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 2014.02.23 (7시간 09분) [충북 영동]
태소마을~어류산~마니산~엘로힘연수원
지난번 영동 갈기산 산행시 보았던 마니산이 궁금하던차, 선답자님들의 어류산~마니산~노고산 산행기에 뽐뿌질을 받아 중국발 미세먼지 경보발령에도 불구하고 멀리 충북 영동으로 향한다.
(애초 계획은 노고산까지 찍고 죽산마을로 하산하려고 하였으나 느린 걸음과 아내의 원망이 두려워(?) 엘로힘연수원으로 탈출함)
05시 56분 - 통영 출발 07시 08분 ~ 07시 40분 - 덕유산휴게소 (아침식사) 07시 54분 - 무주 l.C 08시 18분 - 태소마을 도착 08시 29분 ~ 15시 38분 - 산행 15시 49분 ~ 15시 54분 - 렉스턴승합차 타다 16시 00분 - 태소마을 출발 16시 30분 ~ 17시 04분 - '순대고을' (저녁식사) 17시 27분 - 무주 l.C 18시 55분 - 통영 도착
금산 l.C로 빠져 나올 줄 알았는데 무주 l.C로 인도하는 내비의 지시대로 운행하자 불과 24분 만에 들머리 태소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무주 l.C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길이 거의 고속도로 수준) 도로변에 커다란 자연석으로 만든 태소(太沼)마을 표지석과 마을유래가 적혀있는 빗돌이 세워져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류산의 어는 '어거할' 御 '머무를' 留 를 쓰는 산으로 고려말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공민왕이 잠시 머물렀던 산이라 하여 御留山으로 불린다. 태조마을에서 바라보는 어류산은 마치 고래등처럼 생겨 첫 눈에도 山勢가 범상치 않아 한 번 보면 누구나 호기심을 자아내는 산이다.
뒤돌아본 태소마을 전경
산행채비를 마치고 태소마을로 들어서니 침입자의 등장을 알리는 충직한 견공들의 초인사가 요란하다. 이른 아침 고요한 마을의 정적을 깨뜨리는 것 같아 신경이 좀 쓰인다. 이 동네는 집집마다 견공 한 마리씩은 있는 듯하다.
마을입구에서 5분쯤 올라오니 차단기가 보이고, 차단기를 넘어 다시 7~8분쯤 어슬렁거리며 올라가니
포장도로가 끝나는 곡각지점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초입이다. 초입은 그 흔한 리본 하나 없는 산길이 이어지는데,
초반부터 된비알에다가 길은 전혀 없지만 자세히 보면 발자국 같은 것이 보이고 날등을 준수하여 이리저리 잘 살펴 오르면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금강과 들머리 태소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위로 올라선다. 산 아래서 보았던 바위 절벽위로 올라선 셈이니 탁월한 조망이 전개되지만 망할놈의 중국발 미세먼지 바람에 별 볼일이 없다.
정류소 옆에 삐딱하게 세워놓은 우리차가 뚜렷하게 보인다.
시루봉, 노고산 한 번 더 쳐다 보고
몇 발자국 걸어가니 곧 어류산 전위봉이고
전위봉을 지나 어류산 정상 아래 암릉지대에서는 가야할 능선이 차례로 펼쳐진다. 전방으로부터 441봉~554봉~마니산 (사자머리봉은 554봉에 가려 보이지 않음)
표식에는 '2012년 5월 22일 3305번째' 라 적혀있다. 들머리 태소마을에서 이곳 정상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다른 분들의 산행기를 보니 불과 50분 만에 올랐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 느린 것인지 그분들이 너무 빠른 것인지.. 아무래도 전자가 ^^; 정상에서 사과 하나 깎아 반쪽씩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었다 간다. ^^
좁은 정상의 고스락은 고도감은 있지만 스릴감은 느낄 수 없는데 정상의 북쪽면이 평평한 능선길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잠시 후 짧은 알바를 하게 되는데..
정상에서의 조망은 기가 막힌데 망할놈의 중국발 미세먼지 바람에 완전히 오늘 장사 망쳤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연결되는 편안한 능선으로 걸어가니 새마포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옳다구나 싶어 리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니 길은 북쪽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다. (나중에 길도 희미해지고) 아차! 알바구나 싶어 다시 빽하니 아내, 예외 없이 지도를 내 보여라 둥 문책(?)이 들어온다. ^^; 결론으로 말하면 어류산 정상에서 가야할 길은 서쪽 급경사 사면을 쏟아져 내려가는 길 밖에 없다. 물론 길은 없다. 서쪽으로 향하되 우측 1시 방향으로 좌표를 잡아 내려가면 희미하나마 발자국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심에 찬 아내는 주저하는 기색이 완연한데.. 이 지점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다가 알바임을 눈치 채고 다시 어류산 정상으로 빽했다.
