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천령산 .. (320번째 산행기)
ㅇ일시: 2010년 05월 30일 일요일
ㅇ날씨: 맑고 구름조금, 산들 바람이 부는 날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慶北 浦項市 靑河面, 松羅面
ㅇ산행코스: 경상북도수목원-삿갓봉-638봉-천령산-음지밭등-연산폭포-상생폭포-보경사
ㅇ산행시간
ㅇ08:45-경상북도수목원에서 산행시작 (고도 620m)
ㅇ09:14~09:19-전망대 --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짐. (파노라마사진 촬영)
ㅇ09:32-삿갓봉 (716m) -- 조망이 터지는 헬기장
ㅇ09:53-외솔베기 -- 삼거리 고갯길 (우측은 유계리, 직진한다.)
ㅇ10:05-638m봉
ㅇ10:39-삼거리 (이정표 전망대5.0km-우척봉0.8km-삼거리1.0km) -- 오름길 산길이 정방향
ㅇ11:10~11:44-천령산(우척봉) -- 점심식사 (보경사 주차장쪽이 정방향) -- 고도 775m
ㅇ11:47-헬기장
ㅇ11:59-하늬재 (좌측 보령사 계곡쪽이 정방향)
ㅇ12:07-음지밭뚝 갈림길 (이정표 우척봉1.2km-주차장2.9km-음지밭뚝1.8km) -- 좌측 음지밭뚝 방향이 정방향
ㅇ13:10-계곡과 만나는 지점 (이정표 은폭포1.2km-우척봉3.0km-보경사3.0km) -- 고도 235m
ㅇ13:40~14:26-연산폭포 -- 마음을 비우고 연산폭포에서 아주 푹 머뭄.
ㅇ14:37-보현암 -- 6년 전 고물 자판기가 아직도 그대로 사용중이었다.
ㅇ15:10-상생폭포 -- 디카를 계곡물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함. 이후는 무장해제 되어 하산함.
ㅇ16:05-보경사에서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7시간 20분
ㅇ산행거리 약 12.5km
ㅇ나의만보계 24,966步
ㅇ일정시간표
ㅇ05:05 통영출발
ㅇ06:29 남밀양IC
ㅇ06:38~07:06 청도휴게소 (아침식사)
ㅇ07:55 서포항IC
ㅇ08:45~16:05 산행
ㅇ16:45~17:14 택시타고 들머리 수목원으로 돌아오다. (택시비 35,000원)
ㅇ18:06~18:30 새포항물회식당 (저녁식사)
ㅇ18:50 포항IC
ㅇ19:52 남밀양IC
ㅇ20:16 동창원IC
ㅇ21:42 통영도착
천령산 (天嶺山) 75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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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참고 산행기 - [산&산] <77> 경북 포항 천령산- 부산일보 (click here!)
산행이야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나의 산행지 선택은 늘 즉흥적이고 기분에 좌우되는데
이번 주에는 웬일인지 6년 전에 산욕심 바람에 보지 못했던 포항 내연산 폭포가 보고 싶다.
시계를 돌려 6년 전인 2004년 8월 29일로 들어가 보자. 부모님(그때는 어머니가 살아계셨음)
아침을 해드리고 비교적 늦은 시각에 통영을 출발하여 고전적인 차의 길인 서마산-대저JC-대동JC
~양산-경주를 거쳐 포항 들머리로 진입하니 이미 11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부산일보 코스대로 동대산부터 타는데 약간의 알바 끝에 동대산 정상을 찍은 후
우여곡절 끝에 내연산 삼지봉에 도착한 부부는 속담에 똥 누러 갈 때 마음과 똥 누고
나서 마음이 틀린다고 갑자기 마음이 달라졌던 것이다. 그날의 산행기속으로 들어가 보자.
『넌지시 아내에게 의사를 물어보니 ..
시원하게 내뱉는 말..“향로봉으로 갑시다.”
