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 날짜: 2022.11.05 (토)
■ 동행자: 나와 아내
■ 산있는 곳: 慶南 固城郡 下二面
■ 산행시간: 09시 46분~13시 38분 (3시간52분)
■ 날씨: 맑고 청명한 날 (視界 좋음)
■ 기온: 2도~17도
금일 트랭글 궤적 (운흥사~천진암~낙서암~향로봉~전망바위~운흥사 반시계방향 원점회귀)
■ 최저고도-93m
■ 최고고도-583m
■ 누적고도-490m
■ 소모열량-656kcal
■ 총거리-5.71km
운흥사 주차장을 기점으로 이 등산 안내도의 빨간선 그은 대로 산행함 (반시계방향 원점회귀)
고성군 하이면 와룡리 마을 옆의 조그만 봉우리를 머리로 하고 와룡마을 북쪽에 있는 운흥사를 몸으로 빙둘러 감싸고 누운 형태의 용 모양을 이루고 있는 산이 고성 와룡산 향로봉이다 나에게는 이 산에 대한 추억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2003년 3월 23일 친구 천일부부와 우리부부 넷이서 고성 문수암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수태산을 거쳐 향로봉 찍고 운흥사로 내려왔는데 당시 수태산을 지난 어느 능선에서 여스님 (6명)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노루귀 야생화를 스님들께 처음 들음) 그들 중 2명의 스님과 다시 운흥사에서 재회하는 인연으로 그 스님의 차를 타고 고성 문수암으로 갈 수 있는 행운을 얻은 날이 있었으며
또 한 번은 15년 전인 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가 상륙한다는 일기예보 바람에 올랐던 산이 향로봉이었는데 와룡마을를 기점으로 운흥사~향로봉~백암산~와룡재~와룡마을 원점산행을 계획했지만 백암산 능선을 놓치는 바람에 임도 길을 빙빙 돌아 와룡재에서 와룡마을로 원점회귀 (시계방향) 했던 추억이 있다. 이번에 다시 삼세번 이 산을 택했는데 이 산을 택한 이유는 오로지 단풍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느 분의 산행기를 보니 단풍이 볼만했기 때문이다.)
운흥사 입구 주차장에는 먼저 온 차 네 대가 주차되어 있고 우리 차는 맨 좌측에 주차를 한 후 산행 채비를 마치고 9시 46분.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출발했는데 이곳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사진 속 건물은 운흥사 일주문인데 뒷면에는 불이문이라 적혀있고 앞면에는 일주문이라 적혀있다. 15년 전에도 일주문이 있었던가?
이 건물은 15년 전에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보제루 (普濟樓) 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운흥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아침 햇살이 살며시 운흥사 경내를 비추고 있다. 말 그대로 절간이다. 목탁소리도 견공의 환영인사도 없는 15년 전에는 삽살개를 닮은 믹스견 두 마리가 있었고 왕왕 짖어대었다고 적혀있다.
경내를 한 바퀴 휘~이 둘러보는데 갑자기 스님 한 분이 나타나셔서 가벼운 목례를 하니 스님도 따라 목례를 하시며 가시던 방향으로 걸어간다. 운흥사에서 산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나 하고 찾았지만 없고 다시 내려오면서 본 범종루와 해우소의 모습이다.
우측 건물도 해우소인데 자세히 보니 변기가 수세식이다. 이리로 걸어나오면 산길로 연결되는 다리가 나온다.
이곳에 오면 단풍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지만 나의 기대와는 달리 단풍은 별로 없고 있어도 끝물이었다. (하긴 지난주 지리산 뱀사골 단풍을 보았기에 어지간한 단풍은 눈에 안 들어올 줄은 알았지만..) 이런 아스콘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우측으로 돌계단이 나타나는데 돌계단을 따라 3분 쯤 오르면
천진암 갈림길로 올라선다.
15년 전 처럼 적막강산인 천진암
15년 전의 천진암
천진암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우리를 추월한 산님 (스님 같기도 하고)
뒤따라 오르는 아내 (오름길이라 더워서 둘다 외투를 벗음)
오름길의 단풍
낙서암에 오니 15년 전에 있었던 용머리가 그대로 있다. (하지만 15년 전 위치와 지금은 다르다.)
15년 전의 낙서암과 용머리 (용머리가 담벼락에 올려져 있다.)
낙서암도 적막강산이다. 흰까실쑥부쟁이와 흰국화꽃이 만발한 낙서암 법당을 지나 중간 지점에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리로 내려가니
사천 와룡산 조망터가 나오는데 조망터에서 바라보면 상사바위와 새섬바위가 보인다. 새섬바위는 옛날 천지개벽이 되었을 때 새가 한 마리 앉을 정도만 남고 전부다 물에 잠겼다하여 새섬바위라고 하며 사실상 와룡상 정상이다. (민재봉 보다 2m 높다고 나옴)
조망터에서 셀카놀이를 한 후
낙서암을 떠난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에 가족으로 보이는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가 보인다. 셀카놀이에 맛들인 아내는 용머리에서도 셀카놀이를 하자고 한다.
