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산 산행기

한라산▲ 유채꽃 필 무렵.. 한라산종주기 [제1편]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8. 22:58
[46]

◁한라산 종주기 제 1부▷

 

 

 

 

 

 

 

 

 

 

 

 



[ 성산 일출봉 아래의 유채꽃밭 ]
[2004.04.04.15:12]





육지에서 제주도 한라산을 등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제주도 한라산(1,950m)산행을 하기위해 하루 일찍 제주를 찾았다. 도착한 시각이 오후 2시이므로 반나절의 시간이 남았다. 남은 자투리 시간에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중문리에 있는 주상절리, 그리고 서귀포에 있는 천지연 폭포를 관람했다. 비록 산행기는 아니나, 산행을 하기위한 워밍업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라고 1부 형식으로 게재하고자 한다.

 

 

 

 

 



일시: 2004.04.04-04.05(일-월요일)

날씨: 첫날-맑음 둘째날- 맑음

산행자: 나와 아내

배의 길: 경남 통영-제주도 성산포항

여행코스:성산포 일출봉-섭지코지-중문 주상절리-서귀포시내-천지연 폭포-숙소



 

 

▲ 여행기 ▲

첫째날 - 2004년 4월 4일 일요일

오늘은 멀리 바다 건너 제주도를 가려고 간다. 제주도는 두 번 갔다왔는데, 한번은 아내와 1982년 10월 10일 신혼여행으로 갔다 왔었고.. 그 후 1990년 10월 11일..本會에서 2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했던 여행이 그해는 제주도였다. (요즘은 바빠서 이런 모임도 없어졌으니 갈수록 세상사가 각박해 지는것 같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에는 한라산 등산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1,100m 넘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면 아마도 어리목 코스였던 것 같다. 그 당시는 요즘처럼 산꾼(?)의 입장이 아니고 일반 관람객 입장이라 아무 생각없이 한라산에 올랐다. --지금에 와서야 그 코스가 어리목코스 였다는 것을 인지한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정상인 백록담까지의 길이 무척 지루했다는 것과 마지막 백록담을 오르기 위해 무척 힘이 들었다는 것과(지금은 높은신 어른이 되신 어느 여성회원은 네발로 기어서 올라갔었다.--그분 이름을 밝히다간 맞아 죽습니당. ㅋㅋ )

백록담에 올라가니 갑자기 구름이 나타나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고 제주시 쪽을 바라보니 노고단 운해처럼 구름이 산 아래에 전개되어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또한 강x옥 이란 후배가 하산하면서 다리가 아파 낙오하였기에 총무된 책임감에 다시 한 30여분 이상을 되올라갔던 추억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사실은 이번 연휴 때(4월 4일~4월 5일) 육십령 고개에서 삼공리 매표소까지 덕유산종주를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경방기간(3월1일~5월31일)동안 국립공원 주능선은 출입금지라 자연히 취소되었고, 어디로 가야하나 하고 망설인 끝에 목요일(4일 1일) 아침에서야 문득 한라산이 생각났다. 경방기간 중에 유일하게 갈수 있는 남한에서의 최고봉(1,915m) 한라산!! 그래 한라산이야!! 왜 이제서야 생각이 나는거지..에구..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통영에서 제주 가는 쾌속정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관심이 없었으므로 이름도 모르는데, 전화를 하니 가는 표는 있는데 오는 표는 매진이라 한다.

 

 


그래서 일단 전화를 끊고 다른 곳에 전화를 하니 모두 매진이다. 10분 후 다시 그 쾌속정 회사에 전화를 하니 어럽쇼? 가는 표도 매진이라 한다. 그래서 금방 있다고 했다가 금방 매진이냐며 따지고 드니 잠시 기다리라며 뜸을 들이다가 가는 표는 있다고 한다.

 


일단 가는 표만이라도 예약을 했다. 하지만 마음은 영 찜찜하다. 배도 비행기도 4월 5일의 오후는 모조리 매진인데 무슨 수로 섬에서 빠져나올 것인가.. 하지만 지리종주 때도 그랬지만 궁즉통(窮則通)이라, 설마 우리 두 사람 표 하나 없을까? 설마가 사람 잡기도 하지만.. 일단 밀어 붙이기로 아내랑 둘이서 합의한다.(비관적이고 확실성만을 믿는 나에 비해 낙천적이고 불확실성도 믿는 아내가 나에게 힘을 실어준다.)

