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종주기 제 2부▷
☞ 일시: 2004.04.04-04.05(일-월요일)
☞ 날씨: 첫날- 맑음 둘째날- 맑음
☞ 산행자: 나와 아내
☞ 배의 길: 경남 통영-제주 성산포항
☞ 산행코스
(오를 때) 성판악 코스, 9.6km, 3시간 47분 (성판악지소 매표소 ∼ 동능 정상)
성판악지소 매표소(750m) → 3.5km 속밭(잔디밭, 1,150m) → 1.7km 사라악약수터(1,190m) → 400m 사라악대피소(1,230m) → 1.7km 진달래밭대피소(1,510m) → 1.8km 공터(1,750m) → 500m 정상(1,933m)
(내려올 때) : 관음사 코스,8.7km, 3시간 33분( 동능 정상∼관음사야영장 매표소 )
동능 정상(1,933m) → 1.2km 왕관릉(1,690m) → 0.7km 용진각대피소(용진각 물, 1,510m) → 1.9km 개미목(1,280m) → 1.7km 탐라계곡대피소(880m) → 1.7km 구린굴(670m) → 1.5km 관음사야영장 매표소(580m)
한라산 큰지도 : 지도보기(click here)
코스 개요 (사진 누르면 확대)
★ 성판악 코스(9.6km) : 평탄하고 무난한 코스,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지루한 편. 봄철에는
진달래꽃이 장관을 이루는 진달래밭이 유명하다, 겨울에는 눈 경치가 주된 볼거리.
정상에 가까워져서 주변 경관을 볼수 있음.
★ 관음사 코스(8.7km) :가파른 탐라계곡과 가느다란 개미목, 삼각봉 등 변화가 많은 코스.
제대로 한라산등산의 묘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등반객들이 가볼만한 코스. 개미등 능선을 오르게
되면서 부터 점차 시아가 트이고 양쪽의 계곡과 한라산 북악의 외벽모습을 볼수 있음. 용진각
대피소에서 부터 경사가 급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름.
☞ 산행시각
05:20 성판악 매표소 750m (등산 시작)
06:30 속밭 1,150m ( 성판악으로 부터 3.5km 지점)
06:56 사라악 약수터 1,190m
07:05 사라악 대피소 1,230m ( 성판악으로 부터 5.6km 지점)
07:15 해발 1,300m 지점
07:40 진달래밭 대피소 1,510m ( 성판악으로 부터 7.3km 지점-12시 30분 이후는 정상 등산금지 )
08:21 해발 1,700m 지점
08:50 해발 1,800m 지점
09:07-09:37 동릉 정상 1,933m ( 30분 머뭄 )
10:30 왕관릉 1,690m
10:45 용진각 대피소 1,510m ( 관음사로 부터 6.8km 지점)
11:38 개미목 1,280m ( 관음사로 부터 4.9km 지점)
12:05 해발 1,000m 지점
12:15 탐라계곡 대피소 880m ( 관음사로 부터 3.2km 지점)
12:45 구린굴 670m ( 관음사로 부터 1.5km 지점)
13:10 관음사 매표소 (등산 끝)
14:00 성산포港
16:00 만다린호 통영으로 항해
20:00 통영 도착
1.산행거리 약18.3km
2.산행시간 7시간 50분
3.나의 만보계 31,700步
☞ 산의내력
높이 : 한라산 漢拏山 1,950m,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제3기 말∼제4기 초에 분출한 휴화산이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줄기는 제주도 중앙에서 동서로 뻗는다. 남쪽은 경사가 심한 반면 북쪽은 완만하고, 동서쪽은 비교적 높으면서도 평탄하다.
예로부터 부악(釜岳)·원산(圓山)·진산(鎭山)·선산(仙山)·두무악(頭無岳)·영주산(瀛州山)·부라산(浮羅山)·혈망봉(穴望峰)·여장군(女將軍) 등 많은 이름으로 불렸고, 민간 신앙에서는 금강산·지리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 가운데 하나로 치기도 한다.
정상에는 둘레 약 3㎞, 지름 500m의 화구호인 백록담(白鹿潭)이 있으며, 주위 사방에 흙붉은오름[土赤岳]·사라오름[砂羅岳]·성널오름[城板岳]·어승생오름[御乘生岳] 등 360여 개의 측화산을 거느리고 있다.
또 해안지대에는 폭포와 주상절리 등 아름다운 화산지형이 펼쳐지고,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온대·냉대 등 1,800여 종에 달하는 고산식물이 자생하여 식생의 변화가 뚜렷하다. 봄의 철쭉·진달래·유채,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과 운해가 절경이며, 곳곳에서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볼 수 있다.
