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난테아우 부부와 함께한 창암산~칠선계곡 .. (154번째 산행기)
ㅇ일시:
ㅇ날씨: 매우 더운 날씨 (산행종점에서 소나기 옴.)
ㅇ산행자: 난테아우 부부와 우리부부
ㅇ산있는곳: 慶南 咸陽郡 馬川面
ㅇ산행코스: 가채동-창암산-창암능선-이정표(백무동2km)-칠선폭포-두지터-추성리(칠선산장)
ㅇ산행시간
ㅇ09:15-가채동에서 산행시작
ㅇ09:41-시멘트도로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다.
ㅇ10:17-우측으로 90도 길이 꺽이다. (잠시 후 청색물통이 묻혀있는 것이 보인다.)
ㅇ10:44-두 갈래 길 (난테아우 부부는 왼쪽 우리는 오른쪽 길로..)
ㅇ11:08-창암산 정상 (삼각점)
ㅇ11:39~11:48-안부 사거리 (이정표)
ㅇ12:24-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산님 7명 만나다.
ㅇ12:27~12:56-점심식사 (남자 산님 한분 만나다.)
ㅇ13:12-이정표 (백무동2km) 지나 갈림길 (왼쪽-칠선계곡 직진-소지봉)
ㅇ13:25-큰 나무가 있는지점 (문종수님께서 내려가신 곳)
ㅇ14:00-칠선폭포 이정표 (해발고도 870m) 천왕봉-4.2km 추성리-5.5km
ㅇ14:02~14:40-칠선폭포
ㅇ14:58-지리 09-10 지점 (1년 전에는 놓쳤던 지점)
ㅇ15:09-지리 09-09 지점 (계곡을 건너온 후)
ㅇ15:19-지리 09-08 지점
ㅇ15:26-비선담 (부부 두분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ㅇ15:34-옥녀탕
ㅇ15:38-선녀탕
ㅇ16:30~16:34-두지터 (캔맥주와 음료수 마시다.)
ㅇ17:04-추성리 칠선산장에서 산행마침
ㅇ산행시간 7시간 49분
ㅇ산행거리 약 13.6km
ㅇ나의만보계 27,297步
ㅇ일정시간표
ㅇ07:05 통영출발
ㅇ08:30 (가채동 도착) 08:46 (추성리로 이동)
ㅇ09:15~17:04 산행
ㅇ17:30~18:20 저녁식사 (아우네 055-963-2811, 011-654-5215)
ㅇ18:50 생초IC
ㅇ19:45 통영도착
창암산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에 있는 창암산(窓岩山923.3m)은 지리산 국립공원 권역에 속해 있으면서도 칠선계곡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해발200m대의 엄천강에서 920m대로 불끈 치솟아 일반인의 범접을 가리고 있지만, 진부하기만 한 칠선계곡 왕복코스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어 상당한 매력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산이다.
이 산을 오를려면 두지터 고갯마루에서 시작해야 수월하지만 입산금지구역으로 묶여있고, 산 서쪽 가채동에서의 오름길이 비교적 완만하면서도 등로상태 양호하다. 그러나 칠선계곡 연계산행으론 아무래도 의탄리에서 남사면을 곧장 치고오름이 좋을 듯 싶어 찾아본 이 산길은, 그야말로 원시청정 그대로이고 산죽이나 넝쿨식물이 없어 진행도 수월하다.
창암능선을 계속 치고올라 적당 지점에서 칠선계곡으로 내려서면 될 것이고, 두지터 고갯마루에서 두지동으로 내려와 용소골비경을 탐방해 보는 것만으로도 여유로운 당일치기 피서산행으론 그저 그만이다. 이번 산행길 모든 계곡수는 엄천강~경호강~남강~낙동강거쳐 남해바다로 흘러간다.
-문종수님 산행기에서 발췌- |
ㅇ참고 산행기 - [추성리~창암산~칠선계곡~용소12.6km ]- 문종수 (click here!)
산행이야기..
토요일 오후 2시경..
난데 없이 운해님과 마이너님이 약국에 불쑥 나타난다.
지리산(뱀사골)에서 며칠 묵었다가 통영으로 온것이라 한다.