10시 35분. 길도 없는 급경사 사면을 한참 쏟아져 내려가는데 반대편에서 웬 산님 한 분이 올라온다. (30대 후반) 어찌나 반갑던지 -"거기가 길입니까?" 하니 ="길이 따로 있습니까! 올라가면 길이지요." 한다. 결국 뚜렷한 길은 없고 대충 치고 올라오는 모양
하지만 이이가 올라온 족적을 따라 내려가면 되니 이제는 한시름 놓은 셈이다. 예사 산꾼이 아닌 줄 알았던 캐논 디세엘알 카메라를 목에 건 젊은(?) 산님은 뜻밖에도 우리와 들머리가 같은 태소마을에서 올라왔으며 임도를 빙빙 돌아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처가가 이 근처인데 산이 하도 기묘하게 생겨 올랐다고 실토한다. 그런데 이 산님 산 이름도 몰라 이 산이 어류산이라 가르쳐 주고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젊은 산님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다. 서로 각자에게 대단함을 느끼면서.. 우리가 볼땐 그가 대단하고 그는 우리가 대단하고.. ^^
다 내려온 후 본 가야할 등로, 여름철이라면 가시넝쿨 바람에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산이 낮아서 그런지 어류산 하산길이 그리 힘들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일단 1차 관문은 통과! 아내의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이제 남편을 믿습니까? 하니 아직은 말이 없다. 그만큼 하산길이 황당했던 것.
뒤돌아본 어류산
산판길에서 다시 한번 바라본 어류산
어류산에서 내려와 441봉으로 가는 길은 직등길이 아닌 우측으로 에돌아가는 우회길인데 우회길은 임도 같은 산판길이라 발걸음도 가볍게 진행할 수 있다. 이제 믿습니까? 하니 그제야 믿는다고. ^^
산판길에서 바라본 올라야할 554봉
산판길을 따라 걸어가면 554봉으로 이어지는 안부로 연결되는데 안부에서 바라보면 아까 만났던 그 젊은 산님이 올라 왔다는 임도가 내려다보인다. 그리곤 다시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지만 등로의 상태는 훨씬 양호하다. 이제는 등날을 준수하여 치고 올라가면 된다. 중간에 갈림길이 보이나 무시하고 등날을 준수한다.
안부 지나 554봉 오름길에서 뒤돌아본 441봉과 어류산
554봉 오름길
안부 지나 554봉 마지막 오름길에서 뒤돌아본 441봉과 어류산 554봉 마지막 오름길에서는 1시방향으로 에돌아 올라가면 곧 554봉 정상부의 너럭바위에 올라설 수 있다.
554봉 정상부의 너럭바위 이 지점을 지나면 평탄한 길이 잠시 이어지는데 11시45분~12시 10분까지 25분 동안 평편한 554봉 정상에서 보온도시락에 싸온 따뜻한 밥과 김, 배추김치, 무우김치, 오뎅, 매실장아찌, 마늘무침, 오징어포, 입가심 커피까지 아내의 정성이 가득 담긴 호사스런(?) 점심을 즐긴다.
식후경 - 가야할 길이 너무나 평탄해 보이지만
곧 급경사 내림길을 쏟아져 내려가야 한다.
급경사 내림길에서 바라본 사자머리봉
안부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 조망 (월이산) 곧 사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좌측은 엘로힘연수원 하산길이고 우측은 마곡리 하산길이니 버리고 직진 오름길로 향한다.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에 보이는 119 위치표시 마니산-6
119 위치표시 지나 5분 후 오름길에서 뒤돌아 본 554봉 오늘 세 번째 오름길을 오르고 있는 중
다시 3분 후 바라본 554봉
다시 5분 후 바라본 554봉 사자머리봉도 554봉 오름길 처럼 마지막 오름길에서는 1시방향으로 에돌아 올라간다.
사자머리봉 마지막 오름길
뒤따라올라 오는 아내
사자머리봉 전망바위에 올라 다시 한번 조망을 휘이~살핀다. 우측에 보이는 산은 노고산과 노고산 전위봉
사자머리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월이산)
줌으로 당긴 월이산
사자머리봉 전망바위에서 줌으로 당긴 갈기산~월영산 라인
사자머리봉 전망바위에서 줌으로 당긴 천태산~대성산으로 이어지는 라인 - 망할놈의 미세먼지 이~노~옴~
사자머리봉 전망바위에서 해찰을 마치고 조금 걸어오니 서래야 박건석님의 표식이 매달린 곳이 나타난다. 이곳은 어디가 정상인지 정확한 지점을 정하기는 조금 애매하게 되어 있어 편한 곳에 설치한 느낌이 든다. 다시 마니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다시 산길은 내리막길로 변하지만 이번에는 깊게 떨어지지 않는다. 편안한 내리막길을 얼마쯤 내려가면 안부가 나타나는데
중심이재
이 안부가 바로 중심이재이다. 리본이 많이 매달린 왼쪽은 중심이마을(엘로힘수양원)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평계리 평촌마을로 이어진다.
