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거제도 산방산/대봉산▲ 무더위, 비지땀, 잡목, 잡풀과의 전투속에서 ..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11:30

[경남 거제] 무더위, 비지땀, 잡목, 잡풀과의 전투속에서 ..  (187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7년 06월 23일 토요일
          ㅇ날씨: 흐리고 한때 비 (습도가 높아 무척 무더웠다.)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慶南 巨濟市 屯德面,  巨濟面
         
          ㅇ산행코스: 산방-슬랩구간-암봉-무제터-오색토-산방산-첫 번째임도-두 번째임도-대봉산-옥산치-옥산

         

          ㅇ산행시간
         ㅇ14:08-산방마을에서 산행시작
         ㅇ14:15-산방산 등산로 초입
         ㅇ14:47-슬랩지대(전망대)
         ㅇ14:53-두 갈래 길 (우측 오름길로 택했으나 좌측 사면길이 쉬운 길이었다.)
         ㅇ15:12~15:21-전망바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ㅇ15:36-산방산 정상의 옆 우측 봉우리 (좌측 큰 암봉 너머로 산방산 정상이 보인다.)
         ㅇ15:44-무제터 (큰 암봉을 우회하면서 만남.)
         ㅇ15:48-이정표 (안부 삼거리)
         ㅇ15:52-오색토
         ㅇ15:54~16:19-산방산 정상 (507.2m)--나비사진 찍느라 지체
         ㅇ16:40-첫 번째 임도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들어섰으나 등로가 무척 험하다.)
         ㅇ16:54-두 번째 임도 (임도를 버리고 대봉산 오름길을 들어섰는데 초입부터 길이 잡풀로 덮혀 포기 하려고 했으나..)
         ㅇ17:21-대봉산 정상 (460m) 아무런 조망도 없는 이곳에 뭐하러 올라왔는지..
         ㅇ18:01-옥산치 (정글을 헤치고 내려왔다. 나무가지에 걸린 빨간색 테이프를 따라 내려옴.)
         ㅇ18:34-옥산마을에서 산행마침 (운좋게 코란도 승합차 히치에 성공하여 거제면까지 이동함.)

          ㅇ산행시간 4시간 26분
          ㅇ산행거리 약 7km
          ㅇ나의만보계 14,243步

          ㅇ일정시간표
         ㅇ13:31 통영출발
         ㅇ14:08~18:34 산행
         ㅇ18:35~18:43 코란도 승합차 타고 거제면으로 이동

         ㅇ18:43~19:03 들머리로 돌아오다 (택시비 12,000원)--의외로 멀었다. 고로 옥산치에서 옥동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았다.
         ㅇ19:30~20:34 저녁식사 (성포 동방석횟집)
         ㅇ20:52 통영도착


 산방산 (山芳山)


둔덕면 동편에 위치한 산방산(해발 507.2m)은 서쪽으로 고려 의종왕이 거처했던 우두봉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산 입구에는 우리나라의 명시인 청마 유치환선생의 생가(生家)가 있고,산골짜기에는 보현사가 자리잡고있다.

 

산 정상부에는 암석으로 된 두개의 봉우리가 형제처럼 우뚝 솟아 사방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고, 이들 암석은 능선을 따라 산중 복부까지 이어져 내려 오면서 군데군데 튀어나와 작은 바위 봉우리를 만들고 있다.

 

그외 아랫부분은 푸른 해송림으로 감싸고 있어, 이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산방산이 바로 거제의 명산임을 직감할 수 있다. 산 정상부 주변에는 철쭉, 산철쭉, 진달래 등 철쭉류가 많아 봄이면 철쭉꽃으로도 유명하다.

-거제시 문화관광과에서 발췌-



          ㅇ참고 산행기
 -  거제 산방산(507.2m) 바람과 햇살이 깊게 스민 거제의 붉은 봄 박중영 (click here!) 

 

 

 




              산행이야기..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일요일 날에는 많은 비가 온다고 하니

          지난 주처럼 이번 주에도 토요일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

          하지만 토요산행 특성상 짧은 코스와 가까운 곳을 가야 하는데..

