의 천문암 - 계곡물 소리가 우렁찬 것이 과연 지리산입니다.











 

청래골펜션 (고도 600m) - 거림휴게소에서 여기까지 약 40분 소요됨.











 

실질적인 초입인 선은암 (고도 650m) - 청래골펜션에서 약 8분 정도 걸림











 

선은암 지나 첫 번째 곡점능선 갈림길 (고도 700m) - 5년전 곡점능선에서 이리로 내려온 것 같음 











 

첫 번째 갈림길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두 번째 곡점능선 갈림길 
(고도 819m)

청래골은 계곡 골치기가 아닌 이렇게 계곡을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편안한 산길이 이어짐











 

너덜지대에서 약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7분 정도 걸어오면 나타나는 소폭 (고도 965m)











 

계곡횡단 지점 지나 산죽지대 (고도 1285m)
 



                    고도 1050m지점에 이르자 계곡을 우에서 좌로 횡단하는 지점이 나타납니다. (처음으로 계곡을 횡단함.)

                   그리고 얼마쯤 걸어가니 좌측으로 샛길이 보입니다. 추측컨대 이리로 올라가면 연하봉 좌측능선으로 올라설 것인데

                   모르긴 해도 그전에 산학동자님 일행이 와룡폭포로 가기 위해 올랐던 길이 아닐까 하며 추측합니다.

                   끊어진 줄 알았던 계곡은 다시 상류로 이어지고 이때 '독오당'이란 리본이 나타남 다시 산죽지대가

                   나타나는데 이후 능선삼거리까지는 산죽의 저항을 받아 다소 힘든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산죽지대 지나 '독오당' 리본 - 높은 포복을 해야 지나갈 수 있음.











 

올라선 능선삼거리 (1345m) -
우측 스틱이 보이는 곳에서 올라옴

아내의 뒤에 보이는 세 갈래로 뻗은 나무를 기억하시기 바람



                    능선삼거리에서 오징어를 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그동안 다른 분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능선삼거리는 의외로 별다른 특징이 없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세 갈래 뻗은 나무가 등로 한가운데에 서있음을 알게 됩니다. 능선삼거리를 지나면 곧 비박하기 좋은 터가 나타나고

                   곡점능선 분기봉인 1417봉은 좌측 사면 길로 우회하기 때문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칩니다. 우회 길에서 다시 일출봉으로 연결되는

                   능선 길로 이어지고 이번에는 큰 암봉이 앞을 가로 막는데 좌측으로 조금 크게 우회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뭔일이랍니까!  







 

능선삼거리 지나 비박터











 

군계일학 '숙은노루오줌'











 

오름길의 단풍취 군락











 

좌측으로 조금 크게 우회한 큰 암봉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디카 고장남)



                    위 사진을 촬영하는데 갑자기 디카에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조리개가 00으로 되면서 촬영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 한 장의 사진은 촬영 됨.)

                   2010년 5월 30일 포항 내연산 계곡에서 퐁당한 디카인데 이번으로 벌써 몇 번째 고장인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디카 물에 한번 빠지면 애물단지가 된다더니 ..

                   안 그래도 지난 설악 가리봉 산행시 전조증상이 보여 이번에는 새로 산 디카를 가지고 올까 하다가

                   아끼느라 헌 디카를 가져온 것이 아끼다가 똥이 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평소에는 디카를 두 개씩 가지고 다녔지만 오늘은 힘든 지리산행을 의식해서 딸랑 한 대 밖에 안 가지고 온 것입니다.

                   지난주 남해 대기봉 산행시는 깜박 잊고 안 가져왔고 이번에는 아끼느라 헌 디카를 가져온 것입니다. ㅠㅠ

                   결국 오늘도 이후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으니 참으로 미칠 노릇입니다. 이 좋은 곳에 와서 말입니다.







 

유암폭포 갈림길 지나 수풀 등로 (이후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임)  



                    큰 암봉을 우회하여 1시간쯤 오름길을 치고 올라오니 우측으로 하산루트가 보이는 갈림길로 올라섭니다.

                   동아지도 GPS로 추정하니 우측으로 내려가면 유암폭포 쪽으로 떨어질 것 같습니다. (정확한 것은 내려가 봐야 알겠지만.)

