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기

지리산▲ 남부군은 어디로 가고 무성한 산죽만이.. 지리산 남부능선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9. 10:02
◁ 일백 네 번째 산행기 ▷

[지리산 남부능선 산행기]



일시  2005.08.07 (일요일)
날씨
  흐림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진주-단성IC-20국도(시천방향)-신천초교 지나 좌회전-예치터널-예치마을-내대마을(좌회전)-삼신봉터널-청학동 매표소
 

 산행지도 (원전-부산일보)

 

산행코스 

청학동 매표소-안부(갓걸이재)-삼신봉-1214M봉-석문-음양수-세석대피소-세석교-북해도교-천팔교-자빠진골 합수점-거림 매표소-소형주차장 지난 도로변


걸었던 길

09:55
 청학동 매표소-고도 770M <산행 시작>
10:46 샘터 (←1.7km청학동 삼신봉0.8km→)
10:58 안부 (갓걸이재)
11:16-11:23 삼신봉 정상 1.284M
11:55 이정표 (←3.3km청학동 세석대피소6.7km→)
12:27 이정표 (←4.5km청학동 세석대피소5.5km→)
12:43 자빠진골 삼거리 (←5.2km청학동 ↓한벗샘40m 세석대피소4.8km→)
12:53 헬기장
13:17-13:37 점심식사
13:49 이정표 (←6.7km청학동) 피손되어 있었음.

14:28 석문
14:50 대성교 삼거리 (←5.3km삼신봉 ↑대성교?km 세석대피소2.2km→)
15:28 음양수
16:00-16:15 세석대피소
16:36 세석교
17:12 북해도교
17:28 천팔교
17:48 자빠진골 합수점
18:26 거림 매표소
18:48 소형주차장 지난 도로上에서 택시타다 <산행끝>

산행거리  16 km (도상거리)
산행시간  8시간 50분
나의 만보계 32,122 步


 산행 전 이야기 ..
  

100 리 지리산 주능선이 동서로 길게 누워있고 여기에서 다시 세석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긴갈래를 뻗어 내려온 능선이 바로 남부능선이라 하며 낙남정맥의 시발점 혹은 기착점이기도 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주릉의 영봉인 영신봉에서 뻗어나와 삼신봉과 내삼신봉,그리고 형제봉 신선봉을 거쳐 하동의 악양 평사리에서 섬진강을 만나 그 맥을 다할 때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물론 협의의 남부능선은 영신봉~삼신봉 구간이다.



하동 쌍계사에서부터 오를 경우는 세석까지 17km 로  어느정도의 산행경험이 있는 사람도 하루는 꼬박 걸어야 마칠수 있는 힘든 구간..이미 재작년 아내와 아들 셋이서 청학동~쌍계사까지 답사를 했기에 오늘은 청학동에서 세석까지 (10km) 오르고자 한다.



특히 청학동에서 삼신봉까지만 오르면 그 이후는 고도차가 거의 없어 편하게 세석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무더운 여름철 산행으로 적합할 것 같았다. 그러나 거림 하산길이 너덜길이라 산행을 마치고 생각하니 반대로 거림에서 올라와 세석찍고 청학동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더 나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참고 산행기 -  [산&산]<37> 지리산 남부능선 '빨치산의 비극' 곳곳에 메아리로-부산일보 (click here!)  


   산행기 
  


3시 5분..너무 더워서인지 아내가 잠에서 깨어나 뒤척거린다.
잠오게 하느라 잠시 수청좀 들고 다시 잠이 들어 깨어나니 5시 55분이다.  
오늘은 좀 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아버지 아침상 봐드리고 본가까지 모셔드린 후 출발하니
지난 주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시각인 8시 02분..

단성IC에 도착하니 출발하자마자 곤히 잠들었던 아내는
이제서야 기지개를 펴며 일어난다. 09시 01분..
단성IC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하여 20번국도 (지리산 시천방향)를 따라 올라가면
도로 좌측편에 신천초등학교가 나온다. 9시 27분..

신천초등학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청학동行 안내판이 나오고.. 9시 30분..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잠시 후 예치터널이 나오는데 터널은 통과하면 곧  예치마을(민박촌)이 나온다.
다시 내대마을지나 죽 올라오면 거림과 청학동 갈림길이 있는 판기마을이 나온다. 9시 36분..