마이너님과는 초면이지만 이미 사진으로 몇 번 뵌적이 있어 전혀
낮설지 않고 운해님은 대간하시느라 얼굴에 살이 다소 빠져 보인다.
점심을 마악 먹은 후지만 멀리서 찾아오신 손님 그냥 보내드릴 수 없어
횟집에서 점심을 대접하고 우리집에서 유하라 해도 막무가내
텐트에서 자는 것이 편하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오후 5시경 집으로
돌아와 차기(일요일) 산행지를 물색한다. 무더운 여름이라 5시간 짜리를
생각했는데 문종수님의 창암능선~칠선계곡 산행기가 사람을 유혹을 한다.
결국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지리에 들려고 마음먹고 약국으로 가니 아내 왈..
난테아우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창암능선과 칠선곡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우리 둘만 가려고 하니 다소 불안했는데 불감청인이언정 고소원이라!
당장 난테아우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산행을 하기로 약속한다. (오랜만에 의기투합)
밤에 집으로 와서오랜만에 존경하는 문종수 선배님께 전화를 걸어 몇가지 여쭈어 보니
문선배님께서는 당신이 올랐던 의탄리보다는 가채동이 길이 좋으니 가채동을 권유하신다.
처음 생각은 문선배님 코스를 그대로 답사하려고 하였으나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더운날 길도 없는 의탄리보다 가채동이 오히려
나을 것 같아 문선배님 의견에 따르기로 작심한다. 이자리를 빌어 문선배님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는 늘 문선배님의 산행기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일요일..
5시에 알람을 맞쳐 놓았지만 04시 40분에 기상하여
부친 모시러 가는 길에 충무김밥 2인분사고 부친과 함께
아침을 먹고 출발하니 07시 05분이다.
(난테아우랑은 09시에 가채동에서 만나기로 약속함.)
통영에서 생초IC는 늘 한시간 거리고 생초IC에서 가채동까지는 30분 정도 거리니
가채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08시 30분..
가채마을 입구에서 난테아우께 전화를 거니 이제 막 함양을 통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가만 생각해보니 차가 두 대이므로
날머리에 한 대를 두면 나중에 편리할 것 같아 추성리로 달린다.
추성리 칠선산장 앞에 화이트를 주차하고 (08시 46분)
한 15분 정도 기다리니 로시난테가 가쁜숨을 몰아쉬며 올라온다. ^^
가채마을 노인회관 앞에 로시난테를 세워두고 초입을 몰라 두리번 거리지만
맞은편 가선정에는 외지에서 놀러온 아이들 뿐이고 동네에는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가선정 쪽으로 올라갈까 하는데 마침 동네 할머니 한분이 나타나더니 길을 가르쳐 주신다.
엊그제도 많은 산객들이 올라 가셨다는 할머니의 말씀은..
노인회관 옆 시멘트를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비닐 하우스가 나타나고
비닐하우스 지나 산으로 올라 가면 된다고 한다. ^^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길은 외길이라 슬슬동풍이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건넌다고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계시는 동네 어르신께 여쭈어 보니
역시 같은 말씀이라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그런데 오름길 시멘트도로는 복사열을 받아 무척 뜨거워 조금 올라가니 벌써 땀이 난다.
또한 시멘트 도로가에는 사위질빵이 많이 피어있어 아는채 하니 밭에 심어 놓은 참깨를 본 아내왈
"여보 이기 뭔데?" 하고 묻는다.
"그거 참깨아이가" 하니 아내는 놀랍게도
흰 달맞이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헐~~
그러자 학교 다닐때 수학공부만 해서 그렇다는 난테아우 해석이 뒤따른다. ㅋㅋ
이곳에서 바라보니 지지난주에 내려왔던 벽소령작전도로쪽 풍경도 보이고
산사태 산인 금대산과 그너머 백운산도 보인다.
난테아우가 이 나무를 보더니 무슨 나무인지 아느냐고 한다.
