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 [경남 김해] 백두산/장척산
ㅇ사용렌즈: 캐논5D(24-70)
Many Reasons - Isla Grant
별 볼일 없는 이 두 산이 선택된 이유는 산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남부지방 특히 동부 경남이 비올 확율이 비교적 낮아 고육지책(?)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비올 확률 오전(80%) 오후(30%)라 하여 아침을 집에서 먹고 천천히 출발합니다.
이른 아침에는 비가 내렸지만 아침먹고 출발하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비록 하늘은 흐리지만 대체로 밝습니다. 네비를 치니 거가대교로 인도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거가대교 구간이 구간단속 구간이 되어 있습니다. 80km 규정속도를 지켜야 하니 좀 답답하지만 그 거리가 짧아 (약 9km)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달리다 보면 지루할 사이도 없이 가덕도로 들어섭니다. 가덕도는 참 오기 힘든 섬이었지만 이제는 거가대교 덕분에 무척 친숙합니다. 대동초교까지 통영에서 1시간 10분밖에 안 걸렸으니 네비의 선택이 옳았습니다. 대동초교 정문은 주차불가 라는 팻말이 보여 맞은편 대동면사무소에 주차를 합니다.
기왕이면 신어산까지 좀 광범위하게 그려 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너무 동네산 안내도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초반 오름길은 비알이 없는 평탄한 오름길이고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 약간 후덥지근하나 비가 내리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원명사에는 들릴 듯 말 듯한 독경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멀리 수평선으로는 남해바다와 김해공항이 내려다 보입니다.
좌측 길은 원명사가는길 우측 길이 가야할 정방향입니다. 가운데로 직진하면 백두산으로 직등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길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아내는 부산 사는 처제에게 전화를 걸고 나는 이곳에 피어 있는 하늘말나리를 촬영합니다.
이곳에서 백두산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합니다. 백두산과 고도차가 140m이나 되니 제법 땀을 흘려야 합니다. 낑낑거리며 올라가는데 몸만 딸랑인 산님 한 분이 내려 옵니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낑낑거리는 우리가 오히려 어색합니다. 왜냐하면 김해 백두산은 배낭을 매고 오를 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힘들게 오른 백두산 정상은 구름안개에 싸여 오리무중입니다. 나무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작은 매 한 마리가 백두정 지붕에 앉더니 곧 날아갑니다.
올라갈 때는 힘들었지만 내려올 때는 슬슬동풍입니다.
275봉을 지나 바위전망대인 322봉에 오니 기대하지 않았던 조망이 터집니다. 오늘 같은 날은 높은 산은 구름 때문에 오리무중이지만 어중간한 높이의 산에서는 오히려 시계가 터지는 봅니다. 닭 모이 주듯 아내가 건네는 해바라기 씨를 씹으며 제법 오랫동안 조망을 즐깁니다. 망외의 소득을 올린 듯 같아 기분이 좀 좋습니다. ^^
아가들이 좀 민망해 하네요. ㅋㅋ 미안! 애들아 잠깐 사진만 찍을께.. ㅋㅋ
이 아자씨가 너그들 스타로 만들어 준다는데도! @@@
지도상에도 나오는 351.5m봉은 봉우리 같지 않은 봉우리라 산지킴이님의 표지판과 삼각점으로 이곳이 봉우리라는 것을 인지합니다. 고로 이 351.5m를 지나면 내리막길이 아닌 오히려 오름길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내가 프리패스했다고 방심하고 그냥 지나갔다가는 자칫 거미줄 폭탄을 뒤집어쓸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 점심은 비가 올것에 대비한 간편식입니다. 포도+블루베리+깨찰빵+바나나두유(한미약품표) 그리고 짭짤한 쥐포인데 100% 만족한 점심입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조금 진행하니 이런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4년 전 2007년 5월 5일 돗대산~신어산~까치산 라인을 답사했지만 어디가 돗대산이고 까치산인지 정확히 짚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진은 4년 전 신어산 동봉에서 바라본 까치산 라인입니다. 고로 바로 까치산 라인의 왼쪽 라인이 백두산 라인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가야할 475m봉이 무척 높아 보입니다.