 

 


 


1등 마루방과 1등실
[10시 10분]

통영-제주(성산포) 가는 만다린호는 3,000톤 이며, 승객 592명, 속력 34노트(시속 62km), 차량64대를 선적 할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3시간 55분이다. 항로는 통영-좌시리도-백도-우도-성산포항 (평상시 116마일, 214km) 이며, 기상악화시 통영-연대도,오곡도-두미도-소리도-역만도,평도-거문도-성산포항으로 123마일, 227km 이다.

출항시각은 통영에서 오전 10시 發,~ 제주 성산포항 14시 着이며, 제주 성산포항에서는 16시 發,~ 통영 20시 着으로 한 차례 뿐이다. 오전 8시 50분에 미리 승선권을 예매하였기에 느긋하게 집에서 아침을 먹고 9시 30분에 통영항 여객 터미널에 도착한다.--통영에 살지만 여객선 터미널에 오기도 수년 만에 처음이다. (마침 부산에서 온 동서가 본인의 車로 터미널까지 데려다 준다.)

1등실의 운임은 29,500이며 단체할인은 20%까지 되는 모양으로 1등실 옆에는 마루방이 있어 앉아서 술 마시는 사람, 고스톱 치는 사람, 별의 별사람으로 좀 소란스럽다. 우등실도 있다. 1등실 운임과는 3,5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밀폐된 문이 있어 조용할 것 같았다.--(이런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우등표를 샀을 것인데, 급하게 티켓을 구입하느라 더운밥 찬밥 가릴 사이가 없었다.)

[ 대아 고속 해운-055-643-5111(통영) 064-784-9111(제주) ]


북서쪽에 있는 섬(줌 촬영)
[12시 15분]

정각 10시에 만다린호는 통영항을 떠난다. 일어서서 주위를 휘 둘러보니, 예약 당시는 매진이 되어 없다고 하였지만, 이제 보니 제법 빈 좌석이 눈에 띤다.--예약제에서 예매제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전화만 했다가 매진이라는 소리에 혹여 나같이 소심한 사람은 포기 할 수도 있으니까.. 이 것을 보고나니 내일 귀향 할 때도 어떤 변수는 생기리라는 확신을 더욱 갖게 된다.

11시 30분 우현 쪽으로 섬이 나타난다. 아마도 금오열도의 소리도 같은데 그렇다면 만다린호는 내륙으로 근접하여 항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기상악화시 항로다. 이렇게 날씨가 맑은데 왜 이 항로를 가고 있을까?)--이날 폭풍주의보 발령..

12시 15분 우현 쪽으로 제법 크게 보이는 섬이 나타난다. 줌으로 당겨 사진을 찍는다. 선실에서는 찍을 수가 없고 船尾에 나와 사진을 찍는다.(흡연실로 제법 공간이 넓다. 굉음을 내며 도는 프로펠러에서 나오는 물거품이 엄청나게 크다. 물거품만 봐도 장관이다. 모두들 船尾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아내와 나도 사진을 찍었지만 이곳에 게재는 생략한다. 섬에 대한 안내 방송이 없었으므로 이 섬이 무슨 섬인지 알 수 가있나!!...답답한거..)


동쪽에 있는 섬들(줌 촬영)
[12시 20분]

12시 20분 좌현(동쪽)쪽으로 눈부신 섬들이 나타난다. 햇살에 비쳐 찬란히 빛나는 섬들의 자태는 너무도 환상적이다. 이럴 때 나의 미숙한 사진실력을 통감한다. “아!..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 되나”

12시 40분 배가 요동을 친다. 옆에 있는 마루방에서는 아까부터 한50대 정도의 아주머니가 술에 취했는지 자기 흥에 도취되어 흥얼거린다. 시끄럽든지 말든지 마치 본인이 만다린호를 전세 낸 듯 자기 멋대로 이다.--(승무원이 제지하니 옆에 있는 일행인 듯한 아자씨 오히려 역정이다.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성산포항에 도착한 만다린호
[14시 10분]

한 시간의 괴로운 시간이 지나고..
13시 55분..
만다린호는 제주 성산포 항에 무사히 착륙을 한다. 제일 먼저 해야 할일이 매표소로 가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다. 매표소 직원(예쁘장한 젊은 여성)에게 말을 건다.

