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삼신봉 산행기▷
☞ 일시: 2003.11.16 일요일
☞ 날씨: 맑음
☞ 산행자: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
☞ 車의 길: 통영-사천-진교IC-청학동(삼성궁)-청학동매표소
☞ 산행코스
청학동매표소-갓걸이재-외삼신봉-갓걸이재-삼신봉-내삼신봉(삼신산정)
-송정굴-쇠통바위-독바위-삼거리-불일폭포-봉명산방-쌍계사
☞ 산행시각
09:30-10:10 삼성궁
10:30 청학동매표소 (산행시작)
11:15 샘터
11:30 갓걸이재
11:50-12:05 외삼신봉 (1.288.4m)
12:20 갓걸이재 (back)
12:40 삼신봉 (1284m)
13:10-13:50 내삼신봉 (삼신산정, 1,354.7m)--중식
14:40 쇠통바위
15:05 독바위 (청학봉, 1,330m)
15:30 이정표 (불일폭포, 청학동)
15:50 이정표 (청학동, 쌍계사)
16:55 불일폭포
18:00 쌍계사 (산행끝)
18:20 택시 타다
19:30 車있는 청학동매표소
21:00 사천 앞뜰식당 (석식)
22:05 통영 귀가
<산행거리 약15km 산행시간 8시간 >
☞ 산의내력
지리산 하동지역은 쌍계사,칠불사 등의 절을 비롯하여 불일폭포, 화계계곡, 청학동, 도인촌 등의 볼거리도 많다. 청학동 마을에서 삼신봉을 바라보면 왼쪽부터 쇠통바위, 가운데는 내삼신봉, 오른쪽이 외삼신봉으로 세 개의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내삼신봉(1,354m)이 그 중 가장 높지만 일반적으로 외삼신봉을 주봉으로 부른다. 외삼신봉은 조망이 뛰어난데다 지리산 주능선과 남부능선으로 가는 길목을 차지하고 있다. 삼신봉은 지리산 남부능선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동으로는 묵계치를, 서쪽으로 생불재(상불재), 남으로는 청학동을, 북쪽으로는 수곡재와 세석을 이어주는 사통팔달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산악동호인들은 삼신봉을 지리산 남부지역의 최고 전망대로 손꼽는다. 위에서 말하는 외삼신봉은 삼신봉을 말하며, 실제로 산행하면 외삼신봉 명칭을 가진 봉우리는 갓걸이재에서 한20분 동쪽에 위치한곳에 있으며, 정상석도 외삼신봉이라 적혀있었다. 또한, 내삼신봉은 삼신봉에서 서쪽으로 한 30분 떨어진곳에 위치하며 정상석에는 삼신산정이라 적혀 있었다.
그러므로 삼신봉을 중심으로 서쪽은 내삼신봉(삼신산정)이고, 동쪽은 외삼신봉 이다. 자꾸만 외삼신봉을 삼신봉이라 하여 초보들은 헷갈리므로 확실히 구분짓기 위함이다.
▲ 산행기 ▲
오늘은 지리산 남부지역의 최고의 전망대라 불리우는 삼신봉을 등반하기로 작정 하였으므로, 몇가지 준비가 필요했다.
서쪽 노고단에서 부터 동쪽 천왕봉까지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파노라마 사진이 필수인데, 그 방법을 몰라 한국의 산하에
글을 올리니, 고맙게도 몇시간후에 답장이 올라왔고 풍악님과 산이나 뱅뱅님은 이메일 까지 보내주시었으므로,
한국의 산하 동호인 여러분(산마루님,풍악님,산이나 뱅뱅님)의 도움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고 올리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이 자리를 빌어 세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그래서, 삼각대1개, 디카 밧데리1개를 구입하여
오늘의 산행에 임하니 마음까지 비장하며, 또한 든든하다.
오늘도 5시30분에 기상하여, 준비를 하니 7시다. 새벽길인데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많이 달리고 있었다.
아마도 시사 때문인가? 우리는 지난주에 시사를 마쳤으므로 마음이 가볍다. 한시간후인 8시, 사천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진교IC를 빠져나와 한적한1003호 지방도를 따라 약1시간을 올라가니 (해발700m정도) 청학동이다.
