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산 산행기▷
☞ 일시: 2003.10.05 일요일
☞ 날씨: 맑았고 오후에 좀 흐림
☞ 산행자: 나와 아내
☞ 車의 길: 통영-사천IC-동광주IC-나주-도갑사 주차장 ( 260km )
☞ 산행코스
천황사 매표소-삼거리 길-바람폭포-삼거리 길-시루봉-구름다리-매봉-사자봉-
천황봉-바람재-음굴-구정봉-향로봉삼거리-미왕재(억새밭)-도산국사비-도갑사-도갑사주차장
☞ 산행시각
09:20 천황사 매표소
09:30-09:50 아침식사 ( 월출 산장 식당 )
10:05 삼거리 길 ( 바람폭포 1.2k )
10:20 삼거리 길 ( 구름다리0.4k-바람폭포0.3k )
10:35 바람폭포
10:45 삼거리 길 ( back )
11:00 구름다리
11:30 사자봉
12:50 천황봉 ( 809m )
13:00-13:30 점심식사
14:10 바람재
14:25 베틀굴 ( 음굴 )
14:40 구정봉 ( 738m )
14:50 향로봉 ( 743m ) 삼거리
15:27 미왕재 ( 억새밭 )
16:25 도갑사
< 산행거리 약11km 산행시간 6시간30분 >
☞ 산의내력
월출산은 국내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국립공원으로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수석 전시장을 연상케한다.
남성적인 웅장함을 갖춘 북쪽의 가파른 돌산과
여성적인 섬세함을 갖춘 완만한 남쪽산이 조화를 이뤄
지리산, 변산, 천관산, 내장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히고 있다.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월출산이라고 불리어졌다.
이 산 노적봉 아래 상견성암에 있는 바위에는
"천 개의 바위봉우리는 서로 빼어남 견주고, 만 개의 구렁은 그 흐름을 다툰다"
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월출산의 빼어난 경관은 일찍이
고산 윤선도를 비롯하여 서거정과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등 수많은 선비들이 시로 칭송하였다.
월출산 서쪽 기슭에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가 있고,
남쪽 자락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도선국사가 중건했으며
선간국사 형민이 삼건했다는 무위사가 있다.
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명당 사찰인 월남사터가 있는데
이 세 개 사찰에는 귀한 문화재들이 보존되어 있다.
이밖에도 사계절 내내 물이 고여있다는 구정봉과 베틀 모양의 베틀굴,
남근석 등 눈길을 끄는 암석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거대한 암벽 가득 조각된 장중하고 인자한 마애여래좌상도 만나 볼 수 있다.
하늘로 통하는 바위굴인 통천문을 지나 정상에 오르면
북으로 멀리 호남의 명산인 무등산이 보이고
서쪽으로 영산강 하구언이, 남쪽으로는 두륜산이 내려다 보이며
중첩선 산줄기 위 로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느즈막히 구림이나 주지봉쪽에서 굽어 내려보면
남해와 서해의 많은 섬과 강줄기, 그리고 서해를 진홍빛으로 물들이는
월출산만의 일몰 장관을 볼 수 있다.
▲ 산행기 ▲
어제밤 잠을 좀 설쳤지만.(명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저번 주 두륜산 산행 때 와 같이 5시 기상하여 6시 통영을 출발
7:53 동광주IC를 거쳐 광주 제2순환도로 달려 8시24분에 나주시이다.
여기서 13호 국도를 따라 영암으로 들어와 도갑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9:00 이다.
( 260km 3시간 소요 )
저번 두륜산처럼 사천IC에서 순천-보성-장흥-강진-월출산 行 도 생각하였으나,
이번에는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달렸더니 뜻밖에도 이 코스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귀가할 때는 후자의 코스대로 달렸다. 기계가 가르쳐 준 코스는 거리는 멀었지만
고속도로와 순환도로를 신나게 달렸으므로 시간상으로는 결코 손해보지 않은 것 같다.
귀가 시는 차량의 정체와 국도를 달렸으므로 3시간 40분 소요했다.