“우리가 내일 오후 통영으로 귀향해야 하는데 한라산 등산 때문에 도저히 일찍 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우리를 대기자 명단 1번으로 지금 좀 등록 시켜주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조건입니다.내일 오후 일찍 오세요.""내일 한라산 종주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찍 옵니까" 하며 약간 언성을 높이자 아예 얼굴까지 외면하는 아가씨에게 근 20 여분을 통사정을 하니 마지못해 이름을 적더니 내일 오후 2시까지 오라고 한다. 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니 못타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너무도 고맙고 또한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 위해 근처 가게에 들러 음료수 1상자(10병들이)를 뇌물 아닌 뇌물로 제공한다.(물론 받지 않으려고 손사래를 쳤지만, 반 강제로 밀어 넣으니 마치 티켓을 예매한 것 처럼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진다. 만약 내일 배를 타지 못하면 꼼짝없이 섬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성산 일출봉
[15시 10분]

걱정했던 아내의 얼굴도 풀리고 내일 대기자 명단도 사실상 올렸기에 이제부터는 관광을 해야 하겠는데 어디를 갈까? 일단 눈앞에 보이는 성산 일출봉을 등반한 후 다음계획에 돌입하기로 하고 남의 대절택시(손님이 유람선 타러가고 없음)를 잠깐 빌어 타고 성산 일출봉까지 간다.

그 택시기사님 소개로 ‘제주뚝배기’란 상호의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14시 40분~15시 05분) 일인당 8,000원씩이나 하는 소문난 그 집은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맛이 형편없었다.---뚝배기 속의 게가 살이 하나도 없고 된장도 희멀건 해서 까다로운 내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 제주에 오면 3탓을 하지 말라더니.. 1.날씨 2.음식 3.숙소

맛없는 뚝배기 집을 얼른 나와 일출봉으로 향한다. 일출봉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유채밭에는 유채꽃이 한창이다. 아내와 둘이서 유채꽃길을 걸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이미 화색을 되찾은 아내의 얼굴은 유채꽃으로 더욱 화사해진다. 그런데 유채밭에 웬 할머니 한 분이 앉아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나를 향해 하시는 말씀..“ 사진 찍는데 돈을 내고 찍어야 합니다. ”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처음 이 소리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웃으면서 “할머니 농담으로 하는 소리지요?” 하니 할머니 말씀이 “무엇 때문에 힘들게 유채농사 짓겠소? ” 하며 말씀하시는 폼이 농담이 아니다. 유채농사?? 유채농사라..유채도 농사를 짓나??..지금 생각하면 1,000원을 드리고 사진을 찍어서야 정당하다. 그런데 그 때는 왠지 주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사진 찍는데 돈을 달라고 하다니!! 오히려 할머니가 도둑처럼 느껴진다.

혹여 다음 제주도 여행가시는 분들은 꼭 1,000원의 사진촬영비를 주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탑승한 택시기사님에게 내가 희한한 경우도 있다며 이 사실을 말하자 기사님 말씀이 그 목적으로 유채꽃을 개인이 경작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야생화쯤으로 생각했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그 할머니에게 죄를 지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할머니 죄송하고요 이렇게 제가 인터넷으로 홍보하는 것으로 받은 걸로 해주세요.^^

↑맨위 첫번째 사진(타이틀 사진) 속에 가운데 작게 보이는 사람이 유채꽃밭 주인인 할머니


일출봉 올라가면서 바라본 우도
[15시 25분]

일출봉 매표소에서 2,000씩의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니 감회가 새롭다.
22년 전..
1982년 10월 10일,
아내와 이 장소에서 말도 타고 일출봉 올라가는 등로에서 사진도 찍었던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한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내 나이 오십, 아내 나이가 사십 칠세가 되었다.
가는 세월이 무상하지만..
22년 후인 오늘 이렇게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기분을 만끽하니 이만하면 내 인생도 괜찮은 듯 하다.
앞으로 20년 후, 지금 오늘처럼 다시 이곳에 올 수가 있을까??

여기서 서쪽을 바라보니 내일 우리가 올라야 할 한라산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뚜렷하게 보인다.

한라산..

기둘려라 내일 우리가 간다!


등경 돌바위
[15시 32분]




초관바위
[15시 35분]




곰바위
[15시 37분]




일출봉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 본 풍경
[15시 40분]

이제 일출봉을 올라가면서 보는 나의 시각은 22년 전, 아무 생각 없이 신혼기분에 취해 올랐던 그때의 시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삼 바위들의 모습에 탄성을 지른다. 여기서 보니 우리가 타고 왔던 만다린호도 보이고..

