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사천 흥무산(興霧山)▲

통영사람 이수영 2016. 5. 2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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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土)

[경남 사천]

 

선황사~이구산~고자고개~흥무산~소산마을

 

맑음 (시계는 그리 좋지 않고 더운 날)

 

 

진흙 속에 숨은 진주를 찾았다. 사천 흥무산(興霧山·452.5m)이다. 성황당산에서 시작하는 산줄기가 예사롭지 않은데다가 고려 현종과 그의 아버지 왕자 욱의 슬픈 전설이 깃든 고자고개(顧子峙)가 있다. 성황당산에서는 지리산 주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상사바위 위에 서면 구룡저수지 맑은 물과 와룡산 산줄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전체적인 해발고도는 낮지만 주변 조망이 시원하고, 산길은 잘 정비돼 포근하다. 운무에 싸여 신비로운 기운을 풍겨 흥무산이란 이름이 생겼다.

이구산(尼丘山)은 공자가 태어난 곳에 있는 산 이름을 빌려왔다. 아마도 주변에서 뛰어난 학자가 태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일 것이다. 사천에는 와룡·봉명·각산이 있는데 흥무산을 붙여 4대 명산이라고 한단다. '이구산이나 성황당산이 흥무산의 이름을 더욱 돋보이게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일보에서 발췌-

 

야생화 촬영과 야생화 촬영에 정신이 홀려 스틱을 흘리는 바람에 회수하느라 45분 알바함

 

부산일보 산행 지도

 

금일 산행궤적

 

소산마을 입구

 

오늘은 아내의 곗날(21일)이라 친구 IS 그리고 CI와 함께 점심을 먹고 헤어진 후 나 홀로 사천 흥무산으로 향합니다. CI에게 함께 갈래 하니 "평지는 걷지만 산은 안탄다." 해서 차를 몰고 가면서 생각하니 날머리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소산마을 입구에 주차하고 택시 (055-854-3333)를 부르는데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오늘 땀깨나 흘릴 것 같습니다. (약 10분 후 택시 도착)

 

도착한 선황사

 

선황사 입구 표지판에서부터 선황사까지는 시멘트 포장도로인데 택시 덕분(?)에 선황사까지 무땀 입사하게 됩니다. ^^ 중간 샛길(논길)로 오면 택시비 2,000원 정도 절감됨 (12시 29분~12시 42분 택시타다. 택시비 11,000원)

 

선황사

 

산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황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막 스님께 공양하러 오시라는 보살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범종루 옆으로 산길이 열립니다.

 

뒤돌아본 범종루

 

올라가다가 본 '꿀풀'

'꿀풀'이 지천에 피어있고 키 큰 '지칭개'도 보입니다만. 못 생겨서 휴지통에 버립니다.

 

잠시 후 운동기구가 보이는 성황당산으로 올라섭니다. 성황당산에서는 조망이 터지는데요. 아! 지리산이 보이네요.

 

성황당산에서 본 지리산, 105로 당긴 상태

 

실제 모습이구요.

 

성황당산에서 다시 빽하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야하는데 모르고 직진하니 길이 이상합니다. 이상한 길에는 백선이 많이 피어 있어 나름 소득을 올립니다. 나중에 보니 등산로에도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이 끝물입니다.

 

성황당산에 빽한 좌측 길은 이렇게 좋습니다

 

단군상(檀君像)

 

사천 성황당산성(泗川 城隍堂山城)

 

『이 성은 고읍성이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옛 사천 고을의 중심인 읍 소재지가 산성과 가까운 정동면 고읍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성은 성황당산의 정상부를 흙과 돌로 빙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성벽의 둘레는 1,500여 미터이고, 높이는 5미터이며, 성안에 우물 1개와 연못 1개가 있었다고 한다. 이곳 산성은 현재 둘레 1,109m 높이 3.9m의 토성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남쪽으로 길이 4m, 높이 3m의 석축이 있고 성안에는 우물과 못이 있다. 부근에서 기와조각과 토기조각이 많이 출토되고 있다.

 

성의 축조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수습된 유물 등을 고려하면 신라시대까지 올라간다. 그렇지만 성벽을 쌓은 방법 등으로 볼 때 고려 말이나 조선 초에 다시 고쳐 쌓은 것으로 추측된다. 성안은 북쪽과 서쪽 일부 경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평탄하며, 성 바깥은 급경사이다. 성안에는 성황신에게 제사 지내던 제단이 있다. 지금은 이곳에 단군상이 안치되어 있다.』

 

단군상 지나 내림길

 

소나무에 매달려 있는 '마삭줄'

 

올라야 할 이구산, 땀깨나 흘려야 합니다.

