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 산행기

양구 사명산▲ 아들 찾아 일천 오백리길 ..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9. 06:19

[강원 양구] 아들 찾아 일천 오백리길 ..  (160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6년 10월 07일 토요일
          ㅇ날씨: 맑음.
          ㅇ산행자: 아들(23) 딸(20) 그리고 우리부부
          ㅇ산있는곳: 江原 楊口郡 楊口邑,  
華川郡 看東面,    春川市 山北面
          ㅇ산행코스: 웅진상회-선정사-용수암-안부삼거리-사명산-공터-문바위봉-문바위-770봉-680봉-추곡약수

 

 



          ㅇ산행시간
         ㅇ09:40-웅진상회에서 산행시작
         ㅇ10:20-선정사
         ㅇ10:38-용수암
         ㅇ11:21-임도출현 (이정표: 1.7km사명산-웅진리3.3km)
         ㅇ11:38-두 갈래길 (좌측길이 리본이 많이 달려 있으나 우측으로)
         ㅇ12:48~13:08-점심 (떡과 '뽀글이'로 때움.)
         ㅇ13:18-안부삼거리
         ㅇ13:32-사명산 정상 (1,198M) --2006.09.02 양구경찰서 산악회에서 건립
         ㅇ14:16-공터 (조망이 열리는 곳)
         ㅇ15:02-문바위봉 (우측으로 우회)
         ㅇ15:12-폐헬기장
         ㅇ15:20-7층석탑과 출렁다리가 있는 문바위 
         ㅇ16:31-삼거리 갈림길 (우측 갈림길이 120도 휘어지는 곳 리본은 딸랑 한개)
         ㅇ16:50-680M봉 (우측으로 리본들이 많이 보이는 탈출로)
         ㅇ18:08-추곡약수에서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8시간 28분
          ㅇ산행거리 약 13km
          ㅇ나의만보계 26,377步

          ㅇ일정시간표


          2006.10.06 (금요일)

 

         ㅇ 09:24 통영출발
         ㅇ11:22 서대구IC까지는 잘 왔으나 다부까지 16km구간 정체라
         ㅇ12:08 칠곡IC로 빠져나옴 -> 여기서 다시 서대구로 돌아가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달림.
         ㅇ14:21 충주IC -> 여주에서 영동선이 정체라는 소식을 듣고 충주IC로 빠져나와 다시 원주까지 국도를 달림.
         ㅇ15:30 남원주IC -> 남원주에서 차가 또 정체되어 억지로 빠꾸하여 거꾸로 신림까지 17km 달림. (34km 손해)
         ㅇ16:22 남원주 IC로 다시 오다. (국도로 홍천까지 달림.)
         ㅇ17:20 홍천까지는 일사천리였으나 신남 29km남은 지점부터 또 정체 (춘천으로 갔었어야 했다.)
         ㅇ19:26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앞 (잠시 면회)
         ㅇ20:07 숙소인 '산골나그네' 도착 (車의 거리 576km)


          2006.10.07 (토요일)


         ㅇ06:20 기상
         ㅇ07:15 아들의 부대에서 아들을 데려오다. 
         ㅇ09:40~18:08  사명산 산행
         ㅇ19:10~20:16 양구에서 저녁식사 (부일숯불구이)
         ㅇ20:20~21:35 노래방
         ㅇ23:20 취침

 

          2006.10.08 (일요일)

         ㅇ06:00 기상
         ㅇ09:05~10:40 평화의 댐 관람
         ㅇ11:30 양구읍 사진관에서 가족사진 촬영
         ㅇ12:00~12:35 양구읍 남면 '도촌막국수'집에서 막국수로 점심
         ㅇ13:00 아들과 작별한 후 양구 출발
         ㅇ14:00 춘천IC
         ㅇ16:57 서대구IC
         ㅇ18:57 동마산터미널 (딸 전송)
         ㅇ20:16 통영도착


 사명산 (四明山)  1,198m


사명산은 금강산 남쪽 백두대간상의 마기리산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지맥이 도솔산과 봉화산(양구남면)을 일으킨 후 양구읍 웅진리에 솟아있는 산이다. 소양강과 파로호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육산으로 교통이 다소 불편한 편이나, 양대 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서 좋고 남서쪽 산록에는 이름난 추곡약수가 있다.