1002년(고려 목종 5)과 1007년에 분화하였다는 기록이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나오는데, 1455년(조선 세조 1)과 1670년(현종 11)에는 지진이 일어나 피해가 컸다는 기록도 있다.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해마다 1월 마지막 주에는 어리목을 중심으로 눈꽃축제가 열린다.
동북쪽 기슭에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산인 관음사가 있다.
▲ 산행기 ▲
둘째날 - 2004년 4월 5일 월요일
어제 밤..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을 자니 24시경 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새벽 3시 잠에서 깨어난다. 4시 30분에 모닝콜을 울려 달라고 부탁을 하였지만..
이놈의 예민한 성격 탓인지 이렇게 먼저 눈이 번쩍 떠지는 것을 어찌하랴.. 천상 A형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오늘 예상 산행시간이 8시간 이므로 6시에 오르면 오후 2시에 산행을 마치게 될 것이고 날머리인 관음사 매표소에서 성산포까지 가는데 약 1시간이 소요 되므로 성산포 도착 시각이 오후3시.. 그렇다면 승선권만 예약해 두었어도 충분한 시각이다. 그러나 대기자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가급적 빠른 시각에 도착하여 대기를 해야 하는 형편이므로 마음이 조급해진 탓일까??
곤히 자고 있는 애꿎은 아내를 깨어 4시 25분 숙소를 빠져나온다.
어제..
오늘 점심으로 ‘하루방빵집’에서 빵을 준비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어디 맛있는 해장국집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대신하려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서는데, 기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해장국 맛이 별로인 모양이다. (맛이 있다고 해서 가도 형편이 없었는데 기사님 말씀을 들으니 먹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난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엘지25시 편의점에서 나는 생생우동, 아내는 육개장 사발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 여기서 한번더 디카 밧데리를 충전한다.--나중에 산행을 마치고 보니 오히려 어제 보다 사진 찍을 것이 없었다. 물안개님의 댓글속에 봄의 제주도는 시내관광이 더 좋다는 말씀에 동감함.)
05시 00분..
지나가는 택시에게 성판악 매표소까지의 요금을 물어보니 보통 20,000원 하는데 새벽이니 18,000원만 달라고 한다. (하지만 15,000원으로 깍아서 성판악 매표소에 도착한다.^^)택시영업도 요즘 불경기 인지라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는 처지이니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있는 셈이다. 허허..
제주도에서 3탓을 하지 말라는 3탓은 날씨, 음식, 숙소인데 이중에서 음식과 숙소는 이제 옛날이야기가 된 듯하다. 숙소는 아무곳이나 자고 싶은 지점에서 얼마든지 잘 수 있고 음식도 육지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은 듯 하다.
그리고 오늘은 날씨 마저도 좋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는 516 도로는 안개하나 끼지않은 듯 깨끗하다.
516 도로..
박통때 깡패(?)들을 강제노동을 시켜서 만든 도로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편리하게 상판악 매표소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도로는 예전 그분들이 만든 도로를 확장시켜 넓힌 도로 라고 기사님이 말씀 하신다.
5시 20분 성판악 매표소..
서귀포 시내에서 정확히 20분 후..
택시는 우리를 성판악 매표소 입구에 내려준다. 아침 해가 뜨려면 한 시간 가량 남았으므로 사방이 캄캄한데, 매표소 입구는 전등불로 훤하다. “아니!, 이 시간에 매표를?? ”---어제 밤.. 천지연폭포 에서도 밤 9시에 매표를 하더니만 이곳 에서는 이젠 새벽 5시 20분에 매표를 한단 말인가!..
지리산 종주때도 프리패스한 이몸이 꼼짝없이 일인당 1,600원, 도합 3,2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어두운 등로를 이마에 도깨비불을 켜고 오르기 시작한다.---하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가상(?)해서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 시간까지 주무시지 않고 매표를 하시다니요.” 하니 오히려 그분이 “선생님이야 말로 대단합니다. 이 시간에 산에 오르시다니요.”
에구..장군 멍군이네..판정패한 기분..
성판악의 아침은 매우 쌀쌀하다. 장갑까지 손에 끼고 오른다. 등로는 잘 닦여 있으므로 길을 헤맬 염려는 추호도 없다. 역시 돌이 많은 제주인지라 등로는 너덜길로 첫 인사를 한다.
