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기

지리산▲ 추억 만들기.. 한신주곡/하동바위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9. 09:47
[19]

◁지리 한신계곡-하동바위 산행기▷

 

 

 


세석산장 우체통








 ☞ 일시: 2003.09.07 일요일

 ☞ 날씨: 흐림

 ☞ 산행자: 나와 아내

 ☞ 車의 길: 통영-서진주-산청IC-마천면-백무동

 ☞ 산행코스

 백무동매표소-첫나들이폭포-바람폭포-가내소폭포-오층폭포-한신폭포-세석산장-촛대봉-삼신봉-연하봉-장터목산장-망바위-참샘-하동바위-백무동매표소

 ☞ 산행시각

09:10 백무동매표소
09:50 첫나들이폭포(630m)
10:30 가내소폭포
10:45 오층폭포(855m)
11:20 한신폭포(905m)
13:55 세석산장
14:55 촛대봉(1,703m)
15:55 연하봉(1,730m)
16:15 장터목산장
17:00 망바위
17:45 소지봉(1,312m)
18:15 참샘(1,125m)
18:40 하동바위(900m)
19:40 백무동 매표소

< 산행거리 약17km 산행시간 10시간30분 >

 ☞ 산의내력

白武洞

지리산 북부의 백무동계곡은
천왕봉 등산의 첫계곡으로 맑고 푸른물과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곳으로
중백무에서 하동바위,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으로 이르는 등산의 시발지점이며,
계곡류는 국내 최고의 여름철 가족단위 피서지로 알려져 있다.
수십개의 폭포와 기암괴석 등으로 지리산의 장엄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신비의 계곡이다.

91년 초부터 3년간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있다 94년 다시 개방된 한신(寒新)골은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 등, 크고작은 폭포들이 연이어지면서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다.

천왕봉을 오르기 위한 북쪽 등산로이자 세석고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봄, 세석고원에 철쭉이 만발하면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
여름에는 한신(寒新)계곡과 백무동계곡을 찾는 피서객으로 백무동은 분주하다.
백무동계곡은 피서지로써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 산행기 ▲


     어제밤뉴욕메츠 의 서재응 과 對 필라델피아 필립스와의 야구경기 녹화방송을 보느라
     잠을 좀 늦게 잤습니다.--01시30분 취침 (결과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잘 던지고도
     1:0 의 아쉬운 패전이었지요. 저는 야구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04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잠자리에 드니,
     아무래도 2시간30분 정도의 수면으로는 내일의 대장정이 걱정됩니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알람도 못 듣고 아침이 훤하게 밝아, 일어나니 06시20분,
     (오늘은 아내가 먼저 일어나 나를 깨웠습니다.)
     놀라서 깨우는 아내에게 오히려 담담하게 말합니다.

     "푹 잤으니 오히려 잘되었다."---아내는 늦잠 잤다고 내가 투정 부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번 산행을 마치고 얼마나 혼이 났던지 한 주, 좀 쉬었다가 가려고 했는데,
     한번 지리산에 갔다온 후,
     이상하게 지리산은 우리를 그의 품으로 자꾸만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저번 산행기 부터 존칭어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나 혼자 만이 보는 일기가 아니고 어차피 남에게 보이는 일기라
     존칭어를 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늦게 일어났지만, 서둘러 준비를 하니
     06:50에 통영을 출발하여 08:10 산청IC입니다.
     함양까지 가서 88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지리산IC(저번 뱀사골산행시 갔던 찻길)
     에서 가는 것 보다 지방도 이지만 산청IC-60번지방도-1023번지방도를 이용하니
     오히려 빠른 것 같습니다.
     (08시20분, 車기름이 떨어져 산청IC에서 우회전하면 나오는 농협주유소를 가니 아무도 없음.
     다시 산청으로 들어가 겨우 기름 넣음, 안 그래도 늦은데, 한20분 지체함 )

     09:10 백무동 매표소

     저번(피아골) 산행 시 혼쭐이 난 관계로 몇일전,
     장비점에서 보조릿지 10m와 등반에 필요한 몇가지를 구비하여 오늘의 산행에 임합니다.
     오늘은 시각이 늦은 관계로 주차비 4,000원을 지불하고 조금 올라가니 매표소가 나오는데
     재수가 좋은지(?) 매표를 하지 않고 그냥 통과하였습니다.
     다시 경찰산악구조대를 지나니 두 갈래 길이 나옵니다.
     좌측은 하동바위로 거쳐 장터목산장으로 가는 길이고
     똑바로는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처음에 이 두가지 코스를 놓고 어느쪽으로 선택할 것인가 하고 생각하였으나
     한신계곡을 주제로 하니 쉽게 코스가 결정되었습니다.