          근교에 남은 미답산이 없었으므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 고민하는데

          답사한 산이지만 지난 주 벽방산 처럼 산행기를 쓰지 않은 산인 거제 산방산이 생각난다. 

 

          몇 년 전 아들과 아내, 셋이서

          한번 올랐던 희미한 기억속 산방산은

          우연히 발견한 작은 수첩에 아주 간단하게 적혀 있어

          이자리를 빌어 소개하자면.. 날짜는 2003.02.02(일) 이었고,

          산방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결국에는 힘든 개척산행을 한 끝에

          정상에 올랐고 하산하면서도 후반기에 등로를 잃어 대충 치고 내려온 것으로 적혀있었다.

          

          그때는 산행기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수첩에 적힌 글을 읽어도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번 산방산 산행은

          박중영님의 코스대로 대봉산을 연계하여 산행할 예정인데

          대봉산으로 가는 등로가 무척 험하다고 하니 솔직히 신경이 좀 쓰인다. 그래서 일까..

 

          꿈속에서..

          내가 양쪽 귀에 구멍을 뚫어

          귀걸이를 한 별 요상한 꿈을 다 꾸었다. 

          꿈이야기를 하려다가 아침부터 꿈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므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고생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

 

          토요일 오후..

          업무를 마치고 구 거제대교를 건너 

          둔덕면 산방소류지 등산안내도에 도착하니

          13시 55분이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등산안내도에는

          이곳이 죽전상소류지라 적혀 있어 아차! 잘못 왔구나 싶어

          다시 방하마을로 내려 가는데 마침 마을에 계시는 동네 아주머니를

          발견하여 물어보니 이곳이 산방아래소류지가 맞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차를 타고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조금만 올라가도 되니 그렇게 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ㅋㅋ

          잘못 기재된 현위치 때문에 잠시 헤프닝을 벌인 후 등산안내도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

 

 

 

 



▷ 산방아래소류지(초입)에서 바라본 근육질의 산방산 (4년 전 한번 왔던 산이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벌써 치매?)   <14:09>








▷ 산방산비원(山芳山秘園) 지나 어느 농가의 화단에 피어 있는 백일홍  <14:13>








▷ 농가에서 만난 귀여운 강쥐 (주인은 아무도 없고 손님을 반갑게 맞아 주는 것은 귀여운 강쥐다.)  <14:14>








▷ 산방산 등산로 들머리 -普賢寺 0.2km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길이 열린다. 초입의 고도는 90m였다.)  <14:15>








▷ 등산로 초입에서 제일 먼저 만난 고추좀잠자리  <14:16>








▷ 등산로 초입에 서 있는 멋진 나무 (멋진 나무인지 솔직히 모르겠으나 아내가 멋있다고 탄복을 하여..)   <14:20>



           이 사진을 찍은 후 올라가는데 보라금풍뎅이가 보여

          이넘 찍느라고 근 5분을 촬영하는데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아직 산도 타지 않았는데 이렇게 땀이 나는 것을 보니 오늘은 참으로 무더운 날인 것 같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손수건을 가져오지 않아 아내의 손수건을 빌려 쓰는데 1분도 안되 손수건이 다 젖는다.

          5분이나 비지땀을 흘리며 공들여 찍은 보라금풍뎅이는 마음에 들지 않아 휴지통에 버렸다.

 

 

 



▷ 슬랩지대(전망바위)에서 뒤돌아 본 둔덕면 산방리 풍경 (하늘색-청마 유치환기념관, 붉은색-산행기점)  <14:46>








▷ 슬랩지대(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산방산 (좌측 두리뭉실한 봉우리가 정상이다.)  <14:47>



           14시 53분.

          슬랩지대 전망대를 지나 올라가니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좌측은 약간 사면길이고 우측은 오름길이라 우측길로 올라 가는데

          아내는 좌측길에 미련이 많다. (결론은 좌측길로 가면 더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된비알 오름길에는 바람 한점 없어 땀이 줄줄 흐른다.

