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기

지리산▲ 칠선계곡의 추억.. 칠선계곡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9. 10:14
[일백 여덟 번째 산행기]

◁ 智異 七仙溪谷 산행기



일시  2005.09.04 (일요일)
날씨
  흐렸다가 비왔다가..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진주-생초IC-추성리 (칠선산장)


칠선 계곡 七仙溪谷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지대로 불린다. 계곡이 깊고 험준하여 사람의 접근이 힘든 만큼 원시림지구가 보존될 수 있었다.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로 꼽힌다.

이 계곡은 천왕봉에서 북쪽의 추성리와 의탄마을까지 40여리에 걸쳐 길게 이어져 있다. 근래 요소요소에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이정표를 세웠으나, 아직까지도 산악인들이 매단 리본이나 희미한 페인트 표시를 살펴보며 산행을 해야 한다. 또 인공시설물이 없기 때문에 비가 내릴 때는 대단히 위험하다.

겨울철에는 북향의 깊은 골짜기에 적설량이 많고 기온이 급강화하므로 조난사고의 우려가 높다. 실제 이 계곡에선 매년 등반객의 조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칠선계곡을 따라 등반을 할 때는 반드시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행을 하고, 날씨 등을 참작하여 산행 채비를 잘 갖추어야 한다.

중략..

칠선계곡은 산길이 워낙 험난하여 답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기상의 변화에 따른 조난사고의 위험도 높은 곳이므로, 이곳에 산장(대피소)을 건립하는 것은 일견 타당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칠선계곡만은 되도록 사람의 접근을 막아 자연상태 그대로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산악계와 학계에선 지배적인 만큼 산장 건립이란 생각지도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칠선계곡은 또 일찍부터 세석고원을 지켰던 우천 허만수(宇天 許萬壽)가 영생의 보금자리를 찾아 사라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칠선계곡의 어디에선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법계교 옆의 추모비문에도 칠선계곡 어디에선가 그 모습을 감추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대륙폭포, 3층폭포 등의 이정표를 지난 얼마 후부터 평범한 길이 계속되다가 마지막으로 마폭포의 비경과 만나게 된다. 통천문쪽과 중봉, 천왕봉 안부에서 흘러내린 두 갈래의 계곡물이 합쳐지는 곳에서 비경의 폭포가 걸려 있다.

그러나 이 마폭포에서 산길은 계곡과 완전 결별하며, 몹시 가파른 비탈을 타고 천왕봉으로 이어진다. 이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하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수통에 물을 채워 마지막 등반구간을 답파할 채비를 해야 한다.

칠선계곡 루트는 이처럼 길고 험난하다. 칠선계곡 루트가 끝나는 곳이 곧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천왕봉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천왕봉에 도착한 다음의 행선지 선택이다. 천왕봉과 가장 가까이 자리한 장터목 산장과 로타리 산장도 3㎞의 거리이며, 치밭목 산장은 무려 8㎞나 떨어져 있다. 천왕봉에서 마을까지 하산하려면 가장 가까운 거리인 중산리가 9㎞이며, 백무동은 12㎞이다.

칠선계곡 코스는 이처럼 천왕봉에 오른 뒤의 산행 시간 계획까지 면밀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천왕봉에서 칠선계곡을 따라 추성리로 하산할 경우에도 하산 이전의 천왕봉 등정 계획 자체를 잘 세워야 할 것이다. 천왕봉 등정보다 칠선계곡을 따라가는 하산이 훨씬 더 힘이 들기 때문이다.

추성리∼천왕봉은 14㎞로 등정 시간은 최소한 7시간, 하산 시간은 5시간 정도로 잡아야 한다.
또 이코스를 따라 산행할 사람은 누구나 일기예보를 잘 알아보아야 하고, 산행은 이른 아침에 시작해야 한다.

-야후에서 발췌-



산행지도

 

산행코스 

추성리-두지동-선녀탕-[알바45분]-옥녀탕-비선담-칠선폭포-대륙폭포-마폭포-천왕봉-제석봉-장터목산장-망바위-소지봉-참샘-백무동


걸었던 길

04:25
 추성리 (칠선산장 주차장) <산행 시작>
04:36 추성리 매표소
04:52 <지리 09-02 지점> (정상교)
05:00 두지동
06:00 <지리 09-06 지점> --넘어져 스틱 잃어버림.
06:13-06:32 선녀탕
06:32-07:17 알바 (45분)
07:28 옥녀탕 (첫 번째 로프지점) 
07:44 비선담 <3.9km추성리 천왕봉 5.8km>
07:47 두 번째 로프지점 (오르기 다소 까다로움.)