어릴적 호두나무에 열린 호두를 참 많이도 땄건만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아
무슨 나무냐고 물어보니 호두나무라고 한다. 맨날 깐 호두만 보던 아내는
호두나무가 이렇게 생겼느냐며 무척 놀란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비닐하우스가 나타나고 (9시 31분)
비닐하우스를 지나니 세 갈래 길이 나타나 잠시 헷갈리지만
모두 무시하고 무조건 직진하니 맞는 길이다. ^^
이곳까지 오는데도 너무 더워 모두들 죽겠다고 엄살을 떤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바디나물 (미나리과)
어린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한방에서 뿌리를 전호(前胡)라는 약재로 쓰는데,
해열·진해·거담 작용을 하여 감기·기침·천식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꽃바디나물(for. albiflora)이라고 합니다.
산길 등로에 들어서자마자 등로 한가운데 꼭 당귀처럼 생긴
바디나물(개당귀,전호)이 제일 먼저 나와 산객들을 맞는다. ^^
아까 시멘트도로는 무척 더웠지만 이곳은 그늘이 있어 한결 시원하다.
넷이서 오르자니 더워 먼저 치고 오르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잠시 후 나비 한 마리가 나무잎에 앉아 있어 살짝 다가가 한 컷 찍고..^^
부처나비 (뱀눈나비아과)
발생지 범위가 다양하여 산지의 소로나 계곡 주변의 초지에 많으며
마을 주변의 엉성한 숲의 가장자리나 논 밭 주변에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오후가 되면 활발하게 날아다니는데,
햇볓이 잘 드는 풀 잎 위나 키 낮은 나무잎 위에 앉아 일광욕을 하며,
이때, 날개를 포개어 수직으로 세운 자세를 취합니다.
다만 햇빛이 강할 때면 차츰 이 날개를 반쯤 펼친 채로 일광욕을 즐깁니다.
서식지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으며, 어느 지역에서든 개체수는 많은 편입니다.
나는 모습이 나약해 보이고 마치 톡톡 튀는 듯이 날아 다닙니다.
등골나물 (국화과)
산이나 들의 풀밭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등골나물이라는 이름은 '등골+나물'로 이루어진 이름으로 잎의 가운데
수분이나 양분의 통로가 되는 잎맥이 등골과 비슷한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가늘게 뻗은 줄기 끝에 눈꽃 같은 자잘한 꽃송이들이 가득 모여 피어 있는 수수한 꽃으로,
모르면 그냥 지나치는 꽃이지만.....알고나면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제법 운치 있는 꽃이랍니다.
이 풀을 말리면 좋은 향이 난다고 합니다.
참취 (국화과)
봄에 취나물 먹죠? 바로 이 참취를 말합니다.
다 자라면 높이가 1미터 이상되는 비교적 키가 큰 풀입니다.
잎은 뿌리잎과 줄기잎이 있는데, 뿌리잎은 심장모양으로 꽃이 필때쯤 없어집니다.
줄기잎은 어긋나기를 하는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죠. 꽃은 8~10월에 볼 수 있습니다.
국화과 답게 하얀 꽃이 듬성듬성 국화처럼 피죠. 참취꽃도 가을 들판을 예쁘게 수놓는 데 한자리 차지합니다.
봄에는 혀를 즐겁게, 가을에는 눈동자를 즐겁게.. 참취. 참 예쁘고 소중한 우리 풀이랍니다.
고추나물의 전설 (일본전설)
어느 마을에 매 사냥꾼인 형과 마음씨 착한 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사냥꾼인 형이 사냥을 나갔다 자기의 매가 상처를 입자
형은 산에 있는 약초를 캐서 매의 상처를 치료하였는데
신통하게도 매의 상처가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형은 신이나서 마을로 내려와 이웃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형의 말을 들은 이웃들은..
"무슨 풀로 매의 상처를 치료했어?" 라고 물었으나 형은 약초에 대해 입을 다물었습니다.
약초에 대해 궁금해진 사람들은 집요하게 물었지만 끝내 들을 수 없었습니다.
얼마후 이웃사람들은 그 형에게는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마음씨 착한 동생을 찾아갔습니다.
착하고 순진한 동생은 이웃사람들이 집요하게 묻자 그만 그 풀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형은 동생의 이러한 행동에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동생을 찾아가 따지다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만 동생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사람들은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어 모두 동생 집으로 가서
착한 동생을 묻어 주었는데 얼마 후 동생의 무덤에서는 그 풀을 가르쳐 주듯이
매년 고추나물이 돋아 났다고 합니다.