안 그래도 그 대답을 기대했던지라 바로 향로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단지 시간이 좀 늦어 오늘 폭포구경은 좀 힘들겠구나..하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폭포야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향로봉은 오늘 아니면 언제 또 와서 볼 것 인가? 하고 생각하니
우리의 행동이 무척 합리적인 것 같다. 또한 내연산의 정상은 삼지봉(710m)이 아닌
향로봉(930m) 인 점도 우리를 향로봉으로 가게 만든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무리였다.』
<2004년 8월 29일 나의 63번째 산행기 [내연산/동대산▲]편에서 발췌>
과도한(?) 산욕심 바람에 향로봉까지 내달렸고 내연산 계곡으로 떨어진 부부에게 기다린 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었고 천둥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연산폭포는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닌 공포의 대상이었다.
결국 난해한 퍼즐 게임 끝에 무사히 보경사로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날의 산행은 내연산 계곡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오늘은 폭포만큼은 반드시 보고 오려고 하는데 내연산보다 미답지인 천령산이 더 끌려 천령산으로 항로를 수정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산욕심이 생겨 어떻게 두 산을 연계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며 곰곰 생각하니
수목원에서 올라 천령산 찍고 연산폭포 보고 다시 삼지봉으로 올라 향로봉 찍고 매봉으로 하산하면
원점회귀가 가능할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산행을 해보니 천령산에서 무려 500m나 하강하여 다시
고도 500m를 치고 올라야 했으므로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오히려 보경사쪽에서 시작하는 것이 현명했다.
4시 30분에 모닝콜이 울렸고
지난 주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니 간편하기에
오늘도 시내에 나가 충무김밥 2인분을 산 후 5시 조금 넘어 출발한다.
고성을 지나 14번 국도를 달리니 우측 고성 동해면 방향으로 아침 해가 솟아오른다.
통영에서 포항으로 가는 고전적인 차의 길은
서마산-대저JC-대동JC~양산-경주를 거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밀양-대구간 고속도로와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최소 30분은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동창원IC에서 남밀양IC까지는 차로 약 18분 정도 소요된다.
남밀양IC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청도휴게소에서 아침메뉴인 설렁탕과 유부우동으로 아침을 때우고
경주빵 하나 사고 자판기 커피 한 잔씩 마신 후 네비에 '경상북도수목원'을 치면
서포항IC로 빠져나와 68번 지방도로로 달리게 되고 잠시 후 도로 좌측에 비학산 줄기로 보이는
길다란 산릉이 한참동안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고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올라오면 들머리 수목원이 나타난다.
수목원 입구에서 머뭇거리니
어느분께서 수목원 주차장에 주차하라고 한다.
나중에 보니 이곳 수목원은 주차비도 입장료도 받지 않는 곳이었다.
수목원 주차장에 주차했지만 어디가 들머리인지 몰라 수목원 바깥으로 나갔는데
산으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라 다시 되돌아 가면서 찍은 사진(위 사진)이다. 들머리는 수목원 안에 있다.
전망대 라고 적힌 계단길이 바로 삿갓봉 경유 천령산으로 가는 길이다. <08:49>
이 산에 온 것을 부부는 너무나 행복해 하며 올라간다. ^^ <08:59>
조금 올라가니 고갯길이 나타는데 우측이 전망대 가는 길이라 잠시 헷갈린다.
부산일보 지도을 보니 우리가 부산일보 지도 점선으로 오른 것 같다.
좌측 삼거리 방향이 정방향이지만 일단 우측 전망대로 향한다.
거의 '외눈이지옥나비'일 정도로 외눈이지옥나비들의 천국이었다. <09:07>
똑바로 올라 올 수 있었는데 약간 우측으로 올라 온 것이다. <09:19>
팔각정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기고 다시 고갯길 삼거리로 빽한 후 삿갓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평지나 다름없는 길이라 등산을 하는 것인지 산책을 하는 것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인데
아내는 오히려 좋아라 한다. 삿갓봉에 오니 조망이 터지는 헬기장인데 이정표에는 고도
716m라 적혀있다. 들머리 수목원 고도가 620m니 겨우 100m 쯤 오른 것이다.
