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산 산행기

고흥 팔영산▲ 남해에 피어난 여덟 개의 꽃송이..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05:53
[26]

◁고흥 팔영산 산행기▷

 

 

 


능가사에서 바라본 팔영산 (하산 후)


 



   일시: 2003.10.26 일요일

  날씨: 맑음 (구름 약간)

  산행자: 나와 아내

  車의 길: 통영-사천IC-광양IC-순천-15호국도-동강면-15호국도-855호 지방도-능가사 주차장 (167km)

  산행코스

능가사 주차장-능가사-흔들바위-1~8봉-헬기장-깃대봉-샘터-탑재-능가사-능가사 주차장

  산행시각

09:50 능가사 주차장
10:00-10:15 능가사
10:50 흔들바위 ( 마당바위)
11:08 이정표
11:20 수영봉(제1봉, 일명-유영봉) 491m
11:45 성주봉(제2봉) 538m
11:55 생황봉(제3봉) 564m
12:10 사자봉(제4봉) 578m
12:15 오로봉(제5봉) 579m
12:35 두류봉(제6봉) 596m
12:50 칠성봉(제7봉) 598m
13:20 적취봉(제8봉) 591m
13:40-14:15 2번째 헬기장(점심식사)
14:20 깃대봉(제9봉) 609m
14:40 샘터
15:00 탑재
15:45 능가사
15:55 능가사 주차장

<산행거리 약10km 산행시간 6시간 > 사진 찍느라 소요한 시간이 많음

  산의내력

팔영산(608.6m) -위치 : 전라남도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바로 팔영산(608.6m)이다. 고흥읍에서 25km 떨어진 소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위치한 산으로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있다. 중국 위왕의 관수에 팔봉이 비치어 이름지어졌다는 등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채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이 산은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으며, 정상에 오르면 저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팔영산에는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를 비롯하여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가 많다. 1봉에서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종주 산행의 묘미도 각별하다.남동쪽 능선 계곡에 팔영산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

팔영산이라는 이름에 얽힌 설화를 생각한다. 중국의 위왕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이 산을 찾으라는 어명을 내렸다. 신하들이 백방으로 알아본 즉, 그 산은 조선의 고흥 땅에 있었다. 그 후로 팔전산 (八顚山)이라 불렀던 이 산의 이름이 팔영산(八影山)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능가사

능가사는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팔영산 기슭에 있는 절로 1천5백여년전 아도화상이 세워 처음엔 보현사라 했던 것을 임진왜란때 불에 타 인조 22년(1644년) 정현대사가 다시 세운뒤,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하여 능가사라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신라 때 10대 사찰로 꼽혔다고 하는 능가사는 사천왕문에서 대웅전까지가 100m정도이며 다른 건물들 사이의 간격도 앞뒤로 널찍널찍하다.

능가사 대웅전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95호로 지정되었는데, 정면 10m, 옆면 6m의 8작 기와집으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이곳에는 조선 숙종 24년에 주조한 무게 약 900kg의 범종(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69호)이 있는데, 이 종을 치면 인근 점암면 일대에 울려퍼질 정도였다고 하며, 일제때 일본인들이 탐을내 헌병대까지 끌 고가 종을 쳐봤으나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한다.


 

 




    ▲ 산행기 ▲ 

   오늘은 둘째 처남께서 강력추천 하신 전남 고흥에 있는 팔영산을 산행하기로 작심했다.
   우리 경상도 측에서 바라본 전라도 땅은 멀게만 느껴졌었고,그 지형 지물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지 못하였고
   산 역시 몇몇 산을 제외하고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계산, 무등산, 두륜산, 월출산을 갔다와서 전라도 산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고
   한번도 와보지 않은 고흥 땅도,
   그동안 순천 벌교까지는 몇 번 와 보았으므로 웬일인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

   특히 팔영산은 그 뜻대로라면, 바다에 비취는 8개의 영롱한 그림자라,
   우리는 무척 기대를 갖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코스가 있다하기에 사량도 지리산 과 같이 무서운 코스가 있으리라 예상하면서
   약간 두려운 마음인데 그래서 얼마 전에 팔영산에 다녀왔던, 둘째처남에게 물어보니
   별로 위험하지 않았고 손잡이 등이 잘 되어있어 쉽게 산행하고 왔다고 한다.

   오늘도 6시 기상하여 6시 45분 통영을 출발하여 8시 섬진강 휴게소이다.
   여기서 아침식사로 순두부백반과 재첩국으로 아침을 때운다.
   요즘은 아침이 쌀쌀하여 이렇게 휴게소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간편하기도 하고,
   뜨거운 국물을 먹을 수 있어 권장하고 싶다.