     09:50 첫나들이 폭포(630m)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날씨는 흐렸지만,
     습도는 매우 높아, 비교적 평탄한 길인데도 제법 땀이 흐릅니다.
     시간도 아침식사 시간이라,
     첫나들이 폭포 아래에서 카스테라와 믹서기로 갈아만든 쥬스로 아침을 대신합니다.
     벌써 3번째 이런식 아침식사인데, 간단하고, 깔끔해서 좋습니다.
     몇몇 등반객들이 올라가시면서 많이 잡수시라는 덕담도 합니다.^^*~~


첫나들이 폭포



바람 폭포


     10:30 가내소 폭포

     첫나들이 폭포에서 이곳사이에 여러개의 폭포(그중에 바람폭포도 있다.)가 있었지만
     눈요기만 하고 올라왔습니다. 가내소폭포라는 이정표를 보고 올라가는데,
     등로 우변에 엄청난 굉음을 내품으며 떨어지는 폭포가 있었습니다.
     (등로만 따라 올라가면 가내소 폭포를 못봄)
     줄이 쳐진 곳을 넘어 내려오니, 가내소폭포가 보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듯이 떨어지는 수량도 많았고
     그 아래 수심을 보니 시퍼런 것이 아주 깊은 것 같았습니다.
     아내는 등로에 서있고 사명감에 불탄 나만 내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내소 폭포


     10:45 오층 폭포(855m)

     철다리를 건너니 오층폭포입니다.
     가내소폭포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등로에서 벗어나
     줄을 넘어 내려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내는 위험하다고 내려가지 말라 했지만,
     전쟁시 종군기자도 아닌데 기어코 찍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오층 폭포


     11:20 한신 폭포(905m)

     한신폭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신폭포 이정표에서 잠시 쉬니 젊은이 3명이 오른쪽으로 난 길에서 올라옵니다.
     (총5명인데 남자1명 여자1명은 내려가지 않고 이정표 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음)
     그들에게 물어보니 한신폭포 까지는 제법 멀다고 합니다.
     (배낭을 여기에 놓고 가라고 했지만 그럴 수야 없지요.)
     아니다 다를까 한참을 내려가,
     그것도 위험해서 가는 도중에 아내는 쉬게 하고
     나 혼자 내려가 기어코 이 한 장의 사진을 얻어옵니다.


한신(寒新)폭포



세석산장 가는길


     13:55 세석 산장

     한신계곡을 하산하시면서 쓰신 이동준님의 산행기를 읽어보았는데,
     (한3번정도 이번산행의 지표도 되었기에) 왜 그렇게 생사를 운운하셨는지,
     올라 가보니 그 심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등로도 험할 뿐 아니라 급경사로 그야말로 소금땀 코스입니다. 
     어두운 그 계곡을 헤드랜턴을 쓰고 내려왔을 동준님과 사모님을 생각하니,
     그때 그 두분이 얼마나 힘든 하산을 하였는지 안봐도 알겠습니다.
     올라오는 도중에 부부인 듯한 남녀가 쉬고 있는데,
     여성분은 아예 눈을 감고 목을 뒤로 젖히고 앉아있고, 남자분이 우리에게 말합니다.

     "힘드시죠."

     "너무, 힘들어서, 말도 잘 안나오네요."---아내

     "내려오시는 길입니까?"---나

     "아뇨, 올라가는 길입니다."---그 남자분

     "야아, 우리도 추월하는 사람이 생기네."---올라가면서 흐뭇해하는 우리

     잠시후, 황급히 내려오는 두남자

     "혹시 남자한분과 여자한분 못 보았습니까?"

     알고보니, 올라오는 도중에 여성분이 다리가 풀려 다리를 다쳐 구조하러 내려가는 일행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에게 추월 당할 사람들이 있겠나."---다시 제자리에 온 우리

     아, 조금만 올라가면 세석산장 이라는데, 세석산장을 1km 앞에 둔 지점이 클라이맥스입니다.
     (마치 나, 세석을 보려면 이정도 고생은 해야 해 하는 듯 합니다.)

     드디어 능선에 도착하니 전방으로 세석산장이 나타나고 좌측으로 세석평전이 펼쳐집니다.