                   이곳에서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데 (11:10~11:40) -- 이제는 쌀쌀하여 추위까지 느끼며 김밥을 먹고 있음.

                   웬 부부 산님이 올라옵니다. (오늘 처음 만나는 부부산님이라 반갑게 서로 인사를 건넵니다.)

 

                   잠시 평상적인 대화가 오간 후

                   남편 되시는 분이 대뜸 '닉명이 어찌 됩니까?" 하며 묻습니다.

                   이런 코스를 부부 두 사람이 탈 정도면 보통 산꾼이 아니라고 짐작하신 모양입니다. (그이들도 마찬가지지만)

                   딱히 닉명이 없어 일전에 지리99에서 잠깐 '산부엉이'라는 닉명을 쓴 적이 있었다고 말씀드리니

                   들은 적이 없는지 (당연지사)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

 

                   오히려 아내가 닉명이 어찌 되십니까? 하며 되물으니 (안 물으면 실례가 될 것 같아) 

                   광양에서 오신 '조랑박' 님이라고 합니다. (조랑말과 비슷함) -- 누구 아시는 분 계시는지??

                   그들은 청래골로 올라 일출봉 찍고 다시 곡점능선으로 하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밥 한 점 자시고 가시라고 했지만 사양하시며 그들 먼저 떠납니다.







 

유암폭포 갈림길에서 약 14분 거리에 있는 기도터 (고도 1625m)











 

전망바위의 '돌양지꽃'



                    기도터에서 약 9분 정도 올라오니 사방이 툭 터지는 멋진 전망바위가 나타납니다.

                   전망바위에는 촛대봉과 삼신봉 그리고 연하봉이 보이고 운무가 흐르고 있는

                   아름다운 비경지대라 탄식과 안타까움(디카 때문)이 교차됩니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일출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조망











 

전망바위 오름길











 

전망바위 오름길의 '뒷노랑왕불나방'











 

암봉에서 내려다 본 일출봉 암릉지대 - 저 석문사이로 등로가 이어짐











 

일출봉 암릉지대











 

일출봉 암릉지대











 

일출봉 암릉지대와 연하봉











 

'모시나비'











 

일출봉 암릉지대



                    일출봉에 암릉지대에 오니 아까 광양에서 오신 조랑박님 부부께서 점심을 자시고 계십니다.

                   이들처럼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으면 더 좋았습니다.

                   "오이 하나 드릴까?" (요자가 빠짐) 아마도 나의 나이를 어리게 본 모양인데

                   우리가 생각할 때 조랑박님이 결코 나보다 연상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암튼 부인의 말씀을 사양하며 조금 걸어오니 금줄이 쳐진 주능선인데

                   웬 산님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공단직원이 아니어서 그냥 걸어감.)

 

                   금줄을 넘는 우리를 보고 하시는 말씀

                   ="왜 이런 곳을 다녀요? 벌금이 60만원인데" (60대 초반으로 보임)

                   (60만원 운운하시는 것을 보면 지리산꾼은 아니신 듯)

                   -"미안합니다." ^^;  하니 곧 진주 막걸리 한 잔을 권합니다. ^^

                   먹고 싶었지만 대장내시경 시술 때문에 사양하고 잠시 이분과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는데

                   진주에서 오셨으며 중산리에서 천왕봉 찍고 거림으로 내려가신다고 합니다.

                   차는 어떡하고요? 하니 버스를 이용하신답니다.

                   진주에서 중산리까지 오는 버스가 있고 거림에서 진주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잠시 후 (친구로 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시더니

                   ="지금 나 지리산에 왔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고 운해 비슷한 것이 떠있어 너무 좋다" 며 자랑하십니다. ^^ 







 

일출봉에서 바라본 연하봉











 

연하선경 - 이런 선경을 허접한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려니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ㅠㅠ











 

연하봉 오름길의 '범꼬리' 



                    주능선에는 범꼬리 말고도 노루오줌, 지리터리풀, 일월비비추, 꿩의다리 등 야생화도 참 많이도 보이건만

                   오늘은 그저 눈으로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한 컷 담아보지만 역시 아닙니다. ㅠㅠ

                   (지리터리풀, 꿩의다리를 담았지만 목불인견이라 휴지통에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하봉











 

연하봉에서 바라본 지리 주능선











 