   저번 산행때와 같이 오늘 아침도 무척 쌀쌀하다. 하지만 등반하고 나서부터는 저번같이 땀을 제법 흘렸는데,
   산정에 오르고서는 어찌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지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또 오늘은 사진이 유난히 많은데 정상이 9개봉이라 각각 한 장씩만 찍어도 9매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또 너무나 경치가 아름다워 찍을 곳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사진을 찍었고
   그 방향(동서남북) 까지 기재하였으므로, 이해하기에 편하도록 하였다.)

   제1봉부터 5봉까지는 거의 붙어 있었고 6봉은 조금 떨어져 있었으며 7봉은 제법 떨어져 있어
   숲을 지나 통천문을 통과해서야 오를 수 있었고 8봉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고, 중간에 한 개의 봉을 지나고
   약간 각도를 비틀어서 서 있었고, 제일 높은 봉은 깃대봉인데 팔영산의 암릉군에는 속하지 않고
   육산으로 동쪽으로 떨어져 있었으며 그 정상은 경찰중계소로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라
   팔영봉을 잘 볼 수 있는 지점을 假(가)정상으로 삼아 정상석을 그곳에다가 세워 놓았기에

   아쉽지만 그곳까지 산행을 하고 하산은 그곳에서 탑재방향으로 내려와 능가사로 원점회귀 하였다.

   09:55 능가사 주차장 

   통영에서 이곳까지는 167km 정도인데, 3시간 정도 소요했다. 화장실 등 주차시설이 훌륭한데,
   이상하게도 주차비와 입장료는 받지 않아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능가사를 향하여 올라간다.
   능가사로 올라가는 길옆에는 두륜산 때와 마찬가지로 할머니들이 감이며, 여러 가지 농산물을 팔고 있다.

 

 


팔영산 능가사 천왕문



   10:00-10:15 능가사

   여기서 보니 팔영산의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보이는데, 오전중이라 광선이 역광이다.
   그래서 하산하고서 능가사를 배경으로 팔영산을 찍으려고 작정한다.
   어느새 아내는 대웅전 안으로 신발을 벗고 있는 것이 보인다. 불교 신자도 아니건만,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은 너무도 깊어 사진 찍기에만 열중하는 나를 무안하게 만든다.
   능가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나가는 문이 나오므로 그 길을 따라 오르니, 전형적인 시골 마을길이다.
   조금 올라가니 팻말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8봉 방향이며 (3.2k) 왼쪽은 1봉방향 ( 2.7k) 이므로

   오른쪽 길은 버리고 정코스인 왼쪽길로 향한다.

 


 


능가사 대웅전 ( 천왕문에서 대웅전 까지의 거리가 100m 정도 임 )

 

 

 




능가사 종각과 아름다운 분수대

 

 

 




산행 초입 마을 어귀에서 바라본 팔영산



   10:50 흔들바위 ( 마당바위 )

   한 30여분을 땀을 흘리며 올라오니 큰바위가 나타나고 팻말에 흔들바위라 적혀있다.
   말 그대로 흔들면 흔들리는 바위라는 뜻인데, 몇몇 사람들이 흔드는 시늉을 하지만 끄덕도 안 하는 것 같다.
   다시 한 20분 후, 묘지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올라가니 11시 08분인데, 두 가지 선택이 우리를 기다린다.

   오른쪽 길은 안전한 우회의 길이고, 왼쪽은 위험한 암릉 타기 코스이다. 물어볼 것도 없이 좌측 길을 택한다.
   조금 가니 아이 둘과 엄마가 내려오는지라 내려오는 줄 알고 아내가 물어보니,
   올라가려고 했다가 겁이 나서 되돌아오는 중이란다.
   아니다 다를까 실족하면 벼랑으로 떨어져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손에 좀 땀이 나는 코스이다.
   하지만 건강한 어른이면 누구든지 조심만 하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코스였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해서 이곳을 오르니, 어느덧 제1봉인 수영봉에 오를 수 있었다.

   수영봉에 올라 조망을 보니 동북쪽이 바다로 되어 있고 동쪽은 이름 모를 봉이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봉은 등반이 끝날 때까지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남쪽방향은 제2봉인 성주봉 인데,
   제법 높이가 차이가 나는 것 같이 보여,여기서 보니 꽤 높아 보인다.

   수영봉에서 내려와 제2봉인 성주봉을 향한다.
   안전한 우회코스로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치고, 다시 쇠사슬로 연결되어있는 등로를 오른다.
   성주봉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수영봉을 바라보니 정상이 눈 아래 인데,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비록 높이는 제일 낮은 봉(491m)이었지만,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봉 이였고,
   특히 절벽으로 등반하여 스릴감을 느끼면서 정상정복의 쾌감을 맛본 봉이었다.