07:59 <지리 09-08 지점>
08:34 <지리 09-09 지점>
08:47 이정표 <4.8km추성리 천왕봉4.9km>
08:59 <지리 09-10 지점>
09:36 칠선폭포
10:04 대륙폭포
10:24 <지리 09-12 지점>
10:59 <지리 09-13 지점>
11:19 <지리 09-14 지점>
11:48
<지리 09-15 지점>
12:24 <지리 09-16 지점>
12:28 마폭포
12:56 <지리 09-17 지점>
13:10 이정표 <8.7km추성리 천왕봉1km>
13:26 <지리 09-18 지점>
13:58 <지리 09-19 지점>
14:09 철계단 (157계단)
14:27-14:43 천왕봉
15:24 제석봉
15:42-16:03 장터목산장
16:47 망바위
17:19 소지봉 (1.312M)
17:36-17:43 참샘 (1,125M)
18:39 백무동 매표소
18:43 백무동 버스주차장 옆에서 택시타다 <산행끝>

산행거리 약 23km
산행시간 14시간 18분
나의 만보계 46,121 步


 산행 전 이야기 ..
  

번주는 영남 알프스의 최고의 전망대인 향로봉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즘은 일기나 나빠 향로봉으로 가더라도 별볼일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고쳐 먹는다. 역시 떠오르는 산은 지리산이다. 항상 미답지만을 고집하는 나에겐 이제 갈곳은 비지정 등산코스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평소 즐겨찾아 가는 전주의 이영진님 홈피에 들어가 보니 칠선계곡 산행기가 무려 다섯편이나 있는데 그 다섯편의 산행기를 읽고나니 도저히 다른곳은 가고 싶지 않았다. 나의 머릿속은 오로지 칠선계곡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칠선계곡이 어디 보통 계곡이던가!  수 많은 인명을 앗아간 야누스 같은 계곡이 아니던가!  두렵고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칠선계곡 산행에 임하려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이영진님의 산행기를 몇 번이고 읽어야 했다. 그것도 모자라 토요일 낮에는 평소 존경하는 부산의 산꾼이신 문종수님께 전화를 걸어 몇 가지를 문의해 보니..               
                                                                                                               심야의 산청휴게소 <03:25-03:33>

칠선계곡은 길이 잘 나있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우리를 안심시킨다. ^^ 하지만 우리가 추성리로부터 칠선계곡을 오른다니 그 코스는 너무 힘들고 당일코스론 무리니 중산리나 백무동에서 천왕봉에 오른 후 칠선계곡으로 하산하라는 충고(?)의 말씀이 계셨다.


처음에는 문선배님의 말씀대로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칠선계곡 탐사는 오름길에서 봐야 감동이 더 할것 같고 천왕봉에 오른 후 하산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추성리에서 오르기로 작심한다. 그러기 위해선 꼭두새벽도 아닌 심야에 일어나야 했다.


   산행기 
  


요일 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수면 시간은 약 서너시간..  01시 30분에 알람이 울렸다.
미리 준비한 곰탕으로 아침(?)을 먹고 시내에 나가 충무김밥 2인분 사서 출발하니 02시 23분,
심야라 그런지 부포사거리까지 금방이구나!  이곳도 이제는 점멸등으로 바뀌어 그대로 논스톱이다. ^^
이곳은 감시카메라(신호위반)가 있는 곳으로 심야에 통과할때 마다 좀 불편했었다.
(한 번 스티커 받은곳) 거금 70,000냥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심야에 헛 기름을 태울 필요가 무에 있겠는가?
뒤늦게나마 심야엔 점멸등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참으로 현명한 처사라 생각하면서
늘 그러듯 사천IC에서 통영대전고속국도를 신나게 달려 산청휴게소에 도착하니 03시 25분,
약간의 실비가 내린다. 흐미..비가 오면 안되는데.. (걱정)


생초IC(03시 45분)에서 익숙한 길인 추성리로 들어와 칠선산장에 도착하니 04시 22분,
너무 일찍 도착했지만 어차피 두지동까지는 평탄한 길이고 선녀탕까지 가면 날이 샐것 같아
04시 25분에 이마에 도깨비불을 밝히고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후 추성교를 지나니 계곡물이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린다.
(약간 겁먹는 두 사람.)