두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직진은 청학동 매표소 가는길이고 좌측으로 삼성궁이라 적혀있다. 오늘 아니면 언제 또
이곳을 방문하게 될지 모르므로 삼성궁을 관람하고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
9:30-10:15 삼성궁
이곳으로 오니 주차장 시설이 되어있고
한창 새건물을 짓고 있는데 그 생김새가
범상치 않다. 마치 동화에서 나오는 집
모양이다. 이곳에 車를 주차하고 400m를
씩씩거리며, 걸어 올라가니 삼성궁입구가
나오는데, 한 남자가 나서서 여러사람들
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다가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나이는 한 30대
초중반쯤 되어 보이는데, 수염과 머리를
길어 근엄하게 보이므로, 첫인상에 위압감을
느낀다. 마치 군에서 신병들에게 주의사항을
주지시키듯 우리에게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입구에 들어설때 징을 세번 치고 들어가야 하며,
대나무를 가로로 막아놓은 곳은 그들의 수련장이므로 들어가서는 않되며, 삼성에게 경배를 하고 난 후에
사진을 찍으라고 말한다. 성급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나를 보더니 약간 인상을 찌푸린다. 헉.
입장료는 일인당1,000원씩을 받고 있었으며,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입장료를 받겠다고
글로 쓰여져 있었다고 한다.(그 글을 나는 못보고 아내가 봄)그리고 나갈때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는
사람에 한하여 입장료를 돌려준다고 쓰여져있었다고 하는데, 누가 환불을 요청하겠는가..
내가 봐도 입장료 1,000원은 그리 아깝지 않았다.
아내와 아들은 건국전(建國殿)에 삼성께 예의를 올리고 있는사이에
나는 어떡하든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제는 사진이 글쓰는 것,
이상으로 신경이 쓰인다. 연못의 모습도
무슨 태극문양 비슷하게 가운데 바위 한 개씩을 넣어두었다.
모든 풍경이 사진에서 보듯 환상 그 자체이다. 사람도, 사물도, 분위기도..
삼성이란 환인,환웅,단군을 말하며, 민족고유의 신앙을 지향하는
민족교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안내하시는 분은 환인,환웅의 글씨가 한인,한웅으로 되어있음을
이상하게 여긴 아내가 그 글씨가 잘못된것이 아니냐 하고 물어보자 펄쩍뛰면서
모화사상에 빠진 미치광이놈들이 만들어낸 글이라며 흥분을 한다. 그 기세에눌려 반론은 엄두에도 못내고.
시찰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이분이 마침 도끼로 장작을 쪼개고 있어 한컷을 찍으니
재빨리 얼굴을 돌리는데 아차, 싶었다. 무례한 행동인지 알면서도 찍고 싶은 욕망은 어쩔 수 없다.
마침, 아들이 그런줄도 모르고 그분의 사진을 찍으려하니 "사진찍지 마세요". 한다.
그분께는 죄송스러운 일이나 그분 몰래 사진을 찍었다. 수염 기른 모습과 그 분위기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이곳에서 산정을 바라보니 오른쪽으로 외삼신봉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내삼신봉이 보인다.
내가 삼신봉에 대해 그분에게 물어보니, 그분이 처음에는 외,내를 잠시 착각하였지만
비교적 친절히 가르쳐주면서 삼신봉은 안으로 들어가 있어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삼성궁만 관람해도 2시간코스는 족히 될것 같다. 단체 관람객들이 우루루 몰려들어오는데,
아마도 관광버스에서 내린손님들 인것 같다. 아쉽지만, 본 목적이 산행이므로 청학동 매표소를 향하여
車 핸들을 돌렸다. ---삼성궁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으므로 1k 등반 한셈..
10:30 청학동매표소
제법 실랑이 (주차하기에 만만치 않았음)끝에 매표소 입구, 식당앞에 車를 주차하고 ,
입장료 2,600원 (아들은 학생이라 하니 깍아준 모양?)을 내고 직원에게 이곳에서 갓걸이재 까지 올라가지말고
중간에 외삼신봉 가는길을 물으니, 대답이 아리송 하다. 샘터에서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권장하지는 못한다 하면서 그 길은 잘다니지 않아 길을 잃어버리기 쉬우니 그냥 삼신봉으로 등반하라고 한다.