 



 


수영봉 水影(제1봉,491m) 동쪽으로 바라본 풍경


 

 


 


수영봉에서 바라본 제2봉 (성주봉)

 

 

 




제2봉(성주봉) 올라가면서 찍은 제1봉(수영봉)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성주봉 가면서 찍은 동쪽 풍경, 이 산은 산행 끝까지 조망이 되었다.



   11:45 성주봉 ( 제2봉 ) 538m

   성주봉 올라가는 길은 쇠사슬과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높아 보였지만,
   이미 정상정복(제1봉)을 한 터이라,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성주봉 주변은 단풍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이제부터 3봉인 생황봉(564m), 4봉인 사자봉(578m), 5봉인 오로봉(579m) 은 넉넉 잡아
   10분이면 오를 수 있는데, 특히 4봉과 5봉은 지척거리 이다.

   5봉에 오르니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부는지 땀을 말린 지 옛날이다.
   특히 이곳에서 동쪽 방향을 조망하니 눈 아래에 자연휴양림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제6봉인 두류봉이 보이는데,

   8개봉 중, 가장 덩치가 큰 봉이므로 제법 큰 봉우리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성주봉聖主 (제2봉,538m)


 

 


 


생황봉笙簧(제3봉,564m) 동남쪽으로 바라본 풍경


 

 


 


생황봉에서 바라본 6봉(좌) 과 4봉(우) 남쪽방향으로 바라본 풍경

 

 

 




생황봉에서 내려오는 등반객 들


 

 


 


사자봉獅子(제4봉,578m) 남쪽으로 바라본 풍경


 

 


 


사자봉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오로봉五老(제5봉,579m) 북쪽으로 바라본 풍경

 

 

 




오로봉(제5봉)에서 본 두류봉(제6봉)의 위용

 

 

 




오로봉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자연 휴양림)



   12:35 두류봉 (제6봉) 596m

   5봉인 오로봉과 6봉인 두류봉 사이는 안부가 있을 정도로 제법 떨어져 있다. 철제 구조물이 보이는데,
   멀리서 보았을 때는 철계단으로 상상하였으나 가까이 와서 보니 계단이 아니고
   벼랑에 떨어지지 않도록 만든 안전시설물인 철난간 이었다.
   이곳에 올라오니 아까 우리가 올랐던 제1봉을 제외하고 2봉,3봉,4봉,5봉이 조망되고
   남쪽방향을 바라보니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제7봉인 칠성봉이 보인다.

 


 


두류봉頭流(제6봉,596m) 남쪽으로 본 풍경



   12:50 칠성봉 (제7봉) 596m

   두류봉에서 내려오니, 숲길이 나타나고 다시 이정표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가면 자연 휴양림(0.8k) 이고,
   오른편으로 가면 능가사 (2.6k) 이다. 똑바로 걸어 숲길을 올라가니 통천문 같이 생긴 문이 다 나오고
   또, 웅장하게 생긴 바위를 지나 계속 오르니 칠성봉이다. 여기서부터는 시야가 넓어져서
   남쪽의 나로도 도 보인다. 동쪽으로는 적금도, 낭도 등이 보이고 멀리는 돌산도 금오도 개도 등이 조망되는데
   멀리는 뿌연 안개로 확연히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을 갖게 한다.

   정상석이 서있는 방향인 남서쪽은 논밭인지 아름다운 평야가 펼쳐지고, 마복산 과 천등산이 조망된다.
   또한, 남쪽으로 보이는 사각형의 봉우리는 처음에는 이 봉우리가 제8봉 인 줄 알았으나,
   8봉과 7봉 사이에 있는 중간 봉우리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보니 무척 아름다워 앵글에 담았다.
   그리고 육산 최고봉인 깃대봉이 동쪽으로 조망되는데 정상에 안테나 같은 것이 있으므로
   아마도 중계소 인 것 같아 보인다. (그냥 밋밋한 산 정상에 안테나 같은 것이 여러개 서 있음)

 


 


통천문(7봉 가는 길목)

 

 

 




칠성봉七星(제7봉,598m) 남서쪽으로 본 풍경

 

 

 




7봉과 8봉 사이의 중간에 있는 봉 (남쪽 방향)

 

 

 




중간봉 에서 바라본 8봉(적취봉) (남쪽 방향)



   13:20 적취봉 (제8봉) 591m

   7봉과 8봉 사이에 중간봉이 있었고 약간 방향을 남동으로 비틀어 마지막 봉인 적취봉이 서 있었다.
   7봉에서 내려와 숲을 지나고 중간봉을 거쳐 다시 숲을 지나 올라야 하므로
   가장 봉과 봉 사이의 간격이 넓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남쪽을 바라보니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다 보이고
   서쪽 풍경과 동쪽 깃대봉 방향과 북쪽, 즉 우리가 걸어온 암릉 능선이 다 보이므로,
   동서남북 사방의 경치가 전개된다.