 

▷ 프리패스한 어둠의 추성매표소 <04:36>

▷ 인적 없는 고요한 두지동 <05:00>


 예상대로  추성매표소는 굳게 잠겨있어 할 수 없이(?) 공짜로 통과하고.. ^^
등로는 돌을 가지런히 박아 멋지게 꾸며놓았고 등로 주변은 물봉선으로 가득하다.
새벽이라 무척 시원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람 한점 없는 것이 무척 덥구나. (땀이 줄줄)


추성매표소에서 약 24분 올라오니 두지동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지? 전혀 인적조차 없구나.
두지동을 지나 한 40분 올라오니 실비가 내리고 등로엔 Gas가 가득차 걱정이 태산이다. ^^;
잠시 후, 발을 헛딛어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순간적으로 걸음을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아프다. 아이고..


설상가상으로 약 15분 후.. <지리 06 지점> --우측으론 경사가 심한 비탈길
몸이 기우뚱 하더니 다시 앞으로 꼬꾸라진다. (그순간, 오른손에 잡았던 스틱이 나의 손아귀를 벗어남.)
다행스럽게 몸은 말짱한데 주변이 어두워 아무리 찾아봐도 스틱은 보이지 않는다. (약 10분 비탈길 수색했지만 허탕.)
결국 이영진님 처럼 나도 칠선 산신께 그동안 정들었던 나의 레키스틱을 바치지 않을 수 없었다. ㅠㅠ






▷ 나무다리 위에서 바라본 선녀탕 (폭포 모드로 실제는 훨씬 더 어두움.) <06:29>


 
 스틱을 잏어버린 지점 <지리 06 지점>에서 선녀탕까지는 불과 10분 거리였다.
스틱을 잃어버린 것은 앵하지만 선녀탕을 보자 앵한 마음이 다소 누그러진다.
이제 어느정도 날도 밝아 사진찍기 좋으므로 연신 셧터를 눌러댄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은 오로지 이 한 장의 사진!
(선녀탕에서 약 20분 머물다.)



 

▷ 힘겨운 알바 (봉우리까지 치고 올랐다가 도로 내려가는 중) ㅠㅠ <07:07>

▷ 다시 만난 반가운 이정표 <3.5km추성 천왕봉6.2km> <07:17>


 06시 56분..
땀을 뻘뻘흘리며 치고 오른 어느 이름모를 봉우리에서
난감해 하는 두 사람..아무리 등로를 찾아도 등로가 없다.
그제서야 이영진님의 산행기(복사)를 보니 계곡을 건너야 한다는데
계곡은 저 아래에 있다. 계곡산행은 계곡을 크게 벗어나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무식할 수가! 결국 최선의 선택은 다시 계곡쪽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선녀탕을 지나면 울타리가 가로막고 있는데
이곳을 넘어 좌측 계곡쪽으로 붙어야 하는데 그만 산으로 오르고만 것..
행여 나 같은 무식한(?) 산님이 계실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칠선계곡의 등로는 계곡 반경 40m내외를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무식의 소치는 45분이란 생고생을 낳았으니
선장 잘못 만난 선원만 불쌍합니다.  (여보! 미안)




 

▷ 선녀탕보다 더 아름다운 옥녀탕 <07:29>



 내려오면서 마침 이정표를 발견하기 망정이지
하마트면 선녀탕에서 산행을 마칠뻔 했구나. (안도의 한숨.)
이정표를 지나자 첫 번째 로프지점과 동시에 옥녀탕이 나타난다.
옥녀가 바로 선녀가 아니던가! 하지만 선녀는 보이지 않누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시퍼런 소(沼) 비선담 <07:46>


 
 첫 번째 로프지대를 통과 조금더 진행하면 다시 이정표가 나타난다. <천왕봉 5.8km지점>
이곳엔 얼핏봐도 수심이 매우 깊어보이는 시퍼런 소(沼)가 보인다. 바로 비선담(飛仙潭)이다.
비선담이란?  선녀들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곳인데.. 흠..