          아내에게 빌린 손수건을 연신 짜면서 올라간다.

 

 

 



▷ 새로운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암릉 (좌측부분)  <15:20>



           15시 12분.

          암릉의 우측 등로를 따라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니

          곧 전망바위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조망도 즐기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불청객인 가랑비가 내린다. 흐미~~~ (다행스럽게도 약 2분 정도 내리다가 그침.)

          잠시 후  큰처남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어학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딸의 전화번호를 알려 준다. (숫자가 하도 길어 두 사람이 반씩 나누어 기억함.)

          아내가 서툰 영어로 몇마디 하니 딸과의 통화가 이루어 지고,

          무사히 보스톤 에어포트힐튼로간 호텔에 여장을 플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월요일 아침에 딸아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이제는 기숙사에 입소했다고 합니다. ^^

 

 

 



▷ 새로운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암릉 (좌측 낮게 보이는 두리뭉실한 봉우리가 정상이다.)  <15:20>








▷ 위 사진의 네모부분을 줌으로 당겼다. (벼랑에 피어 있는 원추리)  <15:20>








▷ 정상인줄 알고 오른 봉우리에서 바라본 진짜 산방산 정상 (정상석과 산객 한 분이 보인다.)  <15:36>



           새로운 전망바위에서 휴식을 취한 후

          조금 올라가니 큰 암릉이 앞을 가로 막는다.

          박중영님의 산행기에서 보니 이 암릉을 릿지하면

          제법 간격이 벌어진 바위를 건너 뛰어야 하고 그 아래는

          20m정도의 절벽이라 한다. 그래서 미련없이 좌측 우회 길을 택한다.

          우회길을 따라 올라오니 아까 보다는 이제는 바람도 좀 불고 시원하다. ^^

 

          잠시 후 나방 한 넘이 등로에 죽은듯이 엎드려 있는데

          이넘 촬영하느라 근 3분동안 땀을 흘린다. (휴지통으로 직행할 것도 모르고..ㅋㅋ)

          잠시 후 어느 봉우리에 도착한다. 이곳이 정상인가 했더니

          정상에서 한참 떨어진 우측 두 번째 봉우리다. ^^;

 

          아까 슬랩지대를 지나 갈림길에서 좌측 길로 올랐으면

          바로 정상으로 갈 수 있었을 것인데 우측 길을 택하는 바람에 이 봉우리로 올라선 것 같다. 헐~~

          정상에는 부부산객이 보인다. 우리를 보더니 남편 되시는 분이

          길을 물어본다. 우리도 초행길이나 마찬가지므로

          "우리도 초행입니다."  하고 내가 외친다.

 

          다시 정상을 향해 진행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암릉쪽으로 가니

          수직 로프가 걸려있는데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제밤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아내는 나와 싸우는 꿈을 꾸었다고 함.)해서

          우회길을 내려가는데 우회길은 한동안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무척 불안한데 잠시 후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잠시 후 무제터가 나타난다.

 

 

 



▷ 암봉을 우회하면서 만난 무제터 안내판  <15:44>








▷ 이정표(2.4km상죽전-정상0.1km-산방마을0.9km)  <15:49>



           암봉을 에돌아 우회하여 올라가는데 등로가 별로다.

          내 생각에 이길은 별로 산객들이 애용하지 않는 길 같다.