삿갓봉을 지나자 등로가 북쪽이 아닌 동쪽으로 이어져 이 길이 맞나? 하고 의심하지만
잠시 후 두 갈래 길이 나타나고 가야할 정등로는 리본이 많이 걸린 좌측 길임을 알 수 있다.
내림길에는 ‘외눈이지옥나비’ 들이 여기저기에 날아다니고 등로는 수목으로 덮여 무척 시원하다.
외솔베기 유래
외솔베기는 옛날 가래골(현재는 삼거리 골짜기에 집터 흔적만 있음) 주민이
청하장을 보러 다니는 길목 산길언덕 정자나무 쉼터이다. 밤길에 술과 고기를 먹고 지나면
범짐승이 흙을 퍼붓고 선한 사람이 밤길에 나무 밑을 지나면 두려움을 포근하게 감싸며 여인들이
외솔베기 나무에 공을 들이면 효험이 있다하고 나무에 해를 주면 사람이 목숨까지 잃었다는 유래가 있는
외솔베기는 현재까지 이 자리를 지키면서 오랜 역사 동안 등산객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외솔베기를 지나면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고
리본이 많이 매달린 조망이 없는 봉우리로 올라서는데 바로 638m봉이다.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는데 10시 12분. 아내는 무릎이 약간 이상이 있다며 무릎 보호대를 찬다.
우측으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참으로 시원한 산이라 여름철 산행지로 강추할만 하다. 그런데 이곳의 등로는
능선을 있는 등로와 사면길 우회로가 있는데 두어 번 능선을 고수하다가 쓸데없는 정력낭비 같아 편하고 뚜렷한 우회로를 택한다.
천령산 정상에 오니 산님 두 분이 쉬고 계시고 자연석에 우척봉이라고
새긴 글짜가 보인다. (반대편에는 천령산이라 새겨져 있음.) 잠시 후 제한적으로 터지는
조망을 혜찰한 후 한 산님에게 부탁하여 부부동반 기념촬영을 하였으나 다리가 잘리고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
휴지통에 버렸는데 곰곰 생각하니 곰 다리가 네 개라고 오늘은 폭포사진을 찍기 위해 무거운 삼각대를 짊어지고 왔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것 같다. 녹음이 우거져 시원한 천령산 정상에서 가져온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 (11:10~11:40)
음지밭뚝 갈림길에서 좌측 음지밭뚝으로 내려가다 보면 다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가야할 정등로는 좌측 길임을 알 수 있지만 무심결에 앞만 보고 달리면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먼저 내려가다가 아내가 안 내려와 소리쳐 부르니 아내도 나를 찾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만약 휑하니 아래로 달렸다면 이산가족이 될 뻔한 순간이다. ^^; 음지밭뚝 내림길은 호젓하니 참 좋은 길이다.
그러나 자꾸만 자꾸만 고도가 내려가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다시 올라야 하는데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고도계를 보니 235m를 가리키고 있다.
아까 천령산 능선의 고도가 700m대이니 무려 500m나 하강한 것이다.
여기서 갈등이 일어난다. 폭포를 포기하고 은폭포 쪽으로 해서 향로봉 찍고
매봉을 경유하여 원점회귀할 것인가 아니면 부산일보 코스 대로 연산폭포 쪽으로
진행할 것인가 하고.. 하지만 6년 전에도 그랬듯이 폭포를 못 보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
(더구나 무거운 삼각대까지 짊어지고 왔다.) 연산폭포로 향한다. 그러나 결국 연산폭포에서
발목을 잡히고 마는데 그 이유는 똥 누러 갈 때 마음과 똥 누고 나서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다시 고도를 500m이상 쳐 올려야 하니 누가 생고생 코스로 가겠는가!