 

사명산이라는 이름은 옛날 이 산에 오르면 사방으로 인제군, 양구군, 화천군, 춘천시 등 4개 군이 모두 자세히 내려다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남쪽 산록에는 유명한 선정사(宣正寺)가 있다.

-김형수저 400산행기에서 발췌-



 

 




     산행이야기..

 

 

    이번 추석 연휴에는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면회를 가기로 했다. 하지만 강원도 양구가 어디 보통 먼곳인가!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걸리는 머나먼 숑바강이 아니던가!  하지

   만 군에간 아들 면회 한번 가지 않았다고 하면 너무나 무심한 부모

   가 되는 것은 둘째치고 아들에게 두고두고 미안할 것 같아 가지 않

   을 수 없다.

 

   그래서 펜션도 예약하고 모든 것이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기왕

   이면 님도 보고 뽕도 따듯이 아들 면회를 빙자한 산행이나 해야겠

   다. 흐흐흐 그런데 어느 산을 타야할 지 참으로 난감하다. 설악산을

   타자니 단풍철 교통대란 때문에 힘들것 같고 결국 양구에 있는 산

   을 타야겠는데..

 

   아내는 대암산을 타자고 하지만 내키지 않아 수요일 오후 5시경

   양구군청에 문의를 하니 직원께서 사명산을 추천하신다. 권하는 장

   사, 밑지는 것 없다던가? 그래! 사명산이나 가자! 지도를 보니 가장

   가깝고 산행시간도 6시간코스라 딱 알맞고..사명산으로 낙점되는

   순간이다.

 

   추석날 당일.. (6일) 

                                                                                                                '산골나그네' (우측방이 우리가 묵었던 곳)  <06:31>

 

   차례를 신속히 지내고 딸과 아내를 태우고 통영을 출발 한다. (9시24분)

   마산을 거쳐 화원IC에 진입하니 길이 막히기 시작하는데 서대구를 지나 중앙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다. 차가 걷는것 보다 느리게 진행한다. 약삭빠른 운전자는 틈새를 노려 새치기로 들어오고..

   결국 40분간 겨우 2km를 진행하여 칠곡IC로 간신히 빠져나와 다시 서대구로 돌아와

   말을 바꿔타는식으로 도로를 바뀌탄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쯤 올라가니 여주IC에서 강원도방향 영동선이 정체라 하네..한번 당한 경험을 살려 잽싸게 충주IC로 빠져나와 원주까지 국도를 달려

   다시 중앙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남원주IC) 세상에! 이곳 역시 차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미 진입했지만 도저히 이상태로는

   못갈것 같아 여기서 비상등을 깜빡거리며 빠꾸를 하는데 아내는 간이 떨려 죽겠다고 한다. 그리 위험한 것은 아니었는데..

   결국 톨게이트까지는 빠꾸를 못가고 갈림길이 나타나 남원주IC에서 신림까지 거꾸로 내려가는데 참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신림까지 장장 17km나 되니 (+-) 34km나 손해본 것이다. "...."  다시 남원주IC로 되돌아와 국도로 홍천까지 달려 신남쪽으로 달렸는데

   이것도 실수였다.(춘천까지 갔어야 했다.) 신남 29km나 남겨둔 지점에서 또 정체다. (이제는 포기함.) 결국 양구 방산면 아들이 있는 부대

   앞에 도착하니 19시 26분이다. 007작전을 방불케하여 허블나게 달렸건만 장장 10시간이나 걸려 아들 부대 앞에 도착한 것이다.  

   마음씨 좋은 당직사관의 배려로 아들을 잠시 만날 수 있었고 잠깐동안이나 아들이 근무하는 행정반까지 들어가 구경을 하고 아들을

 

 

   이곳에 보내주어 고맙다는 당직사관의 흐뭇한 말씀을 들으며 아들을 부대에 남겨둔 채 숙소인 오미리 '산골나그네' 펜션를 찾아가는데

   이곳 찾기도 만만치 않아 잠시 알바한 후 도착하니 20시 07분이다. 얼핏 차의 거리를 보니 576km다. 약 일천 오백리 길을 달려온 것이다.