   마치 우리고장인 한려수도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며,
   잠시 저 멀리 남쪽바다를 바라보니 고요한 호수 같은 옥빛바다위에는
   자그마한 섬들이 여기저기에서 너무나도 여유롭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이곳에서 다시 최고봉인 동쪽 방향에 있는 깃대봉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 중간 지점에 헬기장이 두렷이 보이므로 아내와 그곳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의논하고 적취봉을 내려선다.
   내려오니 다시 이정표가 나오고 왼쪽은 깃대봉과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은 탑재를 거쳐 능가사로 가는 길이다.
   당연히 왼쪽으로 향하였고 육산으로 된 그 길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전형적인 산길이다.

   첫 번째 헬기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깃대봉 정상에서 먹으려고 계속 올라가니 조금 있다가 두 번째 헬기장이 나타났는데,
   첫 번째 헬기장 보다 더 큰 것 같아 보인다.
   아마도 아까 적취봉에서 보았던 헬기장이 이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으므로 여기서 점심식사를 한다. (13:40-14:15)

 



 


적취봉積翠(제8봉,591m) 남쪽 풍경

 

 

 




적취봉에서 바라본 남쪽 바다

 

 

 




8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암릉들 (북쪽방향 )



   14:20 깃대봉 (제9봉) 609m

   점심을 먹고 난 후 5분 거리에 깃대봉 정상석이 있었는데, 정상은 아직도 멀었는데,
   이상하게도 중간지점에 깃대봉 이라는 정상석이 있어 그곳에서 팔영산의 자태를 보니
   제1봉을 제외 하고는 다 보이는 듯 하다. 잠시 앉아 있는데
   깃대봉 쪽에서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면서 진돗개 같이 생긴 개 두 마리가 우리 쪽으로 접근하는데,
   아내는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른다.

   다행히도 개 주인이 같이 동행하고 있어 마음이 좀 놓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깃대봉 정상은 경찰중계소 로서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라
   정상이 아닌 이곳에다가 정상석을 세운 것이라 한다.
   저번에 무등산 갔을 때도 진정한 정상은 군사기지화 되어 오르지 못했고
   오늘도 假정상을 정상이라 정하고 정상석을 배치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힘없는 백성이 어쩔 것인가 별수 없이 여기까지만 만족하고 하산을 할 수 밖에..

   내려가는 길은 이곳에서 다시 헬기장쪽으로 내려가니 헬기장 못가서 오른쪽은 자연휴양림 가는 길이고
   왼쪽에 오솔길이 보이는 지라, 안내판은 없었지만 그 길로 가면 통하리라 생각하면서 내려갔는데
   과연 샘터가 나왔고 탑재 가는 길과 통하게 되었다.
   이 오솔길을 걸으니 갑자기 감상에 사로잡히며 한곡의 노래가 생각난다.

   가을 남기고 떠난 사람~~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깃대봉(제9봉,609m) 에서 바라본 팔영산

 

 

 




낙엽이 떨어진 오솔길



   15:00 탑재

   샘터를 지나자 아름다운 단풍으로 옷을 입은 너덜길이 나타나고 이 너덜길을 지나자
   향나무의 숲이 전개되면서 조명이 다 어두워진다.
   다시 임도가 출현하는데 임도는 버리고 오솔길로 보이는 등로로 직행한다.
   이곳의 임도는 車의 통행은 불가능 하여 보였고 산의 이미지만 버린 쓸모없는 도로같이 생각된다.

   다시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탑재이다.
   좌측으로는 영남면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능가사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능가사 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려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꽤 내려와야 능가사에 도착할 수 있다.

 



 


하산길(너덜길과 단풍)

 

 

 




탑재 에서 바라본 풍경 향나무 숲


   15:45 능가사

   능가사에 도착하니 해가 제법 서쪽으로 기울어
   이제는 능가사를 배경에 넣고 팔영산을 찍을 수 있는 광선 상태가 되어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팔영산을 바라보며 하나, 두울, 셋 하며 봉우리를 세어보니
   7봉까지는 보이는데, 8봉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 산행은 육체적으로 별로 힘들지 않았고, 공포의 암릉으로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제1봉 올라갈 때 만 빼고는 그리 위험한 코스도 없었다.

   오히려 적당한 암릉타기로 마치 어른 놀이터 같은 산을 오른 느낌이었으며,

   바다와 어우러져 있는 8개의 아름다운 꽃봉오리 속을 노니다가 내려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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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26 고흥 팔영산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