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앵산 산행기▷
☞ 일시: 2003.05.11 일요일
☞ 날씨: 무지 맑음
☞ 산행자: 나하고 아내
☞ 車의 길: 통영-신현-한내마을
▲ 산행기 ▲
대금산과 더불어 거제의 북쪽에 위치한 앵산(507.4m) 은
그 모양이 새가 날개를 펴고 낡으는 형국이라 하여 앵산(鶯山) 이라 불리운다.
오늘은 서울에서 작은 처남(외대 학생처 직원) 이
거제신현 중학교에 볼일이 있어
겸사겸사로 아침일찍(8시15분) 출발하여 처남을 중앙중학교까지 모셔드리고
우리는 이곳에서 가까운(車로 15분거리) 앵산을 등산 하기로 했다.
앵산코스는 크게 3개로 나뉜다.
1코스가 유계리쪽에서 올라 오는것
2코스가 석포리 쪽
3코스가 한내마을에서 올라 오는 것인데
우리는 3코스를 택하여 하산길은 1코스로 가기로 작정 했다.
9시 30분 한내마을 입구다.
이렇게 일찍 등산해보기는 처음이라 시간적으로 느긋하니 마음도 느긋하다.
그런데 우리가 계획했던 등반 코스는
한내마을-해인정사-누릉계곡-번지등-똥바위-작은봉-정상 이었는데..
올라오면서 왠노인 에게 길을 물으니 가르쳐 주는데..
우리가 원했던 코스가 아니고 이상한 등산로 다.
(시골 노인에게는 되도록 묻지 말도록..그들은 등로를 대개 잘모른다.)
비가 오면 도랑길 같은 곳을 등산로 라고 올라가니
주변 공기가 습해서 땀이 비오듯 뚝뚝 떨어진다.
신아침이라 거미줄도 내 앞길을 막고, 어휴 영감 잘좀 가르켜 주지..
이코스는 나중에 지도에서 보니..
한내마을-수원지-정서방뫼-돌샘-작은봉-정상 코스 였던것
11시 정상
올라오면서 몇번 시행착오를 했지만 정상에 오르니,
먼저 올라온 남자6명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똑같은 복장을 했으므로 아마 직장 동료 산악회로 짐작이 든다.)
자꾸 맥주를 권해 몇번 사양하다가 한잔 얻어 마시고 어포까지 주니
우리도 답례로 오렌지 2개를 권했다.
산에 오면 모두들 인심이 후해지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신현쪽으로는 삼성조선소와 계룡산이 보이고
칠천도섬 과 칠천교가 보이고, 우측으로 대금산이 보인다.
특히 칠천도와 그곳을 연결하는 칠천교는 무척 아름답다.
다시 하산 하는데 이 코스는 참 좋다.(아까 올라온 코스에 비해)
"역시 1번 코스를 가야해"
하면서 내려오는데..
11시45분, 임도가 나오고 오른쪽으로는 표고버섯 농장 이라는 간판이 있다.
여기서 문득, 스치는 생각
아..아까 올라올때,
여기저기 나무를 베어 꼭 장작 같이 비닐에 포장해 놓았던것을 보고,
우리는 장작인가? 아니면 전원주택 지으려는 재료인가? 하고 궁금 했었는데..
바로 이것이 버섯 재배 재료인 것 이다.
光淸寺 라는 절에서 주로 관리 한다고 나중에서야 알았다.
내려오면 광청사가 나와야 하는데
임도로 내려온 우리는 광청사를 보지못하고,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돌로 새겨 놓은곳( 광청사에 딸린 말사로 입구에 큰 석조가 두개 서있다.)
에서 광청사 가는 길을 물으니 가르쳐 주는데 찾아보아도, 도저히 못찾겠다.
광청사 입구
앵산의 등산로 안내판이 멋지게 서 있고, 조금 내려가니 마을 어귀인데,
농부들이 논갈이 한창이다.(기계로 물이 가득 고인 논을 갈고 있었다.)
저수지가 나오고 또 조금 내려가니 느티나무가 나오는데,그 형상이 범상찮다.
500년 이상은 족히 되었을법 했고
그 주위에 원형으로 나무평상을 만들어 여름에 이곳에서 쉴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누구 아이디어 인지는 몰라도 멋지다.
12시 30분 느티나무 평상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고나서 생각하니..
이제 조금만 내려가면 삼진금속공장이 나올 것이고 오늘 등산도 이것으로 끝이다.
좀,무언가 부족 하다는 느낌이 들어,아내에게 1번코스로 다시 한번 앵산을 오르자고 제의 한다.
"이 더운 날에 다시 한번 더 오르자고요?"
"응"
"싫소"
어이구,말한 내가 미쳤지,
잠시..적막이 흐르고..아내의 윤허가 내린다.
"갑시다."
그래서 우리는 여태까지 한번도 하지 않았던 두번 오르기를 하게 된것..
아!! 이것이 고생문의 시작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어제밤에 꿈을 꾸었는데,
큰 수리부엉이가 나무에 앉아 있는 꿈을 꾸다가 놀라서 꿈을 깨었는데..