   낮에 문경휴게소에서 허접한 우동 한그릇으로 때웠더니 배가 무척 고파 이곳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셋이서 조촐한 저녁을 먹는데 마침

   오늘이 내 생일이라 생일축하 노래를 들으며 조촐한 저녁을 먹고 22시 휘영청 밝은 달이 비취는 펜션에서 꿈나라로 들어간다. 

 

 

 

 

 

 

▷ 아들의 근무지인 신병교육 2중대  <06:48>
▷ 백두산교육대 (신병교육 2중대에서 5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06:55>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밤에 여러번 잠이 깨였다. 꿈도 많이 꾸고
          오늘 우리가 묵는 펜션은 양구읍 오미리에서도 가장 오지에 자리잡은 곳이다.
          비록 진입로도 비좁고 분위기도 다소 적막하였으나 시설은 비교적 양호하다. (TV, 보일러시설 등)
          06시 20분.. 기상하여 날씨를 보니 날씨는 비교적 쾌청한 것 같다. 
          세면을 하고 있으니 아들로부터 데리려 오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
          우측사진은 외박 보고를 위해 근무지에서 50m정도 떨어진 백두산교육대 위병소를 들어가는 아들의 모습
          아들은 가족상봉이 너무 설레어 새벽 5시부터 눈만 꿈벅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 소양호앞에서 활짝 웃는 아들과 수줍은 딸..  <09:24>


           아침을 네식구가 펜션에서 먹고 잠시 TV도 시청한 후 사명산을 향해 출발이다.
          고성 적석산 가족산행이후 오늘이 처음인데 그때 절산(切山)을 선언했던 딸은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선다. (농으로 TV나 보고 있을래? 하니 따라 가겠단다.) 나오다가 종점상회에서 컵라면 산다는 것을
          깜박해 그냥 양구로 나왔는데 상점이 보이지 않아 그냥 웅진리로 달린다. 거기가면 설마 컵라면 팔겠지 ..
          사명산 초입인 웅진리는 춘천으로가는 길인  소양호 주변이라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 ^^
 
 
 
 
 


▷ 웅진상회 (산행초입)  <09:40>


           웅진상회 라는 간판보다 '초가집장뇌삼농장직판장'이란 상호가 눈에 띄는데
          이곳이 사명산 산행초입이다. 나중에 차회수하기 편리하고 걷고 싶어 여기서 화이트를 주차하고
          웅진상회에서 컵라면을 사려고 들어갔다 나온 아내와 아이들이 컵라면 대신 라면 두 봉지와  음료수2개 물 2개를 사온다.
          컵라면은 찾는 손님이 없어 없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라면에다가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소위 '뽀글이'를 해 먹자고 한다.
          뽀글이라.. 처음 듣는 용어인데..  여기서부터 선정사까지는 1.2km..
 
 
 
 
 


▷ 선정사 오름길에 피어있는 감국  <10:00>


           선정사 오름길엔 감국, 배초향,  쑥부쟁이, 구절초등 야생화가 만발하고
          깃동잠자리가 많이 날아 나딘다. 이미 추수를 끝낸 논에는 나락더미를  여기저기에 뭉탱이로 쌓아두었는데
          경운기로 옮기려는지 동네분들이 많이 보인다. (퇴비로 쓰는지? 아님 소 여물용?)
 
 
 
 
 


▷ 다정히 손잡고 올라가는 아들과 딸  <10:03>



 
 
 
 

 


▷ 선정사 올라가는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본 사명산  <10:12>


           사명산은 육산이어서 그런지 높아 보이지 않지만 고도 1,200M의 높은 산이다. (웅진상회 고도 230M)
          즉, 최소 900M 이상을 올라야 한다.  6시간코스라 생각하고 느긋했는데 그것은 산초보인 딸을 간과한 나의 착각이었다.
          하지만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세상사라 지금 이순간 만큼은 루루랄라 하며 올라가고 있다. 모두들 6시간 코스로 생각하며..
          잠시후 10시 16분.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직진은 사명산3km 우측은 사명산4km 를 가리키고 웅진리는 2km라 적혀있다.
          우측은 아마도 월북현 능선길을 말할 것이므로 버리고 직진하니 잠시 후 선정사가 나타난다. ^^
 