하지만 순천번화가에 있는 우리집가마솥설렁탕집에 들어가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으니,
고속도로를 달렸으면 휴게소 식당 밖에 더 갔겠냐 생각하면 이 또한 즐거운 코스였다.
산행 후 월출산 파크 관광호텔 에 있는 온천탕 에서 몸을 씻고 순천에서 저녁식사 까지 했으므로
집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밤10시에 도착했다.
산행기를 쓰기 위해 사진부터 올렸고 작업이 완료되니 새벽1시에 잠을 잘 수 있었으니,
운전7시간, 등산7시간 산행기 사진 올리기 3시간이다.
무척 피곤한 하루의 일정이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 순간이 나에게는 너무도 행복한 순간이고, 또 하나의 산행기가 탄생하므로 기쁘기 한량없는 것이다.
9:00 도갑사 주차장
"아이고, 저기이 머꼬."
도갑사 입구, 진입로 도로에서 본 월출산의 자태가 너무도 화려하여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얼른 사진 한컷을 찍었지만 나중에 보니 이 풍경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월출산의 자태가 어떠하였는지 미루어 짐작하시리라 믿는다.
이번 산행도 무등산 산행처럼 車를 미리 최종 목적지에 주차시키고,
택시를 이용하여 산행들머리로 가려고 작정했다.
도갑사 주차장에 車를 주차시키고 도갑사 쪽으로 한 30m 진행하니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왕복운행만 하는 눈치인데, 요금을 물으니, 13,000원이다.
오늘은 착착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잘 풀리는 듯 하여 기분이 상쾌하다.
택시기사는 느긋하게 운전을 하였고, 성질 급한 나는 좀 빨리 달리자고 하였으나,
기사님은 준법운행을 하셨고,
오히려 동광주를 거쳐 통영에서 이곳까지 3시간에 주파한 나를 보고 놀라며
우리는 선생님 차를 못 따라갑니다.
하면서 귀가 할 때는 강진 쪽으로 내려가서 순천으로 가라고 한다.
(나도, 광주코스는 거리가 멀어 그렇게 주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09:20 천황사 매표소
입장료 일인당 1,300원을 내고 들어서니 날씨가 서늘하다.
우선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이 커다란 돌에 새긴 월출산 표지석이다.
이곳에서 보는 월출산의 아름다운 자태는
도갑사 입구 도로에서 본 자태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아름다워 아까 찍은 사진은 자연히 지우게 되었다.
여기서 아침식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아침식사用으로 가져온 빵과 믹서기로 만든 주스는 그대로 두고
월출산장식당 에서 된장찌개를 시켜먹는다.
맛도 좋았지만, 뜨끈한 된장국에 열무김치가 통영말로 게미가 있다.
(게미란--감칠맛이 있다는 경상도 표준말?)
뜨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09:50 등반 시작
오늘은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조금 올라가니 영암 아리랑 노래가사가 새겨진 비석이 나온다.
가수 하춘화씨가 이곳 영암 출신으로 이 노래를 많이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사진을 찍었으나 비석자체도 검고 깨끗하지 않고 별 의미 없는 사진 같아서 지웠다.
(오늘 사진을 찍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200장 도 찍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 많았지만,
결국 엄선하여 27장 만 이 산행기에 올리오니 사진이 많다고 꾸짖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잠시후 나타나는 Y字 삼거리에서 우리는 오른편으로 향한다.
(왼쪽은 구름다리行 오른쪽은 바람폭포行 이다. 1.2km 전방 )
10:35 바람폭포
폭포수는 없으리라 생각하며 올라 왔지만, 막상 힘들게 일부러 이곳으로 온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폭포는 사진에서 보듯이 겨우 물만 졸졸 흐르는 모습으로,
그래도 무언가 기대하고 올라온 우리를 실망 시켰다.
삼거리까지, 다시 300m를 back해야 하니 600m를 허송한 것 같아 이 코스는 안 와도 될성싶다.
하지만 구름다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천황봉을 가려고 하면
이곳에서 줄 곳 올라가면 천황봉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포인트 중의 포인트인 구름다리를 안 건너면 어찌 월출산 등반을 했다 말할 것인가.