『중심이재에서 다시 한 번 짧게 치고 오르면 너럭바위인 마당바위를 만나게 된다. 향로봉의 모습을 가장 멋지게 마주할 수 있는 전망대다. 어류산과 마니산 사이에 우뚝 선 향로봉의 위용은 단연 압권이다. 거의 100m가 넘는 수직 바위봉으로 이루어진 향로봉(520m)은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일 것이다.』- 가을하늘님의 글에서 발췌
마당바위에서 내려다본 엘로힘[Elohim]연수원
향로봉 아래 요지에 자리 잡고 있는 엘로힘(히브리 말로 '하나님들' 이라는 뜻) 연수원은 그 규모가 커서 원래 골짜기의 주인인 중심이 마을은 곁방살이처럼 되어 있다.
마당바위 위 짧은 슬랩지대 슬랩에는 '부처손'이 많이 붙어 있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을 피해 남쪽으로 쫓기던 공민왕이 쌓았다고 한다. 산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낮고 볼품이 없어 모르면 그냥 지나치기 일쑤일 것이다.
마니산성터 지나 우측에 보이는 암릉군 직등은 할 수 없고 왼쪽으로 에돌아 올라가면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대로 올라서니 후답자님들이여 이 포인터 지점을 놓치지 말지어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 사진에 클릭! 하면 산이름 나옴
맨 왼쪽 봉우리가 조금전 파노라마 사진을 돌렸던 바위전망대이다. 1분 후 마니산 정상이다.
마니산 정상
정상에 오니 오석 정상석과 키높은 삼각점 [이원 302 1980재설]이 반긴다. 서쪽 동골산 쪽은 리본이 많이 보이고 우리가 가야할 남쪽 노고산 쪽은 리본이 몇 개만 보여 대조적이다. 여기서 제주 진지향 반쪽씩 나누어 먹으며 물도 마시며 잠시 쉬었다 간다. 정상석에는 마당바위1.1km-축성0.3km라 적혀 있다. 그나저나 어느덧 산행한지 6시간이 되어간다. 아무래도 노고산은 포기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리막길은 아름다운 암릉구간이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축성, 그럴 리야 없겠지만 돌이 우르르 내려앉는 날엔.. ^^;
암릉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멀리 백두대간 라인도 보여야 하고 가까운 백화산도 보여야 하지만.. 꽝 맨 아래의 2013년 11월 영동 갈기산 산행시 촬영한 파노라마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암릉길 전망대에서 본 하산루트
뒤돌아본 아름다운 암릉길
동골산~갈기산~월영산
로프지대
연이어 이어지는 로프지대
오정저수지와 봉화산
무엇보다도 아내의 원성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니 이쯤에서 내려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미련없이 직진한다. 노고산아~ 잘있거라 이제 가면 죽을때까지 니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하며 미련을 떠니 예외없이 아내의 십팔번이 돌아온다. ="당신 혼자 갔다 오소."
하산길에서 바라보는 마니산의 산릉은 설악산을 방불케 한다.
빠져 나온 곳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엘로힘연수원 구경이나 갈까 하다가 그냥 내려가는데 렉스턴 승합차 한 대가 보인다. 처음에는 엘로힘연수원 차로 알았는데 도토리를 주우러 온 유산객들이다. (그리고 보니 이 산은 유난히 도토리가 많았던 것 같다.) 화투 칠때 정시도착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렉스턴승합차와의 만남이 딱 그 짝이다. ^^ 고마운 렉스턴에는 여인 두 분과 운전자 남성 한 분이 계셨는데 차 태워 주는 것도 고마운데 쵸콜릿까지 권한다. 에구~
봉곡교 다리에서 본 그림처럼 아름다운 금강변 풍광
저기 보이는 산 중에서 오늘 분명히 탄 산이 있을 것인데.. 아리송?
맛집 검색하여 찾아간 영동시장 안에 있는 '순대고을' 집의 모듬순대와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목구멍에 낀 미세먼지를 벗겨내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흐르는 음악은~ 부족한 사랑 - 박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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