475m봉 오름길에서는 이상한 새 울음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추고 어떤 새인지 동정을 살피니 아까 보았던 새매가 아기 울음 같은 소리를 내며 공중에서 정지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475m봉에 오르니 의자가 보여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안개구름 바람에 시계가 트였다가 오리무중이 되었다가를 반복합니다. 만약 훤하게 트인다면 건너편에는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이 보일 것입니다.
<백두산 정상 3km 신어산 정상 5km 매리(낙남정맥시발점) 5.3km> 이정표가 보이는 낙남정맥 갈림봉이 바로 이 475m봉인 것입니다. 우측은 낙남정맥의 끝이자 시작지점인 매리로 가는 길이니 직진 내림길이 가야할 길입니다.
475m봉에서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481m봉으로 치고 오르는 것은 낙남정맥 종주꾼들의 몫이고 우리에겐 좌측 우회길이 편한 길입니다.
아까 안부에서 481m봉으로 치고 올라도 결국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쓸데 없는 정력낭비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 이정표를 지나면 다시 본격적인 된비알이 기다립니다. 오름길에서 오늘의 세 번째 산님을 만나는데 이제야 비로소 산님다운(?) 산님을 만납니다.
마지막 오르막길인 552.2m봉 오름길은 소금땀을 요구합니다. 약 30분 정도 소금땀을 줄줄 흘리며 오르니 이정표가 보이는 552.2m봉입니다. 지도상 약간 앞으로 틔어난 봉우리인데 이곳을 지나면 장척산 정상까지는 슬슬동풍입니다. 다만 장척산 정상 직전에서 좌측 길을 버리고 우측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장척산 정상에는 먼저오신 부부산님 두 분이 앉아 계십니다.
장척산 정상은 조망이 없는 평범한 육산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이 아이가 제 발로 날아오는군요. ^^
이 사진은 4년 전 까치산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신어산 입니다. 장척산 정상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까치산 능선에서는 신어산과 생명고개가 잘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태의 등로와 달리 좀 투박한 등로가 전개됩니다. 고로 긴팔(팔토시) 긴바지 착용이 바람직합니다. (팔토시를 안 한 대가를 지금 톡톡히 지불하고 있는 중) 하늘마당 이정표에서 등로는 좌로 90도 꺾이고 내림길은 고도가 낮아져서 그런지 무척 덥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어느 무덤가에 피어있는 타래난초는 악착같이 데리고 옵니다. ^^
날머리 롯데 2군 경기장 상동구장입구에서 산행을 마치고 계류(장마철 급조된 계류)에 땀에 절은 몸을 씻은 후 택시를 부르지 않고 상동면 사무소까지 걸어갑니다. (버스를 탈 요량으로) 그러나 때마침 등장한 택시 덕분에 택시를 타고 들머리 대동초교로 돌아 옵니다.
이후 진행은.. 택시기사님이 추천하시는 이동네 추천 맛집은 '불타는 자장면' 과 '안막국수' 인데 자장면 보다는 국수가 나아보여 안막국수 먹으러 갔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진동 봉래식당으로 향합니다. (아내는 국수먹기를 원함.)
진동 봉래식당에 도착한 후 해프닝.. 시간기록하려고 녹음기를 찾으니 녹음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주차를 했던 대동면사무소에 전화까지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없다" 입니다. 그런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녹음기를 다시 찾은 것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에 탄 후 였습니다. 한 번 더 훑어보니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끼여 있있습니다. 아!~~~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러자 아내도 황급히 식당안으로 달려 갑니다. 그리곤 잠시 후 돌아와 하는 말 ' 우리 아가들(강쥐) 주려고 싸놓았던 장어뼈다귀를 식사 마치고 나오다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쓰레기통으로 던졌고 다시 주워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둘 다 정신이 빠진 것을 보면 이젠 우리도 늙었나 봅니다." ^^; ^^;
귀가.. 18시 37분. 통영에 도착하니 '나는 가수다' 라는 티비프로그램이 막 끝납니다. (오늘 산행) "만족합니까?" 하고 물으니 아내의 대답이 나는 가수다에서 7등한 가수의 발언과 똑 같습니다. 비오는 속에서도 산을 탈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나 뭐라나요.
"허~허"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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