15시 45분 일출봉 정상..
신혼여행 때는 무슨 까닭인지 정상까지 오르지 않았지만, 오늘 정상에 오르니 거대한 분화구가 보인다.
"지 버릇 개주나" 여기서도 열심히 좌에서 우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찍기 까다롭다. 또한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어 자꾸만 몸이 흔들려 더 힘이 든다. 에궁..


일출봉 아래 유채꽃밭
[16시 15분]

일출봉에서 내려오니 1시간이 소요 되었다. 16시 10분..
다시 유채꽃밭..
아까부터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준다. ---유채꽃을 배경으로 한 아내의 작은오빠 신혼여행 사진이 무척 보기 좋았다고 한다.

다시 어디로 가야하나? 하고 성산리 시내를 어슬렁거리니 車에 있던 한 아주머니가 서귀포를 가려고 하면 버스정류장으로 가라한다.---지나가는 택시에게 서귀포까지 요금을 물어보니 25,000원 달라고 한다. 버스 타면 되겠지 하고 버스 승강장으로 갔더니 버스 시간표도 맞지 않고 1시간 30분 소요되는 것으로 표기 되어있다.

그래서 마침 정차하고 있는 택시를 잡아탄다. 그리곤 여기서 가까운 섭지코지로 일단 가고 구경 후, 서귀포까지 태워 달라고 하니 흔쾌히 승낙한다.---제주 택시는 거의 콜택시라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좋다 그 시간에 복합 할증 요금이 재깍 재깍 돌아가기 때문이다. 에구..나중에 섭지코지 갔다가 서귀포시를 거쳐 중문리 주상절리를 보고 저녁식사 했던 새섬갈비집에서 내려 택시비를 계산하니 54,000원이 나왔다. 쩝쩝..


촛대바위(섭지코지)
[16시 50분]

SBS TV 드라마 올인 찰영장 인 이곳은 아름다운 건물(세트)도 있었으나 태풍매미로 말미암아 세트장은 날아가고 몇 개의 소품들만 남아 있는데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주로 젊은층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요즘 좀 유명하다 싶으면 어찌나 사람들이 몰려오는지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택시를 주차장에 세우지 못하고 길 입구에서 들판을 가로질러 가라고 택시기사님이 말한다.

들판에는 말들이 방목되어 있는데 말이 길을 막고 있자 아내는 겁이 나는지 말을 우회한다. 섭지코지에 도착하니 등대가 보이고 일출봉의 뒷모습이 보인다. 등대까지 가자는 아내를 설득해 그냥 멀리서 구경만 하고 택시로 돌아오는데 기다리는 택시 기사님이 신경이 쓰여 발걸음이 빨라진다.

---사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는데 괜히 우리만 미안해서 헐레벌떡 갔다가 온 셈이다. (시간이 계산에 들어가니까..섭지란 지명이름이고 코지란 우리 육지 말로 곶이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땅을 말함이다.)


섭지코지 풍경
[16시 55분]

다시 서귀포로 향한다. 벌써 두 코스를 갔다 온 셈이다. 이제 주상 절리만 보고 오늘의 일정을 마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사진을 많이 찍었음인지 아까 아내의 유채꽃 사진을 찍는 순간 디카 밧데리가 방전이 되었었다. 하나 더 소지하고 있었지만 내일 본격적 종주산행을 앞두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사진관도 가보고, 엘지 대리점도 가보았으나 일요일이라 휴일이고, 마지막 엘지 25시에 가서 휴대폰 급속충전기에 디카 밧데리를 넣으니 충전이 된다고 한다. 하이고 살았다.*^^*--물어물어 찾아간 엘지 25시에서 1,000으로 충전가능(일단 맡겨놓고 중문동 주상절리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무척 기분이 좋다.)---18시 00분


주상절리 풍경
[18시 20분]

태풍으로 날아간 지붕을 보수하는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18시 15분..중문동
잠시 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나타나고 택시기사님이 우리를 대포동 주상절리로 안내한다.
이미 해가 저물고 있다.--18시 20분..


주상절리 풍경
[18시 20분]

주상절리 [ 柱狀節理 , pillar-shaped joint ]

요약 :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긴 기둥 모양을 이루고 있는 절리.

