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숨막히는 산죽 속에서 .. (183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7년 05월 27일 일요일
ㅇ날씨: 맑았으나 황사때문에 시계는 불량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慶南 山淸郡 矢川面
ㅇ산행코스: 신천초교-669봉-675봉-임도-668봉-849봉-971봉-1,150봉-971봉-청래골 갈림길-청래골
ㅇ08:23-신천초등학교에서 산행시작
ㅇ08:47-384m봉
ㅇ09:23-안동 김씨 가족묘
ㅇ10:17-669m봉 정상 (십자+ 삼각점이 있었다.)
ㅇ10:36-폐헬기장 (이곳은 와서는 안될 곳이었다.)
ㅇ10:50-다시 돌아온 폐헬기장
ㅇ11:07-중촌-남대 갈림길
ㅇ11:24-로프줄이 연결되어 있는 갈림길
ㅇ11:35-675m봉 부근으로 추정되는 묘지터
ㅇ11:50-좌측으로 탈출로가 보이는 갈림 삼거리
ㅇ12:03-양측으로 탈출로가 보이는 갈림 사거리
ㅇ12:13~12:38-임도에서 빵과 두유 그리고 커피로 간단한 점심식사
ㅇ12:51-[국립공원구역] 이라고 새긴 바위지점
ㅇ12:56-갈림길 (우측으로 가야한다.)
ㅇ13:35-849m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
ㅇ13:38-청래골 하산길 (삼거리)
ㅇ14:39-바위 암봉 (썬토 고도계가 1,090m를 가리켰다.)
ㅇ15:07-1,150m봉 (약 3분간 머뭄)
ㅇ16:04-청래골 하산길 (삼거리)로 돌아오다. (고도 860m)
ㅇ16:20~16:33-기도처 (이곳에서 몸을 씻었다.)
ㅇ16:41-선은암 (국립공원 출입금지 안내판)
ㅇ17:05-판기마을로 내려오는 도중 쏘나타 승용차를 히치하여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8시간 42분
ㅇ산행거리 약 12km
ㅇ나의만보계 23,825步
ㅇ일정시간표
ㅇ07:18 통영출발
ㅇ07:55 단성IC
ㅇ08:23~17:05 산행
ㅇ17:05~17:14 쏘나타 승용차를 히치하여 들머리로 돌아오다.
ㅇ17:29~17:52 '삼포가는길'에서 삼계탕시켰으나 맛이 없어 먹지 못하고 싸가지고 나옴
ㅇ18:08~18:45 '남사 예담촌 전통찻집'에서 파전과 녹차 수제비로 저녁식사
ㅇ18:53 단성IC
ㅇ19:37 통영도착
개요
8부능선 분기봉(1417m)에서 도장골을 만들어 낸 남서쪽으로 갈래친능선을 연하남릉으로 부르고 청래골을 사이로 한 동남릉은 일출능선으로 칭함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중산리 하산길이 있는 971m봉 아래만 곡점능선으로 불러야 마땅하리라고 본다.
지리산이면서도 권역에서 살짝 비껴났다는 이유로 찾는이 없어 원시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곡점능선에도 최근엔 중산리에서 거림쪽의 동촌마을로 넘어가는 포장도로가 생겨나면서 산허리를 짤라내, 이 지점부터 곡점마을까지를 곡점능선으로 해야할 지를 두고 실없는 걱정을 해야할 판이다.
어쨌던 중산리 가는길에 바라보는 오른쪽의 황금능선과 대칭되는 신비의 곡점능선을 타고올라 청래골로 내려오는 이번 코스는, 체력에 따라 얼마든지 코스조절이 가능해서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이번 코스 모든 계곡수는 덕천강~낙동강 따라서 부산까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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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참고 산행기 - 지리산 곡점능선- 문종수 (click here!)
산행이야기..
이번 주는 석가탄신일 덕에 일주일에 두 번 산행할 기회가 생겼다.^^
사월 초파일인 5월 24일에는 즐산 코스인 거창 건흥산~아홉산 산행을 하고
일요일인 5월 27일에는 좀 빡센 산행을 하고 싶다. 그러나 초파일 날에 많은 비가
온다는 기상청 예보 때문에 초파일에는 산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지난주 산행기나 마무리
하려고 하는데 막상 초파일 오전에는 날씨만 화창하니 아내가 집에만 있지 말고 산으로 가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서게 된다. (솔직히 산행기 쓰는 것이 부담스러워 집에 있으려고 했다.)
하지만 오후에는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하니 원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통영 광도면 소재 발암산을 탔다. (통영지맥으로 불리는)
그래서 이번 주는 초파일 날에 가려고 했던 건흥산~아홉산으로 갈까 하다가 내끼지
않아 아내가 미장원에 간 토요일 오후 내내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지리산을 선택하게 된다.