▷ 비선담 옆 풍경 (로프는 보기 보다 오르기 까다롭다.) <07:47>


 
 로프를 오르고나면 잠시 후 첫 번째로 계곡을 건넌다. (07시 51분)
그리고 다시 8분 후 두 번째로 계곡을 건너고






▷ 칠선계곡의 옥류 <08:10>


 
 다시 20분 후  세 번째로 계곡을 건넌다. (08시 21분)





▷ 계곡을 건너다가 그만.. 물에 빠지는 아내. 저런.. <08:38>


 
 08시 33분 멈췄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흐미..
네 번째 계곡을 건너다가 그만, 아내가 물에 빠진다. 저런..




 

▷ 쓰러진 거목에 자라나는 이름모를 버섯들 <08:44>

▷ 이정표<4.8km 추성리  천왕봉 4.9km> <08:47>







▷ 칠선계곡의 옥류 <08:55>








▷ 아름다운 소폭 <09:04>








▷ 아름다운 소폭의 상층부 <09:07>



 아름다운 소폭을 지나
다시 계곡을 건넌다. (다섯 번째)
갑자기 아내가 또 물에 빠진다. (두 번째)
기왕 버린몸 뭐하러  떨면서 건너다가 봉변을 당하노..쯔쯔.. (09시 12분)





▷ 아름다운 소폭이 연달아 보이고..  <09:19>


 
 다섯 번째 계곡을 건너고 나서는 등로가 이상하다.
정상 등로 같기도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
결론적으로 한 번더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건너지 않고
그냥 치고 오른 것 같다. <지리 11> 지점을 놓침.


이영진님 산행기를 읽어보니 11번의 계곡 횡단이 있었는데
아무리 정독을 하고 복사를 해와도 부질없는 짓이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오감으로 길을 찾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로 내가 길을 찾아 인도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주객전도가 되었다. 주로 아내가 길을 찾았다.
이 계곡은 Gas가 자욱해 나처럼 눈이 어두운 안경잡이는
계곡의 건너편에 걸려있는 리본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끙..






▷ 우렁찬 굉음을 내며 장쾌하게 폭포수를 쏟아내리는 칠선폭포 <09:37>


 
 이곳에서 칠선폭포를 만나는 순간 
길을 엉터리로 올라왔구나 하고 눈치를 채게된다.
이영진님의 산행기나 다른 분들의 산행기에서 본 칠선폭포는
정면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즉 계곡의 반대편에서 올라오다가 이 칠선폭포를 만나야 한다.
결국 [청춘홀]이란 포인트도 놓치고.. 

한번 건너가볼까? 하다가 이내 포기를 하고 만다.
사진에서 보는것과는 달리 저 아래로 내려가는 데는 무척 위험이 따른다. (미끄러운 바위와 급류 때문.)
옆면이나마 그래도 칠선폭포를 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올라간다.
이 이후는 더 이상 계곡 횡단의 수(數)를 세지 않았다. 다 부질없는 짓이기 때문이었다.





▷ 무서운 폭포수 바람을 일으키는 웅장한 대륙폭포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 실물이 훨씬 큼) <10:06>


 
 중봉과 하봉등의 물줄기와 칠선계곡등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인
합수골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불과 50m거리에  
칠선계곡의 최대 폭포인 대륙폭포가 있었다. 
아내만 갈림길에 남겨두고  홀로 
사진 한 컷 찍고 돌아선다.



 

▷ 칠선계곡에서 가장 멋있다는 2단폭포 <10:43>

▷ 2단폭포의 상층부 <10:46>


 대륙폭포에서 아내가 기다리는 합수골 이정표로 되돌아와 올라가는데
잠시 후 맞은편에서 하산하시는 부부산님을 만난다. (처음으로 만나는 산님)
하시는 말씀이 앞으로 약 네 번정도 더 계곡을 건너야 한단다.  
횟수까지 아는 것 보면 고수중의 상고수님인듯..(10시 12분) 