판기마을에서 직진은 거림, 청학동은 좌회전이라 좌회전하니 잠시후 삼신봉 터널로 연결된다. 9시 38분..
삼신봉 터널은 산청군과 하동군을 잇는 터널로서 그 길이만도 2.1km에 달한다고 한다. (식당주인 말씀.)
오늘 이 산행코스를 가능케 하는 것도 바로 이 터널이 있기 때문인데..

삼신봉 터널을 지나면 하동군으로 진입하게되고 곧 우회전하면 청학동으로 연결된다.
가만! 그리고 보니 2년 전 하동을 경유해 구비구비 돌아 올라온 지점이 바로 이곳이라 눈에 익구나!
2년 전 남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하동을 거쳐 이곳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30분인데 비해
오늘은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네.. ^^

청학동 매표소 입구  민속식당앞에 도착하니 9시 51분..
식당주인쯤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나중에 하산하면
이곳에서 꼭 식사를 하겠노라며 양해를 구한 뒤 주차를 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 아가씨는 야생화 췌취금지, 야영및 취사금지, 금연등을 알려준다. 우린 해당사항 없는데..)





▷ 호젓한 산행초입의 오름길 <10:16>


 2년 전 아들과 아내 셋이서 이곳 청학동 매표소에서 오른 경험이 있으므로 등로는 눈에 익은 길..
부산일보 기사 내용처럼 이곳은 국립공원이 무색하리만큼 호젓하기 짝이 없다. 
내려오는 산객이라곤 겨우 부부산객 두 분만 만남. 10시 13분.. 
오늘 비올 확율이 40%라 하여 하늘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하늘은 비가 올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금 올라가니 무척 무더워 연신 땀을 닦으며 오르는데 좌측으로 계곡물이 흐르므로 잠시 쉬기도 하고..
한 50분 올라오니 샘터가 나온다. 




▷ 갓걸이재(안부)를 지난 오름길 능선에서 바라본 삼신봉의 암릉 <11:06>


 샘터를 지나 한 10여분 올라오니 안부가 나타난다. (갓걸이재)
안부에는 몇 몇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데 별로 힘들지 않아 그냥 삼신봉쪽으로 향한다.
2년 전에는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달려 외삼신봉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 기억이 생생하다. (김정길 형님 산행기 따라서..)
이곳에서 바라보면 지리주능선과 천왕봉은 물론 멀리 웅석봉까지 조망 되건만..
오늘은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구나.
요즘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만 맨날 흐리니 ..직업을 바꾸든지 해야지..끙..





▷ 삼신봉 오름길에 피어있는 닭의장풀 <11:08>





 

▷ 먼저오신 산악회 회원님들에게 둘러싸인 삼신봉 정상 1,284M <11:14>

▷ 내려다 본 등로는 안개가 자욱하고.. <11:14>


 먼저오신 산님들로 약간 분잡스러운 삼신봉 정상이다. 
사위를 조망하니 겨우 좌측에 있는 내삼신봉만 보일뿐 지리산 주능선은 커녕
우측 외삼신봉도 보이지 않는구나..

서로에게 막걸리 한 잔을 주고 받는데
인심 사납게도 한 잔 마시라는 인사성 발언도 없네..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산꾼은 없고 산객들만 있구만..



 

▷ 삼신봉에서 바라본 내삼신봉 1,354.7M (뾰족 솟은 봉우리) <11:23>

▷ 삼신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구름때문에 지리산 주능선 조망실패) <11:23>


 잘 아시다시피 지리산엔 촛대봉과 연하봉 사이에도 삼신봉이 있고 (주능선상에서 만나지는 않음.)
이곳도 그 이름이 삼신봉인데 이곳은 다시 삼신봉을 중심으로 좌우로 외삼신봉과 내삼신봉으로 갈린다.
세 곳 모두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로서 어느 곳에서 조망을 해도 황홀한 조망이 펼쳐진다.
그러나 오늘은 아쉽게도 시계가 나빠 2년전 내삼신봉에서 찍은 파노라마사진으로 대체한다. (맨 아래 파노라마사진 참조.)