한방과 사전적 지식의 고추나물
학명 : Hypericum erectum Thunberg (물레나물과)
한방에서는 6∼8월에 풀 전체를 캐서 말린 것을 소연요(小蓮翹)라 하며
토혈·코피·혈변·월경불순·외상출혈·타박상·종기 등에 처방한다.
민간에서는 7월에 잎을 따서 말려 구충제로 사용하고,
수종(水腫)에는 고추나물 잎 15g에 후박나무 열매 10g을 섞어 달여 먹는다.
성분으로는 타닌이 들어 있다.
창암산 오름길은 개망초, 이싹여뀌, 짚신나물, 참취, 영아자 등등 야생화 천국이다.
지지난주 귀하다고 찍어온 영아자는 지천으로 피어있다. (한물간 상태)
이 예쁜 아가씨는 보지 못하고 늙어빠진 영아자를 찍고 있는데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심봤다!'를 외쳐 뒤돌아보니 시상에!
요로코롬 이쁜 꽃이 피어있질 않았겠습니까! 나! 미쳐..
당연히 영아자는 휴지통에 던져 버렸지요.
그동안 산길을 쭈욱 올라오면 별로 헷갈릴 곳이 없었는데
이쁜 아가씨한테 홀렸음인지 그만 나홀로 앞으로 달리니 세 사람이
그 길이 아니라 우측 오름길이라 소리를 지른다. 에긍..
우측 오름길로 올라오면 땅에 반 이상이 뭍힌 청색 물통이 나타나고
아름다운 배초향이 산객들을 반긴다. ^^
잠시 후 10시 20분. 산죽길이 나타나고 길은 된비알로 이어지는데
바람 한점 불지 않으니 땀이 비오듯 흐른다.
잠시 후 좌측으로 무덤 한기가 나타나고
10시 30분. 잠시 휴식을 취한다. 호두과자와
난테아우가 가져온 얼린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데 모기가 많이 달려든다.
"조심해 모기가 많다." 하니
"에프킬라 있는데요." (곁님)
"가져 왔다고요?" (놀라서 물으니)
"네"
ㅋㅋ ㅋㅋ
--산에 에프킬라 가지고 다니던 친구 인섭이생각이 나서
한 10분 쉬었다가 (10시 41분.)
다시 올라가는데 두갈래 길이 나타나 (10시 44분.)
등로 확인도 할 겸 난테아우부부는 좌측길로 우린 우측길로 오른다.
길은 결국 정상아래 에서 다시 만났다.
좌측길은 급경사 길이고 우측은 약간 우회길 인듯..
무릇 (백합과)
숲에서 예기치 않게 예쁜 꽃을 만나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늦여름. 예쁜 꽃 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때, 우리는 무릇을 만날 수 있습니다.
늘씬하고 하늘하늘한 몸매에 분홍색 꽃봉오리를 수줍게 피어내는 무릇.
군살 하나 없는 가냘픈 몸의 아가씨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 있는 것 같죠.
섹시한 모습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이구요, 깨끗하고 순결한 모습이 참~ 해 보입니다.
무릇은 약간 습기가 있는 들판에서 자랍니다. 잎은 봄과 가을에 2번 나오는데,
봄에 나온 잎은 여름에 말라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꽃을 볼 수 있는 8월쯤엔 잎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저 긴 줄기 위에 꽃만 동그마니 피어 있죠.
이 식물은 땅 속에 비늘줄기를 갖고 있습니다. 비늘줄기가 있고, 그 아래 수염뿌리가 자라죠.
이 비늘줄기와 어린잎은 구황작물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엿처럼 오랫동안 졸여서 먹는다고 하네요.
또, 이 비늘줄기는 약으로도 쓰이는데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진통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강심, 이뇨, 자궁수축 작용도 한다고 하네요.
창암산 정상은 허접한 삼각점만이 정상임을 알려줄 뿐
조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정상 바로 아래지점에는 좌우 석주가 서있는 묘가 있는데
후손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여기까지 올라오려면 꽤 땀깨나 흘려야 할 판이다.
가야할 길은 남쪽으로 열리고 잠시 후 고도가 떨어지니
앞서가는 난테아우 선불 맞은 멧톳처럼 달리니 아내 왈.
