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산 산행기

대구 비슬산

통영사람 이수영 2023. 4. 16. 18:15

[528]

 

■ 날짜: 2023.04.15 (토)

■ 동행자: 나와 아내

■ 산있는 곳: 大邱廣域市 達城郡 瑜伽面, 慶北 淸道郡 角北面

■ 산행시간: 08시 38분~15시 30분 (6시간52분)

■ 날씨: 흐림 (다소 쌀쌀한 날씨)

■ 기온: 12도~21도

 

금일 트랭글 궤적 (유가사주차장 기점으로 시계방향 원점회귀)

 

■ 최저고도-350m

■ 최고고도-1,089m

■ 누적고도-904m

■ 소모열량-1,399kcal

■ 총거리-10.45km

 

국제신문 지도 대로 산행 (유가사 주차장 기점 시계방향 원점회귀)

 

지난주 밀양 종남산 산행기에 예고했던 대로 대구 비슬산으로 가려고 하는데 올해도 냉해를 입었다는 김밥 옆구리 터지는 유튜브 영상이 올라와 있다. (작년에도 냉해 바람에 포기했는데) ㅠㅠ 해서 갈까말까 하며 망설였지만 유튜브 실시간 영상을 보니 그제 보다 어제가 더 낫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 비슬산 산행길에 나선다.

 

오늘도 충무김밥 2인분을 사고 6시 25분. 출발이다. 내서를 거쳐 현풍으로 가는데 카카오 내비는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국도로 안내하여 국도로 달리는데 아내왈' "아침밥은 어디서 먹어요?" 하는 말에 아차! 싶어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처음이자 마지막 휴게소인 칠서휴게소에서 흑돼지김치찌개와 해물된장찌개로 아침을 먹은 후

 

현풍 톨게이트로 빠져나와 유가사 주차장으로 올라오니 (유가사 주차장은 고도가 제법 높은지 아내왈' "귀가 멍해진다고") 주차 공간이 남아 돌아 조금 더 올라간 유가사입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갔으나 주차공간이 없어 다시 유턴하여 유가사 주차장에 주차한 후 산행채비를 마치고  8시 38분. 산행을 시작한다.

 

유가사 소형차 주차장

 

주차장에서 유가사로 향하는 오름길에는 신록으로 새옷을 입은 벚꽃나무가 신선하다.

 

유가사는 나중에 하산하면서 보기로 하고 좌측 도성암 수도암 방향으로 향한다.

 

뒤돌아본 유가사 삼거리 (겹벚꽃은 한창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뒤돌아본 수도암과 젊은 커플  한쌍

 

남편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어디로 가야 진달래를 볼 수 있습니까?"  묻는데 척 보면 삼척이요! 툭! 하면 호박 떨어지는 소리라! 젊은 커플은 유산객 (물 한 병 조차 없음)이 틀림 없어 "이리로 올라가면 힘들게 산을 타고 올라가야 진달래를 볼 수 있지만 자연휴양림으로 가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힘들이지 않고 진달래를 볼 수 있다" 고 가르쳐 주니 고마워 하며 다시 빽하는 장면을 담았다. 

 

山門으로 향하는 초입

 

5분 후 보이는 돌탑군

솔향 그윽한 오름길의 연속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따금 너덜을 만나지만 지루하지 않게 지그재그 길로 이어진다.

 

초입에서 약 24분 정도 오르니 침목계단 입구 삼거리에 닿는다. 도성암 가는 길은 버리고 침목계단으로 직진한다.

 

다시 7분 후 된비알 오름 계단길이 이어지고 우측으로 도통바위 가는 길 이정표가 보여 이번에는 도통바위로 향한다. 등로에서 도통바위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아내가 따라온다. (처음에는 안 가겠다고 하더니 몇 십미터 밖에 안 된다고 하니 따라온다.)

 

산객을 위협하는 도통바위

 

도통바위에 와서 안 사실은 도통바위가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는 거대한 바위라는 것과 도성암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도통바위의 크기는 너무나 거대해서 전체를 표현하기는 불감당이라 아래 부분만 촬영했다.