결론은 서론에서 말했듯이 보령사에서 시작했으면 가능했을 것이다. 연산폭포까지
보고 우리가 내려왔던 음지밭뚝을 반대로 쳐 올라 천령산 찍은 후 시명리(꽃밭등)로 떨어져
매봉 찍고 유턴하여 향로봉~문수봉으로 원점회귀하였으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참고로
내연산 6개봉 종주는 24.8km에 달하는 옹골찬 길이니 준족들께서는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너편 절벽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는지 모른다.) <13:29>
(6년 전에는 칠흑 같은 어둠에 묻혀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곳.) <13:43>
결국 AV모드로 촬영할 수 밖에 없는데 ND필터가 없어 아쉽다. <13:48>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일단 연산폭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은폭포 쪽으로 올라오려고 하였으나 연산폭포에서 너무 많이 지체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부산일보 코스대로 보경사로 하산하게 된다.
부산일보 지도상에 있는 관음폭포와 무풍폭포는
계곡 골치기를 해야만 볼 수 있는 폭포라 결국 등로를 따라
터덜터덜 내려 올 수밖에 없고 보현암 입구에 오니 6년 전에 보았던
그때 그 자판기가 아직도 사용 중이라 감회가 새롭다.
『자판기에서 1.000원짜리 지폐를 넣어 커피 한 잔 뽑아먹고 (아내)
그 다음에 내가 율무차를 뽑으려고 레버를 당기니 끼릭,끼릭 하는 소리와 함께
율무차가 나오는데.. 율무는 온데간데없고 뜨거운 맹물이다. 허..
처음에는 약이 올라 물을 자판기 얼굴에 뿌려버리려다가 다시 한번 생각하니
맹물이면 어디냐 싶어 후루룩 마시니 속이 뜨끈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난생 처음 맹물 한 컵을 500원 주고 사먹었지만 그리 화가 나지 않는다.
항의하려면 주무시는 스님을 깨워야 하니.. 아니 될 말.. 』
<2004년 8월 29일 나의 63번째 산행기 [내연산/동대산▲]편에서 발췌>
순간의 방심으로 디카를 계곡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이후는 사진이 없음. ㅠㅠ <15:19>
상생폭포에서 보현폭포 처럼 계곡을 건너 삼각대 설치하여 사진을 촬영한 후
다시 건너가다가 목에 걸었다고 생각한 디카가 그만 계곡물에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배터리를 꺼내고 부산을 떨었으나 이미 렌즈까지 물이 차버린 상태다.
그러자 아내는 상생폭포가 아니라 상살폭포라며 탄식한다. ^^;
이후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한 채 마치 무장해제된 군인처럼
아무런 할일 없이 보경사까지 터덜터덜 걸어 내려 갈 수밖에 없으니 허탈하기까지 하다.
보경사 입구에 오니 어느분이 길에 물을 뿌리고 있어 (음식점 주인) 택시를 물으니
친절하게도 송라면 택시를 불러준다. 하지만 택시요금은 생각 보다 거금이라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협정가라 하며 40,000원이라 하심) 우리가
놀라니 기사님께서 35,000원으로 깎아 주셨는데 거리를 봐서라도 좀 많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기사님이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 같아 (전화 대화내용을 들었음.)
마음이 약해져 그냥 40,000원을 드리려고 하니 한 번 말했으면 그대로 해야 한다면서
5,000원을 깎아 주신다. 알고보니 이 기사님도 기구한 운명을 가지신
분이었다. (연세는 70세이고 아들이 서울대생이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그분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쓰기에는 지면이 모자라 생략한다.
암튼 이 풍진 세상에 한 두 가지 사정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보니 우리에게 친절하게 택시를 안내했던
식당주인도 나이가 나와 비슷한 50대 중반인데 물고 뽈고 하는
귀여운 딸이 있어 늦둥이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니 나중에 택시기사님께
들은 바로는 늦둥이가 아니라 입양한 아이라 하더니..
그나 저나 포항 내연산에만 오면 사고를 치니..
내연산 하고는 궁합이 안 맞는지 원.. ^^;
<END>
★ 今日산행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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