 
 
 
 


▷ 선정사(宣正寺)에서 포즈를 취한 아들 (사진찍힘을 무척 좋아한다.)  <10:23>


 
 
 
 


 


▷ 용수암  <10:38>


           선정사에서 조금 올라오니 용수암이 나타난다.
          멀찍이 서서 사진만 한 컷 찍고 오름길을 올라가니 등로는 계곡길이고 너덜길이 이어져
          행여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선정사로 빽하는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젊은 부부가 올라오다가
          우리를 보더니 본인들도 너덜길을 포기하고 내려간다.
          잠시 후 선정사에 도착하여 아무리 둘러봐도 우측 능선길은 없어
          다시 왔던 길로 올라가니 이런경우를 처음 당하는 딸은 못마땅한 표정이 역역하다.
          산을 타다보면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라 말하고 너덜길에서 사과 하나 깎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니 모든 불평 불만이 사라진다. ^^
 
 
 
 
 


▷ 용수암 지나 너덜길 등로  <10:42>


 
 
 
 


 


▷ 등로에 피어있는 구릿대  <11:12>


           11시 21분. 임도길이 나타나고 등로는 임도길을 가로질러 직진이다. (사명산1.7km 웅진리 3.3km)
          11시 38분.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리본이 많이 걸려 있고 오른쪽은 리본이 별로 없는데 왼쪽은 계곡길이라
          이리로 가면 우리가 가야할 사명산을 다시 빽하여 올라야 할것 같아 우측길로 올라간다.
          잠시 후 다시 두 갈래 길이 나타나지만 '양구경찰서산악회'리본이 보이는
          우측 된비알 능선길로 치고 올라간다.
 
 
 
 
 


▷ 된비알 능선오름길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기분좋은 기망쥐 아들과 별로인 토끼 딸)  <11:57>


 
 
 
 


 


▷ 코재를 방불케하는 된비알 오름길에서..  <12:03>


           주능선 삼거리까지의 오름길은 무척 된비알이지만 사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딸과 아내는 짝짜꿍이 잘맞아 거의 나무늘보 수준으로 느릿느릿 오르고 있다.
          저렇게 느린 속도로 올라서 언제 정상에 오를지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닥달을 할 수도 없다.
          점심을 주능선 삼거리에 올라 먹었으면 했으나 된비알 능선길에서 전을 펼친다.
          라면봉투에 끓는 물을 부어 만드는 '뽀글이'는 끓는 물이 많이 소모되어 하나 밖에 만들지 못해
          주로 떡으로 배를 채운다. 궁즉통으로 만든 '뽀글이' 는 한입 넣으니 끝이다.
 
 
 
 
 


▷ 주능선 삼거리 (아내가 올라오는 곳으로 올라왔다.)  <13:19>


           점심을 먹고 조금 올라오니 곧 주능선 삼거리다. 이제 고생 끝이라고 말하니 딸의 얼굴이 밝아진다.
          잠시 후, 편한 능선길을 걸으니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이라도 걷겠다고 딸이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 사명산 정상  <13:32>


           13시 32분. 주능선 삼거리에서 별로 힘 안들이고 정상에 오르니
          먼저오신 산객 한 분이 보인다. 처음이자 마지막 산객인 이분은 서울서 오셨으며
          우리와 같은 웅진상회에서 올랐는데 좌측 계곡쪽으로 올라오셨다고 한다. 
          다시 웅진리로 하산하신다고 하여 우리가 오른  주능선 삼거리 길을 가르쳐 드린 후
          사위를 조망한다. 
 
          사명산은 양구, 인제, 화천, 춘천 4개의 군이 보인다고 하여 四明山이라 작명이 되었지만
          시계불량과 나무에 가려 동남쪽 소양호 방향은 조망이 별로고 남서쪽 조망은 그런대로 잘 보인다.
          정상석은 한 달전인 9월 2일 양구경찰서산악회에서 건립한 것이고 돌이 아니어서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아들에게는 사명산 정상석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 사명산 정상에서 바라본 죽엽산과 춘천시 산북면 풍경  <13:37>


 
 
 



 


▷ 사명산 정상에서 바라본 화천군 간동면과 파로호  <13:37>


 
 
 



 