당연히 back 하는데 누군가 버리고 간 물이 3/1쯤 담긴 페트병이 나무 속에 박혀있는데,
올라가는 한 의협등반객 한 분이 손으로 주우면서 우리를 보고 말한다.
"산에 와서, 이런 것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은 산을 탈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분말씀이 백번 지당한 말씀이지만, 하필이면 우리를 쳐다보고 그것도 험상궂은 인상으로 말하니,
아내가 말하기를 우리가 버린 것도 아닌데 우리보고 큰소리로 말하니 기분이 이상하다고 한다.
선한 행동도 표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욱 돋보인다는 평범한 진리가 새삼 생각이 난다.
10:45-11:00 갈림길-구름다리 코스
아까 바람폭포 올라 올 때도 철계단을 많이 이용하였지만 지금은 거의 철계단 코스이다.
낮게는 30도 경사 높게는 70도 경사의 철계단이 우리를 시험한다.
머리 위를 쳐다보니 구름다리가 마치 검은 줄 같이 작게 보이는데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멀리서 보아도 얼어붙어 엉금엉금 걸어가는 것이 보일 정도이다.
잠시후 우리도 저들처럼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철계단 오르는 것이 급선무이다.
어린아이들도 많이 눈에 뜨이는데, 어린아이들은 이 코스가 무척 힘들 것 같다.
앞서가는 한 젊은 가장은 자꾸만 아래에 쳐져있는 아이 이름을 소리쳐 부른다.
아이는 체력이 부쳐 못 오르는데, 자꾸만 소리쳐 아이를 부르니 주위사람들에게 민폐가 되는 것 같다.
여기서 맞은편 봉우리를 바라보니 너무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어 한 컷 세터를 누른다.
11:00 구름다리
부지런히 철계단을 오르니 마침내 팔각정 같은 정자가 나타나고
다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 구름다리가 있다.
우선 팔각정 의자에 앉아 수통에서 물을 마신다.
그리고 난 후 가장 좋은 각도에서 이 아름답고도 무시무시한 다리를
되도록 가장 멋있게 표현하려고 이리저리 카메라 화면을 응시한다.
이 다리는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로서
지상 120 미터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한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이다.
다리를 건넌다.
아, 아래를 쳐다보니 그야말로 비행기 타고 가는 기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에서 땀이 나는 것이 도저히 정상 행보를 할 수 없다.
엉거주춤 포즈로 가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등반객 도 여러 명 있어 교차하니
안 그래도 비좁은 다리에 두 사람이 있으니 머리털이 설 정도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니 손에서 땀이 난다.
다 건너고 난 후 매봉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내가 내 배낭에서 수통하나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수통을 찾으니,
뒤에 오는 한 아주머니 등반객이 아까 팔각정에서 얼음이 있는 수통을 보았다고 한다.
당연히 다시 되돌아가 수통을 찾으려 가야하는데, (수통이 일만원 짜리 수통이므로)
다리가 떨리고 어지러워 나는 도저히 한 번, 아니지 갔다와야 하기에 두 번 이나
이 무시무시한 다리를 건널 자신이 없는데, 뜻밖에도 아내가 갔다오겠다고 한다.
아니, 바퀴벌레만 보아도 놀라는 겁 많은 아내인데, 오늘만큼은 완존히 내가 아내고 아내가 내가 되었다.
군대에서 공수지상훈련인 막타워도 11번씩이나 뛰어내렸건만..
고공공포증에 대한 두려움은 용감한 것하고는 별개인 모양이다.
에고 창피해..
11:30 사자봉
매봉에서 계속 오른다.
이 사자봉도 제법 높은 봉우리여서 서있는 바위 아래를 쳐다보니 천길 낭떠러지이고
다시 천황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래로 내려 가야한다.
내려가면 또다시 올라가야 하므로 내려가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다.
이곳에 오니 경포대계곡 쪽에서 올라오신 등반객이 눈에 많이 뜨인다.