조금 올라오니 등산 안내도가 나타나는데 좌측 길은 애향교로 직등하는 길이라 우측 신선로 길로 향한다.
뒤돌아본 지나온 단풍길이 참 예쁘다.
진행길에는 새로 만든 나무 계단길이 보이고
의자가 있는 곳에 앉아 잠시 쉼을 한다. (사진에서는 멀어 잘 안 보이지만 줌으로 당기니 사천과 남해를 잇는 삼천포대교와 연육교가 보이고 멀리 남해 최고봉인 망운산까지 보인다. 줌으로 당긴 사진은 다른 전망대의 것이 더 좋아 휴지통에 버렸다.)
다시 길은 너덜지대로 이어지고 너덜을 따라 조금 오르니 좌측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번 코스는 지난번 뱀사골 코스에 비해 오르막길은 다소 된비알에다가 바윗길도 이어져 산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덜지대를 지나니 거대한 바위 사이로 길이 이어진다.
15년 전의 사진인데 당시에는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올라선 안부에는 이런 안내판이 보여 좌측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에 오르니 15년 전에는 개스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은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좌측에 벽처럼 보이는 것이 바위인데 오를 수 있는 바위다.)
줌으로 당기니 사천시가지와 남해를 잇는 삼천포대교와 연육교가 보이고 남해 창선도와 뒤에 보이는 높은 산은 남해의 최고봉인 망운산(786m)이 보인다. 좌측에 보이는 저수지는 하이저수지이다.
실제의 모습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어 쌀쌀해 오래 머물 수 없었다.)
15년 전에는 이곳 전망대 위에 있는 바위까지 올라 모델이 되어주었던 아내인데 오늘은 사양하면서 당신이 올라가면 본인이 찍어 주겠다고 한다. 15년 이라는 세월이 흐르니 둘다 겁장이가 되었는지 꼬리를 내린다. (굳이 오를 이유가 없기도 했지만)
전망대 지나 바윗길의 단풍이 볼만했다. 이런 단풍을 기대하고 이 산에 왔지만 정작 몇 군데 밖에 없으니..
바윗길을 지나니 길은 조금씩 더 거칠어진다. 결국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는 지점에서는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낙엽이 많아 길 찾기가 조금 애매한 지점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찾을 수 있었다. 19년 전인 2003년에는 향로봉에서 어디로 내려왔을까? 당시 산행기에 적힌 글을 보면 향로봉에서 1시간을 절뚝거리며 내려오니 운흥사 입구다. (오래 걸었더니 모두들 관절에 무리가 온 듯.) 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면 틀림없이 이리로 내려왔을 것이다.
오름길의 단풍
우회 길로 치고 올라가니 능선으로 올라서는데 능선에서는 남해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15년 전 태풍 부는 날에 놓쳤던 백암산 능선이 바로 코앞에 보이고 가운데 보이는 산은 고성 좌이산이다. 그리고 마치 군함처럼 길게 늘어뜨린 섬이 사량도이며 사량도 우측으로 보이는 섬이 두미도 좌측으로 보이는 섬이 욕지도 그리고 좌측으로 추도 노대도 멀리 국도 연화도 등이 보인다.
위 사진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찍은 사진이다. 좌측 10시 방향으로 보이는 바다가 자란만이다. 자란만에는 점점이 흩어진 작은 섬들과 가운데 보이는 큰 섬 자란도의 모습이 아름다운 그림이다. 육지의 좌측으로는 통영의 산(벽방산~천개산~도덕산~봉화산~매봉산~장막산~발암산)들과 뾰족한 통영 미륵산이 보이고 좌측 라인의 하늘금은 거제도(산방산~계룡산~선자산~노자산~망산)의 산군이다.
전망능선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또 다른 전망대가 나타난다. 아마도 이 지점은 이 산행기의 지도에 적힌 비로봉 일듯 싶다. 뜨거운 오차물 한 잔 마시며 조망을 해찰한다.
내려다보니 운흥사와 낙서암이 보인다. 상사바위 너머로 얼굴만 조금 내민 산은 하동 금오산이다.
전망대(비로봉)를 지나니 거대한 바위가 나타난다. 이게 바로 상두바위인데 무심결에 지나치고 말았다 바보처럼.. (이 사진은 15년 전에 찍었던 사진인데 상두바위 가는 길에 찍은 가분수 모양의 바위와 애향교의 모습이다.) 애향교는 2003년에 11월 16일에 건립했으니 2003년 3월 23일 천일부부와 함께 왔을 때는 없었던 다리다.