          잠시 후 안부삼거리(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이정표를 보니

          애시당초 아까 슬랩지대를 지나 두 갈래 길에서 좌측 길을 선택

          했다면 이리로 직행했을 것 같다. 아내는 이정표를 보더니 본인의

          뜻대로 좌측길로 올랐으면 부처굴도 보았을 것이라며 아까워 한다. ^^;

 

 

 



▷ 정상 오름길에서 만난 오색토 안내판  <15:52>








▷ 산객은 아무도 없고 나비들만 날아 다니는 산방산 정상  <15:54>



           산방산에 정상에 오르니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하지만 개스때문에 파노라마 사진 마저 찍을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2003.02.02. 아들과 셋이서 올랐던 산방산 정상은 솔직히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곳에 오니 멋쟁이나비들이 날아다닌다. 정상에서 얼린 백도를 먹으며 좀 오래 머무는데

          큰멋쟁이나비부부가 호랑나비 한 마리를 맹렬하게 쫓아(공격)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옆에는 작은멋쟁이나비도 보이는데 이넘은 지쳤는지

          잘 날지 않고 쉽게 몸을 허락한다. (어째 어감이..) ^^

 

 

 



▷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의 암봉 (아까 우리가 올랐던 봉우리와 우회한 암봉이 보인다.)  <15:56>








▷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우측 하늘금으로 계룡산이 보여야 하지만 구름에 가렸다.)  <15:57>








 산방산 정상에서 만난 큰멋쟁이나비 (어찌나 빠르던지 비호처럼 비행한다. 조심스럽게 접근에 성공 ^^)  <16:04>








▷ 산방산 정상에서 만난 작은멋쟁이나비 (무슨 까닭인지 좀 오래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력이 떨어진 듯)  <16:18>








▷ 산방산 하산길에 바라본 어구리와 산달도  <16:24>








▷ 뒤돌아 본 산방산 (서서히 구름 몰려온다.)  <16:34>








 첫 번째 임도 못가 등로에 피어있는 큰까치수영 (산방산 정상에서 임도까지는 등로가 대체로 양호하다.)  <16:37>








▷ 첫 번째 임도 (우측 임도길을 버리고 산길로 직진한다.)  <16:40>



           16시 47분.

          첫 번째 임도를 건너 산길로 들어서니 길은 희미하지만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 장마철이라서 그런지 버섯류도 보이고..

          등로에는 야생화는 별로 없고 조록싸리만 보이고 앞장 서서 달린 아내는

          몇 번이나 거미줄을 얼굴에 뒤집어 쓴다. 그러기에 아무나 선두에 서는 것이 아닌데..

          또  등로를 덮은 잡풀에는 물기가 스며 있어 바지는 이미 젖은지 오래다. 그냥 임도를 걸어도

          되는데 뭐하러 산길로 들어와서 생고생을 하는지 원.. 잠시 후 산길을 빠져 나오니 두 번째 임도가 나타난다.

 

 

 

 

▷ 첫 번째 임도길에서 산길을 따라 이리로 빠져 나왔다. (등로 험함.)  <16:54>

▷ 다시 나타난 두 번째 임도길 (화살표 방향으로 리본이 보인다. 하지만 잡목이 빽빽이 들어차 길이 보이지 않는다.)  <16:54>





 

▷ 잡풀을 헤치고 조금 오르니 희미하나마 등로가 보이고 리본도 보인다. ^^  <17:03>

▷ 하지만 곧 등로는 잡풀에 가려 길 찾기도 애매하고 잡풀을 헤치고 나가야 하니 이 무슨 생고생인가! ㅠㅠ  <17:18>



           두 번째 임도길에서 조금 걸어서 내려오니

          1시 방향으로 리본이 보이는데 대봉산 초입이다.

          그러나 초입은 등로가 아니라 잡목이 덮혀 길이라고

          볼 수 없는 길이다. 순간 꿈 생각도 나고해서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 내려가려고 하는데 아내는 꾸역꾸역 진입을

          시도한다. 슬쩍 아내의 의사를 타진하니.. 가잔다. 흐으미~~

 

          무신 여자가 이리도 스릴을 좋아하는지 원..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내의 뜻대로 따를 수 밖에..

          하지만 초장부터 고전의 연속이다. 길이 길이 아니다.

          길이 아니고 정글이다. 아!~~꼭 가야만 하나!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지만 아내 때문에(?) 어쩔 수 없구나! 입에서

          "대단하다."(아내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잠시 후 반가운

          리본이 하나 보인다. 이곳에 오니 이제 길이 길 같다. 나침반을

          보니 약간 동북쪽을 가리킨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 틀린 길인지?