▷ 사명산 정상에서 공터로 내려가는 중  <13:44>


 
 
 



 


▷ 공터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14:19>


           14시 12분. 폐헬기장 같이 생긴 봉우리가 나타나고
          잠시 후 내림길인데 공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선정사로 내려갈 수 있는 하산길(좌측)과 
          문바위로 향하는 능선길로 나눠진다.
          위 사진에서 보듯 능선은 문바위봉에서 우측으로 꺾여
          770봉에서 다시 남으로 남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공터에서 문바위봉으로 향해 내려가는 등로에 피어있는 정영엉컹퀴  <14:25>


           사명산은 육산이라 조망이 별로고 시쳇말로 별로 볼것이 없다.
          실망하는 나에게 아내는 이렇게 가족끼리 오붓하게 산행을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이냐며 위로한다. 듣고 보니 그렇네..적적하리만큼 호젓하니..
 
 
 
 
 


▷ 문바위봉은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반가운 백계남님의 리본이 보였다.)  <15:02>


 
 
 



 


▷ 문바위봉을 우회한 후 나타나는 폐헬기장에 피어있는 용담  <15:12>


           문바위봉을 우측으로 우회한 후 잠시 후 폐헬기장이 나타난다.
          하지만 문바위는 대체 어디에 있는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벌써 15시 12분을 지나고 있어
          계획했던 추곡약수터까지의 산행을 포기하고 문바위에서 바로 하산하려고 작심한다. (지도 참조)
          잠시 후 누군가 나무가지로 막아 놓은곳이 보여 호기심으로 올라가 보니 시상에!
          이곳이 바로 문바위가 아닌가!  이럴 수가!! 
          안내판은 커녕 못가게 나무가지로 막아놓다니!
 
 
 
 
 


▷ 하마트면 놓칠뻔 했던 문바위에 서있는 7층석탑  <15:20>

           
 
 



 


▷ 문바위에 있는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15:21>

           
           사실 사명산에서 볼것이라곤 여기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대체 어떤 못된 놈이 등로에다가 못가게 나무가지를 막아놓았을까?
          만약 그대로 지나쳤다면 오늘 우리는 문바위를 찾아 헤매였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초행길이라 더더욱 내 머릿속 GPS는 뒤죽박죽이 되었을 것이고
          이제 문바위에 도착한 일행은 모두들 기뻐 얼굴엔 기쁨이 가득하다.
          이제는 더이상 오름길이 없고 내려가면 되니까..
          하지만..
 
 
 
 
 


▷ 문바위에서 내려다본 양구읍 수인리와 소양호 풍경  <15:22>


 
 
 



 


▷ 수인터널을 잇는 고가도로 (위 사진의 네모부분을 줌 촬영)  <15:23>





 





▷ 문바위 사이 협곡 아래에서 올려다 본 출렁다리 (전시용이고 건널 수 없다.)  <15:33>


           문바위 협곡 아래로 등로가 보인다.
          이리로 내려가면 흥덕사를 거쳐 수인리로 하산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하산의 기쁨도 잠시, 곧 길은 우측 능선으로 연결되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치고 내려간다는 것은 모험이라 결국 능선으로 내려오는데 좌측 계곡쪽으로의 하산길은 끝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죽으나 사나 추곡약수터로 갈 수 밖에 없다. (좌측이 아닌 우측 탈출로를 찾아야 한다.)
          고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문바위봉 내림길은 무척 급경사 길이다.
 
 
 
 
 
 

▷ 우측 120도 방향으로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16:31>
▷ 기진맥진한 아들과 아내, 딸은 뒤에 쳐져 보이지 않음 <16:31>


