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지리]
달궁교~광산골~심마니능선~망바위봉~덕동교
대구의 이원호님을 2주 전부터 꼬드겨 드뎌 오늘 지리에 드는데 시집가는 날에 등창난다고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ㅠㅠ
인월에 들어서자마자 한 두 방울씩 내린 비는 뱀사골 식당가에 도착하자 굵은 비로 변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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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억장이 무너지고 기가찰 노릇이지만 하늘이 심술을 부리니 방법이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산행을 포기하고 회군까지도 생각하면서 일단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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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원호님 생각) 7시 쯤 되니 그렇게 요란하게 함석지붕을 두드리던 빗소리가 잦아들어 밖으로 나가 비를 맞아 보니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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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회군은 없던 일로 하고 원 계획대로 산행을 개시합니다. 원호님 차를 날머리 덕동교 부근에 주차하고 들머리 달궁교로 오니 흐미~~ 또 비가 좀 내립니다. 하지만 그냥 밀어붙이기로 합니다. ^^ ^^
달궁교 옆 '맑은계곡펜션'에서 계곡으로 내려와 달궁계곡을 건너 하류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우측에 조그마한 지계곡이 보이는데 이 지계곡이 바로 광산골입니다. (찾기 아주 쉬움)
광산골 초입은 이런 너덜계곡인데 곧 좌측으로 산길등로가 나와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그러니 씰데없는 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도 내리고 좌측 산길로 붙습니다.
비가 내려 어두워 ISO를 오토에 놓았더니 셔터 스피드는 빨라 좋은데 색상이 마음에 안 드는군요. ―..―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1983년도에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제설한 표석을 볼 수 없었는데 아마도 아까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조금 더 산길로 진행하면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듭니다.
좌측은 계곡수가 흘러 내리는 하점골, 우측 건계곡은 가야할 광산골입니다. 하점골도 구경하고 싶지만 한 방에 둘 다 탐방할 수는 없는 일이고..다음 기회에..
산행한지 1시간이 지나 여기서 목도 축이며 좀 쉬었다가 갑니다.
이제는 비가 그쳐 ISO를 다시 100으로 놓고 촬영하니 원 색상으로 나오는 군요.
사진에 클릭 → 큰 사진 나옴.
사진에 클릭 → 큰 사진 나옴.
산행한지 2시간이라 잠시 쉬면서 얼요기를 한 곳.
아래서 바라보니 웬 산님 두 분이 내려 오십니다.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산님이라 다소 어리둥절 합니다. 로프를 타고 올라가 몇 마디 대화가 오갑니다.
-"지리 99회원이신가요?" =어떻게 아십니까? 하며 놀라워 합니다. -"이런 곳으로 내려올 정도면 지리99회원 아닙니까." 하니 ="지리 99회원이기도 하지만 지사모99회원입니다" -"지사모99?" (처음 듣습니다.) 지리를 사랑하는 모임의 준말 이랍니다. ^^ -"닉명이 우찌 됩니까?" 하니 한 분은 설까치님이시고 한 분은 수영님이라고 합니다. 잉?? 수영? 나도 수영인데 아이고~ (더) 반갑습니다. ^^
좌측 분이 광주에서 오신 설까치님이시고 중앙에 서신 분이 전주에서 오신 유수영님
A-리본이 걸려있는 가야할 능선길 (정방향) B-더 이상 이을 가치가 없는 건계곡 C-투구봉으로 직등하는 계곡
주능선 안부까지 뚜렷한 길이 이어져 예상 외로 슬슬동풍입니다.
단풍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망바위봉 오름길에서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데 (11:45~12:06) 점심을 다 먹고 일어나는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허걱!!!!!!
반으로 금이간 바위에서 좌측 9시 방향 내림길이 정방향입니다. 내려가니 우측 1시 방향으로 제법 뚜렷한 능선길이 나타 납니다.
모르고 직진하니 급경사로 떨어지고 길이 희미해져 나침반을 보니 북쪽이 아닌 서쪽으로 내려 갑니다. 흐미~ 1091봉으로 되돌아와 다시 처음부터 우회길로 접어드니 그제야 3시 방향으로 기쁜인연님 리본이 보입니다. ^^
달궁계곡에서 떠드는 유산객들의 소음이 여기까지 들립니다.
흑돼지(생고기) 1인분-9,000원 소면 한 그릇-4,000원 Tel-063-636-2701
하산종료 10여 분을 앞둔 지점에서.. 난데없는 싸이렌이 울리더니 지리산(남원)에 호우경보가 발령 되었으니 계곡에서 대피하라는 젊은 여인의 카랑카랑한 확성기 소리가 들립니다. 여태 살아 오면서 이렇게 큰 소리는 처음 들었기에 가슴이 다 벌렁거립니다. 그 소리가 끝나자마자 후두둑 하며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흐미~ 10분만 좀 참지 않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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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소감..
초장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한때는 회군도 생각했지만 다행히 빗줄기가 약해져 산행을 시작했고 계곡에서 비가 그치는 바람에 아름다운 광산골의 속살(이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리 미답지는 신비와 모험이 기다리는 흥미진진한 길이고 지리에서 보낸 7시간 여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 변덕이 팥죽 끓듯 변화무쌍한 날에 함께 해 주신 원호님께 감사드립니다.
<End>
★ 今日산행궤적 → 이원호님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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