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기

지리산▲ 꽃보다 아름다워.. 서북능선종주기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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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세걸산-바래봉-덕두산 산행기▷

 

 

 

[바래봉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2004.05.05.15:32]
 
 




한번쯤 천상의 화원을 원도 없이 걷고 싶으세요? 덤으로 우측에 펼쳐지는 멋진 지리산의 주능을 보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이 환상의 코스를 종주하시기 바랍니다.--(앞으로 10일 후면 산철쭉이 절정에 이를 것 같습니다. 덕두산을 지나면 조망은 없고 대신 시원한 산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시: 2004.05.05(수요일)

날씨: 맑음

산행자: 나와 아내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진주-함양JC-지리산IC-운봉읍-정령치휴게소


산행코스: 정령치-▲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1123봉-팔랑치-▲바래봉-▲덕두산-중군(中軍) 마을


산행시각

10:45 정령치휴게소 초입 (산행시작)
11:10 고리봉 1,305m
11:39 이정표(정령치2km-세걸산1.2km)
12:38 세걸산 1,222m
12:40-13:00 점심식사
13:26 세동치 1,120m
14:10 부운치 1,115m
14:19 1,123봉
15:00 팔랑치 1.010m
15:29 바래봉아래 전망대
15:52 바래봉 1,165m
16:28 덕두산 1,150m
16:39 삼거리길(휴양림-인월)
17:20 삼거리길(인월-중군리)
17:30 흰 비닐끈으로 연결된 등로 나타남
17:51 계곡물
17:53 중군마을(중군민속마을)-테마마을
18:00 중군교 中軍橋 (산행끝)

18:05-18:40 택시 타다(스님이 탄차 합승 20,000원) 주차료 5,000원 (정령치-시간병산제)
20:16-20:45 사천 앞들식당 (저녁식사)

21:30 귀가

■ 산행거리 약14km
■ 산행시간 7시간 15분
■ 나의 만보계 29,000步

산의내력

▲ 바래봉 1165m→위치 : 전북 남원시 운봉읍 동면

바래봉(click here)

▲ 세걸산 世傑山 1222m→위치 : 전북 남원시 운봉면 산내면

세걸산(click here)



 

▲ 산행기 ▲

오늘은 전북 남원시 운봉읍에 있는 바래봉을 산행하려고 합니다. 지난 5월 2일 별유산 산하모임 산행에서는 워낙 고수님들이 많이 오셔서 허접한 내 실력이 뽀록날까봐 산행기를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부지런히 댓글을 올려드렸지요.

산행기를 쓰지 않으니 편하기는 했지만 산행을 마친 후, 별유산을 생각하니 동동주에 취한 탓인지, 좋은 님들에게 취한 탓인지 도무지 어디서 어디로 올라가서 내려왔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역시 산행기를 쓰는 사람은 산행기를 써야 되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날 산행기를 쓸까? 말까? 망설였지요. 허접한 산행기지만 내가 쓴 산행기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도 계실 터인데..하지만 산행기를 쓰게 되면 아무래도 온신경이 산행기에 쏠리므로 산하모임에 소홀할 수밖에 없어 그날은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산하가족과 어울려 즐거운 하루를 보내려고 산행기 작성을 아예 포기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평일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부모님과 아침을 먹고 설거지도 미룬 채, 출발하니 8시 32분..9시 57분 함양JC..여기서 88고속도로로 바꾸어 광주방향으로 달려 10시 13분 지리산IC..여기서 남원시 운봉읍 방향인 오른쪽 24번 국도를 탑니다.


정령치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10시 48분]

계획했던 산행코스는 용산마을 주차장에서 바래봉으로 갔다가 팔랑치를 거쳐 산덕마을로 내려오는 코스였지만, 이미 종주산행 맛을 들인 우리에게는 쉼에 차지 않는 코스입니다. 내심 용산마을에서 출발해서 정령치까지 가고 싶은 속내를 감추기 어려운데, 뜻밖에도 아내가 말합니다.