"정맥이 아닙니다." (낙동정맥하는 난테아우에게 좀 천천히 가자는 뜻으로 )
"정맥이 맞지요. 지리정맥!" (난테아우의 멋진 반격)
그리고 보니 오늘 우리가 지리정맥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
11시 30분. 창암산에서 고도 약 160m정도를 하강한 후
약간의 오름길이 이어지가 싶더니
잠시 후 11시 39분 시원한 바람이 솔솔부는 능선 사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바로 하백무와 두지터 갈림 사거리이다.
만약 창암산을 굳이 오르지 않겠다면
두지터나 하백무에서 오르면
창암능선으로 진입하는데 무척 수월할 듯 하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10분 휴식)
능선사거리를 지나면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오름길 등로에 난데없이 살모사 한마리가 나타난다.
앞장서 가는 난테아우가 살모사를 처치하려는 것을 만류하여
목숨만은 살려 주는데 독사라 그런지 얼릉 도망을 가지않고
대가리를 빳빳하게 치켜들어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12시 11분. 무심결에 올라오는데 아내가 이정표를 보라고 해서
우측으로 쳐다보니 [벽송사2km 백무동4km] 이정표가 나타난다.
다시 고도를 올리니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상체는 물론
하초까지 땀이 흘러 마치 물에 빠진 생쥐꼴이라
오늘은 기필코 알탕을 해야 겠다고 작심한다.
그리고 보통때라면 물도 아껴 마시는데 오늘은 너무 목이 말라
나중에 계곡물을 마시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 갈증을 해소하고 본다.
잠시 후 12시 24분. 여인 한명과 남자 6명이 반대편에서 내려온다.
12시 27분. 점심을 먹으려고 배낭을 벗는데 또 비암 한 마리가 1m 전방에
있다가 놀라 달아난다. 우리도 놀랐다 이넘아! (바위구멍으로 숨는 비암)
아내는 무서워 다른곳에서 먹자고 하고 나도 찝질하기는 한데
막상 옮기자니 땀은 나지요. 세상만사가 귀찮아 그냥 이곳에서 먹기로 한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또 한 산님이 내려와 길을 묻는다.
이곳은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산님도 보였다.
(점심식사 12시 27분~12시 56분)--포식함. ^^
그런데 입에서 이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고 죽겄다 말라꼬 이 생고생을 사서하는지.." (밥 묵기 전)
그래도 엔진에 휘발유를 넣으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시동이 걸린다.
점심을 먹고 조금 올라오니 이정표 [백무동2,5km 벽송사3.5km]가 나타나고 (13시 03분.)
곧이어 이정표 [백무동2km 벽송사4km]가 나타나더니 금새 계곡/능선 갈림길이 나타난다. (큰 암릉)
아직 한참을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갈림길이 빨리 나타나 약간은 싱거운 기분이지만 기분은 좋다.
이제 그만 올라도 된다니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
13시 23분.
전주 백계남님 광주 문규환님 등
유명한 분들의 리본들이 차례로 나타나고 길은 뚜렷하다. ^^
능선 갈림길에서 문종수 선배님이 말씀하신
하늘을 가린 느릅나무 거목이 있는 지점까지는 의외로 몇 분 걸리지 않았다. (약 10분 거리정도?)
이곳에서 한번 내려다 보니 분명히 길은 아니다. 문종수님께서 그냥 치고 내려 가신듯 하다.
순간 우리도 그냥 치고 내려갈까 하는데 어느새 난테아우 부부가 달리고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사면길로 갈 수 밖에 없다.
13시 34분.
광주 문규환님 리본이 다시 보이고
잠시후 13시 35분.
길은 좌측으로 90도 꺾이며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산죽길)
다시 너덜길이 이어지고..
13시 54분. 좌측 계곡길로부터 한 산님이 올라오신다.
칠선계곡으로 하산 하려면 이길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이미 난테아우부부는 칠선폭포로 달리고 없어 칠선폭포로 향하니
잠시 후 14시 00분. 칠선폭포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바로 아래 칠선폭포가 나타난다. ^^
사랑, 화목, 신뢰..
두 개구장이들..
에잇! 맛좀봐라..
아!~~여기가 바로 신선경이로구나..
아쉬움..