▷ 뒤돌아 본 삼신봉 (정상엔 산님들이 보인다.) <11:30>


 삼신봉에서 내려와 드디어 남부능선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바로 고사목이다. 아까 올라올 때완 달리 날씨 마저 시원해서 좋고
그야말로 비단길 남부능선을 사뿐 사뿐 걸어가니 느낌이 너무 좋구나.. 





▷ 능선에서 바라본 외삼신봉 1,288.4M (첫번째 이정표가 나오는 바로 직전임.) <11:53>





 

▷ 두 번째 이정표 <12:27>

▷ 자빠진골 삼거리 <12:43>


 첫 번째 이정표를 지나니 등로는 온통 산죽으로 덮여 있었다.
산죽길은 길이 평탄하다는 의미다. (대구 산사랑방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길이 산죽길)
한 30분 올라오면 두 번째 이정표가 나타나고 (아직까지는 한사람도 못 만남.)
두 번째 이정표에서 15분 정도 더 올라오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면 자빠진골(엎어진골)로 빠지는 길이다.

마침 맞은편에서 하산중이던  부부산객께서
본인들의 차가 거림에 있어 이리로 내려가신다고 한다.
이 길로 내려가면 잠시 후 한벗샘을 만나게 될것이며 (40m)
거림 합수점까지 가시려면 근 한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거림에서 세석으로 올라 원점회귀하는 것..

"자빠진골은 따로 길이 있는게 아니니 그저 계곡을 따라 내려 가는 것이다.
초입은 물이 흐르지 않지만 그래도 계곡이라서 박혀있는 돌덩이에는 이끼가 끼어 미끄럽고
어지럽게 널부러진 나뭇가지와 드러난 뿌리들이 발길의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중간중간 몇 군데에서 계곡이 갈라지지만 계곡이라는 윈칙과 내려 간다는 점만 생각하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고 쉽다고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발걸음은 조심을 해야 하고"...

(전주 이영진님의 산행기속에서..)--결코 쉬운길이 아님을 암시





▷ 헬기장 지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어느 고개길에서.. <13:16>


 자빠진골 삼거리에서 약 10분정도 올라오면
금마타리가 활짝핀 등로를 지나 헬기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곳에 앉아 있던 예쁜 새가 나를 보더니 놀라 날라간다.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비둘기만한 덩치에 붉은색 깃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뜸부기인감?
조금만 포즈를 취해주징~~

다시 오름길이 연결되고 한 20여분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어느 고개길인데
이곳은 바람이 제법 솔솔 불고 무척 시원한 곳이다.
마침 지나가는 산님의 배낭이 너무 커 눈길이 간다.
"대체 배낭 무게가 얼맙니까?"
"이거요 몇 키로 안 됩니다. 한 12키로?" 하시며
3일동안 지리산에서 숙박을 하고 하산하시는 중이라 하신다..부럽당..

이곳에서 전을 풀고 밥먹고, 오이 깎아먹고, 과일슬러쉬먹고
이러다가 산타면서 살 더 찌겠다. ㅋㅋ





▷ 부서진 이정표 지나 능선에서 바라본 전망대 (1,329M봉) <13:59>


 점심을 먹고 다시 한 10분 올라가니 부서진 이정표가 나온다. <청학동 6.7km>
잠시 후 비를 피할 수있는 멋진 비박장소가 나타나는데 누군가 이곳에서 취사를 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리고보니 이곳은 빨치산들의 활동무대이기도 하다는데..

1951년 12월 2천여명에 이르는 이영회부대의 빨치산들이 군경토벌대의 막강한 화력에 밀려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숨어 들어간 골짜기도, 또 그 이듬해 1월 마지막 토벌작전을 위해 화력공세가
10여일 동안 퍼부어진 곳도 이 능선 좌우의 거림골과 대성골이었다.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 역시 부근의 지계곡인 빗점골에서 최후를 맞았으며
망실공비 정순덕이 겨우 목숨을 부지해 최후의 빨치산으로 남게 된 계기가 된 곳도 이쪽의 골짝(거림골)이었다.
그래서 남부능선은 가슴으로 걸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일보에서..)





