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 (2012.10.28 - 07:50~15:58) [지리]
안한수내~왕시루봉~봉애산능선~안한수내
맑았으나 박무로 시계는 좋지 않은 날
지난번 말목산/둥지봉 산행시 약속했던 대로 아내가 부산으로 친구(JS)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는 바람에 졸지에 짝 잃은 외기러기 신세가 되어 두 분(솔바우님, 바다내음님)을 꼬드겼지만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하고 나홀로 지리산행에 나섭니다. 오늘의 주목적은 안한수내계곡 탐방과 일명 '왕의 강'이라 불리는 섬진강의 조망 그리고 봉애산 능선 탐방입니다.
05시 알람, 아침을 집에서 먹고 06시경에 출발함, 시간이 남아 이런 여유도 부리고..
들머리에는 7시 40분에 도착, GPS고도 223m 를 가리키니 고도 약 1,000m를 치고 올라야..
집수통 → 밤나무 단지 → 계곡 하나를 가로지르고 → 약초재배 시험지역이라 입산을 금한다는 경고판 경고판을 지나 산길을 따라 돌아가면 다시 두 번째 계곡이 나타나는데 이 두 번째 계곡에서 골치기에 들어갑니다.
피아골 옆이라 단풍이 좋을 것으로 김칫국을 마셨건만..
지리산 계곡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특히 오늘은 나홀로 산행이기에 더욱 긴장을 합니다.
나홀로 오름길을 올라가니 웬지 모르게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홀로 태어났듯이 갈 때도 홀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최상류지점에서는 계곡이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커브를 틀고 물없는 최상류 계곡을 더이상 이어갈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것을 알수 있고 거제 뽓대님의 리본을 만나게 됨
뽓대님 리본에서 5분 정도 진행하면 GPS고도 992m를 가리키는 지점에 무명묘 한 기 나타나고 이후는 길이 없지만 잠시 후 보이는 늪지를 건너 잣나무 지대를 8분 정도 치고 올라가면 11시 41분. GPS고도 1,050m를 가리키는 왕시루봉 헬기장 못미친 지점으로 올라서게 됨.
주능선에 올라서서 훠이~ 조망을 살피니 예상과 달리 시계가 엉망입니다. 토요일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듯 (많은 수증기 증발로 뿌연 박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터덜터덜 오름길을 올라가니 서울대학술팀 안내판이 보이는 소나무가 보이고 곧이어 정상석이 서있는 헬기장이 나타납니다.
8년 전 아름다웠던 억새는 간곳이 없고 초라한 억새 만이..
미국인 수양관 입구에 오니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동정을 살피니 인부인지 공비인지 똑 같은 국방색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원통형 건물 지붕에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전기톱으로 공사를 하는지라 나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함.) 이들을 피해 에둘러 갈까 하다가 이미 두 번이나 봤던 곳이라 마음을 비우고 무친 김에 제사 지낸다고 가져온 빵과 뜨거운 커피(조촐한 점심)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노란색 명품산행 리본과 흰색 기쁜인연님 리본이 함께 걸려 있는 아무런 특색이 없는 이 봉우리가 1212봉 입니다. 여기서 왕시루봉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다녀올까 하다가 (조금 진행하다가 돌아섬) 안전지대(공단직원으로 부터)로 향합니다.
초반 암릉 루트만 급경사지만 이후는 슬슬동풍길의 매우 부드러운 능선 임.
지척의 불무장등~통꼭봉~당재~황장산 능선, 그 다음 토끼봉능선, 하늘금의 지리 주능선과 남부능선
자세히 보면 남도대교가 보입니다. 아침에 반대로 저기에서 이곳을 바라보았던..
오늘은 빡센 지리산행을 의식해서 망원렌즈 대신에 24-70을 장착하고 컨버터를 이용하여 망원촬영을 했는데 역시 망원렌즈에 비하면 사진이.. (시계불량 탓이기도 하지만) 그런데 거금 275,000원 이나 하는 kenko컨버터(2X)MC7DGX(캐논용)를 그만 이 전망대에 놓고 오는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배낭을 벗고 들어가면 되지만 들어가 봤자 시계가 나빠 조망이 시원찮으니 사진만 직고 서둘러 늘산님의 빨간리본이 걸려 있는 우측 산죽길로..
봉애산 능선은 등날만 준수하면 산을 조금이라도 탄 사람이면 실수 없이 진행할 수 있음. 늘산님 리본과 기쁜인연님 리본이 보이는 이곳은 좌측 급경사 내림길로 잠시 내려갔던 곳..
일취월장님의 리본을 지나 10여 미터 내려오면 기쁜인연님 흰리본이 연달아 나타나고 길은 비교적 뚜렸한데 올라선 봉우리 내리막길에서는 길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어디가 길인지 잘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아래의 동아지도GPS궤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내려가다가 두 번의 알바를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알바후 간신히 정등로를 찾아 내려가는데 15시 07분. 약 30m 전방에서 200키로는 족히 넘을 듯한 시커먼 멧돼지 한 마리가 등로를 가로질러 좌→우 로 이동을 합니다. 10년 산을 탔지만 벌건 대낮에 멧돼지를 본 것은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얼어붙으며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 말 우아~~~식겁이야!
순흥 안씨묘<15:23>와 유인 김해김씨묘<15:25>를 연달아 지나 편안한 하산길에서 바라보면 안한수내 두 번째 계곡과 봉애산 전망바위(사자바위)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 사진을 촬영한 후 사자바위를 한번 당겨봐야지 하며 배낭속의 컨버터를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컨버터가 저기 사자바위에! 허걱!!!!!! "..........." 다시 올라가기에는 너무나 높습니다. 아니 하늘입니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이제는 못 올라갑니다. ㅠㅠ
오늘 컨버터만 안 잃었다면 그런대로 성공작이었는데 컨버터를 잃어 기분이 몹시 꿀꿀합니다. 행여 지푸라기도 잡을 요량으로 지리99 사이트의 '지리속으로' 라는 방에 분실 신고까지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다다음날인 화요일 본카페의 쉬블링님께서 똑 같은 코스를 답사하며 (마지막 하산루트는 조금 다름) 컨버터를 찾았으나 애석하게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비록 찾지는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 수고하신 쉬블링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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