그래도 한번 왔던길 되돌아 가는 데 무슨일이 있을라고..
다시 역으로 저수지를 거쳐 광청사 입구에 이르자..
문득, 광청사가 보고 싶다.
아까,하산하면서 광청사 입구에 있는 광청사 말사에서 보살에게 물었던말...
광청사 갈려면 여기에서 좀 올라가다가 왼편으로 가라는 말이 문득,생각이 난다.
아니다 다를까,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왠 철망이 으로 된 문이 있고 제법 큰 길이 나온다.
이 길이 광청사로 통하는 길 이었구나, 속으로만 짐작하고
무턱대고 그 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 했다.
그런데,길이 이상하게 오래된 길 같지 않고 포크레인으로 만든지 얼마되지 않은 길 같다.
그래도 제법 길이 넓었고 한참을 올라가니,
대나무 숲이 나오는데, 세상에,그렇게 큰 대나무들은 난생 처음 봤다.
대나무 둘레가 거짓말 좀 보태서 왠만한 나무 둘레고,죽순도 엄청나게 굵다.
여기까지는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갔는데..
좀,올라가니 길이 없어진다.
이상한 예감이 들기 시작한다.
"길이 아닌 것 아이가?"
설마,지가 좀 올라가면 길이 나오 겠지..(여기서 back 해서야 옳았었는데..)
강단스럽게(미련스럽게) 밀어 붙혀 올라 간다.
그런데 올라가면 갈수록 첩첩산중,설상가상,길은 한마디로 말해서 정글이다.
아,아내는 팔도 깁스한 상태로 온전치 못한데..
나무가 가로 막아 낮은 포복은 기본이고,가시덤불이며,거미줄,그리고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바위다.(바위를 만나면 우회 해야되지 직접 오르지 못하므로)
큰바위 위에 올라 아래를 보니,
우리가 가고자 했던 광청사 가 보인다. 사찰 안에 있는 탑도 보이고..
아..미치겠다.
눈앞에 광청사가 보이건만(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다.) 갈수도 없었고..
다시 내려가자니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억울하고,
또,길이 없으니 내려가기도 만만치가 않다.
이왕 이렇게 된것 끝까지 올라가자.
아내를 보니 손에 깁스를 하고도 나 이상으로 잘 따라온다. 다행이다.
그래,정상에 올라가면 능선이 나올 것이고, 길이 나올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정말 땀을 비오듯 쏟으며 올라갔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오른 정상에 올라간 우리는 또한번 절망 했다.
앵산이 아니고 앵산 부근의 한 봉인데..이름모를 이 봉우리의 정상에는...
기가 막히게도 길이 없었다. 흑흑..^^;; (요즘 등반객이 다니지 않는 대부분의 산은 길이 없다.)
다시 한내 마을 쪽을 향하여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그래도 올라 가는 길 보담 편했지만, 길이 없으므로 힘들기는 매 한가지다.
계곡에 이르러 얼굴도 씻고, 아내는 오빠(작은처남)에게 전화를 하여 우리의 상황을 알리고..
아내가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가자 한다.
어떤분 말씀인데 지은죄(한번 더가자해서 고생시킨죄)가 있어 말씀대로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갔다.
오후2시35분 등로
드디어 길을 만났다. (길을 잃고 헤맨지 1시간 만에)
세상에 길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길아, 니 참말로 고맙다.
한번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인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국 앵산 정상 재정복은 물거품이 되고..
그러기에, 정도를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껴진다.
여러분 산에서는 절대 과신하지 마시고, 돌다리도 두드려 보시고 건너시길..
오후3시 35분한내 마을
도로를 1시간 정도 걸었다.
차 들이 쌩쌩 지나쳐 갔지만 손을 들지 않았다.
아까 산에서 헤매던 것을 생각하면 이 길은 비단길 이다.
고생은 했지만 결국 길을 찾았고,
그 덕분에 운동량도 많았던, 지나고 나니 좋았던 하루였다.
아,참..아침에 한내고개를 차를 몰고 오는데,
한내고갯길 에서 어린 새끼노루를 보았다.
초롱초롱한 눈빛이 해맑았으며,우리를 보자 한2초쯤 포즈를 취해 주다가
숲으로 사라졌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린 노루가 우리집 강쥐들 같이 귀여웠다.
.
.
.
.
.
.2003.05.11 반달같이 생긴 앵산에 다녀와서..

'경남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도 망운산▲ 아! 아름다운 예계의 석양이여.. (0) | 2012.06.30 |
---|---|
마산 광려산▲ 혼쭐난 날.. (0) | 2012.06.30 |
거제도 옥녀봉/국사봉▲ 옥녀봉에서 국사봉까지.. (0) | 2012.06.30 |
거제도 대금산▲ 강쥐들과 함께한 산행 (0) | 2012.06.30 |
고성 수태산/향로봉 ▲ 6인의 여스님 .. (0) | 2012.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