한 30여분을 헤드랜턴을 켜고 올라가니 날이 밝아온다. 자연히 이마등은 원위치로 돌아가고 잠시 후, 우리만 오르는 줄 알았는데 웬 아저씨가 뒤 따라 올라온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산님으로 산을 무척 잘 타시는 듯 보인다.) 우리를 추월해 감.
다시 30분 후인 6시 20분..
붉은 기운이 등 뒤에서 느껴진다. 한창 일출이 시작되고 있는데 아쉽게도 나무사이로 보이는 일출이라 그 느낌이 반감된다. 일출봉에서 해뜨는 파노라마를 찍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릿대인가?? 속인가?? 산죽인가??
속 밭 이라 표기되어 있어 속으로 표기하는데 한라산은 이놈의 천국이었다. 얼마 안가면 끝나겠지 했는데 장장 한 시간을 넘게 걸어도 이놈들 천지였고 하산시 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질리게도 많이 보았지만 너무도 아름답다. 또한 그 규모가 엄청나게 광활해 놀랐다.
6시 56분 사라악 약수..
우리만 오르는 줄 알았던 등로에 아까 그 50대 산님 말고도 벌써 몇 분이 우리 뒤를 따라 오르는데, 그 중에서 키가 작고 다부진 체격의 한분이 제일 먼저 우리를 추월하고.. 아무래도 뒤에서 따라오니 부담스러워 몇 명의 산님에게 추월을 허용한다. ---이 분들 바람에 상당히 속보로 올라올 수 있었다. . 전주 바래 산악회 소속의 산님들 인데 전주에서 46명이 제주에 왔다고 했다. 하지만 선발대인가? 보이는 사람은 몇 명되지 않는다.
이곳에서 한 바가지씩 꿀떡꿀떡 물을 마시니 갈증이 해소된다. 그분들은 이곳에서 한참을 쉬고 있기에 우리가 먼저 출발한다. ---결국 정상은 우리가 먼저 밟았던 것 같다.
진달래밭 대피소에는 이미 많은 산님들이 있었다. 우리를 추월한 산님은 몇 명되지 않으므로 그렇다면 이분들은 우리보다 먼저 산에 오른 사람들이다. 아까 산행 초입, 성판악매표소의 직원들이 그렇게 꼭두새벽에 근무하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
한라산 등산은 왕복 8시간 코스이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꼭두새벽부터 오르기 때문에 매표소도 그렇게 야근을 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산행을 마친 날머리인 관음사 매표소는 13시 10분인데 매표소에 아무도 없었다.
흠.. 이제 서야 感이 온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이젠을 샀어야 했는데..그냥 사진만 한장 박고(?) 올라간다.
7시 15분 해발 1,300m 를 지나..
7시 40분 진달래밭 대피소..
이곳에 오기 전에는 아름답게 활짝 핀 진달래꽃을 상상하며 왔건만..
무정한 진달래나무는 이제 열 살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여식아이 젖꼭지 마냥
애처러운 꽃몽우리 만을 보여준다. ..실망..
그리고 이곳까지는 최소한 12시 30분 까지 도달해야만 정상으로 갈 수 있다고 표기되어 있다.
8시 00분 경 부터 등로가 심상찮다.
아이젠을 하고 올라야 할 만큼 등로가 미끄럽다. 몇 일전 한라산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더니만..
4월 달에 아이젠이 웬말인가!!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더 따뜻한 남쪽나라로 왔기에 아예 상상도 못했는데 한라산은 아이젠이 필요했다. 에궁..
오르기는 그래도 나은데 나중에 안 그래도 경사가 급한 관음사 코스를 하산 하려면 ..
벌써 부터 걱정이 앞선다.
8시 21분..
해발 1,700m에서 한라봉(오렌지) 한 개씩을 까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 조망이 훤하게 전개된다. 좌측으로 우리가 올라야 할 백록담 봉우리가 보인다.(사실은 이 봉우리가 백록담이 아니고 아래서 보면 이 봉우리만 보인다.)
8시 50분 해발 1,800m..
여기서 바라보니 한라산을 주봉으로 하여 200개 이상이나 되는 신생대 제3기에서 4기에 걸쳐 분출된 기생화산(寄生火山)인 흙붉은오름, 돌오름, 사라오름, 성널오름, 등 여러 오름들이 보인다.
이제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지 된비알이다. 하지만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아 오르기 한결 수월하다.
이제 여러 명의 산님들이 보인다. 지리산은 주로 젊은 층들이 많더니만 이곳은 나이든 산님들이 많이 보인다.
