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었지만 호기심 많은 아내에게 포착된 '으아리' 랍니다.
"숨으면 누가 못 찾을 줄 알고" ㅋㅋ
으아리 옆에는 꼿꼿한 자태를 뽐내는 '선씀바귀' 가 보이고
때마침 '멍석딸기'의 꿀을 따러온 꿀벌이 포즈를 취해 주네요. ^^
그런데 이겐 웬 떡! 그 촬영하기 어려운 세줄나비 그것도 덩치가 커다란
'왕세줄나비'가 떡하니 앉아서 나 잡아 잡수~ 하며 촬영을 허락합니다. ^^
날개를 접은 위 사진속 '왕세줄나비'
왕세줄나비를 담고 흡족한 마음으로 이젠 가려고 하는데
나도 데리고 가라며 '삽사리' 가 나타납니다. 에구~
그러자..
불쑥 등장한 우락부락하게 생긴 '갈색여치'
기왕 데리고 가는거 나도! 데리고 가슈! 하며 나뭇잎 속에서 나옵니다. 그럼, 그럼 ^^
욕심스럽게 갈색여치까지 데리고 가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산골무꽃' 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하나만 데리고 가면 정이 없다고 해서.. '산골무꽃' 2
기왕이면 다홍치마라 삼 셋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산골무꽃' 3
이제 진짜로 가려고 하는데 오잉? '부처나비'가 나타나더니 공양 좀 하고 가라고 합니다. 에구~
이 아이 말고 부처사촌나비도 있는데 이 아이는 오리지널 부처나비 맞습니다.
'오빠 기왕 늦었으니 나도 좀 데리고 가세요." 하며 당당히 얼굴을 내민 '으아리' 가 윙크합니다.
이그 이러니 산행이 아니라 산유람입니다. 하지만 볼거리가 많은이런 산행이 독자들에겐 더.. ^^
이쁜 아가들 데리고 온다고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철계단을 오르면 곧 봉수대인데 또 발목을 붙잡는 아이가 나타납니다.
발목을 붙잡은 아이는 커다란 표범나비입니다. 쥐똥나무의 라일락 향취가 녀석을 유인한 것이죠.
표범나비는 비슷비슷해서 저의 수준에서 정확한 판독은 불가능하지만 '큰표범나비' 로 동정합니다.
철계단을 오르는데 옆에 핀 하얀 꽃나무가 안면이 있는데 이름이 가물가물
가막살나무도 아니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서야 아! 맞다! '층층나무' 다. ^^
올라선 봉수대에는 봉수대 안내석과 아무도 없는 빈 산불감시초소가 보입니다.
봉수대 안내석
(사진에 클릭하면 글씨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봉수대에서 100마로 억지로 재현해 낸 사천 와룡산
사천 와룡산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오늘의 視界는 좋지 않습니다.
봉수대를 환하게 밝히는 '기린초'
봉수대에서 바라본 고성의 와룡산으로 불리는 향로봉
나중에 저 길을 따라 가리미고개로 원점회귀해야 합니다.
봉수대에서 만난 '귤빛부전나비'
보통 나비는 들이대면 잽싸게 달아나지만 간혹 오랫동안 꼼짝하지 않는 아이도 있지요.
이 아이는 촬영하기 쉽게 한참 포즈를 취해 주었답니다. 혹시 내가 마음에 들었나? ^^
좌이산 정상 (봉수대 바로 위)
삼각점과 정상석이 보이고 북쪽과 서쪽은 깎아지른 절벽입니다.
좌이산 정상에서 100마로 당겨 바라본 삼천포 화력발전소
본카페 회원이자 지리산꾼인 산용호아우님이 근무하는 곳
바다건너 남해의 산군이 보여야 하건만 망할 놈의 박무 땜시 ..
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봉수대와 자란만 그리고 한려수도의 작은 섬들
저 바닷물의 색깔이 옥빛이고 뿌옇게 깔린 박무가 걷힌
깊고 푸른 겨울바다였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할 2봉과 3봉
저길 가려면 다시 철계단으로 빽하여 암릉지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야합니다.
철계단으로 빽하니 아까 큰표범나비가 있었던 쥐똥나무에
이번에는 '네발나비' 가 꿀을 빨고 있습니다.
좌이산 내림길에는 이렇게 기린초 군락이 화원을 이루어
많은 나비들이 날아다닙니다. 흰나비, 노랑나비 등등
기린초의 꿀을 빠는 '노랑나비'
좌이산 암릉길에 화원을 이루고 있는 '기린초'
이 아이를 담고 있는데 한 무리의 남녀 산객이 올라오는데,
그들의 손에는 뭔가를 캔 노획물이 보입니다.
산에서는 그저 그림 만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좌이산 내림길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찔레꽃'
올려다 본 좌이산 정상은 산세가 제법 옹골찹니다.
좌이산 지나 2봉 가는 길에서 만난 '억새노린재'
오늘 이곳 좌이산에서 가장 많이 날아다니는 '배노랑물결자나방'
이 지점이 나중에 빽해서 청룡사로 하산해야 하는 삼거리입니다. 지금은 버리고 직진합니다.
삼거리를 지나 조금 올라오니 2봉 못미친 지점에 전망바위가 나타납니다.
전망바위에서 고성 거류산~통영 벽방산~통영 미륵산을 관측하지만 망할놈의 박무가!
2봉 전망바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2봉 전망바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100마로 당긴 좌이산 정상부에는 아까 마주친 산님들이 보이는 군요.