 

오르기 전 수청마을 갈림길

 

오름길의 '염주괴불주머니'

 

오름길의 '골무꽃'

 

"어디 아픈줄 알았어요." 이 아이를 담기 위해 비스듬히 누워 엎드려 쏴 했더니 뒤따라 올라오던 어느 남자 산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에구~ ^^;; 쪽팔려

 

오름길 개옻나무 꽃에 앉은 '세줄나비' 

 

소금땀을 흘리며 올라선 정자쉼터

 

정자 쉼터에서 본 하동 금오산

 

정자 쉼터에서 본 사천 봉명산~이명산

 

이구정

 

부산일보에 의하면 이곳 쉼터에서 1년 365일 늘 커피를 끓여주는 분이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아무도 없네요. 이곳에는 이구산 정상석이 있는데 지형도상의 이구산은 더 가야 합니다. 모르긴 해도 조망이 터지는 봉우리라 이곳에다 정상석을 갖다 놓은 모양입니다. 잠시 후 부부 산님으로 보이는 남녀 네 명이 올라와 열심히 무언가를 따는데 아마 산딸기일겁니다. 혼자 앉아 있기도 썰렁해서 곧 쉼터를 떠납니다.

 

정자쉼터 지나 유순한 산길

 

물 마시고 과자 먹으며 휴식을 취한 곳입니다. 그런데 1시간 후 이곳을 다시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ㅠㅠ

 

산딸기가 지천에 달려 있습니다. 아까 정자쉼터 오름길에서 만났던 산님이 정자쉼터 찍고 내려오시면서 (이때 민망스럽게도 또 엎드려 쏴 하고 있었음) 이번에는 야생화 촬영하는 것을 아시는 지라 "올라가시면 산딸기가 많으니 따 가세요." 하며 말씀하심 ^^ 아내가 있었다면 틀림없이 땄을 텐데 먹는 데는 관심이 없어 그냥 사진만 찍습니다.

 

'골무꽃' 자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국수나무'

 

흥무산까지는 5.8km, 아직도 많이 남았네요.

 

얼마 전 티비에 보니 뿌리가 관절에 좋다는 '네발고사리' 입니다.

 

산골무꽃

 

때죽나무

 

찔레꽃

 

산골무꽃

 

'반디지치'

 

이 산은 조망이 없다 보니 자연히 꽃사진 산행이 됩니다. 반디지치를 찍고 나서 얼마쯤 걸었을 때 어라? 오른손에 걸려 있어야 할 스틱이 없네요. ^^;; (사실은 조금 전 이 근방에서 '가막살나무'를 찍으면서 그 옆에 세워 두었는데 흘린 것으로 착각함.)

 

국관사 갈림길

 

그래서 일차로 이곳까지 왔다가 다시 되돌아오면서 좌우를 훑으며 샅샅이 찾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인데도 스틱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관사 갈림길이 바로 이구산 정상입니다. 이구산은 아무런 표식이 없었는데 GPS를 보니 이곳과 이구산 정상이 일치하더군요. 암튼 알바 덕분에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빽했지만 헛탕치고

 

다시 되돌아 온 휴식터

 

또 다시 아까 휴식할 때 배낭과 스틱을 내린 장소까지 훨씬 더 멀리 빽을 했지만 여전히 스틱은 보이지 않습니다. ^^;;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작은 물건도 아니고 그 큰 스틱이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ㅠㅠ 다시 원위치로 왔지만 결국 찾지 못합니다. 땀은 나지요. 힘은 빠지지요. 허탈 그 자체입니다. 싼 물건도 아니고 스위스에서 거금을 주고 산 스틱인데 갑자기 산행하기가 싫어집니다. 이제는 포기하고 가야 하는데 미련 때문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심정으로 이 근방의 가막살나무 꽃 찍은 장소로 가 보았습니다. 

 

지척의 거리에 서 있었던 스틱

 

아! 시상에! 이곳에 스틱이 버젓히 서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곳에서 가막살나무를 찍으면서 (정작 실리지도 못할 사진인데) 세워 두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세워 놓았는데 땅만 내려다보고 찾았으니 두 번이나 왕복해도 못 찾은 것입니다. 너무나 어이없는 장면입니다만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은 누구 말대로 죽었던 엄마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사람이 혼이 빠지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하게 되나 봅니다. 그 바람에 운동 많이 했습니다. ^^;

 

진행 방향의 바위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틱 흘린 것을 인지했지요. 야생화 촬영하려다가 하마터면 스틱 잃어버릴 뻔 했습니다.

 

상사바위 부근에 피어있는 '산조팝나무' 꽃입니다. 아직도 정을 다시지 못했는지 이 아이를 보자 또 걸음이 멈춰집니다. ㅋㅋ

 

상사바위

 

『상사바위는 특이하게도 남자가 몸을 던진 곳이다. 무당의 딸 귀순이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먼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앓다가 죽었다. 귀순이 죽고 나자 죄책감에 사로잡힌 도령이 이곳 상사바위에서 저승에 가서라도 귀순의 사랑을 받아주고자 생을 마쳤다는 전설이다. 상사바위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바라보니 무슨 일인지 오금이 저렸다.』 -부산일보에서 발췌-

 

상사바위에서 내려다본 구룡저수지와 와룡산 줄기

 

상사바위에서 내려다본 사남면 우천리 전답

 

상사바위 안내판

 

상사바위 지나 산길에 많이 피어있는 '윤노리나무' (Pourthiaea Villosa) 꽃

 

옛날에 이 나무를 이용하여 윷가락을 많이 만들어 놀았다고 해서 윷놀이나무로 불리던 것을 소리나는 대로 적어 오늘날 윤노리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윤노리나무는 산중턱에 자라는 장미과의 나무이다. 어린 잎과 작은 가지에 흰털이 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이거나 긴 타원형이며 길이 3~8cm이다.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피며 열매는 이과(梨果)로서 타원형이고 지름 8mm이며 9월에 붉게 익는다.