내가 오히려 제일 젊은 것 같다. 그만큼 나이드신 분들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하시기 바람.
09시 07분..동릉 정상 1,933m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만약 안개로 잘 보이지 않으면 이렇게 잘 보이는 것을 원하겠지..
하지만 노고단 운해처럼 백록담 아래에 펼쳐진 운해를 기대하고 올라왔는데..
좀 아쉬운 생각이 든다.
분화구를 파노라마로 찍으려고 하니 억지춘향이지만 시도를 한다. 찍고 나서 집에서 합성하여 보니 그런대로 마음에 든다. (분화구는 타원형이므로 파노라마 사진 찍기엔 좀 어울리진 않지만 그래도 멋진 파노라마 사진이 나왔다.)
다른 산님들이 동릉 나무 표지판을 배경으로 너도 나도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아내와 나 둘이서 동릉 표지목을 배경으로 한방 찍었는데..내 얼굴이 말대가리 모양 길게 나왔다. (사실 얼굴이 좀 긴편이다.)에궁.. ^^;;
정상에 오른 증거품이라 생략은 할 수 없고 에라..아무도 못 보게 작게 만들자. 헤헤..^^*
동릉정상에서 점심때 먹으려고 싸온 ‘하루방빵집’ 빵을 아구 아구 먹는다.
(이 아구 아구는 산거북이님 한테서 배운 순수 우리말 임.^^)
생각해 보니 점심은 하산하고 먹으면 되겠다 싶어 배도 고프고 그래서..
아내랑 둘이서 각자 2개씩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해치운다. ---‘하루방 빵집’의 빵맛은 정말 좋았다. 好! 好!
한 30분을 정상에서 머물다가 하산을 한다. 이제 관음사 가는 방향으로 기수를 북쪽으로 돌린다.
잠시 후 내려가는 등로에서 바라보는 고사목과 제주시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아!! ...참말로 멋있는 풍경 아이가!!!
멋진 주목의 길을 감상하며 내려오는 것은 찰나에 불과했고 드디어 현실의 벽이 나타난다.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은 우리에게 한라산신은 준엄한 경고를 한다.
마치 “감히 나를 우습게보다니 어디 한번 혼 좀 나봐라!” 하는 것 같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 4월 달에 아이젠이 뭡니까? 아이젠이..흑흑..
허~참.. 기가차지만 우리가 갔던 한라산의 응달은 빙판길로 아이젠 없이 내려오는 우리에게
많은 체력 훈련을 하게 만들었다. 몇 번을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아예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온다.
애꿎은 나무가지만 죽어난다. 어떤 산님과 아내는 아예 미끄럼을 탄다. 내려오는데 땀이 줄줄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순탄한 등로길을 하산 하는것 보다 이렇게 빙판길로 내려오니
추억에는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마음이 다 생긴다.
에구 고맙기도 하시지 우리가 시시해 할까봐 우리를 재미있게 하려고
한라산 산신령께서 우리에게 스페셜 서비스까지 하신다고 말이다..^^
잠시후..
10시 30분 왕관릉..
이곳이 왕관릉이라 하는데 왜 이곳을 왕관릉이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나중에 용진각 대피소에서 올려다보면 아니다 다를까 왕관 모양의 봉이 보이는데 바로 이곳이다.)
이곳에서 백록담의 북릉을 올려다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봉우리 모양인데 지리산 천왕봉의 뒷모습(중봉쪽에서 바라본) 인가? 아니면 남덕유산의 동봉과 닮았는가? 남덕유산의 동봉과 닮은 것 같다. 봉우리에 쌓인 눈 좀 보세요..
용진각 대피소도 한라산의 여느 대피소와 마찬가지로 無人대피소 이다.
혹시 한라산에 있는 대피소에서 잠을 잘 수 있는가?? 해서
제주 도청에 문의 하니 한라산은 일일 등산을 원칙으로 한다하며 어느 대피소에서도 숙박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등산객이 적기 때문에??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에??
내 생각에는 한라산도 지리산처럼 숙박이 가능하면 더욱 좋을 듯한데..
만약 숙박이 가능 했다면 어제 밤, 우리가 모텔에 잘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오후에 한라산 산행도 가능할 것인데..
하산을 하고나서 느꼈지만 용진각 매표소 있는 주변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았다.
이 산행기에서 보듯이 이 이후는 그다지 사진 찍을 곳이 없었다.
용진각 매표소를 내려오는 길도 온통 속밭이고 올려다 본 풍경속의 연초록색의 식물도 속밭이다.