연하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일출봉











 

연하봉 내림길에서 본 촛대봉~꽁초바위~영신봉~칠선봉~덕평봉~형제봉~명선봉











 

연하봉 내림길에서 본 오공산능선~삼정산능선~서북능선











 

꽁초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연하봉~일출봉 - 오늘은 제석봉과 천왕봉은 운무에 싸여 보이지 않음 











 

꽁초바위에서 바라본 창암능선 방향 조망











 

꽁초바위 지나 여전히 건재한 모습의 半生半死 나무











 

촛대봉 가는 길











 

촛대봉에서 바라본 세석산장과 영신봉



                    연하봉에서 촛대봉까지가 그리도 멀었던지 아니면

                   느린 발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더운 날씨 탓인지 1시간 15분이나 걸려서 도착합니다.

                   촛대봉 바위 정상에는 단체산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데 한 여성산님의 말씀이 가관입니다.

                   전혀 거리낌 없이 비아그라 이야기를 하는데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비아그라 이야기가 나오니 솔깃)

                   옛날에는 지 좋을라고 남편에게 보약을 먹였는데 요즘은 비아그라가 나와 보약을 안 먹인다나 뭐나 @@@@

                   여인들끼리면 몰라도 남자들도 있는데 이런 진한 농을 하다니! 요즘은 아지메들이 더 무섭습니다. 쩝쩝..

                   암튼 잠시 후 그들은 떠나고 (단체산님 바람에 어쩔 수없이 촛대봉 정상에서 10분 이상 머뭄)

                   금줄을 넘어 시루봉쪽으로 가는데..  







 

촛대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연하봉쪽 풍경 - 운무가 산청 중산리쪽에서 함양 마천면 쪽으로 이동하다가 걸려있음











 

촛대봉에서 바라본 세석평전



                    한 눈에 척 봐도 산꾼으로 보이는 산님 두 사람이 시루봉쪽에서 올라오시면서

                   본인들이 지금 청학연못에서 왔는데 청학연못에 공비 두 사람이 지키고 있으니

                   되도록이면 청학연못을 들리지 말라고 하십니다. 허걱!

 

                   -"그래서 적발되었나요?" 하니 먼저 보고 피했답니다.

                   -"아니 길목이 아닌 청학연못에 있단 말입니까?" (좀 이상해서)

                   ="보이는 길목에 있나요? 숨어 있지요." (매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청학연못만 안 들리면 되니 그냥 똑바로 내려가라고 합니다. ^^;

                   하지만 공비가 매복하고 있다는데 어찌 내려가겠습니까! (걸리면 입장료가 얼만데)

                   해서 마음을 비우고 그냥 세석으로 해서 거림골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촛대봉 암봉의 위용



                    이번에는 웬 젊은 여성 산님 두 사람이 발걸음도 가볍게 올라오시더니

                   (젊은 여인 두 사람이 이리로 올라오다니 정말 간 큰 여인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인들이 조금 전에 청학연못에서 왔는데 공비는 없고 산님 두 분만 만났다고 합니다. @@@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여성 산님들의 말을 믿고 시루봉으로 향합니다. 







 

뒤돌아 본 촛대봉











 

가야할 시루봉



                    청학연못 갈림길인 깨진바위에 오니 웬 부부산님 두 분이 쉬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아까 청학연못에서 지키고 있다는 공비가 바로 이 부부산님이었던 것입니다.

                   도장골에서 올라오신 부부는 남편 다리에 쥐가 나서 쉬고 계신다고 하는데

                   우리가 도장골로 내려간다고 하니 부인왈'

                   "도장골에 물이 많아서 좀..". 하며 말꼬리를 흐립니다.

                   놀란 아내가 "믈이 많아서 계곡을 건너기 어렵습니까?" 하니

                   남편왈' 건널 수는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청학연못도 들리지 않고 시루봉으로 향합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오후가 되니 점점 구름이 더 몰려오는 것 같음



                    시루봉에서 파노라마사진 한 장 찍은 후 도장골로 향하는데

                    정상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아 1시 방향의 급경사 협곡으로 쏟아져 내려가는데

                   이 길로 갔더니 길도 험하고 북해도교가 나타났다고 솔바우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래서 내심 불안한데 잠시 후 좌측 능선으로 붙는 길이 나타난다. ^^

                   그 길을 따라 올라오니 시루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연결되므로 우리가 내려온 길 말고

                   시루봉의 좌측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이 있었나 보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는 좌측 9시 방향으로 빠지니 산죽길이 이어진다.