“지금 시각이 10시 20분이니 도착하면 11시 경인데, 복잡한 용산마을 주차장으로 가는 것 보다 한가한 정령치로 가는 것이 아무래도 낫지 않을까요?”---이 말을 들은 나의 마음은 한마디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입니다. 안 그래도 짧은 코스 때문에 약간 맥이 빠진 나에게 아내의 이 한마디는 사막에 내리는 소나기 같이 시원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만일의 경우 정령치에서 산행을 못하게 되면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요.---이실직고 합니다. 하루 전 운봉읍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정령치에서부터 1123봉까지는 경방기간으로 5월 15일 까지 금지구역이라 했습니다.

저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밥도 도시락을 준비했으므로 전혀 화재랑은 무관하지만 법은 법인 것입니다. 만약에 제지하면 되돌아와 용산마을로 가려고 작심합니다. 잠시 후, 10시 30분.. 입장료 3,200원을 내고 구불구불한 정령치고개를 올라갑니다. 정령치가 해발 1,172m 이니 만큼 화이트도 다소 힘겨워합니다. 정령치휴게소에 주차비 1,000원을 지불하고 누가 잡으러 올세라 얼른 화이트를 쉬게 하고 도둑질하러 온 사람 모양 살금살금 등로 계단을 올라갑니다. --10시 43분..


지리산 서북능선 안내도
[10시 50분]

등로에는 우리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보입니다. 우리만 가는 것보다 여럿이 있으니 좀 든든한 기분이 듭니다. 입구에는 산행금지라는 플래카드만 붙어 있을 뿐, 아무런 제지도 없습니다. 우리처럼 부부끼리 오신 산님이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본인은 이곳에서 바래봉까지 갈 예정인데 아까 오다가 물어보니 이곳에서 바래봉까지 가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속으로 아닌데 하면서도 그분의 말씀에 위안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나중에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바래봉까지 산행을 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괜히 우리만 죄인처럼 쫄았던 것입니다. (마산 무학산악회, 마산 열린산악회 등 수백명이 이 코스 대로 산행함.)


고리봉 정상 1,305m
[11시 10분]

우리처럼 부부끼리 오신 부부산님은 뜻밖에도 통영사람 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래서 인사를 나눕니다. 유아무게 사장님으로 통영에서 학원을 하시는 분입니다. 나이는 저보다 세살 연상이신 모양입니다. 산행경력이 30년이라 하니 이제 겨우 3년차인 신참에게는 하늘같은 분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분은 우리가 쓴 모자를 보고 우리를 산꾼으로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에구..^^;;
고리봉 까지는 20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보면 가장 가까이 보이는 산이 반야봉입니다. 지리산 주봉 중, 높이가 5위인 1,732m의 반야봉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둥그런 모습이 마치 뒷동산 같아 보이는 것은 이곳 역시 1.305m나 되는 고봉이기 때문이겠지요.


세걸산이 보인다.
[12시 33분]

오늘은 제 눈에도 야생화가 들어옵니다. 특히 얼레지와 양지꽃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양창순님 수준은 못 따라 가도 산사랑방님 수준에는 따라가려고 무척 용을 씁니다. 양창순님이 찍은 야생화는 내 눈에 크게 보였는데, 실제 보니 코딱지만한 작은 야생화 입니다.

이러니 그동안 내 눈에 안 띄었었지..(제가 이리 무식합니다.)

11시 50분..어느 전망바위
부부산님(통영) 유아무게 사장님이 더워서 모자를 벗는데, 멀리서 보아도 번쩍 라이트가 빛납니다. 유사장님.. 젊게 보이시려면 모자 계속 쓰셔야 하겠습니다. ^^

12시 33분 펑퍼짐한 봉이 나타나는데, 멀리서 보니 이정표 팻말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세걸산이라 생각하고 일단 한방 찍었는데, 과연 세걸산 이었습니다.


세걸산 정상 1,222m
[12시 38분]

세걸산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산님들로 북적거립니다. 이상하게도 허기가 지는데, 아내의 왼쪽에 사과를 깍고 계시는 분이 유사장님 사모님이신데, 그래도 같은 토영사람이라고 사과도 권하고 오렌지도 반쪽을 나누어 줍니다. “아니 이집 사과랑 오렌지는 무슨 맛이 이리 좋노??”---실제로 사과는 달고 오렌지는 풍미가 좋았음.(내 입이 보통 수준은 넘습니다.)