 

도통바위는 관기와 도성이라는 두 승려의 전설이 전해지는데 관기는 남쪽 고개의 암자에, 도성은 북쪽의 굴에서 거처했는데 10리쯤 떨어져 있었다. 도성이 관기를 부르고자하면 나무가 남쪽으로 향하고, 관기가 도성을 부르고자 하면 나무가 북쪽으로 누워 서로 왕래하면서 여러 해 동안 사귀었다고 한다.

 

도성이 처소 뒤 바위에서 좌선하다가 성도하여 행방을 감추었는데 이를 "도통바위"라고 한다. 이에 관기도 도성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후손들이 수도하던 도성바위 밑에 암자를 지었는데 이를 도성암(道成庵)이라 하였다.

 

도통바위를 지나 계속되는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7분 후 힘겹게 한 봉우리로 올라서니 새로 피어난 진달래꽃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냉해를 이겨낸 진달래가 고맙다.

 

가다가 기온이 차서 둘 다 배낭에서 외투를 꺼내 입고 오른다. (손이 시릴 정도다)  완경사 능선길 좌우에는 새로 피어난 연분홍 진달래가 지천이다. 장관이다.

 

오름길의 '금강제비꽃'은자세히 보니 빗물을 머금고 있다. 어젯밤에 비가 많이 내렸는지 등로는 젖어 있지만 산 타는데 그리 애로는 없다.

 

역시 빗물을 머금고 있는 새로 피어난 싱싱한 진달래

 

그 진달래 오름길

 

지나왔던 길

 

정상에 가까워지자 운무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운무는 때로는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는데 바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나는 오래 전 산청 둔철산에서 본 운무속에 핀 철축꽃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무도 없고 부부 두 사람만의 산이라 그런지 황매산 철쭉 보다 더 신비스럽고 아름다웠다.)

 

오늘의 비슬산 정상도 운무가 자욱해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산행시작 약 2시간 만에 오른 운무가 자욱한 비슬산 정상에서 (어느 남자 산객이 찍어주심)

 

19년 전인 2004년에 비슬산~앞산 종주시에는 '대견봉'이라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천왕봉으로 정상석의 이름이 바뀌었다. 안내 문헌에 의하면 2014년 3월 1일 대견사 개산일에 비슬산 최고봉 지명이 대견봉에서 천왕봉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대견봉 정상석은 지금의 대견봉(대견사지 위에 있는 봉우리)으로 이설하였다고 한다.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은 후 내려오니 천왕봉 바위 아래에는 참새 처럼 생긴 '바위종다리' 한마리가 산객들이 던져준 과자에 홀려 한참동안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자를 입에 물자마자 폴짝 날아간다. 대담하고 덩치가 큰 것으로 봐서 수컷으로 보인다.)

 

2008년 1월 1일 함안 여항산 정상에서 직접 촬영한 '바위종다리' (창고사진) 참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참새 보다 통통하고 덩치가 두 배 정도 크다.

 

철쭉군락지 방향으로 직진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대견사지, 조화봉 방향이다)

 

발걸음도 가벼운 천왕봉 내림길 (운무가 걷히고 서서히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이 능선길 좌측은 청도 각북면이고 우측은 대구 달성군 유가면이다. 

 

저멀리 조화봉이 어서오라 손짓한다. 19년 전에는 반대로 저곳에서 이곳으로 걸었고 비슬산에서 대구 앞산까지 걸었던 아내가 오늘은 저곳까지 간다고 하니 울상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고도차가 그리 나지 않는 유순한 육산길이라 슬슬동풍길이다.

 

경북 청도군의 산군이 보인다. 뒤에서 따라오던 어느 산객이 "티잇다" (운무가 걷혔다는 말) 며 말하더니 손살같이 앞질러 간다.