이번주 산행지는 문종수님께서 가신 지리산 곡점능선이다. 신천초교에서 곡점능선을 타고 올라
청래골로 내려오는 이번 코스는, 약 6시간 30분정도 걸린다고 하니 우리는 8시간 30분을 예상하고
5시 30분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늘부터 보니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황사의 영향인지 시계가 좋지 않다. 오늘도 변함없이 부친과 함께 아침을 먹고
7시 18분에 집을 나서 늘 하던대로 적당히 속도 위반도 하면서 ^^ 37분만에 단성IC를
빠져나와 신천초등학교 앞에 도착하니 08시 22분이다. (우리집에서 1시간 04분 소요됨.)
이곳에서 고도계를 보니 약 250m를 가리키고 있어 1,150m봉까지는 약 900m를 치고 올라야 할판.
내대교를 지나 초입쪽으로 걸어가는데 바로 옆집 남자 한 분이(동네사람) 우리를 빠꼼히 쳐다본다. ^^;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몹시 켕긴다.
"당신들! 어디 가요?" 하고 묻기라도 한다면.. 허걱..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자씨는 조용히 바라만 보시는 것 같다.
잠시 후 출입금지 표지판이 나타나는데 국립공원 표지판이 아니라...
'개인의 사유지이므로 타인의 무단 출입을 금하며 무단출입시 고발조치한다' 는
약간 공갈협박성의 표지판이다. 흐미~~ 하지만 이곳 말고는 달리 올라갈 길이 보이지 않아
이리로 올라 가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볼새라 퍼뜩 치고 오른다.) 초장부터 길도 아닌 곳을 치고 오름.
초입에서 치고 올라가 능선으로 붙으니 잠시 후 대나무밭이 나타난다.
다시 조금 진행하니 무명 묘지 두 기가 대나무 숲속에 자리하고 있고 묘지를 지나면
대나무 밭이 계속 이어지는데 마치 앞으로 당할 고난의 예고편 처럼 등로는 무척 희미하다.
8시 58분. 길이 헷갈린다.
이곳에 오니 산죽때문인지몰라도 가야할 능선이 어딘지 도통 모르겠다.
리본하나 보이지 않고 길마저 희미하니 아무래도 오늘 산행지를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방정맞은 생각마저 든다. 아!~~초장부터 이렇게 험할 줄 몰랐다.
한마디로 빨치산 루트가 따로 없구나! 무조건 날등을 고수해 나아가는 수 밖에 없구나!
거창 건흥산이나 탈걸.. (쌔가 빠지게 연구한답시고 한 것이 이런 산꾼코스를 연구하다니..)
길은 끊겼다가 이어졌다가를 반복한다. 고도계를 보니 400m를 가리키고 있다.
9시 12분. 이제는 산판길이 나타나고 한동안 좋은 길도 이어진다. ^^
산판길에서 10여분 올라오면 묘지 5기가 보이는데 비석을 보니 모두 안동 김씨들이다.
안동 김씨묘에는 나비가 날라다녀 나비를 찍으려고 이리저리 쫓아 다녔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실패하고 대신 올라오면서 청미래덩쿨을 찍고 올라가니
다시 산죽 오름길인데 아내가 넓적바위에서 기다리고 있어
이곳에서 잠시 물도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고도 500m)
넓적바위를 지나니 다시 산죽길이 이어지는데 아까보다는 좀 덜하지만 빡빡하구나..
이름모를 나무가 보이는 이곳이 669봉 오름길 능선 초입이라, 능선을 준수하여 올라가려고 하는데
아내가 좌측으로 사면길이 보이니 그리로 가자고 한다. 내 생각에는 능선을 준수하여 치고 올라야 할것 같았지만
아내의 뜻대로 좌측 사면길로 접어드니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길이 사라진다.
빽하려다가 어차피 확신이 서지 않는 길, 그냥 치고 오르기로 한다.
10시 17분. 669m봉 정상..
아무것도 없을줄 알았던 669m봉 정상에는
작은 십자(+) 삼각점이 보여 이곳이 669m봉임을 알리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이름모를 나무에 귀여운 꽃이 피어있어 산객의 눈길을 끌게한다.
뒤에 올라온 아내가 싱글거리며 "나무 봤습디까?" 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묻는다.
"이 꽃 말이가." 하니 "어머나! 여기도 피어있네!" "이꽃이 더 빨갛네!" 하며 웃는다.
그리고 보니 올라오면서 이 꽃을 나몰래 살짝 찍었던 모양이다. ㅋㅋ
이곳에서 물좀 마시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이다.
문종수님 말씀대로라면 이제부터는
완만한 길이 이어져야 하는데..
669m봉에서 무심결에 직진한 모양이다.