▷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구름에 덮힌 외삼신봉과 우측의 삼신봉 내삼신봉 그리고 남부능선이..) <14:20>


 1,329M봉(전망대) 지나 어느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남부능선이다.
지난 주 이끼폭포 산행시 디카에 이상이 생겨 부산에 후송시키는 바람에 오늘은
접사 촬영용 니콘 쿨픽스7900을 가져왔는데 확실히 캐논power shot s70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국산품인 삼성 캐녹스를 굳이 외면하는 이유도 파노라마사진과 접사사진이 안되기 때문이다. 아시죠?




▷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좌측이 영신봉, 가운데 움푹한곳엔 세석산장이, 그리고 우측이 촛대봉) <14:20>


 캐논에 비해 줌 성능이 매우 떨어져 줌 촬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세석산장을 당겨보려고 했는데.. 
줌 촬영한 사진을 보니 한마디로 형편 없음..
니콘 쿨픽스7900 줌 성능 엉망임..





▷ 석문 <14:28>


 청학동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전설이 서려있는 석문이다.
석문을 볼때마다 대자연의 경외로움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구나..
두 돌기둥 사이로 산더미 만한 바위가 턱하니 박혀있으니.. 





▷ 석문지나 대성교 삼거리 오름길에 피어있는 참취 <14:41>

 





▷ 대성교 삼거리 지나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거림계곡 <15:01>


 계곡 물소리가 여기까지 우렁차게 들리고 거림계곡이 펼쳐진다.
전망바위에 앉아 몸도 좀 식히고 조망도 보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내려오시는 웬 산님께서
한 30분만 오르면 세석산장이니 힘내시라고 한다. (거짓말) ^^



 

▷ 음지와 양지 두곳의 바위틈에서 물이 나온다는 음양수 암릉 <15:27>

▷ 음양수 이정표 <15:28>


 음지와 양지 (左 右) 두 곳에서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음양수
이곳에서 소금으로 쩔은 몸을 씻으니 날아갈 듯 시원하다.
물은 과연 좌 우 두곳에서 제법 많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음양수 암릉위에서.. <15:36>

▷ 거림 삼거리 이정표 (의신9.5km 거림5.5km 세석대피소0.5km) <15:50>







▷ 세석산장 우체통 <16:08>


 산행 6시간 만에 드디어 세석에 올랐다.
부산일보에선 이 코스를 걷는데만 5시간 30분,
식사등 휴식시간을 감안하면 7시간 코스라 했는데..
우리가 거북이 인가? 부산일보가 엉터리 인가?

아까부터 세석에 오르면 촛대봉으로 가서 
도장골로 하산하려는 음모가 마음속에 싹트고 있었다. 
혀서 아내에게 슬쩍 의견을 물어보니 내가 가자고 하면
따라 가겠다고 한다. (겁도 없이..)

세석산장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일단 촛대봉으로 가서 관망해 보기로 한다.
촛대봉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마음이 변했나? 

"당신만 갔다오면 안되겠소?" (각시님 말씀)

"잉?"
(나 혼자만? 그렇다면 촛대봉까지만 올라가서 도도 내려오라는 얘긴가?
 아니면 나 혼자 도장골로 내려 가라는 얘긴가?) 

마침 천기를 보니 안개구름이 밀려오고
비도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초행길인 도장골을
하산하기엔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하기사, 오늘만 어디 날인가."
"다음번에 오르면 되지뭐."  ^^;

무리하게 도장골로 하산하다가 제2의 거대한 함정편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다음을 기약하고 미련없이 세석을 내려선다. ^^



 

▷ 거림 하산길 <16:25>

▷ 만만하게 여겼던 거림 하산길, 그러나 의외로 힘들었다. <16:57>


 거림 하산길..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몇 방울 떨어진다.
"봐라! 이리로 잘 내려왔지 안전이 제일이야" 하며 희득거리다가..

잠시 후
날씨가 좋아지면서 햇살까지 비치자..
"아이고! 도장골로 내려갈걸 그랬나" 하니..

내가 생각해도 오두방정이 따로 없다.
그런데 만만하게 생각했던 거림 하산길(6km)도 의외로 힘들다.