어느 지점에 달하니 천황봉이 보이는데, 멀리서 보는 천황봉을 사진에 담아넣고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 우리가 걸어왔던 사자봉쪽의 풍경이 너무도 선경이라 다시 한 컷의 사진을 찍는다.
오늘은 다른 때 보다 사진 찍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자봉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코스가 오늘의 클라이맥스 다. (소금땀 코스)
많은 사람들로 줄을 지어 올라가야 할 정도로 등반객이 많았다.
개중에는 나처럼 산행기를 쓰는지 꼼꼼하게 메모를 하고 가는 한 여성 등반객을 보았다.
나는 되도록 표가 나지 않게 신속하게 요점만 적는데 반해
그 여성 등반객은 아예 등반은 뒷전이고 글 쓰는 것이 우선인지라.
같이 온 남편 인 듯한 남자분은 좀 지루해 하실 것 같았다.
하지만 같이 글을 쓰는 처지에서 생각하면 그 여성분이 이해가 된다.
결국 산행기란 시적으로 잘 승화시켜 멋진 시인 같이 시에 가까운 산행기를 쓰는 사람도 있고
그야말로 기록만을 적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 후자에 가깝지만,
되도록 이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하는데, 읽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 지,
사실은 나도 그것이 궁금하다.
아내와 이곳을 오르면서 몇 번씩 쉬어가면서 오른다.
이곳에서 마시는 냉각시켜 살얼음이 있는 포카리스위트 한 모금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바로 그 맛이다 .
지금부터는 너무 냉각시키면 날씨가 서늘해 등반 끝날 때까지 녹지 않으므로
살짝 냉동 시켜야 될성싶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등반하는데 무척이나 땀이 난다.
등반 초입때 추워서 된장찌개를 사먹었던 것이, 등반하고 나서는 전혀 춥지는 않고 땀만 줄줄 흐른다.
12:50 천황봉 809m
통천문을 거쳐 다시 조금 내려가 왼쪽으로 계속 올라가니 천황봉이다.
천황봉은 시골 장터 모양 사람들로 들끓었고,
천황봉 정상석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가능했다.
서남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향로봉인데
그 오른편에 구정봉이 먼저 고개를 내밀고 바람재도 하아얀 속살을 드러내며 우리를 반긴다.
서쪽으로는 도갑 저수지 와 나주평야의 광활한 논밭이 전개된다.
강진 앞바다(서쪽)와 목포 앞바다(서북쪽)까지 보인다고 하였으나
시야가 맑지 않아 식별하기엔 쉽지 않다.
이제는 모든 봉들이 천황봉을 향해 고개를 숙이니 그 천황봉 정상에 선 우리는 너무도 행복하다.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소금땀을 흘렸나 보다.
천상이 있다해도 이곳보다 아름다울까! 너무나 아름다워 할말을 잃는다.
정상의 향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정상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기로 한다.
13:00-13:30 점심식사
정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내가 장만한 도시락은 언제 먹어도 맛이 좋다.
아침에 먹으려고 했던 주스까지 마시고 커피를 마지막으로 입을 가시니
그야말로 등산 와서 살을 빼기는커녕 살이 더 찔 지경이다.
오늘 천상의 스카이라운지는 대성황이어서 그만 손님을 받아도 될 지경이다.
다시 우리는 향로봉쪽을 향하여 내려간다.
14:10 바람재
옛날 사람들이 붙인 이름은 용하게도 그 이름과 맞아떨어진다.
이름 그대로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온몸을 말리며 향로봉을 향한다.
좌우가 훤하게 트여있어서 그렇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가 보다.
좌는 경포대 계곡 우는 안개골 계곡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14:25 베틀굴
구정봉(九井峰)을 오르다보면 맨 먼저 나타나는 곳이 입을 딱 벌린 형상을 하고 있는 베틀굴 이다.
이 굴은 옛날 임진왜란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곳으로 숨어서 베를 짰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이다. 굴의 깊이는 10m 쯤 되는데,
굴속에는 항상 음수(陰水)가 고여있어 음굴(陰窟) 또는 음혈(陰穴)이라 부르기도 하며
이는 굴 내부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와 같은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더구나 이 굴은 천황봉쪽에 있는 남근석을 향하고 있는데,
이 기묘한 자연의 조화가 월출산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과연 닮긴 닮았어, 끄덕 끄덕" ㅡㅡㅡ 내가 혼자말로 말하자, 아내도 동조하는 기색
14:40 구정봉 738m
베틀굴에서 조금 올라오니 구정봉이 있었다.
