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 [설악] 귀때기청봉
ㅇ사용렌즈: 캐논5D(16-35) ㅇ산행코스: 한계령(920m)-서북능선갈림길(1360m)-1355m봉-귀때기청봉(1577.6m)-1449m봉-1408.2m봉-1289m봉-대승령(1,210m)-장수대(540m)
ㅇ09:36-설악12-20지점 (고도 1.561m) ㅇ10:58-설악12-17지점 (고도 1,449m) (귀때기청봉1.2km-대승령4.8km) --> 위 지도상에는 1456m봉 임. ㅇ16:27-이정표 (대승령0.9km-장수대1.8km) ㅇ차량 이동거리 1,007km ㅇ01:32~02:03 치악휴게소 -- 라면으로 얼요기 (8월 14일) ㅇ08:10 민박집 을 떠남 (8월 15일) ㅇ14:04 통영도착
산행이야기.. 애당초 계획은 13(토)~14(일)~15일(광복절) 2박 3일간의 휴가를 즐기려고 했지만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오보)바람에 토요일은 정상 근무를 하고 14~15일 연휴기간에 그동안 눈독을 들였던 설악산 귀때기청봉 구간을 다녀오려고 한다. (일정시간표는 2009년 6월 5~6~7일 설악산 서북능선/구곡담계곡 시간을 참조함.)
즉 13일(토) 밤에 무박으로 달려 14일 새벽에 설악산에 도착 14(일)은 산타고 2년 전처럼 만해마을에서 일박한 후 15일 귀향할 예정이다. 아내는 미리 만해마을에 예약을 하라고 하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도 빈방이 있을 것 같아 예약을 하지 않았다.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한 숨 자야 하지만 억지 잠이 올리가 있나
자리에 누웠지만 눈만 멀뚱멀뚱, 이번 산행에는 어떤 렌즈가 좋을까? 24-70 이 좋을까? 광각렌즈인 16-35 가 좋을까? 하고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16-35 와 망원 28-300을 가져가면 되겠다 싶어 24-70 을 빼고 16-35 를 끼워야겠다고 하니 아내왈' 본인도 포도를 가지고 갈까? 말까? 하고 생각 중이었단다. (동상이몽이라 둘이서 ㅋㅋ)
23시에 출발하려고 하였으나 집이 너무 무더워 22시 20분에 통영을 탈출한다. 하루가 넘어간 14일 01시 32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치악휴게소에 도착 라면 하나 주문하여 간단히 얼요기를 한다. 치악휴게소를 지나 원주 부근에 오니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장대비가 쏟아진다.^^; 이렇듯 요즘 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하는 국지성(게릴라성) 폭우가 퍼부으니 기상청도 참 난감하겠구나 싶다.
02시 42분. 비 내리는 홍천IC에 진입한다. 내비에서 흘러나오는 톨게이트 요금은 14,700원이다. 03시 42분. 목적지를 16.9km 남긴 지점인 '설악휴게소'에 도착한다. 그런데 잠이 너무 쏟아져 한숨 자야겠다. 04시 50분. 자는 둥 마는 둥 비몽사몽간 눈을 뜨니 아내는 코를 골며 잘 자고 있다. (나는 의자가 불편해서 못 잤는데) 설악휴게소는 우동 밖에 안 팔아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이미 날은 밝았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서늘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 한기마저 든다. 아마도 고도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2년 전처럼 오늘도 오리무중이다. 아! ~~ 재수 없는 넌은 엎어져도 고자 앞에 엎어진다더니 ..
서북능선 오름길에서 한 여성 산님(60대)을 만나는데 그 차림이 심상치 않다. (평상복 차림에다가 운동화까지) 그래서 어디까지 가시느냐고 물으니 양양까지 간단다. 엥? 양양? 그렇다면 대청봉 찍고 오색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능력이 의심스러워 내가 설명한다. 일단 서북능선 갈림길에 오르면 빽 아니면 대청봉까지 가야 하는데 중간에 탈출로는 없고 적어도 8시간은 걸린다고 하니 아주머니와 일행 두 분은 잠시 의론을 하더니 곧 돌아선다. 그래도 서북능선 갈림길까지는 가시지 않고 .. ^^;
지리산의 점령군이 산죽이라면 서북능선 오름길의 점령군은 단연 오리방풀이었다. 아!~~ 이럴 줄 알았다면 16-35 렌즈보다 24-70 렌즈를 끼워야 했었는데.. 잘 아시다시피 '오리방풀'과 '산박하'의 구별법은 잎을 보면 알 수 있다. 잎이 날씬하면 '산박하'고 넓적하고 잎의 꼬리가 길면 '오리방풀'이다.