허기도 지고 여기서 점심을 먹는데, 유사장님 내외분은 과일만 가지고 오셨고 점심은 바래봉 갔다가 하산하면서 먹을 예정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분들 간식을 본의 아니게 축을 낸 셈 인데.. ---미안해서 아내가 김에다가 밥과 김치와 고기를 싸서 아~하고 권하자 유사장님은 사양을 하고 사모님이 자시는데, 다소 미안한 마음이 풀립니다.


양지꽃
[13시 06분]

이곳에 가장 많이 피어있는 야생화가 얼레지와 이 꽃인데,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좌우간 이 꽃을 가장 많이 찍었는데 한 열개 이상 찍었을 것 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잘 나온 것입니다. 양창순 선배님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산사랑방님 수준 정도는 됩니까? --이 정도 찍기도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야생화-흰젖제비꽃(솔나루님 조언)
[13시 07분]

솔직히 위에 있는 야생화(미나리 아재비)도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겨우 찾았는데, 이 야생화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산사랑방님, 좀 갈챠 주이소. 참, 얼레지는 많이 찍었는데 내가 보기에도 징그럽게 나와 안 올렸습니다. 색깔도 너무 엷은 보라색이고요. 양창순 선배님의 얼레지는 너무 곱던데..


등로에서 내려다 본 뱀사골 마을
[13시 41분]

약간 줌으로 댕겨 찍어봤습니다. 뱀사골 마을(반선) 보다 연록으로 펼쳐진 산의 색조와 부드러운 곡선이 아늑한 어머니의 품속 같지 포근하지 않습니까?


댓닢현호색(솔나루님 조언)
[13시 53분]

내 눈에 풀숲사이로 숨은 이 야생화가 들어 왔습니다. 이 보물을 찍기 위해 지나가는 여성 산님에게 한소리 들었습니다. “왜 이리 길을 막고 서 있노? 좀 갑시다.” ^^;; 좌우간 오늘은 야생화 찍느라 소비한 시간도 무시 못 합니다. 이러니 단체산행은 나하고 맞지 않습니다.


1123봉에서 구의산악회 강영일 대장님
[14시 21분]

지리산 주봉과 앞으로 가야할 바래봉이 전개되는 전망봉(1123봉) 입니다. 여러 산님들이 한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두건을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썬글라스를 쓴 이분은 구의산악회를 이끌고 오신 강영일 대장님입니다.
스틱으로 저 봉은 무슨 봉 저 산은 무슨 산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사람들만 없었더라도 개인 교습을 받는 건데 아쉽게도 이 분 성함 아는 것으로 만족해야합니다.(순간적으로 우리 한산의 1500산 김정길형님 같은 분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 다음에 한번 겨루어 보시길 바랍니다.)


1123봉에서 바라본 바래봉쪽 풍경
[14시 22분]

좌 중앙에 약간 홍조를 띄고 있는 곳이 팔랑치이고, 우측 벗거지(대머리) 같이 허연 머리를 하고 있는 산이 바래봉 입니다.


1123봉 아래 능선풍경 1
[14시 32분]

이 산님은 우리랑 아무 연고도 없는 이름모를 산님이신데 졸지에 사진 모델이 되셨습니다. 이 산님이 없는 풍경보다 그래도 사람이 있는 풍경이 따뜻한 느낌을 주지 않습니까? 이런 점에서 저와 통하는 사람이 있지요. 누구요? 왜, 그 거북이 같이 생기신 분 있지 않습니까? --산거북이님.. 헤헤


1123봉 아래 능선풍경 2
[14시 34분]

아무도 없는 풍경도 좋군요. 제가 좀 이율배반적 인 것 같지요? ㅎㅎ


태풍매미로 인한 산사태로 흉물스러운 자국을 남긴 산 풍경
[14시 35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강영일 대장님이 이 산이 태풍매미 때 산사태가 나서 산 아래 사는 몇 가구를 삼킨 산이라 말씀하셔서 줌으로 찍어봤습니다. 멀리서 봐도 심한 흉터처럼 징그럽게 느껴집니다. 무슨 산이라 말씀하셨는데 잊어먹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로 가르쳐 주세요.(운해님이 금대산 847m 이라 가르쳐 주었습니다.)