(그 길을 물은 이유는 김정길형님의 조언이 있어 물어본 것인데, 대답이 쉬원잖다.)
하지만, 일단 올라가서 샘터에서 결정을 하기로하고 산행에 들어선다.
오늘은 아들놈을 데리고 산행을 하니 아내와 항상 두사람이 산행하는 것 보다. 마음이 즐겁고 든든하다.
아들놈 나이가 어느듯 20세이고 군 신체검사까지 나와 현역입영 대상인 2급을 받았다.
내 나이 20세일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들이 벌써 20세 라니, 가는 세월이 무상하지만, 나를 빼닮은 아들을
바라보면 흐믓한 마음과 든든한 마음을 금하지 못한다. 아들과 아내는 마치 연인이나 된듯이
둘만 뒤에 쳐져 올라오고 마음급한 나는 앞으로 제법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11:15 샘터
산죽이 무성한 가운데 울울한 청송이 청량함을 더하는 숲길이다. 등로를 따라 45분 정도 오르니
샘터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좌우를 살펴보니 외삼신봉 가는길 처럼 보이는 길이 보이므로
몇발자국 그쪽으로 가니, 곧 길이 없어진다. 길이 없는 길은 가지않기로 작심하였으므로 깨끗이 단념하고
돌아서는데, 요상한 냄새가 풍겨, 발아래를 보니 아이고.. 누가 便을 봐 놓았다.
마산 천주산에서 한번 밟은 경험이 있기에 놀라 얼른 피했다. 누군지 몰라도 되게 급했던 모양이지만,
좀 멀리 가서 실례를 하지... 허허.. 샘터를 지나면서 길은 다소 가파라진다.
그러나 통나무와 바윗돌을 괴어 계단을 만들어 놓았으므로 힘들지는 않다.
11:30 안부사거리 (갓걸이재)
15분 정도 오르면 안부 사거리다. 왼쪽으로 우뚝 솟은 바위봉우리가 삼신봉이다.
오른쪽은 낙남정맥으로 빠져 나가는 길, 직진해 고개를 넘어가면 거림지구로 떨어진다. 오
른쪽이 외삼신봉 가는 길인데 자세히 보니 산죽으로 가려져 있는데 갈 수 있을 것 같다.
(올라오면서 한 등반객에게 물어보니 이 길은 사람이 잘 다니지않아 그냥 삼신봉쪽으로 가는것이 좋을것이라 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아내에게 의향을 물어보니 계획한대로 진행하자고 하여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김정길 형님이 얼마전에 이곳을 지나 외삼신봉을 가셨다고 하여 나도 형님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인데,
몇일전에 김정길 형님이 지나신 이 길을 우리 셋이서 지나니 감회가 새롭다.
11:50-12:05 외삼신봉 1288.4m
김정길 형님의 말씀대로 천왕봉 동쪽에서 남쪽의 山群인 웅석봉,이방산,감투산,구곡산,
봉명산,이명산,금산,칠성산,구재산,억불산,시리봉,형제봉,백운산,도솔산,따리봉,왕시리봉이 조망된다.
(나는 초보라 형님의 글에서 인용함.) 오늘따라 구름한점 없어, 조망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지리산의 조망은 삼신봉이 더 좋다고 하더니 과연, 그러했다.이곳에서도 북쪽 방향인 지리산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으나 나중에보니 내삼신봉에서 찍은 지리산 파노라마 사진이 더욱 멋이 있어
지리산 조망 파노라마 사진은 내삼신봉에서 찍은 사진을 택했다.
처음으로 삼각대를 설치하고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내모습이 무슨 사진 전문가 같이 보인다. 허허..
