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아! 이곳이 무릉이구나! .. (146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6년 06월 18일 일요일
ㅇ날씨: 맑음.
ㅇ산행자: 통영 미백산악회 따라서 (난테아우부부, 우리부부 포함 41명)
ㅇ산있는곳: 江原道 麟啼郡 北面
ㅇ산행코스: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안산갈림길-안산-두문폭포-복숭아탕-응봉폭포-남교리(탕수골)
ㅇ산행시간
ㅇ03:22-장수대에서 산행시작
ㅇ04:06~04:46-대승폭포 (사진을 찍기위해 40분 동안 기다림.) 해발고도 780m
ㅇ05:52-대승령 - <이정표 : 남교리8.6km-장수대2.7km-대청봉12.7km> 해발고도 1,210m
ㅇ06:36-안산 갈림길 - <이정표 : 남교리7.6km - 장수대3.7km> 해발고도 1,320m
ㅇ08:06~08:45-안산 정상 (1,430M) 아침식사
ㅇ09:37-등산로아님 팻말이 보이는 삼거리 (안산으로 가는 길목) 잠시 후 계곡 진입
ㅇ09:43-설악 11-10 지점
ㅇ10:05-이정표 <두문폭포1km-남교리5.6km-대승령3km>
ㅇ10:29-설악 11-12 지점
ㅇ10:49-이정표 <복숭아탕0.4km-남교리4.6km-대승령4km>
ㅇ11:00-두문폭포
ㅇ11:25-마지막탕 (해발고도 920m)
ㅇ11:33~11:50-복숭아탕 (해발고도 800m)
ㅇ12:36-응봉폭포 (해발고도 580m) 이정표 <남교리2.2km-대승령6.4km>
ㅇ13:00-설악 11-21 지점
ㅇ13:11-남교리에서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9시간 49분
ㅇ산행거리 약 13km
ㅇ나의만보계 26,802步
ㅇ일정시간표
ㅇ2006.06.17 20:49 통영출발
ㅇ22:25 현풍휴게소 (난테아우부부 저녁식사)
ㅇ2006.06.18 01:10 원주휴게소
ㅇ02:50 내설악광장
ㅇ03:22~13:11 산행
ㅇ14:25~15:30 최대감 (점심식사)
ㅇ17:00 단양휴게소
ㅇ19:19 영산휴게소
ㅇ20:40 통영도착
안산 (鞍山) 1,430m 강원도 인제군 북면
안산은 일명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멀리 원통쪽에서 바라보아도 말안장을 닮은 모습이 시선을 끌고 있고, 막상 올라가보아도 처음부터 암벽으로 이루어진 협곡이 만만찮은 험산임을 느끼게해 준다. 이 산을 중심으로 옥녀탕 계곡과 12선녀탕계곡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정상에서 조망하는 전망이 일품이어서 등산의 가치가 높은 산이다.
십이선녀탕계곡 (十二仙女湯溪谷)
내설악에 있으며 탕수동계곡이라고도 한다. 밤이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고 하여 선녀탕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맑은 탕이 12개라해서 12선녀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8개뿐이다. 오랜세월동안 하상작용을 받아 넓고 깊은 구멍을 한 신기한 모양의 탕과 폭포가 8km에 걸쳐 이어진다.
응봉 아래 응봉폭포를 지나면 첫 탕인 독탕이 나오고 북탕, 무지개탕, 복숭아탕을 지나 맨끝에 용탕이 나오는데, 그중 폭포 아래 복숭아 모양의 깊은 구멍이 있는 7번째 복숭아탕을 백미로 꼽는다. 주변에 단풍나무, 젓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등 나무가 우거져 계곡미가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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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에 앞서..
토요일 오후..
충남 아산에 사시는 이상일님 내외분께서
통영(약국으로 내방)으로 오셨는데 너무나 창졸간에 오신 탓에
아무 대접도 못해드리고 보내 드려야만 했으니
미안함은 고사하고 결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
이상일님! 그리고 사모님!
모처럼 통영에 내려오셨는데 하필이면 오시는 날이 장날이라고
촌놈 삼대 구년 만에 설악산가는 날과 겹쳐 아무 대접도 못해드렸습니다.
다음에 통영오실 때는 미리 연락만 주시면 버선발로 맞이 하겠사오니
부디 섭섭함을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
약국을 6시경에 파하고 난테아우께 전화를 걸어보니
이제 합천에서 출발한다고 하니 우리끼리 저녁을 먹고 (정사장님과 함께)
집에서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난테아우로부터 도착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밤 8시 20분)
우체국 앞에서 난테아우부부랑 반가운 해후를 한 후
난테아우부부 저녁을 아직 안 먹었는 말에 저녁 먹으러 가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데 10시가 아니라
8시에 출발하며 지금 우리 아파트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이다. ^^;
10신줄만 철석같이 믿고 있는 나에게는 한마디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다.