 

뒤돌아본 월광봉 (이번 여정에서 유일하게 정상을 밟지 못한 봉우리, 통상적으로 우회하는 봉우리임.)

 

19년 전 비슬산~앞산 종주시 바라본 비슬산 정상의 창고 사진 (천왕봉) 과 그 아래 병풍듬(바위절벽)

좌측 대구 달성군쪽은 가파른 벼랑을 이루고 있는 반면 청도쪽 능선은 완만하다는 것을 알 수있다.

 

조망터에서 3배 줌으로 당겨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

 

조망터에서 2배 줌으로 당겨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

 

실제의 모습 (비슬산 진달래 군락지의 면적은 무려 30만평이라

지금껏 보았던 어느 산에 견주어도 광활하기 그지 없어 스케일 자체 만으로도 장관이다.)

 

조망터에서 바라본 조화봉과 강우레이더관측소

 

훔치는 자를 훔치고

 

많은 산객들이 진달래의 유혹에 빠져 아래 계단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은 직진 오름길이다.

 

어느 산객에게 부탁하여 찍은 사진인데 배경이 좋아서 그런지 마음에 쏙 든다. 오늘도 삼각대를 가져왔지만 산객들이 많으니 삼각대 보다 편리한 사람 손이 훨씬 낫다. 촬영해 주신 이름 모를 남자산객께 감사드린다. 은혜 받은 것을 다른 부부 산객에게 갚았다. (똑 같은 위치에 뒤따라오던 부부산객의 사진을 찍어 드렸는데 무척 좋아하심)

 

조금 올라가다가 12시 정각에

 

이곳에서 전을 풀었다. (12시~12시 20분 점심식사)

 

식후 경 - 뒤돌아본 천왕봉(아까는 구름에 덮여 보이지 않았던)과 우회했던 월광봉

 

줌으로 당긴 강우레이더 관측소와 톱바위(일명 칼날바위)

 

비슬산 조화봉 (1,058m) 정상의 강우레이더 관측소는 강우 예측 및 홍수예보 등의 목적으로 14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2006년 9월에 착공하여 2009년 6월에 준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강우레이더 관측소라 한다. 축구공처럼 생긴 원형 돔안에 직경 8.5m의 빔안테나를 설치하여 2분 30초 간격으로 반경 100km 이내의 강우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고 한다.

 

어느 여성산객에게 "아가씨 사진 좀 부탁해요." 하니 "어머! 아가씨라고 하네. ^^" 하며 기꺼이 찍어 주었다. 그 말인즉 아가씨가 아니라는 이야긴데.. ㅋㅋ

 

전망데크에서 한 바퀴 휘리릭~ 돌린 파노라마 

 

냉해만 안 입었다면 정말 환상의 화원이 펼쳐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이 산에 잘 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 산행기에 뽐뿌질을 받으셨다면 이번주 안으로 비슬산으로 가시기 바란다. 절대로 후회하시지 않을 것이다.

 

뒤돌아본 전망데크

 

위에서 내려다본 대견사지 풍경 (건너편 여인의 젖가슴 모양의 산은 관기봉이다)

 

누가 작명했는지 몰라도 좀 어거지다 싶을 정도로 많은 바위명이 보이는 안내판이다.

 

대견사지로 내려간다.

 

저 돌계단길로 내려왔다. 나중에 다시 빽하여 올라가야 한다.

 

용감하지만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산객을 줌으로 당겼다.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멋져 보이긴 하다)

 

그가 서있는 곳은 바위 절벽 낭떠러지다. 나는 어지러워 감히 저런 곳에 서질 못한다.

 

19년 전 비슬산~앞산 종주시에는 아무도 없고 칼바람만 불었던 대견사지인데 오늘은 산객과 유산객들로 북새통이다. 석가탄신일 연등이 즐비하게걸린 대견보궁(大見寶宮)에는 향토 가수로 보이는 중년의 여인 한 분이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 바퀴 휘~이 둘러 보고 다시 돌계단길로 올라간다. 