삼신봉을 외삼신봉 이라 불리우지만, 이곳 외삼신봉에는 그 이름도 선명하게
외삼신봉이라는 명칭의 정상석이 햇빛에 반짝 거린다. 동쪽과 남쪽의 조망은 삼신봉 보다 좋을 듯 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세사람 만이 정상에 있으므로 상쾌한 기분이 든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스티지 사진을 찍으니 바람이 부는데 으시시 하다.
다시 산죽길을 헤쳐 Back하여 갓걸이재(12:20)로 되돌아오니,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어,
조금전 우리만 걸었던 외삼신봉 가는길 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여기서 삼신봉을 바라보니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12:40 삼신봉 1284m
올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로 북적
이는데, 정상석을 배경으로 아들놈 사진 한 장
찍는데도 양해를 구해야만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정상에는 나이많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
는데 갑자기 합창으로 큰소리의 "야호" 소리가
들린다. 나도 예전에 산에 가면 큰 소리로 "야호"
를 외쳤었다. 하지만, 산에 입문하고 나서 그
행동이 무례한 행동 임을 여러 산님께 들은바가
있어 절대로 "야호"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예전에 소리를 질러 목이 다 쉬던 내가 참, 많이도
변했다. 지금은 오히려 그분들의 주책없는 행동을
힐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곳에 오니 이곳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봉들의 위치와 이름이 사진
으로 잘 표시되어 있어 우리 같이 초보들은 이해
하기 좋다. 그래도 나는 인터넷에서 몇번 보았기
에 아까 갓걸이재에 올랐을때 한눈에 오른쪽의
봉이 천왕봉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떤이는 이곳까지 올라오셨어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이다.
삼신봉 정상은 지리산을 한 품에 앉은 듯 호쾌한 연봉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다가와 있는 천왕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제석봉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이,
오른쪽으로 중봉 하봉이 100리 능선 길을 이루며 뻗어나간다. 내삼신봉으로 가기 위해 서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만약 북쪽 능선길을 따르면 세석산장을 지나 지리산 주능선에 다다른다. 아내가 장난삼아 "세석으로 갈래요?" 한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많아 오래 머물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13:10-13:50 내삼신봉(삼신산정) 1354.7m
내삼신봉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 내삼신봉 정상석은 ‘삼신산정’이라 적혀 있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주능선의 모습이 아까 외삼신이나 삼신봉에서 보는 모습 보다 훌륭한듯 하다. 특히 외삼신봉 처럼
아무도 없어서 그 분위가 너무 좋았고, 삼각대를 펼치기도 안성맞춤이다. 여기에서 관망하니,
좌측으로 노고단,돼지평전,반야봉,삼도봉,토끼봉,명선봉,형제봉,벽소령대피소,
덕형봉,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촛대봉,삼신봉,연하봉,제석봉,천왕봉,써리봉 까지 모조리 보이는 것이
마치 지리산을 내품안에 품는듯 하여 그 아름답고 웅장한 지리의 풍광에 잠시 넋을 잃는다.
나도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싶어 아들놈에게 부탁하니
제법 그럴듯 하게 찍어주는 것이 아닌가..아무도 없고 마침 식사시간이라 여기서 점심을 먹는데,
아침에 도시락 쌀때 밥이 많다던 아들놈, 언제 그런말 했냐는 듯, 한그릇 후딱이다.
아내가 해주는 점심 도시락은 언제 먹어도 맛이 좋다.
장어구이,마늘장아찌,김,계란말이,멸치볶음,김치 등이 말 그대로 꿀맛이다.
식후에 마시는 한잔의 커피까지..
내삼신봉부터 상불재까지는 기암절벽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능선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삼신봉에서 10여분 쯤 가면 널찍한 관통굴을 만날 수 있다. 길이 20여m, 너비 10여m, 높이 2m내외 되는
굴로 ‘송정굴’이라 불린다. 조선중기 학자였던 송정 하수일 선생이 임진왜란 당시 이 굴로 피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들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였지만 사양하고 굴 구경만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곳이 피난처로서 적당하지 않을것 같기도하고 해서 처음에는 이곳이 송정굴이 아닌줄 알았다.
나중에 쇠통바위에 와서야 이곳이 송정굴임을 눈치챘다. 아들이" 그 보세요, 사진찍었으면 좋았잖아요" 한다.