뒤 돌아 본 1123봉 쪽 풍경
[14시 37분]

마치 고호의 그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제 느낌에 아름다운 풍경이면 다른 분들의 느낌도 마찬가지라 생각 됩니다.




1123봉 아래 능선풍경 3
[14시 41분]

파란 하늘과 연분홍 철쭉과의 대비 그리고 아내, 하늘과 땅과 사람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이런 포커스를 놓칠 수는 없지요.


팔랑치가는 길 1
[14시 43분]

아름다운 철쭉이 피어있는 등로를 걸어가는 산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온 전화일까요? 아내가 갑자기 휴대폰을 만지작거립니다.


팔랑치가는 길 2
[14시 44분]

휴대폰에 김정길형님 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합니다. 내용인즉,(@#$%^^) 인데 저보고 답장을 쓰라고 합니다. 지금 와서 또 이실직고 합니다. 형님, 저는 문자 메시지는 해보지 않아 매우 서툴답니다. 저번 답장도 제가 부르는 대로 딸이 대신 쳐 주었걸랑요. ^^;; 이 글을 읽고 답장을 받은 것으로 해 주심 안 될까요? ^^


팔랑치가는 길 3
[14시 45분]

철쭉사이로 등로가 펼쳐집니다. 만약 만개되었다고 상상을 하면 천상의 화원 속을 노니는 거죠. 이 구도 또한 내 눈에 번쩍 들어옴은 中高시절, 내가 미술하면 秀를 받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에궁..


팔랑치가는 길 4
[14시 52분]

아무렇게 찍어도 주위 배경이 너무 멋져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이 나옵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예술가가 됩니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을? 옛날은 솔직히 (?)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다시 태어나 아내랑 결혼하여 이렇게 산천경개를 유람하는 인생을 어찌 나쁘다 하겠습니까?

비록, 여느 사람들처럼 손을 잡고 등산을 하지는 않지만, 아내에 대한 나의 마음은 이미 피아골 산행 때 모든 것을 다 보여 주었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손을 잡고 등산하는 부부가 부럽기만 하나봅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팔랑치가 보인다.
[14시 55분]

드디어 눈앞에 펼쳐지는 연분홍치마 같은 철쭉군락지 팔랑치.. 참으로 이름도 절묘하게 지었습니다.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팔랑거리니 말입니다.


팔랑치 풍경1
[14시 56분]

왜, 이곳에서만 사진을 찍으세요. 라는 팻말이 있는지 몰라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과연 작품이 나옵니다. ^^


팔랑치 풍경2
[14시 57분]

사진을 찍고 계시는 부부 산님과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 아내의 모습 사이로 천상의 화원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는 우리가 걸어왔던 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지는 군요.


팔랑치 풍경3
[14시 58분]

철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계시는 어느 산님,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내가 당신들을 찍고 있으리라고는 몰랐지요. 주위 배경이 너무 아름다운 것이 유죄입니다.


팔랑치 풍경4
[15시 04분]

진달래꽃과 산철쭉과 철쭉을 설명해 놓은 안내판 입니다. 우리 산님들은 다들 잘 아시죠?


팔랑치 풍경5
[15시 06분]

계단과 앙상블이 맞는 풍경입니다. 역광으로 약간 어둡게 표현된 것이 오히려 아름답지 않습니까?


바래봉으로 가는길
[15시 22분]

천상의 화원을 뒤로 하고 바래봉으로 향합니다. 바래봉이 천상의 화원인줄 알았지만, 바래봉은 속말로 별 볼일 없습니다. 하지만, 철쭉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이곳을 지나 10분 후 15시 32분, 바래봉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의 테마사진인 파노라마 사진이죠.