1시간 43분 만에 서북능선 갈림길에 올라선다. 야생화 촬영만 없었다면 최소 10분은 단축했을 것이다. 2년 전처럼 오늘도 오리무중속이다. 2년 전에는 오른쪽으로 갔지만 오늘은 왼쪽으로 가야한다. 이제 조망에 대한 마음은 비웠고, 제발 비만 내리지 않으면 좋겠다. 땅만 보고 걷는 길, 야생화만이 유일한 위안거리..
서북능선 갈림길에서 약 30분 정도 걸어오니 너덜지대다. 안개낀 장중단 공원인 너덜지대에는 쉬땅나무꽃이 여기저기에 피어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너덜지대라 조망이 탁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데 오늘은 바우만 보고 걸을 수 밖에 없으니 참 억울하다.
이곳에 앉아 가져온 화과자 두어 개로 얼요기를 한다. 잠시 후 반대편에서 산님 두 분이 나타나는데 그중 한 젊은산님 왈' "힘들지요?" 하며 동의를 구한다. 하지만 우린 아직 초반이라 그런지 그리 힘들지 않아 눈만 멀뚱거리니 다소 무안했던지 "아이고! 힘들어" 하며 지나간다. 이 산님의 말뜻을 알게 되는 것은 한참 나중인 대승령 하산길이었다.
너덜지대에는 리본 대신 이렇게 긴 막대기를 너덜에 꽂아놓고 줄까지 연결해 놓았으니 악천후에도 쉽게 등로를 이을 수 있다.
좌측으로부터 시원한 바람(강풍)이 불어댄다.
귀때기청봉에 오니 [설악305 2007재설]이라는 삼각점과 대승령 6.0km를 가리키고 있는 이정목이 보인다. 아내가 보고 있는 것은 어느 산님이 흘린 지도다.
원쑤놈의 안개구름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안내판에는 용아-공룡-화채의 화려한 조망이 그려져 있다. 그러니 더욱 원통할 수 밖에..
안개구름이 걷혔다가 닫혔다가를 반복한다. 오리무중속을 걷다가 갑자기 시계가 열리니 이런 별볼일 없는 그림도 눈에 번쩍 들어온다. 이곳을 내려오다가 아내 살짝 엉덩방아를 찧고
이제는 너덜지대가 아닌 편안한 육산길이 이어지고..
이 사진을 찍고 있으니 뒤따라오던 한 산님 왈' "아무래도 한 번 더 오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
며느리밥풀도 여러가지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새며느리밥풀, 꽃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등등 ..
만주벌판님 산행기에서 보았던 바람꽃이다. 이미 시들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그런데 이 바람꽃은 처음 보는 꽃이 아니었다. 5년 전인 2006년 6월 18일 통영 미백산악회 따라 안산/십이선녀탕계곡 산행시 이미 만났던 것인데 5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무척 강한 바람이 불어대는 1449m봉 정상이다. 하마트면 아내의 모자가 바람에 날려 도망갈뻔 했는데 갑자기 안개구름이 걷히면서 무시무시한(?) 풍경이 전개된다. 억! . 헉! (우리도 모르게 터진 외마디 비명) 처음부터 풍경이 전개되었으면 놀라지 않았을 것인데 없었던 풍경이 갑자기 출현하니 놀랄 수밖에.. (놀람과 전율을 동시에 경험한다.)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는 상투바위골의 비경은 짧은 필설로 도저히 설명할 재간이 없다. 선명한 그림을 얻기 위해 한참을 머물렀으나 오늘은 기대했던 선명한 그림을 가질 수는 없다. 잠시 후 한 무리의 외국인이 올라온다. (이때는 다시 오리무중속) 우리만 보기엔 너무 아까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짧은 영어실력이라 망설이는데.. 아내가 "웨이팅 히어 뷰티풀 씬" 이라며 말한다. 그러자 외국인들도 독해가 되는지 '땡큐'하며 인사를 건넨다. 잠시 후 우리는 내려가고 그들은 대기조로 들어간다. 잠시 후 위에서 외국인들의 탄성소리가 들려온다. ^^ (점심을 먹은 안부에서 들음. 11:15~11:40)
(귀때기청봉은 맨뒤 보일듯 말듯 잘 안 보이는 산) <13:09>
1408.2m봉은 큰감투봉 분기봉인데 관심을 쏟지 않아서인지 큰감투봉으로 가는 루트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곳에서 큰감투봉을 거쳐 백담사로 하산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존경하는 문종수님의 산행기를 통해 알았지만 오늘은 언감생심, 입맛만 다실뿐이다.
