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치악] 비로봉
ㅇ17:34 남원주IC
산행이야기.. 그동안의 일지를 보니 통영에서 원주 치악휴게소까지 (심야로 달리면) 약 3시간이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2주전 설악산 산행시 눈도장을 찍어 놓았던 원주 치악산으로 단풍산행을 떠나려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천기가 하수상하다. 토요일에는 강풍(돌풍)이 불어 전국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고 내일(일요일) 원주시 소초면 비올 확률이 20%-20%-61%-10%-10% 라 (숫자를 보니 그만큼 예측불허의 날씨라는 이야기다.) 포기할까 하다가 오늘이 적기(단풍)인 것 같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한다.
3시 20분에 알람이 울리고.. 충무김밥(점심) 2인분 사서 4시경에 통영을 출발 6시경에 안동휴게소에 잠시 들러 하이패스 충전하고 내비게이션을 친 후 다시 달려 7시경에 치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우려했던 대로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다. 치악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약 8분 정도 달리니 남원주IC이고 남원주IC에서 들머리 황골주차장까지는 약 20분정도 걸린다.
약 5분 정도의 차량 알바 끝에 황골주차장에 도착 '커피베르' 간판옆 빈 공터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08시 20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약 10분쯤 올라가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흐미~ 아내는 판쵸의를 나는 우산을 받쳐 드는데 다행스럽게도 곧 그친다. 다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10분 쯤 올라가니 '황골탐방지원센타'다. '황골탐방지원센타'는 주차공간도 있고 주차한 차량도 보인다. 문종수님 산행기 대로 황골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황골탐방지원센타'에서 시작했다면 20분 절약했을 것이다. '황골탐방지원센타'에는 (08시 40분.) 차량 차단기가 부러져 공단직원 두 분이 차단기를 고치고 있었고 산님 몇 분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매우 한적한 '황골탐방지원센타'이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약 30분쯤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올라 오면 만나는 입석사에는 아무도 없고 이정표(입석대0.1k-비로봉2.5k) 만이 산객을 반긴다. 입석대0.1k 라는 말에 용기를 내어 입석대로 향했는데 오늘 이 입석대 보는 것으로 본전 다 뽑았다는 생각들 정도로 황홀경에 빠져들게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아래의 사진을 보시라.
된비알 산길 오름길에는 거의 끝물인 흰투구꽃이 피어있어 잠시 걸음을 멈춘다, 오늘 날씨가 그런대로 시원한 날씨인데 오름길은 땀이 무척 난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비가 내린다. 아내는 판쵸의를 (사진촬영 때문에) 나는 우산을 받쳐 든다.
(앞에가는 산님은 대구가 고향인 서울산님)
나의 동아지도 GPS가 1,150m(실제는 1,130m)를 가리키는 남대봉 갈림봉에 오니 산님들이 안내판을 보고 있다. 우측 하늘색 외투를 입으신 분은 대구가 고향이신 서울산님인데 나의 DSLR카메라를 보더니 다가와서 말을 건넨다.
="그 카메라 무겁죠?" -"아뇨 별로 안 무거운데요. 렌즈가 가벼워서" 가까이 다가와 보시더니 ="16 이면 광각이네요." -"네" ="야생화도 찍으시겠네요." -"네" ="그 가방속에 뭐가 들어 있나요?" (디카가방을 보시더니) 그래서 녹음기와 스마트폰GPS를 보여 드리니 ="녹음도 하시네요?" (놀라며) -"아뇨, 녹음은 좀.." ^^;
디카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산님이다. 이분과는 나중에 비로봉 오름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동아지도가 정확하게 90도 꺾이는 지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아지도 고도는 1,150m를 가리키지만 실제 고도는 1,130m 이다.
이곳도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 곳인가 본데 안타깝게도 오늘은 오리무중이다. ㅠㅠ
고도 1,194m를 가리키지만 실제는 1,175m 정도다.
오리무중속이라 오늘 산행은 숲은 보되 산을 보지 못한 그런 산행이 시작 되는 것이다. 아마도 한 번 더 오라는 치악산신의 배려(?)인 듯..
이곳을 지나면 곧 계곡길 하산길이 나타난다. 버리고 직진 오름길을 12분 정도 올라가면 커다란 탑 두 기가 있는 비로봉 정상이다.
원래 비로봉 정상의 돌탑은 두 기였으나 한 기가 더 늘어난 것은 태풍 매미 때 파손 된 걸 복구하면서 헬기로 공수해온 돌맹이가 남아돌아 관리공단에서 하나 더 만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는 문종수님 산행기 말씀
서울산님은 이곳 비로봉 정상에서 뒤쳐진 친구를 기다리느라 우리와의 (잠깐 동안의) 인연을 종결한다. 춥고 오리무중이라 오래 있을 이유가 없어 우리 먼저 사다리병창길로 하산한다.
우리도 이곳에서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거대한 암벽군이 마치 사다리꼴 모양으로 되어있고 암벽사이에 자라난 나무들과 어우러져 사시사철 독특한 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하여 사다리병창길이라 한다. 병창이란 영서방언으로 "벼랑" "절벽" 을 뜻한다고 한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입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옳거니 저리로 오르면 천지봉(1,087m)으로 직등 하는 코스구먼 저리로 해서 천지봉으로 오른 후 비로봉 찍고 삼봉-투구봉-토끼봉 으로 내려오면 딱 원점회귀 코스 같은데.. (입맛만 다셔본다.)
적단풍의 유혹에 빠져 일부러 계곡으로 내려와 촬영함.
이제는 날씨가 완전히 개여 햇살이 눈부시게 빛난다.
이렇게 잘 닦인 길을 걷는 것
너덜 계곡은 과태료 부가 길
낙엽이 시를 쓴 뜨락 떠나갈 여인이 서있다. 연초록 소녀로 와서, 初老의 단풍으로 변한 잎.
노란 코트 바람에 날리며 여인은 어디로 떠나가는가. 표표히 허공에 그린 포물선을 여인의 춤사위로 보련다.
단풍은 뒷태 깔끔한 여인이 나에게 손 흔들며 보낸 안녕! 가을엽서 같다.
글: 김현거사 (김창현)
이곳에는 이런 아름다운 시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왼쪽에 보이는 택시에게 황골매표소까지 얼맙니까? 하고 물으니 거금 37,000원을 달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싼 것 같아 이 차를 보내고 다음 차가 올라와 물어보니 25,000원 달라고 한다. 객지 사람이라고 바가지 씌우면 안 되는데.. 오른쪽 기사님 왈' (미안하신지) 미터기 끊으면 35,000원 나온단다. 그라모 우째서 25,000원만 받으시는지.. ?? 암튼 이 기사님 덕에 차 회수하고 맛집을 물어보니 원주고등학교 앞 추어탕집을 추천하신다. 그래서 오랜만에 추어탕 한 그릇 먹고 갈라카는데 요 아래 '피노'라는 이탈리언 레스토랑이 보인다.
원주시 소초면 흥양3리 265 Tel-033-731-7850 대표 이향숙
일기불순으로 숲만 보고 산은 보지 못한 산행이라 약간의 여운을 남겼지만
이제 원주 치악산을 교두보 삼아 앞으로 강원도의 산도 종종 답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귀가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갈때와 올때는 1시간 차이가 난다.)
아이고 허리야! (차를 오래 탔더니) 하지만 부부의 얼굴에는 피곤함 보다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 산에서의 하루가 꿈만 같기만 하다. 벌써부터 다음주가 또 기다려 진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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