     (아내는 이곳에 올라오니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합니다.
     광활히 펼쳐치는 세석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나는 이제 고생이 끝났나. 하는 마음이 더 앞서 있었는데,
     역시 감성은 여성이 남성에 앞서는 듯 합니다.)

     세석 산장을 바라보는 능선에 앉아 좀 늦은 점심식사를 합니다.
     너무 힘들어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밥맛이 별로 지만,
     체력을 위해 억지로라도 먹고있는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집니다.

     (마침, 다행으로 식사 하는데는 큰 지장은 없었고, 조금 후에 그침)

     세석산장도 구경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식수도 보충하고 난 후,
     다시 장터목쪽으로 걸어가는데, 세석산장에서 싸이렌 소리가 나면서
     오늘 오후 게릴라성 소나기가 예상되오니 하산하시는 등반객은
     안전산행에 유의하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지난주에 혼이 난 지라, 이젠 여간 조심스럽지 않습니다.

     (밥 먹을 때 맥주로 지리산신에게 꼬시레 까지 함---안전산행을 기원하면서)

     하늘에서 벌써부터 한번씩 꽈르렁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세석산장



지리산 안내도



세석평전


     14:55 촛대봉(1,703m)

     잘 닦아놓은 세석 등로를 따라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촛대봉에 도착하니
     먼저 오신 등반객이 한10명 정도 계십니다. 촛대봉은 gas로 시야가 좋지 못합니다.
     마음이 급한 우리는 서둘러 촛대봉을 지나칩니다.
     촛대봉 지나,
     지도상에는 삼신봉이 있는데 오는 도중에 삼신봉 이라는 이정표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높고 아름다운 곳이 삼신봉이 아닐까 싶어
     나름대로 생각하고 사진에 삼신봉이라고 적었는데,
     사실 유무는 미확인이오니 삼신봉은 그렇게만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촛대봉 1,703m



삼신봉 가는길



중앙에 있는 나무가 半生半死 나무


     15:55 연하봉(1,730m) 烟霞峰

     장터목산장 0.8k 앞에 연하봉이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연하봉으로 가는 길도 아름다웠지만,
     지나친 후, 장터목 쪽에서 연하봉을 보니 더욱 연하봉이 아름답습니다.

     아..
     시간만 넉넉하다면 여기서 쉬면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면 좋으련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물질적으로 궁핍하지도 않으면서 너무도 여유(시간)가 없습니다.
     언제,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로이 자연을 벗 할 수 있을지,

     시간과 돈이 함께 많아야 진정한 부자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연하봉 가는 길



장터목 쪽에서 본 연하봉


     16:15 장터목 산장

     연하봉 에서 장터목 쪽으로 가는데 아내가 자꾸만 뒤로 쳐집니다.
     아까 세석까지 올라올 때는 오히려 나보다 싱싱하였는데,
     산행시간 7시간이 되자 아내가 지친 것일까요,
     내가 기다려주는 횟수가 점차 많아집니다.
     연하봉에서 한 10분 걸어오니 낯익은 건물이 보입니다.
     저번 천왕봉 등반시에 와 보았던 장터목산장입니다.
     여기서 커피를 주문하니 캔커피 뿐이라,
     아내는 따뜻한 레츠비커피를 나는 시원한 레츠비커피를 마십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지난번 천왕봉 산행때 우리는 중산리로 내려갔는데,
     그때 아내는 반대방향인 백무동 쪽을 보면서 언제쯤, 백무동으로 갈수 있을까?.. 하였는데,
     불과 한달 남짓 후인 오늘 이곳을 내려가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합니다.

     지난번 산행시는 사람들로 들끓었는데, 대목밑이고 휴가철이 지났으므로
     장터목 산장은 등반객 몇 명만이 있어 호젓한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보니 세석산장도 오늘 처음 이지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 오면 예약 없이도 숙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갈 길이 급한 나그네 둘은 백무동 쪽으로 하산합니다.
     한15분 내려오니 부부 인 듯한 두분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장터목 산장에 사람이 많던가요?"

     "아뇨, 너무도 한적합니다. 두분 아마 예약 안 하시고 오셨어도 오늘만큼은 손님 대접 받을겁니다."

     --- (그분의 아내를 보니 살이 좀 풍부하다. 아마도 천왕봉 오르시려다,
     지쳐 숙박하고 가실 모양입니다. 나의 추측.)