 

19년 전인 2004년 12월 5일 칼바람이 불어오는 대견사지삼층석탑 풍경 (창고사진)

 

대견사지에서 트레일로 올라오니 운무가 자욱하다. 기상청 예보에는 아침에는 비올 확률이 있지만 오후엔 맑다고 했는데 기상청의 예보와는 반대로 날씨가 전개되고 있다. (아까 보였던 진달래군락지의 모습이 운무속에 사라져 버림)

 

이렇게 운무가 진달래군락지를 삼켰다. (우린 이미 보았기에 다행)

 

대견봉 가는 길의 정자

 

정자에서 대견봉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아내가 따라온다. 만약 멀었다면 틀림없이 기다렸을 것인데 (아까 나더러 본인은 기다릴 테니 조화봉도 찍고 오라고 했다. 하지만 19년 전 이미 다녀온 곳이라 갈 이유가 없었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른 오리무중의 대견봉에서 어느 산님(산악회 대장으로 보임)께 부탁하여 인증사진을 남긴다. 이 정상석은 19년 전 비슬산 정상에 있었던 그 정상석이다. 다만 당시에는 해발 1,083.6m 라 새겨져 있었는데 지금은 1,035m로 새겨져 있다. (지워서 새로 쓴 흔적이 보임)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1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2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3

 

진달래군락지로 향하는 부부산객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파노라마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동영상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4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5

 

대견봉 지나 하산 트레일 풍경 6 (파노라마 형식)

 

잠시 후 진달래풍경과 작별하고 본격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아내가 보더니 반대로 올라오는 산객들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단다. 그리고 보면 이리로 올라오는 것도 힘들긴 마찬가지 인가 보다. 잠시 후 전망좋은 곳이라는 데크 전망대가 보이는데 데크 전망대 보다 다음 전망대가 더 좋았다.

 

데크 전망대 지나 다음 전망대에서 줌으로 당긴 대구 테크노폴리스 (나중에 산행을 마치고 저 빌딩 속 어느곳에 있는 '갈비만'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실제 풍경

 

이 안내판은 세 번째 전망대에 있는데 세 번째 전망대는 정말 조망이 별로다. (이 안내판을 두 번째 전망대로 옮기는 것이 맞다)

 

이제 본격적인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우리를 앞질러간 산님이 산님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뭔가를 꺼내고 있다. 누가 다쳤는지 구급약을 꺼내는 모습이 포착된다.) 아름다운 그림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중간에 쉼터가 보여 의자에 앉아 물도 마시며 쉬어간다.

 

데크목 계단길이 길게 이어지고 나무가지 사이로 비슬산 천왕봉이 보인다.

 

하산길의 '비목나무' (스마트폰 사진이라 허접함)

 

줌으로 당긴 비슬산 정상 (두 사람 보임)

 

실제 모습

 

하산길의 '매화말발도리' (스마트폰 사진이라 허접함)

 

계곡을 건넌 후 (산악회 회원들이 탁족을 하고 있었다)

 

계곡 지나 편안한 하산길

 

산님들이 보이는 곳에서 빠져 나왔다.

 

유가사 가는 길

 

유가사 가는 길에서 올려다본 비슬산 (이때 하늘이 어두워 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가 보기 좋게 틀렸다. - 내려다 본 유가사 

 

가랑비 내리는 유가사 입구에서..

 

비 내리는 유가사를 지나 유가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종료 한다.

유가사 주차장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갈비만 식당으로 향했는데  갈비만 식당도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다. (월~토 14:30~16:30) 하지만 오늘은 30분 기다려 맛난 돼지갈비와 오묘한 맛의 물냉면으로 오늘의 일정을 오사마리 한다. 

 

냉해로 다 떨어진줄 알았던 비슬산의 진달래꽃은 다시 살아났고 그 진달래 화원에서 보낸 4시간은 행복했다.

 

 

 

 

 

 

 

<終>

 

 

 

 

추천맛집

대구 달성군 유가읍 테크노상업로 110 TEL-053-615-6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