다시 산죽 숲의 오름길을 오른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산죽길이지만 무척 가파른 길이다.
숨 가프게 올라셨던 길은 다시 내려 이어져 계곡을 타고 이어진다.
돌 깔린 경사 급한 길을 올라서고 곧바로 내려선 길은
계곡을 잠깐 올라 칠선계곡에서 가장 멋있다는
2단폭포 앞에 이른다.  (10시 43분)






▷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럽게 트래버스하는 아내 (로프가 끊어져 있었음.) <10:51>


 
  2단 폭포를 지나 조금 오르면 이렇게 트래버스하는 바위가 나타난다.
로프줄이 가늘어서 그런지 줄이 끊어져 있어 아내가 망설인다.
자세히 살펴보니 조심스럽게 건너면 될 것 같아 먼저 건너니
그제서야 아내도 용기를 내어 미끄러운 바위를 건넌다.
잠시 후 <지리 13>지점 이다. (10시 59분)

 





▷ 등로에서 바라본 삼층폭포 (폭포보다는 깨끗한 숲이 더 눈부셨다.) <12:27>


 
 
 11시 19분 <지리 14 지점> 통과

길은 이제 계곡의 좌측으로 계속되고 이제 계곡은 상류로 변하여
흐르는 물의 양도 현저히 줄어 들었다.

11시 48분 <지리 15 지점> 통과

12시 06분 천왕봉에서 내려오시는  남자 산님 한 분을 만나 반갑게 이야기 하고..
잠시 후 이어지는 길은 사면을 잇고 여러 그루의 나무가 누워 버려 발길을 막아서고 ..
다시 계곡으로 내려선 길은 나무에 로프를 잡고 올라서는데
우측 암릉 아래는 절벽이라 매우 조심스럽다.

잠시 후 <지리 16 지점>을 통과하니
어느덧 삼층폭포가 보인다. (12시 24분) ^^





▷ 마지막 폭포인 마폭포 (삼층폭포랑 좌우로 나란히 있음.) 마폭포(左) 삼층폭포(右) <12:28>


 
 마지막 폭포인 마폭포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로 수통을 채운다.
선답자님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이곳에서부터 천왕봉까지 된비알이라 하였다.
아무리 된비알이라도 이제는 안심이다. 더 이상 계곡을 건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45분의 알바 있었지만 사진촬영과 길 찾는데 소모한 시간도 최소한 1시간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 마폭포 옆 바위에 피어있는 바위떡풀 <12:39>

▷ 마폭포지나 천왕봉 오름길에 피어있는 마주송이풀 <12:52>


 비록 된비알인 오름길이지만
위험요소는 사라져 룰루랄라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아내의 비명이 들린다.
벌에 쏘인 것이다. 허.. (12시 46분)
침은 나만 놔야 하는데 웬놈이 감히..
억울하지만 할 수 없구먼.. ㅋㅋ




 

▷ 천왕봉 오름길 풍경 <13:31>

▷ 오름길에서 바라본 우측 풍경 (산의 정상은 통천문?) <13:34>


  13시 26분 <지리 18> 지점에 오르자
그동안 흐릿했던 시계가 일순에 맑아지면서
시원한 소주 알바람이 불어온다. 과연 지리산이다.^^

잠시 후 한 무리의 산님들이 내려 오신다. (00산악회)
중산리에서 천왕봉 찍고 우리랑 반대로 내려오시는 분들이다.
부부 두 사람이 칠선계곡에서 올라오니까 모두들 놀라는 기색이다.



 

▷ 여기가 등로다. (된비알 너덜길) <14:00>

▷ 드디어 나타나는 고마운 철계단 (157계단) <14:09>



 13시 58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지리 19> 지점을 만났다.
이제 조금만 올라가면 철계단이 나올 것이고 천왕봉은 지척이다.

잠시후 철계단이 나타나고..
계단은 과연 157계단이었다. 헉..
존경하는 이영진님!  이 꽃을 받으소서..




 

▷ 안개구름에 싸인 천왕봉 정상은 산님들로 가득하고.. <14:25>

▷ 장장 10시간의 힘든 산행끝에 오른 감격의 천왕봉 정상에서.. <14:28>


 천왕봉..

10시간의 힘든 산행끝에 오른 감격의 천왕봉..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땀에 찌든 몰골이 오늘의 산행을 대변한다. 