후회해 본들 버스는 지나갔고..
14:40 쇠통바위
송정굴을 지나 조금더 가면 마치 자물쇠가 얹혀져 있는 모양의 거대한 바위를 만났다.
쇠통바위다. 쇠통바위는 흥미로운 전설을 가지고 있다. 쇠통바위는 두개의 큰 바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 사이로 큰 구멍이 생겼는데 옆에서 보면 바위 가운데가 뻥 뚫려 마치 열쇠구멍을 연상케 한다.
청학동 사람들은 청학동마을에 있는 자물쇠 바위를 이 구멍에 꽂으면 천지개벽과 함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곳을 오기전 거대한 암봉을 만났는데 오를까 말까 하다가 자신도 없고 아내와 아들이 있어 포기하고
이 암봉을 지나치는데 알고보니 쇠통바위의 옆 얼굴 이었다. 김정길형님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형님은
이 바위에 올랐다고 적혀 있었다. 과연 1,200산 형님 다우시다. 이곳을 지나친 한 200m 지점에 다다른 때,
뒤에서 "야호"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한사람이 쇠통바위에 올라 소리를 외치고 있다.
그래, 저 정도 자격이면 야호를 외쳐도 될성도 싶었다.
그분의 모습이 사진에서 보듯 개미같이 작게 보인다.
15:05 독바위 ( 청학봉 1330m )
능선을 따라 15분 가량 가면 헬기장이 있는 독바위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쌍계사까지 5.8㎞를 가리키고 있다.여기서 잠시 휴식하고 다시 산죽길을 내려간다.
15:30 이정표
불일폭포 3.1km-청학동2.5km 왼쪽으로 가면 청학동으로 내려가는 원점 회귀코스요
직진은 불일폭포(쌍계사쪽) 인데 우리는 직진해 불일폭포(3.1㎞)를 지나 쌍계사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15:50 이정표
이번에도 아내에게 의향을 물어보니 청학동 회귀코스 보다 멀리 걸어야 하는 쌍계사 行을 원한다.
아내 말대로 나도 55%정도 쌍계사 쪽으로 마음이 쏠리므로 애궂은 아들만 고생을 하는것 같다.
아들이 발이 아프다고 하여 내 신발과 바뀌 신었다--한참전에..
산길은 아래로 급격히 떨어진다.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곧 계곡길이다.
청송의 푸른 그늘이 드리워진 하산길은 청량하기 그지없다. 마침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고 있는데
도망도 가지않고 그자리에 있어 아들놈이 디카로 다람쥐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길이 너덜길 이므로 조심조심 내려온다. 바위조각이 많으므로 발목이 삐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내의 만보계가 어느듯 24,000보를 기록하고 있다. 40분 가량 돌밭을 지나 내려가면 잘 다져진 흙길이 나타나고,
나무울타리가 쳐진 문을 빠져 나오면 불일폭포(0.3㎞)로 가는 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제 쌍계사는 2.1K 남았다.
16:55 불일폭포
불일폭포길은 좌측으로 난 좁은 계곡길이다.
미끄러운 바위길이라 쇠난간이 설치돼 있는데 지금 한창 보수공사 중이다.
다리도 새로 하나 만들었는데 그 다리 아래를 쳐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이다.
(다리를 설치한지 몇일 안된것 처럼 보였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니 높이 60여m에 이르는 장엄한 폭포를 만났다.
이미 주위가 어두웠으므로 카메라의 조리개를 너무 열어 삼각대를 설치하고 찍어야 하는데 귀찮기도하고
해서 그냥 찍었더니 사진이 흔들려 선명치 못하다. 그래서 이 글에 싣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한다.
물의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높은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이 폭포는 너무도 그 길이가 길었다.
마치 가느다란 실타래에서 쏟아져 내리는 눈부신 흰면사 모양으로..
불일폭포에서 되돌아 나와 하산로를 따르면 곧 봉명산방에 닿는다.
변규화씨는 이곳에서 20년 이상을 터닦고 살며 국토 모양의 연못인 반도지(半島池)와 소원을 빌 수 있는
소망탑을 세워놓았다. ‘봉명산방’은 지리산에 들어왔던 소설가 정비석씨가 이름 지었다 한다.