바래봉 정상 1,165m
[15시 52분]

드디어 바래봉 정상입니다. 여태까지 한 컷도 찍지 않았던 제 얼굴입니다. 보통 사진을 찍으면 제 실물보다 항상 못생기게 나오는데, 솔직히 오늘은 실물 그대로 나와 매우 만족한 사진입니다. 정상에 서니 무척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15시 40분..
샘터에서 두 분의 산님을 만났습니다. 이 분들은 마산 열린 산악회 소속의 산님들인데 바래봉에서 덕두산을 거쳐 중군마을로 간다고 했습니다. 다시 이곳 정상에 있으니 그 분들이 나타납니다. 이제 어디로 하산 할까? 하며 아내의 의향을 물어보니 언제 또 이곳에 오겠느냐며 덕두산으로 가자고 합니다.


덕두봉 정상 1,150m
[16시 28분]

그래서 덕두산을 향하여 두 분의 산님 뒤를 따라 갑니다. 잠시 후, 오히려 우리가 이분들을 추월합니다. 16시 13분, 헬기장이 나오고 15분 후, 덕두산 정상입니다. 전망은 아무것도 없고 덕두산악회에서 세운 정상 표시판만 세워져 있습니다. 아까와는 달리 나무가 우거져 햇볕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무척 시원합니다. 등로에서 큰 개별꽃도 보이고 자주색깔의 붓꽃들도 보입니다. 이상하게 오늘은 허기가 져서 마지막 남은 참외 하나를 누가 올새라 얼른 먹는데, 그 맛이 꿀맛입니다.

16시 39분, 좌측으로 가면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나오지만 우리는 인월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만 생각하니 바래봉에서 그냥 용산마을로 내려갈 걸, 그랬나? 하고 약간 후회도 듭니다.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이상 인월로 가든지 중군마을로 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것도 있겠지요. 그런데 열린 산악회에서 당신들 회원을 안내하는 목적으로 다른 길은 나무로 못 가게 막아 놓아, 우리도 그 코스대로 산행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17시 20분, 열린 산악회 그랬는지 몰라도 나무 꼬챙이로 등로를 막아 놓아 막아놓지 않은 오른쪽 길로 방향을 틉니다. 17시 30분, 여기서부터 가느다란 흰 비닐 끈이 등로에 연결되어 있는데, 그것을 따라 내려옵니다. 하지만 정상 등로는 아닌 듯, 길이 매우 희미합니다. 잠시 후, 비닐 끈이 끝나는 지점에서 약간 당황해 합니다. 갑자기 길이 없어진 것이죠. 마침 인기척이 나서 기다리니 열린산악회 소속 여성 산님 한 분이 내려오시더니 오른쪽 으로 길을 뚫는데 자세히 보니 등로가 맞습니다.

17시 40분 묘지 2기를 지나고 17시 51분,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나타납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마을이 중군마을 인 것입니다.



중군민속마을 어느 담장에 피어있는 금낭화
[17시 59분]

중군마을로 내려오니 첫 인상이 너무 좋습니다. 아니 무슨 마을이 이렇게 아름답지? 나중에 택시에서 기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 마을이 테마마을로 민속마을이었던 것입니다. 아름다운 집들과 커다란 나무와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 도로를 내려옵니다. 마지막으로 중군교를 지나니 오늘의 멋진 산행이 끝납니다. 스님이 타고계신 택시를 합승하여 우리 화이트가 기다리는 정령치로 향합니다.

잠시 후, 스님이 내리고
아내와 나 두 사람은 차창으로 펼쳐지는
뱀사골 계곡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아~~

이렇게 재미 있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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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5 천상의 화원인 지리산 서북능선을 다녀와서..


 

다음카페의 오류로 파노라마사진이 일방통행으로 달리오니 아래 사진에다가 마우스를 대고 클릭하신 후 
다시 우하단에 나타나는 확대 표시에다가 재차 마우스를 대고 클릭하시면 긴 파노라마사진을 한방에 보실 수 있습니다. ^^
 

[ 1123봉을 지난 지점에서 바라본 파노라마사진 ]
[2004.05.05.14:50]

 

 




mario frangoulis - vincero, perd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