정말 한라산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속밭이다. 마치 개미 군단처럼 한라산 온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왕관릉..
여기서 올려다보니 과연 왕관 처럼 생겨 고개가 끄덕여진다.
과연 우리 조상님들의 作名수준은 알아줘야해.. ^^
여기서 처음으로 계곡(?) 이 나온다. 아니 계곡이라기엔 너무도 작아 시냇물 정도..
이곳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난 길로 올라가니 나무로 만든 멋진 등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짧은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삭제한다.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잠시 몇 초 동안 민폐만 끼쳤다. 쩝..
아무리 봐도 삼각형 모양의 봉이라 삼각봉이라 생각하는데 틀렸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라 마치 축지법을 쓰듯 빨리 내려간다.
오늘은 거리가 나와 있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는 없으나 보통 만보계 1보에 50cm 정도면 거의 적중했는데
이곳은 더 후하게 값을 쳐야 될 것 같다.
실제 산행을 마치고 만보계를 보니 31,700보 였는데 18.3km 로 계산하면 1보에 60cm 정도 인 셈이다.
좌측은 개미계곡이고 우측은 탐라계곡이라 하지만 숲속에 가려 전혀 알 수가 없고.. 몇 몇 등산객 들이 올라가면서 정상까지의 시간을 물어온다.
산행기를 쓰기 때문에 시간별 정리를 해 두었기에 앞으로 몇 시간 후면 정상에 도달 할 것이라 일러준다. ^^
11시 55분 원점비??
제 65 번개 게릴라 대원 일동 명의로 된 추모비의 안내판이 보인다.
“짧은 내 인생 영원한 조국에” 2001.10.25
검은 베레모의 혼이 머무는 곳 이라 적혀 있다. 아마도 작전중에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특수부대원의 추모비가 이곳에서 150m 떨어진 곳에 있나보다.
이곳에 조금 내려오니 유난히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린다.
12시 15분 탐라계곡 대피소
철거대상 건물이라 위험하다는 안내판이 있다. 한마디로 흉가처럼 보기에도 좋지 않다. 바로 아래 널따란 평상에는 여자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12시 45분 구린굴..
탐라계곡 대피소에서 급경사의 내림이 시작되고 계곡을 건넌 후 다시 오름이 시작된다. 오르막에 평상이 있으므로 아내와 둘이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이제 나도 발바닥이 아파온다.
잠시 후, 구린굴 인데 위험한지 철망으로 출입을 할 수 없게 차단이 되어있다.
13시 10분 관음사 매표소..
구린굴에서 관음사 매표소까지 1.5km 거리 인데 무척 먼 거리처럼 느껴진다. 이제 지리한 하산이 끝나는 순간이다.
물안개님 말씀대로 봄의 한라산은 그리 볼 것을 많이 제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훈장이 추가 되었다.
바로 한라산 종주라는 훈장이다.
관음사 매표소에 도착하니 아까부터 발발이 전화가 왔던 택시 기사님 한테서 전화가 온다. 지금 어디쯤 왔냐며..
알고 보니 바로 옆에서 서로 휴대폰으로 걸고 있다. 에구..
--택시 기사님이 어제 그 기사님이 아닌 다른 기사님이다. 그분은 다른 일이 있어 이분에게 인계한 모양이다.
택시를 타고 성산포를 향하니 잠이 절로 온다. 택시기사님은 산굼부리며 신비한 도로관람을 제의 했지만..
승선권이 급한 나는 단호히 거절하고 빨리 성산포로 우리를 데려다 달라고 하니
기사님이 더 이상 권유를 하지 않는다.
14시 만다린 매표소..
매표소 직원이(예쁘장한 젊은 여성)15시 40분까지 기다리라 한다.
그래서 부근에 있는 ‘벽강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조껍데기 술이 있다는 것을 말만 들었지 오늘 처음 마셔보았다.
제주옥돔과 횟덮밥에 조껍데기 술은 궁합이 맞았다.
조껍데기 술, 조껍데기 술 하더니 뒷맛이 참 좋네..
16시 만다린호..
대기자 명단 2번으로 우리는 무사히 만다린호에 탑승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승선권에 기재되어 있는 금액이 이상하다.
등급-일등실 F (좌석이 없는 마루방)
금액.-기획상품 (??)
기획상품?? 기획상품이라??
기획상품이면 어때 1.한라산 종주 2.무사 귀환
이 두 가지 모두를 성공한 우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
.
.
.
.
.
.2004.04.04-2004.04.05 한라종주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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