다시 40여분 를 내려오면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학을 불러 타고 다녔다는 환학대를 지나 쌍계사에 닿는다.
아내와 아들은 뒤에 쳐져서 내려오고 마음급한 나는 연신 아내와 아들을 재촉한다.
이곳에서는 여태까지 못보았던 단풍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는데,
아쉽게도 날은 이미 어두어지고 있다.
18:00 쌍계사
쌍계사에 도착하니 주위는 캄캄하여 전등불이 사찰내를 빛추고 있어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가 더욱 아름답다. 범종루에서는 스님들이 한창 법고를 두드리고 계셨고,
대웅전도 불빛으로 환하다. 야간촬영을 하려면 삼각대를 설치하고 조리개를 몇초동안 열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찍었더니 집에서와서 보니 촛점이 흔들려 사진이 흐릿하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한 장만(범종루 사진) 올렸다.
오늘 디카 밧데리 2개를 가져왔는데, 예상대로 봉명산방에서 부터 밧데리가 나가서 새밧데리로 교체하였다.
자꾸만 나의 산행기도 사진이 많아지는데, 老慾인가? 나도 한심하다고 느끼지만, 욕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려오면서 쌍계사 현판문을 찍기위해 삼각대를 설치하고 한창, 요리조리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트럭 한 대가 내려온다.
아내가 트럭을 세워 트럭기사분과 이야기를 하는동안 나는 사진찍는 일에만 열중하는데,
뜻밖에 트럭을 타자고 아내가 말한다. 기사분이 화개까지 태워준다며. 속으로는 콜택시 부르면 될것을
트럭을 얻어타, 남 사진 찍는것을 방해 하느냐 생각하며, 마지못해 트럭에 올라타는데,
기사님이 스님이 아닌가..(내가 트럭기사님이 스님이네..하니, 스님 ---스님은 트럭몰면 안됩니까?)
아내가 우리車 있는 청학동매표소를 이야기하자, 스님은 깜짝 놀라며 그곳까지는 1시간거리 이며,
태워주고는 싶으나 본인이 업무중이라 화개까지 태워주고 그곳에서 택시를 잡아타라고 말씀하신다.
이야기를 해보니, 스님도 산을 좋아해서 지리산 종주를 여러번 한경험이 계셨는데, 당일코스도 가능하시다며,
당신은 주로 2박3일 코스로 느긋하게 산행을 하셨다 한다. 숙박은 俗人들의 숙소는 되도록 피하고,
안면이 있는 연하천산장과 치밭목산장, 법계사등을 이용하신다 한다.
그리고 보니 스님은 사찰을 이용 할 수 있으니 우리 속인들보다 오히려 편리하다.
화계에 도착하니 스님이 잠시 기다리라며 안면이 있는 택시기사를 찾으려 가셨고,
우리는 보답할 것이 없어 가게에서 밀감 1만원치를 사서 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택시기사는 우리 있는車 청학동 까지 5만원을 달라고 한다. 얼른,승락을 했지만 여태까지 車를 회수하러 가는데
최고금액이 3만원 안팍이었는데, 좀 비싸다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시간 10분후 청학동매표소(한번 잘못된길로 알바 한5분 함.)에 도착하고서는 그 요금이
결코 비싸지 않았음을 알았다. 우리가 걸었던 길은 15km 였지만, 화개에서 이곳 청학동까지는 직선로가
없었고 하동을 거쳐 이곳까지 오는길은 엄청나게 먼거리였던 것이었다.
어둠이 내린 청학동 매표소에는 우리車 한 대만이 외로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은 도시에서 느끼지못했던 아름다운 별천지를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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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6 청학동에서 삼신봉을거쳐 쌍계사에 다녀와서..
다시 우하단에 나타나는 확대 표시에다가 클릭하면 긴 파노라마사진을 한방에 볼 수 있슴돠. ^^
***참고사항 : 11월17일 부터 12월15일까지 추계불조심기간으로 지리산 입산금지 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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