           15시 51분. 능선 안부에 도착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좌측 탈출로는 없고
          다시 봉우리를 올라야 하는데 딸은 쩔룩거리는 것이 예사 일이 아니다. (진퇴유곡)
          슬슬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이곳은 강원도 산이고 이정표 하나 보이지 않는다.
          16시 31분. 기진맥진하여 한 봉우리에 올라오니 우측으로 탈출로가 보이는데
          아무래도 이 길은 죽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같다. (우측으로 90도 각도가 아니라 120도 각도로 휘어짐.)
          말은 안하지만 이미 아들의 얼굴엔 기진맥진한 표정이 역력하고 아내도 무척 굳은 얼굴이다.
          딸은 아직 올라오지도 않고.. 목이 말라 물을 찾으니 물도 떨어졌단다.
          물이 없으니 목이 더 탄다. 이제부터는 비상사태라 한시라도 빨리 탈출로를 찾기위해
          내가 먼저 달리는데 등로는 점점 희미해지고 리본하나 보이지 않으니 불안초조는 극에 달한다.
          아내가 내 뒤를 따라오다가 아들의 "엄마!!" 하는 다급한 외침을 듣고
          아들을 내 뒤로 붙게하고 딸과 맨 후미에서 따라 온다.
          아~~너무 산욕심이 지나쳤나?  우리 부부 둘이라면 어디곤 치고 갈 수 있지만..
          문제는 아들과 딸이구나..
 
 
 
 
 
 

▷ 리본들이 많이 보이는 680M봉 정상 (우측으로 탈출!)  <16:50>
▷ 급경사 하산(탈출)길에서 바라본 징그러운 지나온 능선 <17:01>


           16시 50분. 헥헥거리며 한 봉우리에 올랐는데
          우측으로 리본들이 많이 보인다. 탈출로(하산로)다. 살았다!
          갑자기 안내판(이정표) 하나 없는 이런 산을 추천한
          양구군청 직원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그분이 이렇게 긴코스를 
          가라고 한 것도 아니니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
          배낭을 뒤져보니 물 한 병이 남아 있다. ^^
 
          "찾았다! 탈출로를 찾았다!!!"
          "그라고 물 한 병이 있다!!"
          "빨리 올라 오이라!!!"
 
 
 
 
 


▷ 심한 급경사 하산길 풍경 (하지만 이제는 살았다.)  <17:08>


           시집가는 날에 등창 난다던가 하필이면 오늘 같이 급경사길에 스틱을 가져 오지 않았다.
          680봉 내림길은 근래 보기 드문 급경사 길이다. 올라올때의 역순으로 내려온다.
          딸이 너무 힘들어 하기에 나무작대기를 잘라 딸에게 쥐어주지만 딸은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온다.
          그래도  내려와 주는 것만 해도 고맙다. 부모가 면회왔는데 산에서 쵸뺑이를 치는 놈은
          아마도 우리아들뿐이리라.. 그래도 싫은 내색 한번 안하는 기특한 아들
          아까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아들 딸이 무신 죄가 있다고 산에 미친 부모 바람에 이런 생고생을 시키다니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추곡약수터에는 어느덧 어둠이 내렸다. <18:08>

 
           급경사 길을 내려가면서 고도 50M 떨어질때 마다 아내와 딸에게 보고를 한다.
          딸 때문에 하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헤드랜턴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시간에 추곡약수터에 도착한다.
          약수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약수물은 졸졸 감질나게 나오는데
          물맛을 보니 쇠(鐵)맛이 나면서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라
          비위 약한 나는 한 컵이상 못마시겠다.
 
          잠시 후 아들과 아내 그리고 딸이 내려와
          약수터에서 각자 한모금씩 마시고 이제 웅진리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네 명이나 되는 대식구라 히치도 어려워 택시를 부르기 위해
          약수터 옆 담배집에서 택시를 물어보니
 
          이곳엔 택시가 없고 춘천에서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택시비가 많이 나올것이라며 당신이 태워주시겠다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내 억양이 경상도 억양이라 당신도 경상도 사람이라면서.. ^^
          경남 통영에서 왔다고 하니 "아이구 먼데서 오셨네!"
          하시며 당신은 경북 김천이 고향이라 하신다.
 
          친절한 담배가게 아저씨 덕분에 아주 편하게
          들머리로 돌아왔다. 사양하시는 아저씨에게 소액의 감사를 표하고
          양구로 들어오니 비록 고생은 하였으나 마지막 유종의 미가
          돋보인 하루였고 아들과 딸에게는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우리에겐 아들 면회를 빙자한 산행을 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뜻있는 산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들과 딸에겐 무척 고역이었을 것이다.
         
          아들! 딸!---"미안"
 
 
 
          <끝>
 
 
 
 

 
산행지도

 


 
  Enya - How Can I Keep From Sin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