산죽으로 무성한 길이 이어지고..
10시 36분. 난데없는 폐헬기장이 나타난다. (나타나면 안되는 것이지만..)
폐헬기장에는 제비나비가 날아다녀 유혹을 하지만
높은 나무에 앉아 접사 촬영이 어렵다. 조금 기다려 보는데..
가야할 길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아내의 채근에 포기를 하고
다시 진행하는데 길이 이상해지더니 끝내는 길이 사라진다.
등로를 찾아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등로는 보이지 않고
잠시 후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이 길이 맞는 길인줄 알고
내려 가려고 시도하니 아내가 내려갈 길이 막막하다며 다시 669m봉으로 돌아가자고 해서
폐헬기장으로 돌아온다. (10시 50분.)
폐헬기장에서 다시 669m봉쪽으로 빽하는데 우측으로 능선하나가 보인다며
눈 좋은 아내가 말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아내의 말처럼 나무들 사이로 능선하나가 보인다.
그랬다. 669m봉을 지나 가야할 등로는 서북쪽이므로 첫 눈에 저 능선을 타야 하는 것을 깨달는다.
이곳은 나무가 울창하고 산죽으로 덮혀있어 가야할 능선이 보이지 않아
웬만큼 고수가 아니면 알바하기 십상이겠다.
669m봉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서 산죽을 헤치고 우측 능선쪽으로 붙는다.
잠시 후 산죽이 빼곡히 들어찬 등로가 나타나지만 이런 길을 어떻게 헤쳐 가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는데 내 머리 위로 리본하나가 보인다며 아내가 외쳐
머리 위를 바라보니 과연 리본 하나가 보인다. (처음으로 보는 리본)
아!~~참으로 반가운 리본이다. ^^
산죽이 빼곡히 들어찬 등로를 걷노라니
정말 모르고 오지 알고는 못올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5분쯤 걸었을까?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산판길이 나타나다니!
누군가에 의해 산죽이 제거된 넓은 고속도로 길이 나타난다.
시상에! 이런 길이 나타나다니!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웬지 험로를 헤쳐 나온 우리가 손해본 기분이다.
자연히 속도가 붙고 잠시 후 우측으로 빠지는 길이 나타난다. (11시 07분.)
산판길을 걸어가는데 방심했음인지 아내가 앞으로 꼬꾸라진다. (11시 16분)
깜짝 놀라 다친데는 없는가 하며 물어보니 다행스럽게도 손에 멍만 조금 들었을 뿐이라 한다.
이곳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고도계를 보니 705m를 가리키고 있다. 이제는 탄탄대로길이 이어져 슬슬동풍이다.
11시 35분.
어느 넓은 묘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고도계를 보니 715m를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보면
이곳은 고도 차가 별로 없는 평탄한 길인 셈이다.
이곳에서 얼린 백도를 먹는데..
젓가락이 없어 맥가이버칼로 찍어 조심조심 먹어야 한다.
나 하나 아내 하나 까지는 잘 먹었는데
나 둘 아내 둘 하는 순간에 아내는 그만 백도를 산죽 위에 떨어뜨린다.
앗! 저 아까운 것을.. (아내는 결국 물로 씻어 먹음.)
꿀맛 같은 백도를 먹고난 후 묘터를 벗어나니
다시 험한 산죽길이 이어지는데 그동안 좋았던 산판길은
이 묘지의 후손들이 닦아 놓은 길일까? ???
묘터를 벗어나니 다시 키를 넘는 황금능선급 산죽길이 이어진다.
11시 50분. 좌측으로 탈출로가 보이는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12시 03분. 양쪽으로 탈출로가 보이는 사거리가 다시 나타난다.
가야할 오름길은 길 같지 않은 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올라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좌측으로 탈출하고 싶었지만 직진하니 길은 그래도 절묘하게 이어진다.
12시 08분. 썬토 고도계가 715m를 가리키는 한 봉우리에 올랐다.
여기서 길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대체 여기가 어디쯤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지금은 알지만 산행 당시는 어디쯤인지 몰랐다. 675m봉을 이미 지나쳤는데도
아직까지 675m봉을 오지 않았다며 착각을 했던 것이다. (여태 여기도 못왔나 하며 탄식을 했다.)
715m봉 정상에서 가야할 길은 11시 방향인 좌측인데 이상하게 나는 머리속 GPS는
우측으로 가라고 명령한다. 아내의 리모콘에 따라 좌측 길을 가니
잠시 후 능선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더니..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임도가 나타난다. 헉!