                   "산사랑방 형님 좋아하는 산죽길이네" --난테아우

 

                   -나의 163Th' 산행기 지리산 통신골/청학연못/도장골 편에서 발췌-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지막지한 급경사 협곡길을 내려가 좌측 능선으로 붙었습니다. ^^;

                   협곡을 계속 내려가면 북해도골로 이어지는데 초입을 쳐다보니 한마디로 정글입니다.

                   (북해도골도 미답지라 관심은 있지만 초입을 쳐다보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시루봉능선/촛대봉골 갈림길 (고도 1,500m)



                    시루봉능선/촛대봉골 갈림길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직진하면 능선길이고 좌측 사면길로 내려가면 촛대봉골을 거쳐 도장골로 이어집니다.

                   결과론이지만 오늘만큼은 이곳에서 직진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내려가는데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새소리가 들립니다. ^^;

 

                   갈림길에서 20여분 내려가니 지계곡(촛대봉골)이 나타나고 (지계곡에도 물이 많음)

                   다시 30여분을 내려가니 도장골/촛대봉골 합수지점이고 (광활하여 한 눈에 알 수 있음)

                   다시 10분 내려가니 와룡폭포인데 얼마나 세차게 쏟아지던지 감히 접근하기조차 힘듭니다.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불케 하는 옆에서 본 와룡폭포 (고도 1,090m)



                    우리가 맨 처음 도장골을 내려왔던 날은 2006년 1월 8일이었습니다.

                   일출봉에서 눈 덮인 도장골을 향해 내려온 무식하고도 용감한 부부에게 닥친 시련은

                   푹푹 빠지는 허당과 길 없는 등로 그리고  가도 가도 진도가 나가지 않은 제자리걸음과 고도였습니다.

                   허당과 길 없는 등로는 서서히 우리의 체력을 갉아 먹었고 제자리걸음과 떨어지지 않는 고도는

                   우리에게 수많은 좌절과 죽음의 공포를 안겨 주었던 것입니다.

 

                   일출봉에서 하산을 시작한지 4시간 10분간의 사투 끝에 와룡폭포를 만났고

                   와룡폭포를 지나면 계곡을 우측으로 건너야 한다는 말은 명심했기에 다시 계곡을 건너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족적! 이 세상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귀중한 足跡!

 

                   그리고 이후 거북이 세상에서 갑자기 토끼세상으로 바뀌었던

                   우리부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의 도장골..

                   하지만 그해 10월 29일 카페회원님들(이원호님, 솔바우님, 난테님부부)과 함께

                   다시 도장골을 찾았을 때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만추의 도장골.. (슬슬동풍 길이었고)

                   그래서 와룡폭포를 지나면 슬슬동풍 하산길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

                   나의, 아니 우리의 착각이었습니다. ㅠㅠ







 

조금 떨어진 안전지대에서 바라본 와룡폭포



                    와룡폭포 지나서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없습니다.

                   그 까닭은 사진을 찍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와룡폭포에서 예상했던 대로 계곡을 좌측으로 두고 등로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조금 가다가 등로는 계곡이 아닌 능선쪽으로 치올라 갑니다.

                   낑낑대며 오름길을 이어가니 다시 내림길로 이어지더니 잠시 후 길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고로쇠 줄을 따라 등로를 이어가는데 이상하게도 등로가 매우 거칠다는 것입니다.

                   다시 능선쪽을 향해 치올라 간 후 또 다시 내림길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내림길로 내려간 후에는 또 다시 길이 없어지는 겁니다.

                   추측컨대 우리가 두 번째 오름길을 올라갈 때 계곡을 건너는 지점을 놓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따라 등로를 못 찾고 헤매는 이유가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리본입니다.

                   옛날에 매달아 놓았던 리본을 공단에서 모두 제거했는지 보이지 않고

                   최근에 달아놓은 매착바꾸 없는 리본 바람에 더욱 헛갈렸던 것입니다.

