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왕성 폭포에서 (촬영: 본인)
-설악산 토왕폭 산행트랙-
(466)
2014.05.25
[설악]
캔싱턴호텔~토왕성폭포~칠성봉~분기봉(지능선)~소방서
흐렸다가 비, 개었다가 비, 다시 개는 변화무쌍한 날
지난 5월 2일, 사이바님이 來통영하여 한창 오룩스맵 지도를 할 때 통영 미백산악회 2014년도 2차 명품산행 코스가 설악산 토왕성폭포라며 참석여부를 타진하는 카톡이 미백 산행대장인 정대장으로부터 날아왔다. 당일에는 오룩스맵 때문에 답글을 못썼다가 그 다음날인 5월 3일에서야 답글에 '가는 것은 대환영인데 문제는 워낙 바위치라 민폐를 끼칠까봐 그것이 염려된다.'고 하니 "형님 여자들도 가니 걱정마이소" 한다. 그래서 순전히 여인들 빽(?)만 믿고 가기는 가는데 두려운 더구나 설상가상으로 천기마저 도와주지 않아 비올 확률도 높아 이번산행은 위험도가 높은 상태다. 그렇다고 이미 약속한 것을 비겁하게 취소할 수도 없어 솔직히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설악산으로 향한다. |
5월 24일 (토) 20:12 통영 출발
5월 25일 (일) 02:10 설악 도착
02:10~02:50 (해장국집에서 식사)
03:05분 캔싱턴호텔 앞 도착
03:30~14:15 산행 - (알바 30분 포함)
14:40~15:08 목욕 (척산 온천)
15:51~16:40 석식 (장터순대국)
17:00 설악 출발
23:20 통영 도착
산행지도
산행궤적
자일을 둘러맨 정대장 (03시 30분 캔싱턴호텔 앞에서)
명품산행 답게 28인승 리무진 버스는 두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을 만큼 널찍했고 두 열은 붙어있고 나머지 한 열은 따로 떨어져 있는데 나는 따로 떨어진 앞좌석 세 번째에 배정을 받았다. 앞뒤를 휘~이 둘러보니 의외로 여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중에는 별로 바위를 잘 탈것 같지 않은 여인들도 보여 일단 안심은 되었다. ^^
토요일 20시 12분 통영을 출발한 버스는 그 다음날 새벽 02시 10분 척산 해장국집 앞에 28명의 산객들 내려놓았다. (이때 비가 살짝 뿌리기도 했다.) 척산 해장국집에서 맛있는 조식 (02시 10분에 먹었으니 말 그대로 早食인 셈)을 먹은 후 캔싱턴호텔 앞에 도착하니 겨우 03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원래는 04시 부터 타기로 했지만 기다리는 것도 지루한지라 03시 30분 캔싱턴 앞 울타리를 월담하여 도강(渡江)을 시도했다.
30분 알바 후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입장했다.
월담은 입장료를 아끼기 위한 약은 수였는데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고 결과는 30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뭐에 홀렸는지 선두에 섰던 정대장이 그만 링반데룽에 빠지는 바람에 어처구니없게도 180도 유턴하여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결국 티켓을 끊고 입장했다. (04시 02분.)
토왕성폭포의 들머리는 비룡폭포 들머리와 같았다. 어두워 사진이 찍히지 않아 비룡폭포 들머리 촬영에 실패하고 금줄을 넘었다. 잠시 후 철계단이 나오고 (곳곳에 공사를 했던 흔적이 나뒹굴고 있음) 우측에 폭포 하나가 보이는데 이 폭포가 육담폭포로 보였다. 역시 어두워 사진 촬영에 실패하고
비룡폭포 (飛龍瀑布)
비룡폭포에 도착하자 비로소 어둠이 가시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05시 경) 비룡폭포는 토왕성 폭포 가는 길목에 있지만 일부러 들러야 볼 수 있고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가 토왕성 폭포로 향해야 한단다.
비룡폭포
설악산 국림공원의 외설악 지구를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雙川)의 지류가 화채봉과 칠성봉 북쪽기슭에 만들어 놓은 폭포이다. 소공원 매표소에서 남쪽 2km 거리에 있으며,
하류 쪽의 육담(六潭)폭포, 상류 쪽의 토왕성(土旺城)폭포와 함께 3대 폭포를 이룬다. 소공원에서 비룡교를 지나 산길을 오르면 학생휴게소와 육담폭포가 나타난다. 다시 500m쯤 올라가면 힘찬 물줄기가 세차게 내리꽂히며 골짜기를 울린다.
수량은 적지만 나름 운치가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 폭포에 살던 용 한마리가 매년 가뭄을 들게 만들어 마을사람들이 처녀를 바쳤더니 용이 하늘로 날아올라가고 가뭄이 그쳤다고 한다.
비룡폭 지나 토왕폭 가는 길
제법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도착하니 비룡폭포의 상단부였다. 아래에 보이는 산님들은 뒤에 도착한 다른 팀들이었다.