아~~이기이 무신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란 말인가!
대원들께서 기다리고 계신다는 화급한 목소리에 저녁밥이고 뭐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 달려가니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시상에!!!
20시 출발이었다. 친구 용국은 "니 군대도 안 갔다 왔나?" 하고 면박을 준다. ^^;
41명의 대원을 실은 거북선호는 정확히 08시 49분에 출발했다.
졸지에 군에도 안 가본 이몸 바람에 49분이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채..
용국아! 나 지금도 경기도 양평을 쳐다보고는 오줌도 안눈다. 무신말인지 알것제?
하지만 20시를 10시로 해석했으니 그런말을 들어도 싸다. ㅋㅋ
이자리를 빌어 함게했던 미백대원님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41명의 대원을 태운 거북선호는 22시 25분에 음식이 맛없기로 나에게 낙인찍힌
현풍휴게소에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또다시 맛없는 음식 먹으라는 얘긴가?
난테아우부부 별 수 없이 이곳에서 순두부를 시켜먹는데
먹성 좋은 난테아우마저 맛이 별로라고 하니 가히 짐작하시리라 믿는다.
날이 바뀌어 6월 18일 01시 10분 원주휴게소에서 잠시 쉰 후
02시 50분, 내설악광장에서 마지막 행장을 추스린 후
03시 20분.. 드뎌 장수대 매표소 앞에 도착한다.
장수대매표소는 자물통이 굳게 잠궈져 있어 어쩔 수 없이 월담을 하고 들어 간다.
나중에 귀가길 버스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대형버스를 보고는 공단직원이 나와 일부 계산을 했다고 한다.
3시 45분, 설악 11-01지점인데 비알이 무척 가팔라 땀이 무척흐른다.
산행대장인 심모씨께서 잠깐 대원들을 중지시킨 후
대승폭포가 장관인데 이 속도로 올라가면 어두워 볼 수 없으니 좀 천천히 올라가자고 말한다.
4시 06분, 대승폭포에 도착했지만 너무 빨리(?) 올라왔는지
우렁찬 물소리만 들릴뿐 대승폭포는 어둠속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조금 기다리다가 다른 대원들은 모두 대승령쪽으로 올라가고
아내와 나 난테아우부부만 덩그만이 남아 날이 새기 만을 기다린다. (40분 기다림.)
대승폭포
장수대 북쪽 1㎞지점에 위치한 대승폭포는 88m의 물기둥이 낙하하여 장관을 이룬다.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던 곳으로 전해지며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로 꼽히며
대승폭포 앞 넓은 반석에는 조선시대 명필 양사언(楊士彦)이 쓴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글씨가 새겨져있다.
옛날에 부모를 일찍 여윈 대승이라는 총각이 이 고장에 살았는데, 집안이 가난한 대승은
버섯을 따서 팔아 연명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폭포 돌기둥에 동아줄을 매고 버섯을 따고 있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절벽 위에서 다급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서 정신없이 올라가보니,
어머니는 간데 없고 동아줄에는 커다란 지네가 달라붙어 동아줄을 썰고 있었다. 덕분에 대승은 목숨을 건졌는데,
죽어서도 아들의 생명을 구해준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는듯하다해서 대승폭포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승폭포에 도착한지 40분이 지나자 (4시 46분)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면서 대승폭포가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노 후레쉬 상태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는데 대부분의 사진이 검게 나왔다. (자동으로 찍으면 뒷배경이 안 나옴.)
지금 생각하면 아내 말대로 한 10 분만 더 기다려 제대로된 사진을 찍고 올걸 후회가 되지만
내 욕심(사진) 바람에 난테아우부부와 대원들께 민폐를 끼칠 수는 없는 일이라
욕심을 버리고 대승령으로 향한다.
잠시 후 설악 11-02지점이 나온다. (4시 52분.)
11-01지점을 3시 45분에 지났으니 겨우 500m 오는데 1시간 7분이나 걸린 셈이다.
그런데 미백대원은 우리만 이 시간에 오르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고수님 두 분께서 오르고 계신다. (문승열님과 조대천님)
순간적으로 이상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안심이 놓인다. ^^
11-03지점 (5시 5분), 11-04지점 (5시 20분), 11-05지점(5시 41분)을 거쳐
대승령에 오르니 먼저오신 전주 한뫼산악회 회원들이 마치 정상에 오른것 처럼
이정표를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차례로 찍고 있다.
6시 9분. 안산갈림길 가는 등로에서..