오전에 힘든 등로를 치고 오를때..
아내가 내 안색을 보더니 얼굴이 창백하고
입술이 파래진다고 하면서
오히려 나보고 나더러 힘들면 말하라고 하더니..






▷ 제석봉에서 뒤돌아 본 구름에 싸인 천왕봉 <15:24>


 
 천왕봉에서 싸온 충무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데
입맛이 떨어져 반은 남긴다. 어느 분은 산에 오면 밥맛이 꿀맛이라더니
너무 힘들어서 그럴까?  ???  


다시 제석봉으로 향하는데 다리가 천근 만근 무겁다고 한다. (아내)
아마도 긴장이 풀리니 다리도 따라서 풀리나 보다. 나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휴유~
서방 잘못 만난 바람에 일주일마다 고생이 말이 아니네..




 

▷ 제석봉에서 바라본 연하봉 (맨 우측 뾰족한 봉우리) <15:28>


 입 안에 얼음 한 조각씩 넣고 제석봉에 오른다. 이제 좀 살만한데
저 멀리 연하봉이 구름속에서 나타나더니 잠시 후 사라진다. 

장터목이다..

산장에 들러 백도 통조림을 찾았으나 다 팔리고 없어
캔커피 두 개를 사서 마신 후 (아내 따뜻한 커피 나 냉커피)
잠시 산장 옆 식탁 벤치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백무동까진 약 6km 
다시 3시간 정도 내려가야 하지만
등로가 비교적 양호해 두려울 것은 없다.
잠시 후 남은 충무김밥을 모두 해치운다. (주위 도움도 좀 받음.)



 

▷ 장터목산장 하산길에서 본 흰진범 <16:09>






 

▷ 장터목산장 하산길에서 본 투구꽃 <16:19 >


 
 주능선엔 우리꽃이 가득 피었다.
큰용담, 산오이풀, 버들분취, 미역취,
수리취, 참취, 쑥부쟁이, 산구절초, 지리고들빼기,
배초향, 물봉선, 산박하, 노랑물봉선, 구절초,
마주송이풀, 투구꽃, 흰진범 등등..
 
 




▷ 참샘에서.. <17:41>


 
 망바위 지나고 소지봉도 지난다.
잠시 후 창암능선으로의 등로가 보인다. (눈도장 찍어두고)
그대로 참샘을 향해 쏟아져 내려간다. 


아까 장터목에선 그리도 힘들어 하던 아내는
여기에 오니 다시 원기를 회복한 듯
참샘 한 바가지 마신 후 옷까지 갈아 입는다.


쉬지 않고 내려오니 어느덧 백무동 
이제 추성리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차를 수배하느라 고민 중인데 아내가 소리친다. (이리로 오라며..)


여수부부산님께서 추성리로 가기위해 택시를 예약했다고 한다. ^^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상에! 우리와 똑 같은 코스를 산행한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교롭게도 우리와 똑 같은 장소에서 알바를 하셨다는 것이다. 
나만 무식(?)한 줄 알았더니! ㅋㅋ (사실 선녀탕에서 헷갈리기 쉬웠다.)


미리 예약한 택시에 동승하니이렇게 편할 수가! 
택시안에서 그분들은 숙원을 이루었다며 좋아하신다.
졸지에 칠선계곡을 답사하게 된 우리도
감격 스럽긴 마찬가지다.  


두 번 넘어지고 스틱 한 자루 잃고 (나)
벌 침 한 방 맞고 두 번 물에 빠졌지만 (아내)


우리는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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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소감..


칠선계곡은 도상거리는 10km이나 실제는 14km는 족히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므로 오름길은 최소 7시간~9시간~10시간까지 소요될 것이고
내림길도 최소 5시간~7시간~8시간까지 소요되리라 예상 합니다.


이날은 비가 조금씩 내려 계곡 산행으로 무척 미끄러운 날씨였습니다.
고로 되도록이면 날씨가 좋은 날에 오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름길이 물론 힘드나 내림길도 결코 쉽지 않는 길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산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등로는 비 지정 등산로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결코 좋지 않습니다.
서두에 제가 말씀드린대로 계곡40m반경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칠선계곡의 수 많은 아름다운 沼와 폭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비 지정 등산로를 탐방하게 되어 정말 죄송한 마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