비룡폭포로 떨어지는 계곡수
비룡폭 지나 토왕폭 가는 길
함박꽃을 담고 있는 여성산님
비룡폭 지나 토왕폭 가는 길
토왕폭 상단이 들어온다.
우측에 노적봉으로 보이는 봉우리
토왕폭 가는 길
점입가경
처음으로 맞딱뜨린 트래버스 구간
정대장이 자일을 잡고 버티고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트래버스 구간
트래버스 구간을 통과한 후 뒤돌아본 풍경
트래버스구간을 통과하여 토왕폭 하단에 도착했다.
토왕성폭포(土旺城瀑布)
일명 선광(禪光)폭포라고도 불리며,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 폭포중의 하나이다. 설악산 신흥사 동남쪽으로 석가봉, 문주봉, 보현봉, 문필봉, 노적봉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벽들 한가운데로 3단을 이루며 떨어지는 연폭(連瀑)으로서,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마치 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 위에 널어놓은 듯 아름답다. 겨울철 이 폭포의 빙벽은 산악인들의 빙벽훈련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참고로 설악산 3대폭포는 대승폭포, 독주폭포, 토왕성폭포라 한다.
토왕폭 하단에서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찍어 주었다.
미백회원님들은 아무도 디세엘알 디카를 지니지 않아 졸지에 "작가님" 이 되었다.
이 지점도 사진을 보니 그리 쉬운 곳은 아니었나 보다.
토왕폭 2단을 향해 접근하는 중
토왕폭에 피어있는 돌단풍
뒤돌아본 노적봉
미백 회원님 중 어느 분께서
오늘 여인의 자궁을 보게 될 것이라 했다.
'별을 따는 소년' 이라 들었다.
'별을 따는 소년' 참 아름다운 이름이 아닌가!
오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토왕폭 2단에서 다시 한 번 기념촬영을 찍어 주었다.
토왕폭에 피어있는 '붉은병꽃나무'
누군가가 "어! 통영 병꽃나무가 여기도 있네" 한다.
토왕폭 우측 암릉길을 올라가면서 본 '별을 따는 소년'
토왕폭 우측 암릉길을 올라가면서 본 토왕폭 좌측편 봉우리
토왕폭 우측 암릉길에서 노적봉을 배경으로 몇 몇 미백회원님들을 찍어 주었다. 그중에서 대표인 조재천 회장이 들어간 사진만 실린다.
토왕폭 우측 암릉길을 올라가면서 본 '금강봄맞이꽃'
로프지대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이용해서 촬영했다.
드디어 맞닥뜨린 첫 번째 로프구간
여인들을 먼저 올려 보내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이 이후에도 로프가 있었다고 하던데 공단이 철거했는지 현재는 없다. 고로 자일이 없으면 이 이후는 등정이 불가능했다. 물론 정대장 같은 프로산꾼에게는 예외겠지만..
두 번째 맞닥뜨린 로프구간
자세히 보면 정대장이 로프를 허리에 묶고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선등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처음으로 바위 타는 선등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대단했다.
대기하는 와중에 담은 포왕폭은 수량이 너무 적었다. 그 덕분에 쉽게 건넜지만
저곳에 앉아 태연하게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다. 바위치 나는 초긴장상태였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자일을 타고 올라갔다. 자일에 의지해도 살떨리는데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맨손으로 릿지하여 자일을 설치해 준 정대장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정말 이 토왕폭 산행은 아무나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위험한 산행이었다.
자일을 타고 올라간 후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지만 찍사가 워낙 바위치라 어지러워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음을 실토한다.
자일을 타고 올라온 후 바라본 조망
좌청룡(노적봉) 우백호(신선봉) 사이로 토왕골이 펼쳐졌다. 바위꾼들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바위치가 보게 되어 무척 감격스러웠다.
이제 노적봉도 키높이로 보인다.
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도 보이고
올라오는 미백회원님들을 찍어 주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이 좋은 두 사람만 실렸다.
오름길에서 본 토왕폭
이분은 창원에서 참석하신 분인데 로프지대에서 특히 많이 도와주셨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 겠지.. ^^
된비알 오름길의 '눈개승마'
이후는 코재를 방불케 하는 된비알 오름길이지만
살 떨리는 구간이 아닌 흙길이므로 얼마든지 오를 수 있었다. 야생화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눈에 들어오고 찍을 수 있는 법..
이번 산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야생화 촬영이었다. 많은 야생화 (산앵도나무, 풀솜대, 가막살나무, 연녕초, 마가목 등등)들이 보였지만 민폐를 의식해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음을 밝힌다.
오름길에서 웬 산님 한 분과 조우한다.
반대로 내려가는 산님인데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었다.
우연찮게 인터넷에 실린 그의 글을 보게 되었다. 그날
우리 일행을 망원으로 담은 사진도 보였다. 복사방지를
해 놓아 가져오지 못했다. 그의 닉명은 산마루님이었다.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니 토왕폭 상단부인 너럭바위로 올라섰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흰 꽃은 마가목꽃이었다.