"아니 우리는 한 50분 기다리는 바람에 늦었지만 왜그리 늦었습니까?" 하고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던지니
"아! 우리는 원래 거북이 산행입니다." (문승열님)
"아! 우리예? 오다 쉬고 오다 쉬고." (담배 한대 피우면서 조재천님)
??? 암만해도 그렇게 늦을리 없는데?"
6시 36분. 안산갈림길 (설악 11-07지점)
전주 한뫼산악회 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을 자시고 있는
안산갈림길 이정표 근처엔 시커먼 똥파리들이 날라다닌다.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이 보이는 곳이 안산으로 가는 길이다.
어느분 산행기에는 안산가는 길이 비지정등산로 라고 했지만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만 있을 뿐 다른 말은 일절 없다.
이렇게 길이 좋은데 '등산로 아님' 이라니!
가리봉 능선의 황홀한 조망이 펼쳐진다.
파노라마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내가 콩고물 발린 찰떡을 입속으로 넣어준다. ^^
언젠가 저 능선도 꼭 한번 타고 싶다.
가리봉 좌측으로 멀리 보이는 높은산이 점봉산이 아니냐고
난테아우가 물어보는데 알 수가 있나.. (위치상 맞는 것도 같고)
난테아우! 나도 설악산 딱 두 번 밖에 안왔소! ^^
아침 햇살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고운 곁님의 얼굴이 세세히 보이지 않아 다소 서운하지만
참으로 폼나는 사진이라 실리지 않을 수 없다. ^^
안산가는 길은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니
이곳이야말로 무릉이 아닌가 하는 착각속에 빠지게 된다.
아니 착각이 아니라 이곳이 바로 무릉이다.
무릉도원을 거니는 두 여인은 선녀가 되고
난테아우와 나는 신선이 되고..^^
안산 오름길 등로는 온통 박새천국이다.
박새는 꽃이 핀것도 있었으나 대부분 꽃이 없는데
초록잎새만 있는 박새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아~~초록의 편안함이여..
안산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목(삼거리격)에서
문승열님께서 홀로 조재천님의 배낭을 지키고 계시면서 배낭을 벗고 올라 가라고 한다.
아마도 조재천님이 먼저 올라가고 문승열님께서는 삼거리길로 바로 내려가실 모양이다. (컨디션이 최악이신듯)
하지만 정상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린 배낭을 매고 오른다.
잠시 후 도로 내려오는 조재천님과 만나고
세미릿지의 바윗길을 힘겹게 올라서니 어느덧 정상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먼저 오른 김용종님께서 수고했다며 얼린 맥주를 한 잔 주신다. ^^
이곳에서 DSLR디카(니콘 D70s)을 지니고 계신 榮珍님을 만난다.
영진님께서 사진 한 컷 찍어 주신다기에 4명이 모처럼 단체촬영 한번 하고
안산정상에서 아침을 먹는데 충무김밥이 굳어져 맛이 그저 그렇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황홀하다.
안산에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북쪽으로 길이 열려있는데
한참 내려가다가 두 갈래 길이 나타나면 리본이 보이는 우측 길로 내려가야 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좌측은 능선길)
이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길은 뜻밖에도 동쪽으로 향하는데..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기지만 맞는 길이다.
안산정상에서 한 50분 내려오면 '등산로 아님' 이란 팻말이 나오면서
대승령에서 직통으로 내려오는 등로와 조우하게 된다.
남교리쪽에서 올라오면 이 '등산로 아님' 팻말이 보이는 곳이 바로 안산으로 가는 입구인 셈이다.
잠시 후 설악 11-10지점이 나타난다. (9시 43분.)
이곳에 오니 참 시원하다.
물참대와 함박꽃이 만발한 등로를
두 부부가 신선과 선녀가 되어 노니니
이대로 신선과 선녀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두문폭포..
아늑한 저아래..
물방울 따라 떨어지고 싶다.
폭포소리에 귀가 멀었다.
하얀 물보라가 짙고 푸른 소에 가득하다.
구비구비 휘돌아 '복숭아 탕'으로 쏟아지는 물줄기...
십이선녀들이 밤마다 목욕을 했을 만 하다.
크고 작은 소들이 끝이 없이 이어지네.
복숭아탕에서 미백대원들과 조우한 후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난간에 의지해 내려가는 길은 난테 아우 말씀대로
탐학한 이방놈 혓바닥 같이 무척 미끄러워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에구 ^^;
응봉폭포를 지나면 폭포가 끝이나고
산행도 막바지를 치닫게 된다.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뛰다시피 내려간다.
한 30여분을 쉬지 않고 내려가니 날머리인 남교리(탕수골)에 닿는다.
조금 전 만해도 신선과 선녀가 되어 무릉을 거닐었던
두 부부는 어느덧 필부필녀가 되어 있었다.
^^ ^^* ^^ ^^*
<끝>
[안산으로 가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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