칠선폭포에서 근 40분 머문 후
다시 왔던 길로 도로 올라가니 잠시 후 14시 47분.
아까 한 산님이 올라오신 지점에 다시 도착한다.
이곳에는 [고정조사구 칠선-1] 이란 스텐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있는데
누군가 여기에가 매직으로 (윗길 백무동, 아래길 추성리 계곡)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제 저 아래로 내려가면 칠선계곡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작년 우리는 이곳으로 오르지 않고 계곡의 반대편으로 올랐다.
그래서 지리 09-10 지점을 놓쳤던 것이고
칠선폭포도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멀리서 보았던 것이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는다.)
이 폭포를 지나자 작년에 놓쳤던 지리 09-10지점이 나타난다. (14시 58분.)
잠시 후 이정표 [4,8km추성리 천왕봉4.9km] 가 나오고 처음으로 계곡을 건넌다.
계곡을 건너니 대구 산앙山仰 산악회 리본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지리 09-09지점이 나오고 (15시 09분.)
그러므로 만약 거꾸로 올라온다고 가정하면
지리 09-09지점을 발견한 후 곧 계곡을 건너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 우리는 계곡을 건너지 않고 직진했기에 고생도 했고
칠선폭포도 가까이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15시 12분.
1년전에는 없었던 인공시설물이 나타난다.
15시 19분 새로 만든 나무계단으로 슬슬동풍으로 내려오니 지리 09-08지점이다.
아! 전주의 산꾼이신 이영진님께서 "이제 칠선은 없다."더니 이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알겠구나.
이제 칠선은 더이상 옛날 그 원시 계곡이 아닌 인공시설물만 잔뜩 깔린 평범한 계곡으로 바뀌었구나!
작년에 우리는 분명히 비선담 위를 이렇게 건너지 않았다.
아래 사진(작년 9월)을 보시면 비선담의 우측으로 길이 이어졌었고
저 로프가 매달린 바위를 오르느라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코스가 모두 사라졌다. 대신 새로 생긴 다리가 산객을 맞는다.
다리 아래 비선담에는 부부 두 분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특히 남자분의 팬티는 살색이라 처음에는 홀랑벗고 수영을 하는줄 알고 깜짝 놀랐었다.
시퍼런 소에서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두 분은 선녀와 나무꾼?
이 사진은 작년 9월 아내와 단둘이서 칠선계곡을 오를적 모습이다.
오늘의 칠선은 너무도 슬슬동풍이라 한편으로는 편리해서 좋지만
이제 원시계곡을 오르는 낭만은 사라져 오히려 허탈감 마저 든다.
두지터를 향해 내려가는 하산길은 지루하기만 하다.
갑자기 난테아우가 깜짝 놀라더니 무언가를 향해 스틱으로 내리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또 비암(살모사)이다. 흐으미..
맨 앞장서서 내려가던 난테아우 발 바로 아래
이놈이 있었으니 난테아우 을매나 놀랐겠는가!
아예 놈을 때려 쥑이려고 한다. 혀서
뱀띠인 난테아우에게 성님이라고 환영하는 모양인데
쥑이지 말라고 통사정을 하니 그제서야 놈을 살려준다. ^^
작년에는 어둠속에서 지나쳤던 두지터..
작년에 보았던 분홍색(빨간빛 도는) 꽃이 오늘도 만발하게 피어있다.
두지터에서 캔맥과 음료수를 팔아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빗방울 한 방울이 톡! 하고 떨어진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아 "호랑이 장가 가는 날인가?" 하니
아내는 여우 시집 가는 날이라 한다. ㅋㅋ
추성매표소를 지나니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더니
기어히 소나기를 퍼부어 댄다.
잠시 추성산장에 들어가 비를 피하는데
나이드신 유산객들의 니나노 판이 한창이다.
칠선산장에서 화이트를 타고
가채리로 돌아와 지지난주 김일래형님
가족들과 식사한 '아우네'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는데..
난테아우부부가 어찌나 나물을 잘 비비던지.. ^^
그리고 나서는 뜻밖의 말을 한다.
"비빔밥 잘 비비몬 딸 잘낳는다카데예."
잉? 그래서?
(딸만 둘인가?)..... 혜수 진주
ㅋㅋ 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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