이 지점은 삼각점이 보이는 지점이다. 이상하게 1408.2m봉 정상인 아닌 이곳에 삼각점이 놓여져 있다.
1408.2m봉을 지나면 서서히 하일라이트 구간이 사라지는 느낌인데 대신 커다란 주목들이 산객을 반긴다.
▷ 스마트폰(동아지도)GPS로 확인한 1289m봉 <14:54>
나비를 찍기 위해 렌즈(16-35)-->(28-300)로 바꿔 끼우다가 디카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십년감수한다. (나비도 못 찍고 겨우 두 컷 촬영한 후 다시 렌즈를 바꿈) 1289m봉에서 제법 오랫동안 휴식을 취한 후 대승령으로 향하는 하산길은 일견 보아도 고도를 굉장히 떨어뜨리는 수직 계단길, 만약 거꾸로 올라온다면 무척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승령 하산길에서.. 하지만 우린 편한 장수대로 향한다. 이때 모르는척하고 남교리 방향으로 걸어가니 아내는 별 의심 없이 뒤따라온다. ㅋㅋ 다시 좌회전하여 장수대로 하산하는데 하늘에서 드뎌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 때문에 생긴 해프닝.. 갑자기 후두둑 굵은 비가 내리는 통에 아내 판쵸의 입혀 주느라 그만 스틱을 잊고 내려가다가 그리 많이 내려오지 않은 지점에서 스틱이 없음을 알고 다시 빽하는데.. 이상하게 스틱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은 이미 스틱을 지나쳤는데 못 본 것인데 안 보이니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어느 지점에서 포기하고 다시 내려오다가 스틱을 발견하는 통에 최소 15분 이상 알바 아닌 알바를 한 것. ㅠㅠ
대승폭포.. 대승폭포에 오니 다람쥐 한 마리가 쪼르르 마중을 나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대승폭포은 마치 여인의 은밀한 곳을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난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승폭포는 변함없지만 하산길은 상전벽해 그 자체다. 모두 데크목으로 되어 있어 어찌 보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풍경 감상하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계단길이 끝나고.. 통증이 전해져 온다. 아마도 너덜을 많이 걸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오전에 너덜지대에서 만난 젊은 산님의 말씀이 허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는 반대로 왔으니 더욱 힘들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이곳에 와서 안 사실은 장수대와 한계령의 고도차는 약 400m 나 된다는 것이다.
장수대에 도착하니 무서운(?) 공단직원이 환한 미소로 부부를 맞이한다. ^^
2년 전에 들렀던 돈&뮤는 단체손님(민박) 받느라 우리를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간 곳이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2리 1039 TEL-462-1275 방남수 011-891-4389 <20:25~21:40> 방남수씨는 변함없이 나이 보다 젊어 보였고 충직한 흰둥이도 변함없이 그자리에 앉아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만해마을로 갔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만해축제기간(끝났는데도 빈방 없음)에 걸려 빠꾸 오라이 결국 꿩 대신 닭격으로 찾은 민박집인데 방도 작고 공동욕실이었지만 하루 유하기는 별로 불편한 점을 못 느꼈다. 왜냐하면 카페에서 돌아온 후 세상모르게 곯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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