2봉 전망바위에서 100마로 당겨 재현시킨 통영 벽방산
(실제는 보일 듯 말 듯 잘 안 보이는데 이럴 땐 렌즈의 눈이 사람의 눈보다 낫습니다.)
다시 되돌아 온다는 말에 아내는 2봉 전망바위에 퍼질러 앉더니 당신만 다녀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홀로 3봉까지 진행하기로 합니다. 2봉에서 좌이산 한번 더 바라보고
2봉 내림길에 피어있는 '괭이밥'
2봉 내림길에 피어있는 엉겅퀴와 엉겅퀴의 꿀을 빠는 '호랑꽃무지'
얼핏 보면 벌처럼 보이지만 벌이 아니고 꽃무지랍니다.
그것도 호랑이 무늬가 있다하여 호랑꽃무지
2봉 내림길에서 만난 커다란 '큰갈색띠밤나방'
이 아이는 작년 5월 20일 보성 계당산에서 만난 아이와 같습니다.
그날 보성 계당산에서 가장 많이 본 나방인데 오늘도 쉽게 촬영을 할 수 있은 까닭은
나뭇잎과 같은 보호색이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눈앞에
있어도 식별하기 곤란할 정도라 이 아이 스스로가 완벽한 위장술로
숨은 것으로 착각한 것 같아 죽은 듯 엎드려 있다는 추측입니다.
그때는 몰랐던 이 아이의 이름을 어렵게 찾아 내었습니다. ^^
3봉 오름길에 피어있는 '씀바귀'
이곳을 지나면 곧 3봉 정상이 나옵니다.
3봉에서 바라본 조망
사량도 지리산의 사량도가 정면 12시 방향으로 길게 널어 뜨려져 있고
옴폭하게 파진 오가리 모양의 항구 사이로 길게 뻗은 능선이 사량도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우측 작은 섬은 안장같이 생겼다 하여 안장섬이고 오른쪽 희미한 섬은 수우도입니다.
명덕고개로 보이는 왼쪽능선의 중간지점이 보이는 군요.
광각으로 바라본 3봉에서의 조망
잘 안 보이지만 마음의 눈으로 내 고향 남쪽바다 통영을 바라봅니다.
반대쪽 삼천포쪽은 외면하고 이제 아내가 기다리는 2봉으로 갑니다.
2봉으로 빽하면서 오름길에서 본 '큰천남성'
잎이 무척 커서 한 눈에 알 수 있지요.
다시 돌아온 삼거리 - 여기서 청룡사 방향으로 하산
2봉 전망바위로 돌아오니 기다리던 아내왈'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데 하니 티비에서 보던 살인진드기와 똑 같이 생긴 놈이 바지에 앉아 있어
'깜놀'하여 놈을 돌로 쳐 죽였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서방 따라올 일이지.. ㅋㅋ
삼거리로 돌아오니 한 무리의 다른 남녀 산님들이 보이고 그들 중 한 분이
"우리가 산딸기 많이 남겨 놓았으니 자시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내왈'
"우리가 먼저 남겨 놓았는데요" 하니 모두들 깔깔대며 웃습니다.
웃는 소리를 뒤로하고 하산길로 내려갑니다.
하산길의 '돌복숭아'
참배객 외는 출입을 금한다는 말에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아 그냥 내려갑니다.
우리가 이쁜 아가들 보러 왔지 절 보러온 것 아이다 아이가!
하산길의 '벌씀바귀'
씀바귀류도 참 헛갈립니다. 씀바귀, 흰씀바귀, 선씀바귀, 좀씀바귀, 벌씀바귀
그기에다 고들빼기와 뽀리뱅이까지 모두 비슷비슷하니까요.
하산길의 '꿀풀'
하산길의 '개망초'
계란 같이 생겼다 하여 일명 계란꽃으로 불리기도 하죠.
근데 이 아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둘이서 한참을 생각합니다.
"초는 들어 가는데"-아내
그러자 갑자기
"망"자가 생각납니다.
아 맞다! 망초! 으잉? 아닌데?
결국 한참 후에야 개망초임을 알고
둘이서 깔깔대며 내려갑니다.
하산길 풍경입니다.
꽃망울을 맺고 있는 하산길의 '하늘말나리'
통영 제석봉에는 천지빼가리로 있었지만
이 산에서는 귀하신 몸인 하산길의 '골무꽃'
'골무꽃' 2
"여보! 저 나비들이 네발나비 세끼 맞아요?" 하며 아내가 말해
살펴보니 네발나비가 아니라 '뿔나비' 네요. 덩치가 작고 날개 모양이 비슷해서
그렇게 말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주둥이에 뿔이 툭 튀어나 있지요.
이 아이 말고 '비단앞잡이' 란 놈도 만났는데 놈이 어찌나
날래던지 헛물만 켭니다. 에라이! 나쁜 넘아! 퉤! 퉤!
하산길의 벚찌 (벚꽃 열매)
까맣게 익은 놈 하나를 따서 입에 넣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합니다.
="산딸기는 안 먹더니" -"이 열매는 어릴 적부터 마이 묵었다 아이가." ^^
하산 후 뒤돌아본 좌이산의 모습은 山자 모양의 삼봉산입니다.
이 시멘트길을 따라가면 77번 국도와 만나게 됩니다.
고성 좌이산!
어깨 수술만 안 했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오지 않았을 허접산.
하지만 오늘도 많은 아가들과 즐거운 숲속이야기를 나누었으니
매우 흡족한 마음으로 귀가길에 오릅니다.
^^
흐르는 음악은~
그대 그리고 나 / 소리새
좌이산(봉수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