너럭바위에서 본 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
가까이는 집선봉과 케이블승강장 그리고 그 아래 안락암 절이 보이지만 16-35 광각렌즈라 실제보다 멀어 보인다. 줌으로 당기지 못함이 안타깝지만 바위치가 무거운 렌즈를 장착하고 무서운 토왕폭 구간에 도전할 수는 없었다.
너럭바위에는 아름다운 노송이 보이고 공조팝나무꽃 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꽃이 있는 곳에 여인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니겠는가! 칼라풀한 여인들의 옷맵시에 눈이 부신다.
노적봉 뒤로 보이는 달마봉이 귀엽고
소나무 가지 하나도 참 예술적으로 굽었다.
때 마침 올라오는 조회장
멀리 동해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공조팝나무와 함께 피어 있었던 '꽃개회나무'
이 지점이 지형도상의 966.1봉 정도 되는가 보다.
966.1봉에서 본 조망
이제는 살 떨리는 구간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잠시 후 나타나는 세미 릿지코스
산꾼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도 바위치에겐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었다. 이 정도는 다 통과하는지
자일도 내려주지 않고 야속한(?) 선두는 질주했다. 특히 여인들마저 군소리하지 않고 오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 오르지 않으면 안 되니 올라야 되지 않겠는가!
릿지코스를 간신히 올라온 후 뒤돌아 본 최종 후미
여인들 빽 믿고 왔는데 여인들도 보통이 아니었다.
릿지한 후 내려다본 지나온 966.1봉
릿지한 후 바라본 울산바위 쪽 조망
릿지한 후 바라본 달마봉 쪽 조망
이 지점에서 가는 길을 잃어 한참 헤매는 해프닝을 벌였다. 길이 있는데 길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생고생할 뻔했다. 보이는 뾰족봉을 칠성봉이라고 하는데 오룩스맵 지형도 상의 칠성봉은 아직 한참 멀었고 조망도 없는 평범한 육산이니 어느 것이 맞는지 헛갈렸다.
이렇게 암릉코스로 길이 잘 나 있는데..
칠성봉이라 불리는 곳, 하지만 지형도 상의 칠성봉은 아직 한참 멀었다.
이곳은 대청을 비롯 공룡, 용아, 화채능선이 보이는
화려한 조망이 터지는 곳인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흐미~ 우측에서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니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 아~ 하늘도 야속하시지 하필이면 이 구간에서 비가 내릴 건 뭐람.. 그래도 아까 세미 릿지 길에서 비가 안 내리기 천만 다행이었다.
이제 화채능선을 걸어 화채봉 아래 분기봉(고도1,200m)까지 올라야 한다. 이 장면 이후는 육산 길이 이어지는데 살 떨리는 구간은 끝났지만 허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올라가면서 비에 젖은 야생화들이 오빠! 나 좀 보고 가요! 했지만 애써 외면을 하며 하초가 풀린 다리로 꾸역꾸역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한 여성 회원의 "배고파요.~~" 하는 애절한(?) 소리를 들으며..
지형도상의 칠성봉은 아무런 표식이나 느낌을 알 수 없는 밋밋한 봉우리였고 한참을 낑낑대며 오르니 어느새 분기봉으로 올라섰다. 분기봉 역시 봉우리 같지 않은 봉우리이니 독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분기봉에서 빵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추워서 그런지 잘 안 넘어간다.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억지로 쑤셔 넣고 지능선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런데 지능선은 이곳이 설악산이 맞나? 할 정도로 비단길이었다.
비단길의 지능선
944.6봉 직전의 등로상 처음으로 본 바위
944.6봉 지나 864.1봉 가는 길의 금송지대
864.1봉 직전의 바위
이곳에서는 직진이 아닌 좌측 우회길로 가야 했다.
즉 864.1봉은 직등하지 않고 좌측으로 우회했다.
864.1봉을 우회한 후 이어지는 비단길
슬슬동풍길이니 자연히 속도가 붙었다.
675.5봉에서 바라본 조망
[속초424 2005재설]이 보였고 유일하게 조망이 터지는 봉우리였다.
675.5봉의 고사목과 바라본 조망
이후 444.8봉은 좌로 우회했고 잠시 후 감시카메라가 나타나면 산행도 막바지에 달한다.
출입금지라는데 이리로 올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하다. 주로 하산루트로 많이 애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져나온 곳은
소방서 옆이었다.
호랑이 털은 탐나지만 호랑이는 무섭다고
솔직히 무척 두려운 토왕폭 산행이었다.
하지만 탁월한 산행능력을 지닌 정대장
덕분에 산꾼이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토왕폭 산행을 무탈하게 완주했다.
특히 이번 코스는
골산을 타고나서 소진된 체력을
육산으로 커버해 준 멋진 산행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명품산행에 초대해
주신 정대장님이하 미백 집행부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흐르는 음악은~
꿈결같이 아름답게 흐르는 음악
Albatrosz (Chopin)
Moldva (Smetana)
Vihar (Vivaldi)
Gloria (Mozart)
Fiesta (Rossini)
Sloveig Dala (Grieg)
Nemorino Romca (Doniz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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