구정봉 정상에 올라가는 길은 자세히 보아야 발견 할 수 있을 만큼,
바위 속으로 난 길이 좁았고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 한사람 겨우 들어 갈 정도의 넓이 )
과연 올라오니 여러 개의 구멍이 보인다. 아내는 지치는지 평평한 바위로 된 정상에 벌렁 들어 눕는다.
이 정상에는 우리 둘 뿐이니 무슨 짓인들 용서가 안 되겠는가. 이곳에서 천황봉을 바라보니
천상의 스카이 라운지에는 천국행 티켓을 가진 인파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곳도 천황봉 못지 않은 천상의 낙원이다.
"아, 꿈이라면 깨지 말고, 현실이면 시간아 멈추어 다오."
15:27 미왕재 ( 억새밭 )
구정봉 에서부터 날씨가 흐려진다.
마애불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여기서 0.5km 떨어진 곳 까지 내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왕복 1km 의 거리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30분 이상 지체될 것 같아, 포기하고
향로봉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무언가 섭섭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향로봉 못 가서 삼거리의 길에서 오른쪽인 도갑사行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제부터는 하산 (내려가는 길 만 있음) 이므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미왕재까지 오는 길은 앞에서 나온 천상의 풍경은 사라지고 평범한 산의 모습이다.
하지만 일반 산에 비해서는 아직도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있었으나
이미 너무나 눈이 높아져서 웬만한 절경은 눈에 확 띄지 않는다.
헬기장을 지나니 잠시후 억새의 고개가 나타난다.
아름다운 억새를 사진에 담고 오른편 도갑사 쪽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도갑사 까지 하산하는데 1시간 소요. )
16: 25 도갑사
미왕재에서 한시간 내려오니
도선 국사비 와 부도가 함께 있었으며,
도갑사는 5분도 채 안 걸리는 지척에 위치하고 있었다.
도갑사 대웅전 앞에 있는 석등과 석탑은 대웅전 정면에 서 있는 것이 특이하다.
생각보다는 아담한 사찰이었고, 여기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니
천황사 입구에서 보던 웅장하고도 화려한 암봉들은 보이지 않아
오늘 우리가 산행한 코스가 정 코스였음을 다시 한번 입각해주는 것이다.
아내는 대웅전으로 아들을 위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나는 사진 찍는 일에만 열중하니 어찌 자식들이 어미를 더 따르지 않을 수 있으랴,
벌써 명산 대찰 에서 절을 한지도 열 번을 넘을 듯 하다.
부처님께 빌기만 하면 합격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의 마음씀씀이 갸륵한 것 같다.
오늘은 비교적 일찍 등반을 마쳤으므로
이 근방에 있는 온천에 들러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씻고 나니 날아갈 듯 몸이 상쾌하다.
아직도 천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눈에 선하며, 구름 속에서 잠시 공포에 떨었지만
천상과 龍들이 승천하는 구정봉에서 노닐다가 내려온 우리는
오늘, 천상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 천상여행을 하였던 것이며,
천상에 있는 황제를 알현하고 문무백관을 다 보았으니 얼마나 기쁜 날 이었던가..
오늘밤 월출봉에 달이 뜨고 나는 그 속에서 달을 보며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둥근 보름달이 뜬다~." ♬
.
.
.
.
.
.2003.10.05 영암 월출산에 다녀와서..

* May It Be - Enya *
May it be an evening star
Shines down upon you
May it be when darkness falls
Your heart will be true
You walk a lonely road
Oh! How far you are from home
Mornie utulie (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nie alantie (darkness has fallen)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May it be the shadows call
Will fly away
May it be your journey on
To light the day
When the night is overcome
You may rise to find the sun
Mornie utulie (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nie alantie (darkness has fallen)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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