임도길에서 조망을 살핀 후
아예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오늘도 빵과 두유 커피로 간단한 점심을 먹는데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식욕이 통 없다. 늘 그렇듯이
즐산하면 밥맛이 좋았지만 苦山하면 밥맛이 없더니 오늘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중산쪽으로 조금 걸어오면 올라야 할 길이 열리고
등로는 아까완 달리 놀랄만큼 뚜렷하고 좋다. 잠시 후 국립공원 구역이라는
바위에 새긴 글이 나타난다. 역시 국립공원 구역이라서 그런지 길이 좋구나. ^^
비록 오름길이지만 이런 길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12시 56분. 다시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선 우측 오름길이 가야할 등로다. 이제는 다시
슬슬동풍 길이 사라지고 산죽길이 이어지지만 그리 험한 산죽길은 아니다.
다시 한 봉우리를 지나 약간 내림길인데 숨도 가프고 목도 말라 잠시 물도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그동안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렸던지 팬티까지 젖은 것 같다. 고도계를 보니 800m를 가리키고 있다. (13시 13분.)
거미줄이 얼굴에 붙는 것으로 봐서 우리가 오늘 초등이다.
컨디션 저하 때문인지 오늘은 무척 힘이 든다. 아내에게 먼저 오르라고 하며
뒤에서 천천히 따라 오른다. 한동안 좋았던 길은 다시 고난의 산죽길로 임무교대를 한다.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는 조금만 더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타난다고 하여(849m봉) 헬기장을 찾았지만..
우리가 본 헬기장은 없었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 보듯 이렇게 조망이 터지는 곳이
아마도 849m봉일 것이다. 헬기장 때문에 더 헷갈린다. 잠시 후 리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좌측으로 탈출로가 보이는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아마도 이곳이 청래골로 가는 하산길 같다.
14시 02분.
썬토 고도계가 975m를 가리키는 봉우리다.
너무 힘들어 물도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보니
고도 800m를 지나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
그동안 헤치고 온 산죽길은 정말 숨이 막힐것 같은 산죽터널이었다.
14시까지는 1,150m봉에 오르려고 했지만 컨디션 저하로 실패한 것이다.
마음 같았으면 이쯤에서 회군하여 청래골로 하산하고 싶었지만
죽으나 사나 1,150m봉 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그것은 나자신과의 약속이자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아니..이실직고하자면
바로 이놈의 산행기 때문일 것이다. ^^;
1,150m봉은 아무런 표식이 없는 바위 암봉이지만 탁월한 조망때문에
이곳이 1,150m봉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곳에서 조망을 즐긴 후 (겨우 3분 머뭄.)
이제는 청래골로 하산해야 하는데 이곳은 바위 절벽이라 청래골로 바로 하산하는 길은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 그러니까 청래골은 지리산 다른 원시 계곡과 달리 바로 하산하는 길은
없는 셈이다. 결국 아까 보았던 그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차라리 다행이다.
이 바닥난 체력으로 원시계곡을 어떻게 헤치고 내려갈 것인가!
1,150m봉에는 사다리 역활을 충실히 해주는 고마운 나무가 있어 한 컷 찍어둔다.
만약 이 나무가 없었다면 이 봉우리 올라서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고 바위치인
우리는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아까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니 급경사라 아까 오름길이
된비알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내려오면서 우측 다리에 경련이 나려고 해 조심해서 내려간다.
15시 40분.
내려가는 것도 힘들어 어느 능선에서 기진맥진하여 털썩 주저 앉으니
아내가 내 사진을 다 찍어둔다. (집에와서 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아내는 너무나 리얼하다며 꼭 이 사진을 올리라고 말했지만 차마 올릴 수 없다.
서방 망가진 몰골을 꼭 만천하에 공개해야 속이 시원한지 원..알다가도 모를 여인이다.
청래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에는
진주 출신의 Forever H . K 님의 빨간 리본이 보인다.
고도계를 보니 860m를 가리키고 있다.
험난할 줄 알았던 하산길은 뜻밖에도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다. ^^
등로는 전혀 거칠지 않고 슬슬동풍이라 콧노래가 나올지경이다.
내림길에서 본 자란초를 디카에 담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휴지통에 버렸다.
갈림길에서 한 15분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가옥이 나타난다. (기도처)
기도처 부근에 있는 옹달샘에서
그동안 흘린 땀을 씻으니 날아갈 것 같이 시원하다. ^^
몸을 씻은 후 기도처에서 조금 내려가니 또 촛불이 켜놓은 기도처가 나타나고
잠시 후 선은암 입구에 도착하니 국립공원 출입금지 안내판이 나타나더니
곧 방갈로 같은 현대식 건물이 나타나면서 오늘의 산행은 사실상 끝이 난다.
내려오면서 양념으로 계곡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털래털래 내려오는데 어느 다리 지점에서 이르러
다시 계곡 사진을 찍으려고 마악 폼을 잡는데..
아내가 쏘나타 승용차 히치에 성공한다.
^^ ^^
<END>
★今日 산행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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