장터목 산장



장터목 산장의 우체통


     17:00 망바위

     장터목에서 1.5km 내려오니 큰바위가 나옵니다.
     이름하여, 망바위 인데,
     저번 천왕봉 가는 길에 있는 망바위 보다 몇배로 덩치가 큽니다.
     여기서도 빨치산들이 망을 보았을까?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이곳에서 볼 때는 도저히 저 위를 올라갈 수 없기에..


망바위


     17:45 소지봉(1,312m)燒紙峰

     이곳을 오기 전 17:30 드디어 비가 내립니다.
     얼른 판쵸우의를 입었습니다.
     걸어가는데 아내가 저번 산행시에 아팠던 왼쪽 무릎이 또 아프다고 하여
     판쵸우의를 입은 상태에서 소염제연고를 바르고 탄력붕대를 감아주었습니다.
     한20분 후..
     비가 그치고 다시 판쵸우의를 벗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기온도 서늘하여,
     판쵸우의를 입어도 전혀 덥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튼튼하게만 여겼던 아내가 자꾸만 아프다 하니,
     앞으로 장거리 산행은 좀 고려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이 이후 아내의 하산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느렸고
     결국은 오늘, 헤드랜턴을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 하동바위 코스는 한신계곡 코스보다 등로 상태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18:15 참샘(1,125m)

     장터목에서 3.2km 지났으므로, 절반 넘게 내려왔습니다.
     아직까지는 햇살이 있어 사진 찍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물도 마시고, 얼굴도 씻고 하는데, 아무도 없어 좀 음산한 기분도 듭니다.

     가만히 보니, 이정표 옆에 구급함이 보이는지라,
     아내가 열어보니,
     그 안에 로숀식소염제, 붕대, 반창고, 소독약, 소화제, 등이 들어 있었고
     아마 랜턴까지 들어있었던 모양인데, 현재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랜턴은 사용하고 난후 백무동매표소에 반납하라는 글이 있었음.
     (아마도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모양으로, 무척 인상적이라 일부러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이제 아내는 스틱을 양손에 쥐고 내려갑니다. 그러자, 좀 속도가 빨라지는 듯 합니다.


참샘


     18:40 하동바위(900m)

     옛날 하동군수가 지리산 구경와서 실족하여 떨어져 죽은 바위랍니다.
     그래서 하동바위인데,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어두워 사진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생략했습니다.
     어째든 조금후면 어두워지므로 미리 아내와 나는 배낭에서 헤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씁니다.
     19:05분
     더 이상 가다가는 부상우려도 있어 드디어 헤드랜턴을 켭니다.
     실전에서 처음으로 헤드렌턴을 켜고 내려옵니다.
     간간이 뒤를 돌아 아내의 길을 비추어 줍니다.
     아내도 헤드랜턴을 하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꾸만 뒤를 비추어줍니다.
     길 좌측은 계곡인데 미끄러져 떨어지면 그야말로 축 사망입니다.
     하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한 30분 내려가니,
     인가 불빛이 보입니다.
     하동바위 코스는 계곡이 없어서 내려오는데 애로사항이 없습니다.
     내려오면서 우리가 이 코스를 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화자찬하고 내려올 정도였습니다.

     19:40 백무동 매표소

     아침 09시10분에 올랐던 백무동 매표소를 10시간30분 후에 내려옵니다.
     몸은 피곤하여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백무동매표소도 사진을 찍었지만, 깜깜한 밤중이라 사진이 별로 입니다.
     밤이 되니, 매표소 지붕아래에 디지털광고판 같은 것이 화면이 바뀌면서 다 돌아갑니다.
     깜깜한 산중속 에서 보니, 신기하기조차 합니다.

     이제 상인들은 거의 철시를 하고 주차장 입구에 있는
     백무산장 이라는 음식점에서

     마천고을 동동주 한 병과 파전을 시켜놓고 아내와 마주앉아
     동동주 한잔을 같이 들이키며 묻습니다.

     "재미가 있었소?."---긍정적인 답이 나올 것으로 바라며..

     "재미있어요."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밥이 나오는 일도 아니건만,

     17km의 장거리 산행을 하고 난 후,

     몸은 비록 만신창이가 되어 천근만근 이지만,

     어둠이 내린 마천마을 백무산장에서 마시는 동동주 한잔은

     오늘의 피로를 말끔히 가시게 하였고 ,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
     .
     .
     .
     .
     .2003.09.07 백무동에 다녀와서..





어둠이 내린 백무동매표소

Serenade -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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