화산암(火山岩) 암맥이나 용암(熔岩), 용결응회암(熔結凝灰岩) 등에서 생긴다. 절리(joint)는 암석의 틈새기나 파단면(破斷面)으로서, 거기 따라가면서 일그러짐(변위)이 없거나 또는 거의 일그러짐이 인정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면(面)에 평행한 일그러짐이 있는 것을 단층(斷層)이라고 한다. 화강암이나 두꺼운 괴상사암(塊狀砂岩) 등과 같은 균질의 암석의 경우에는 일그러짐을 인정할 실마리가 없기 때문에 절리와 구별하기가 어렵다.

절리에는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서 판상(板狀)절리와 주상절리가 있는데, 주상절리는 단면의 모양이 육각형이나 삼각형의 장주상(長柱狀:긴 기둥 모양)을 이루는 절리를 말한다. 화산암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에서 보인다. 제주도 해안에는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가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유명한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가 이런 지형에 형성된 폭포이다.


주상절리 풍경
[18시 20분]

이제 해도 저물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택시기사님에게 아까 낮에 다른 기사님이 소개해준 뚝배기 집을 예로 들어 설명하며(맛있다고 갔다가 낭패를 보고나서 그 기사님을 불신하게 되었다.)

제발 값은 따지지 않을 테니 맛있는 제주토종 흑돼지집을 소개해 달라고 하니 이곳 사람들도 자주 가는 곳이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한다. (일인분에 3,000~4,000원 이라한다.)

그러나 ‘새섬숯불갈비집’으로 들어간 우리는 일인분에 12,000원씩이나 하는 돼지 불고기를 먹게 되었고..
우리가 말한 대로 값은 고가 지만 맛은 짱 이었다. 일단 내일의 대장정을 위해 제주토종 흑돼지로 체력을 보강한다.


서귀포 중심가 (시장입구,이디아 원두커피집)
[20시 30분]

저녁을 먹고 다시 택시를 타고(지리를 모르니 어쩔 수가 없다.) 아까 밧데리 충전을 의뢰했던 엘지25시로 향한다. 가는 도중, “어디 민박 같은 곳 없습니까?” 하고 물으니 “민박보다는 모텔로 가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한다. 그래서 일단 모텔에 숙소를 정한다.--눈치를 보니 모텔에서 기사님에게 소개시켜준 대가로 얼마쯤 주는 모양이다.

흠..세상사가 모두 악어와 악어새 관계로구나..

디카 밧데리를 찾아 다시 모텔로 돌아와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 디카만 지닌 채, 시내를 다시 나온다.--내일 한라산 종주시 필요한 음식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20시 20분..
다른 택시를 타고 ‘하루방 빵집’ 앞에 내려 빵도 사고 시내를 걸으며 이디아 원두커피집에서 커피도 마시고.. 이 길로 쭉 내려가면 천지연 폭포를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소화도 시킬 겸, 밤길을 산보한다.
산보를 하는데 호화로운 호텔의 네온이 반짝거리자.

“옛날 22년 전에는 지금처럼 돈도 없었지만 호텔에서 잤는데 지금은 모텔에서 자네..” 하고 중얼거리자 아내가 한마디 한다.“그러게 호텔에 모시지는 못할망정 민박이 뭐요 민박이..”--- 에이그.. 한마디 하고 본전도 못찾는다..
그래서 “이사람아 우리가 등산하러왔지 관광하러 왔나?” 하고 얼버무린다.



천지연 폭포
[21시 00분]

20시 45분..
칠십리교를 지나 악착같이 자지 않고 지키는 매표소에서 입장료 4,000원을 지불하고 어둠이 내린 천지연폭포로 가는 길을 걸어가니 22년 전 낮에 걸었던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고요하고 차분하고..

내일의 대장정을 위한 전주곡은 이제 끝이 났다.
습관적으로 착용하는 만보계를 들여다보니
20,000步를 가리키고 있다.

이만하면 워밍업은 충분히 한 셈이다.

-한라산 종주 제1부 워밍업 끝-



곧이어 제2부 한라산 종주기를 올리겠습니다.



 

 

[ 성산 일출봉 파노라마 ]
[2004.04.04.15:45]



4월의 노래 - 오현명

1목련 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 의 편질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 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 혀든다
빛나는 꿈의계절아 눈물 어린 무 지개 계 절아

2.목련 꽃 그늘아래서 긴 사연의편질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나무아래서
별을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 혀든다
빛나는 꿈의계절아 눈물 어린 무 지개 계 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