 

보이는 흰 꽃이 바로 윤노리나무인데 이곳엔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멍석딸기

 

'가막살나무'

 

물론 다른 개체입니다만 아까 이 꽃을 찍다가 스틱을 흘렸지요. '덜꿩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을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참 편안한 산길입니다.

 

탐스럽게 열려있는 '청미래덩쿨열매'

 

쿠션 좋고 울울한 솔향이 좋은 편안한 산길입니다.

 

이제 막 '노루발풀' 도 피어납니다.

 

돌탑이 보이는 곳인데 이곳이 367.3m 봉입니다. 서래야 박건석님의 표식에는 구룡봉이라 적혀 있군요

 

철탑(임도 갈림길)

 

철탑 이정표를 보니 아직 반도 못 왔습니다. 에구~ 속도를 좀 내야 겠습니다. 철탑에 오니 웬 남자 산님 한 분이 보입니다. 아마도 옆구리에서 올라오신 듯 철탑에는 키 큰 사초가 많이 피어 있는데 남자 산님 때문에 생략하고

 

잰걸음으로 걸어오니 작은 구룡봉 334.0m 봉 입니다. 이 표식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그런 평범한 능선입니다.

 

334.0m 봉 지나 이어지는 편안한 산길

 

삼각점봉(284.6m 봉)

 

그래서 삼각점봉까지는 일사천리로 내닫습니다. 삼각점은 좌측 숲속에 깨어진 상태로 놓여 있고 [진주 467 1986재설] 우측 소나무에는 서래야 박건석님의 표식이 걸려 있습니다.

 

284.6m봉 (능화봉)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대체 박건석님은 어떤 분이기에 이렇게 산의 이름을 잘 알까?

 

284.6m봉 내림길에서 바라본 가야할 흥무산입니다. 보이는 산은 돌탑봉이고 사실 흥무산은 뒤에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고자고개 내리막길인데 나무계단이 너무 좁아 별무소용입니다.

 

고자고개 (顧子峙)

 

『산줄기 위에 철탑이 있다. 철탑을 돌아서니 멀리 안종 능지가 보인다. 안종은 고려 8대 임금인 현종의 아버지로 이름이 왕욱이다. 아들 현종이 왕위에 오르자 안종으로 추존됐다. 왕욱은 이곳 사천에 유배되었는데 당시 2살이던 아들 순이 아비를 애타게 찾는 것을 안타까이 여기던 성종 임금이 인근 배방사에 아들을 거주하게 해 주었다. 왕욱이 매일 배방사에 있는 아들을 만나고 돌아가다가 고갯마루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고개가 고자고개다.』

 

-부산일보에서 발췌-

 

고자정 (顧子亭)

 

『고자고개에는 사천시가 2015년 새로 정자를 하나 지어 놓았다. 고려 현종의 부자상봉길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동면 주최로 고려 현종 부자상봉축제를 열었다. '아버지 욱이 아들 순을 되돌아본다'라는 주제였다. 왕욱은 지관에게 돈을 주어 자기를 명당에 엎드려 장사 지내게 했다. 사천이 물이 북쪽으로 흐르는 역수의 땅이라 이를 다스리기 위해서란다. 이런 때문인지 명당의 발복으로 아들이 왕위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부산일보에서 발췌-

 

고자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된 숨을 몰아쉬며 오른 돌탑봉

 

돌탑봉 지나 윤노리나무가 피어있는 산길

 

흥무산까지 0.9km 남았다는데. 마음은 급하고

 

갈림길에선 새마을도로 방향으로

 

15분 후 도착한 밋밋한 봉우리엔 이정목 만이 여기가 흥무산 정상임을 알리고

 

내려선 한티재

 

한티재 이정표

 

한티재 안내판

 

한티재에서 소산마을로 향하면서

 

돌아온 날머리 소산마을, 해는 서산에 저물고

 

 아내의 곗날을 이용하여 다녀온 사천의 흥무산은

생각했던 것 보다 조망이 없는 산이었습니다만. (조망터 3군데)

 

쿠션 좋고 솔향 울울한 산길이었고 야생화가 많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재미나는 산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스틱을 흘리게 되어 왔다리갔다리를 두 번이나 한 추억을 남긴 산이 되었기도 하고요. (사상 초유의 해프닝)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찾은 것은

바로 시원한 맥주였습니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