애향교 너머로 보이는 향로봉
향로봉 직전 또 다른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상두바위 (줌 촬영)
실제의 모습
위 사진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찍은 사진
향로봉 정상에서 셀카놀이 (이번에도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했는데 모르고 로우파일로 촬영하는 바람에 자칫 산행기 사진을 놓칠 뻔 했는데 여차지차 하여 사진을 나오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진이 좀 어둡게 나왔다. 분명 스마트폰으로 볼때는 정상석 글자까지 보였는데 지금은 전혀 안 보인다.)
15년 전의 정상석 (정상석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팔각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얼굴이 다 보였는데 이렇게 어둡게 나왔다. 로우파일로 촬영해서 그런가? 이번에 모르고 로우파일로 촬영하는 바람에 식겁쌌으니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곳에 앉아 간식과 남은 따뜻한 물을 모두 마신다. (이때 젊은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이 오더니 김밥과 컵라면을 꺼낸다.)
팔각정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간식을 먹으며 풍경을 즐긴 후 이제는 편안한 하산 루트로 향한다. 하산 루트는 향로봉에서 운흥사 방향이라고 적힌 서쪽 방향 산길이다.
하산 길은 서쪽 능선길인데 고도차가 별로 없는 평탄한 길이다. (그래서 오히려 볼 것이 없다)
이곳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조망이 터지는 바위 전망대이다. 북쪽 방향인데 사진상으로는 안 보이지만 육안으로는 보였다. 지리산이다. (멀리 가운데 보이는 산이 지리산이다. 줌으로 당겼더니 확실히 맞다. 하지만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 휴지통에 버렸다 로우파일로 촬영해서 그렇게 어둡게 나왔을까?)
이 사진은 동쪽 방향의 조망이다. 멀리 함안 여항산과 창원 적석산도 보인다. 이곳에서 보이는 적석산의 모양은 두 개의 봉우리가 아니고 한 개의 봉우리만 보인다.
하산 능선의 유일한 이정표가 순흥사 쪽으로 가라고 인도한다.
하산루트의 단풍
향로봉 동부보살상이 보인다고 하는 지점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하산길은 편안한 대로길이다.
이 표식이 있는 지점에서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길이 나 있다고 직진하면 안 되고 좌측 내리막길을 살피면 길이 보이는데 이 내리막길로 내려가야 한다. (아내는 직진해야 한다고 우겼지만 트랭글 궤적을 수시로 보고 있었기에 왼쪽 내리막길로 향함)
약간 의심 반 믿음 반으로 먼저 내려가는 아내 (길은 내려갈수록 뚜렷해진다)
무릎이 부실한 아내는 내리막길에서는 늘 거북이 진행이다. 그래도 같이 산에 따라와 주니 고맙다. 갈림길에서 19분이면 내려간다고 트랭글에서는 적혀있었지만 조금 더 걸렸다. 마지막에는 무슨 재배농장 같은 곳을 오른쪽으로 에돌아가면
날머리로 빠져나온다. (13시 37분이니 갈림길에서 22분 걸렸다.)
운흥사 주차장으로 걸어가 산행을 종료하고 맛집 기행으로 유명한 허영만화백이 갔다는 유명짜한 박서방식당으로 향한다.
14시 이후에는 주문을 받지 않다고 해서 냅다 달려 도착한 박서방식당과 대기 중인 손님들의 모습이다. (박서방식당에 도착하니 14시 4분 주차도 하지 못하고 아내를 내 보냈더니 대기 7번을 받았다며 좋아한다.) 대기하니 수시로 카톡으로 대기자의 명단을 체크해 준다.
박서방식당의 백반정식 (1인 15,000원)
그런데 막상 밥상을 받아보니 기대했던 것 보다는 살짝 실망이었다. 물론 전복장과 새우장의 맛이 그런대로 있었고 나막스 튀김도 맛이 있었지만 튀긴 음식이 많고 (나막스. 새우, 전은 튀김) 돼지고기 맛도 평범하고 나머지 반찬도 평범했다. (밥과 미역국도 나옴) 아내는 오히려 삼천포 정서방집이 낫다고 할 정도였다. 홀에는 연예인들의 사인과 허영만 화백의 사인으로 가득했지만 추천 맛집으로 추천하기에는 2% 부족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비를 쳤는데 이번에는 무료도로가 나와 그 도로를 쳤더니 어라? 이번에도 미친 내비가 이상한 길로 인도한다. 보통 가는 길이 아닌 고성 하일면과 삼산면을 경유하여 부포사거리로 빠져 나오는 이상한 루트로 인도한다. 지나번 뱀사골 이후 두 번째로 카카오 내비에게 당한 셈이다. 커피를 안 마셔서 (이집은 커피 대신 야쿠르트 줌) 그런지 통영에 들어와서 잠시 신호 대기 중에 깜박 졸기까지 했다.
이제는 단풍도 다 시들어 간다. 세월은 어느덧 계절은 겨울로 접어드는 것이다. 우연히 본 어느 분의 산행기 사진을 보고 뽐뿌질 받아 간 고성 향로봉의 산행은 이렇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가 사라진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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