 

                   또 하나 6년 전 산행기를 보니 두 번의 계곡횡단이 있었는데

                   한 번으로 착각한 것과 정확한 마지막 횡단지점의 고도를 몰랐던 것입니다.

                   마지막 계곡을 횡단하는 지점의 고도가 870m이라는 것만 알았더라도 ...

 

                   17시 34분. 고도 925m지점의 '곰출현주의' 포스터가 보이는 곳

                   이 지점이 틀림없이 계곡횡단지점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계곡을 건너

                   반대쪽 등로를 살피지만 길이 없습니다. 또 한 번 힘이 쑥 빠집니다.

 

                   다시 계곡을 건너 계곡을 좌측에 두고 길도 없는 너덜길을 내려갑니다.

                   힘은 점점 빠지고.. 안되겠다. 계곡골치기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 같다. 그래서 계곡 골치기를 합니다.

                   하지만 계곡은 내려가면 갈수록 큰 바위가 진로방해를 하고 수심 또한 깊어 힘은 점점 빠집니다.

                   어지간하면 계곡수를 마시지 않지만 오늘은 계곡수를 수통에 채워 벌컥벌컥 마십니다.

                   또 혈당유지를 위해 사탕을 우두둑 씹어 먹습니다. 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이야!

 

                   어느 지점에서 한참동안 아내가 보이지 않아

                   여보!~~~~~ 하며 큰소리로 외치니 한참 있다가 아내가 나타나는데

                   힘이 빠져 미끄러졌는데 그래도 뼈에 이상이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ㅠㅠ

                   아내는 본인보다 내가 더 걱정스러운가 봅니다. 위기상황만 닥치면 더 침착해 지는 아내입니다.

 

                   이제는 아예 신발을 신은 채로 물을 건넙니다.

                   그러니 좀 편하지만 여전히 힘들긴 마찬가집니다.

                   어느 지점에서 아내가 동아지도 GPS를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합니다.

                   그동안 GPS괘적이 이어졌다가 끊어졌다가를 반복하여 신뢰성은 없지만 동아지도를 보니

                   우리가 횡단지점보다 훨씬 아래로 내려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계곡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횡단한 후 (역시 길이 없음)

                   고로쇠줄을 따라 산죽길을 헤치고 깊숙이 안쪽으로 들어오니..

                   18시 15분. 고도 815m지점인데 비로소 정등로가 나타납니다.

                   아까도 좀 더 깊숙이 들어와서 등로를 찾았으면 벌써 등로를 찾았을 것인데

                   너무 계곡 근처에서 등로를 찾으려고 한 것이 실수였던 것입니다.

 

                   마지막 횡단지점의 고도가 870m이니 고도 55m나 더 아래로 내려왔던 것이고

                   그래서 늘 보았던 이영희아지트 이정표는 당연히 볼 수 없었고

                   얼떨결에 날머리 길상암으로 빠져 나옵니다.







 

빠져나온 날머리 (고도 660m)



                    날머리 길상암 입구의 철망은 허물어지고 출입금지 등산로아님

                   표시판만 을씨년스럽게 달려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줍니다.

                   (6년 전 눈 덮인 도장골 하산시는 철통 같이 잠겨 있어 월담함)

 

                   도장골 하류에서 알탕을 하려고 여벌옷도 준비했건만 탈출하기

                   급급했기 때문에 알탕도 못했지만 무사생환만해도 다행입니다.

                   거림주차장 아래 '계곡펜션식당'에서 난생 처음 먹어보는

                   숯불닭갈비로 원기를 회복시킨 후

 

                   귀가길에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노래를 부릅니다. (지금 이 산행기 배경음악)

                   갑자기 목이 메여 옵니다. 그리고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아! ~~ ... 지리산!

 

 

 

 

 

 

 

 

 

 

 

 

                   <End>

 

 


             PS:  400산행기 탈고를 마치며..

                   이 산행기를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사진만 게재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과도한 산행기 집필로 인한 저의 건강에 대한 염려 때문입니다.

                   산행기도 좋지만 저의 건강을 해쳐가면서 하는 과도한 집필은 안 하느니만 못 하겠지요.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비록 앞으로는 허접한 사진만 게재하더라도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막상 산행기를 내려놓으니 허전하기도 하지만 참 편안합니다.

                         

        

 

 

 


   ★ 今日산행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