하이고! 이리로 내려오는데도 땀이 줄줄하는데
만약에 도장골로 빠졌으면 우짤뻔 했노..헥헥.. (너덜길)



 

▷ 북해도교 앞에서.. <17:12>

▷ 거림계곡의 소폭 <17:16>


 계단길을 내려 가는데 여자는 배낭을 메고
남자는 배낭도 없이 스틱만 두 개 지닌채 올라오고 있다. 17시 01분..
우리 상식으론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 제주도 오빤가? 하며 우리끼리 키득 거리는데
북해도교 직전 이정표가 있는 자리에 오니 커다란 배낭 하나가 놓여있다.
그렇다면 임자없는 이 배낭이 바로 조금전 그 남자산님의 배낭? 그러면 그렇치..
거림 하산길은 별볼일이 없었다.
미끄러운 너덜길을 내려오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간간히 나타나는 계곡수 만이 유일한 볼거리다.. 



 

▷ 천팔교를 건너 <17:28>

▷ 드디어 도착한 거림 매표소 <18:26>


 천팔교를 지나 한 20분 내려오니
산죽사이로 우측 계곡으로 통하는 길이 보인다. (딸랑 리본 하나) 17시 48분..
내 생각에 이곳이 바로 자빠진골로 올라가는 합수점인가 보다.

별다른 표식은 보이지 않고 계곡을 건너면 길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눈도장만 찍고)
합수점에서 다시 부지런히 한 30여분 내려오니 멋진 노송사이로 거림 매표소가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 옆 계곡에는 계곡수가 폭포소리를 내며 장쾌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모처럼 탁족까지 즐기는 각시님..^^





▷ 소형 주차장에서 바라본 남부능선 라인 <18:47>


 탁족을 마친 후 소형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마침 빈택시 한 대가 보인다.^^
청학동까지 요금을 물어보니 세상에!
25,000원이나 달라고 한다. 에라이 순도둑아!

삼신봉터널이 개통되어 이곳에서 청학동까지는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데 너무 심하다. 좀 깎아달라고 하니
안 된다고 해서 버스타고 가려고 배짱을 팅기며 한 5분쯤 내려오니
사진에 보이는 택시가 우리를 태우기 위해 황급히 내려온다.

"아이고 고만 타시이소"

못이기는 척 하고 택시에 올라탄다. 18시 48분.

택시에 타 아자씨 말씀을 들어보니 재미가 있다. ㅋㅋ
본인도 산을 좋아해서 한 삼십년 산을 타셨으며
등산이 남자의 정력에 그렇게 좋다고 하신다.

"등산을 하게되면 죽을때까지 좋습니다. 60은 물론이고 70, 80까지 됩니다."  (그런데 본인의 나이는 58세 였음)

"내말 깊이 들으이소."

"일본 사람들은 정력이 떨어지면 돈도 안 빌려주고..어쩌고 저쩌고.." 

"산을 타면 심장 간장 쓸개 다 좋아집니다."  허..

아자씨 말씀을 들으니 하나도 틀린 말씀이 없으셨다.

단 한가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백리길인데 하루만에는 안 되고..어쩌구 저쩌구"

"우리는 하루만에 다녀 왔는데요." --아내 (가만히 좀 있지..)

갑자기 아자씨 말씀이 "하이고 그만 입 다물어야 겠네요." 

셋이서 한바탕 웃는다.

ㅎㅎㅎ

택시에서 내린 후 약속대로
청학동 매표소 입구 민속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다.

민속주점의 쥔장은 여느 식당 주인과는 좀 달랐다.
한 잔의 맥주에 취하고 쥔장의 말에 취하다 보니

어느덧

청학동의 밤은 깊어져만 갔다.
.

.
.


 

다음카페의 오류로 파노라마사진이 일방통행으로 달리오니 아래 사진에다가 마우스를 대고 클릭하신 후 
다시 우하단에 나타나는 확대 표시에다가 재차 마우스를 대고 클릭하시면 긴 파노라마사진을 한방에 보실 수 있습니다. ^^
 

[2005.08.07. 14:13] 
[1,329M봉(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한국의 산하-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