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 2013.08.18 (알탕 포함 6시간 40분) [지리]
거림~큰갓걸이골~삼신봉~한벗샘~자빠진골~거림
불볕더위
지리에는 들고 싶고 그렇다고 이미 답사한 곳은 가기 싫고 허리시술로 집에서 안정을 취하겠다는 아내를 데리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험난한 미답지를 나 홀로 들기는 자신이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언제나 도우미가 되어 주시는 원호님을 꼬드겨 단둘이서 지리산행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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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만나기로 했지만 두 사람다 약속시간 보다 일찍 오는 바람에 거림휴게소 평상에서 충무김밥으로 이른 아침을 먹은 후 (5시 30분경) 6시 00분. 오늘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리로 내려가면 거림계곡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나타나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철교를 건너면 운주선원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이어지지만 버리고 우측 계곡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초반 갓걸이골은 집채만 한 바위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 고전을 예상케 합니다.
지리 원시계곡 골치기할 때는 작은 돌 하나도 조심스럽게 밟아야 합니다. 자그마한 돌 한 개로 인해 이빨이 빠져 우르르 무너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올라가면 갈수록 난이도가 낮아져 큰 애로사항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올라오는데 리본이라고는 없어 이곳은 산꾼들이 안 오는 곳인가? 하며 의문 부호를 가졌지만 그 의문도 고도 778m(동아지도 GPS고도) 지점 즉 지도상 합수지점에 오자 자연히 풀립니다. 바로 지리산행의 가이드 늘산님의 빨간리본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좌우 골이 갈라지는데(지도상) 실제로 와보면 우측 계곡의 존재는 미미하니 알바할 염려는 없을 듯 (우측에 흰색 리본이 걸려 있음) 좌-큰갓걸이골 , 우-작은갓걸이골
거품산우회는 원호님과 두 번째 대간을 함께하는 산악회라고 반가워 하심.
늘산님 리본을 따라오니 키 낮은 산죽지대가 계곡을 좌측으로 두고 우측 산 사면으로 이어지는데요, 조금 진행하니 고로쇠 물통이 보이고 길은 다시 계곡 쪽으로 빠지는 것 같지만 정방향은 조금 빽하여 마치 산으로 올라가는 느낌의 오름길을 올라가는 것입니다. 오름길은 곧 좌측으로 기역자로 꺾이더니 자연스럽게 키 큰 산죽길로 이어지면서 리본이 보이는 등로로 연결됩니다.
이 부근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과일등으로 얼요기)
언제나 고마운 늘산님 리본
이 지점은 분명히 정등로가 맞는데 덩굴과 잡목이 엉켜있어 그냥 통과할 수 없습니다. 보통 이런 곳에서 고전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사진에서 보시듯 정글도로 길을 째시는 원호님 덕에 공다지로 ^^
이 지점에서 등로는 우→좌 로 연결되는데 직진은 삼신봉 방향이지만 길이 없고 좌측 늘산님 리본이 걸려 있는 곳이 갓걸이재로 올라가는 정등로입니다.
말은 물론 발걸음조차 소리 나지 않게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접근함
(잠시 후 남자 산님과 뒤이어 그의 부인이 올라오심.)
(얼핏 보면 전혀 길이 있어 보이지 않음)
(삼신봉 정상에 오르니 강한 바람이 불어 그동안 흘린 땀을 날려 보냅니다. 오늘 산행의 주목적은 미답지 큰갓걸이골과 자빠진골 답사지만 이런 장쾌한 조망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납니다. 파노라마사진을 돌리고 있으니 아까 갓걸이재에서 만난 부부산님이 올라옵니다. 남편 되시는 분은 좀더 일찍 올랐으면 더 아름다운 조망을 보았 을 것이라며 탄식하시더니 우리가 내삼신봉으로 가는 줄 알고 조금 짧은 코스네요. 하시기에 금일 우리의 코스를 알려드리니 거림에서 갓걸이재로 올라오는 코스가 있느냐며 화들짝 놀랍니다. 우리더러 전문산악인이라는 얼토당토 없는 찬사(?)를 뒤로 하고 우리 먼저 삼신봉을 내려갑니다. ^^
(커서를 대면 손가락이 나타나는 다른 사진도 클릭! 하면 큰 사진)
(김종수님 말씀처럼 한벗샘까지는 룰루랄라 연속인 부드러운 능선이 전개됩니다.)
오늘은 민폐를 의식해서 16-35 장착 디카 한 대만 지니고 산행하니 이쁜 아가들을 제대로 데리고 올수도 또 많이 데리고 올수도 없습니다. 남부능선에는 이 아가들 말고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아가들이 있었답니다.
너덜겅 연속이라며 차라리 지형도상 1321m봉 동남릉을 권유하신 문종수님의 말씀이 무색할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고 경사도도 급하지 않는 완만한 너덜길이 이어집니다.
(자빠진골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쉽고 골도 짧은 듯하니 남부능선에서 거림으로 하산시 유용한 지름길 루트입니다. 너무 쉽게 너무 빠르게 빠져나와 허탈감 마저 생깁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지리 03-03지점이 나오고 조금 더 내려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션하게 알탕을 한 후 거림의 모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늘의 산행을 마칩니다.
'지리산행 치고 힘들지 않은 산행은 없다.' 는 저의 명언(?)이 오늘 만큼은 무색할 정도로 그렇게 힘든 산행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원호님 없이 나 홀로 산행했다면 이런 넘찐 말은 못합니다.)
귀가길..
쏟아지는 수마 때문에 이 뺨 때리고 저 뺨 때리고 ㅠ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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