 

          정말 용감한 아내 덕분에 가는 것 같다.

          어지간 하면 포기해야할 코스인데. 그리고

          오늘 산행은 풀독(접촉성 피부염)을 옮지 않을

          수 없겠다 싶다. 답답한 조망과 잡목으로 우거진

          등로를 걷노라니 대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도통 방향 감각을 모르겠다. 맞는 길인지 틀린 길인지

          하지만 기우였고 잠시후 대봉산 정상 팻말이 나타난다. ^^ 

 

 

 

 

▷ 조망이라고는 없는 답답한 육산인 대봉산에는 그래도 누군가가 정상목을 걸어두었다. ^^  <17:21>

▷ 서울 산객이 이렇게 허접한 산을 오르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다.  <17:23>



           우여곡절 끝에 대봉산 정상에는 올랐지만

          대봉산 정상은 아무런 조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누군가가 정상목을 걸어 두었기 망정이지 정상목이 없었더라면

          무심결에 스쳐 지나갈 그런 곳이다. 이 정상목을 보려고 기를 쓰고 올랐단 말인가!

          조금 걸어가니 서울산객께서 이 허접한 산을 오른 리본이 보인다.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 대봉산 하산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백암산(赤)과 옥산치(화살표) 그리고 380m봉  <17:32>



           대봉산 정상에서 무심결에 직진하니 길이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나침반을 보니 북쪽이 아닌 동쪽이다. 아차! 알바구나 싶어 다시 빽하여

          조금 올라가니 우측으로 리본이 보인다. (대봉산 정상에서 보면 좌측이다.)

          리본에 새겨진 글씨가 너무나 서정적이다. [산정에 핀 에델바이스 가슴속에 피고지고] ^^

          이 리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오니 이제는 길이 무척 좋다.

          이제는 옥산치까지 슬슬동풍인가 보다. 콧노래가 절로 난다.

 

 

 



 하산길 등로 풍경 (이곳 까지는 등로가 양호했지만 슬슬 등로가 희미해 진다.)  <17:35>



           한동안 슬슬동풍이었던 등로가 어느순간에 희미해지더니

          급기야 등로가 사라진다. 그리고는 가시덤불을 헤쳐가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17시 52분.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린다. 아!~~길은 엉망진창이고 정말 미치겠구나!

          아까 대봉산 정상에서는 비록 고생은 했지만 잘 올랐다고 싶더니 이제는 또다시 후회가 밀려온다.

 

          뭐하러 이런 생고생을 사서하는지..

          아내는 우측으로 치고 가자고 한다. 빽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빽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왜냐하면 빽하는 길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에라 모르겠다.

          치고 내려가자!  비교적 상태가 좋은 좌측편으로 치고 내려간다. 

          17시 55분. 등로가 나타난다. 그리고 보니 누군가가 빨간 테이프를

          진행 방향으로 붙여 놓은 것이 보인다. 이 빨간 테이프가 바로 등대불이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헤맨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공포를 체험했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가시덤풀 사이에 포위되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체험한 것이다.

 

 

 

 

▷ 너무나 반가운 옥산치  <18:01>

▷ 옥산으로 내려가는 평화(?)로운 임도길  <18:04>







▷ 여유로운 임도길 풍경 (임도길에는 산딸기가 많이 열려 있어 배가 고픈지 아내는 몇 개 따먹는다.)  <18:12>








▷ 옥산마을 어느 양옥집에 피어있는 화려한 산수국  <18:30>








▷ 저 멀리 계룡산은 구름에 가리고..  아내가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  <18:33>








▷ 아내가 보고 있었던 자귀나무꽃  <18:33>



           옥산치에서 한 30여분 내려오니

          옥산마을이다. 옥산마을 양옥집에는 각종 꽃들로 만발하고

          건너편 계룡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누나 

          자귀나무를 찍으려고 다가서니

          비님이 후두둑 내린다.

 

          이때..

 

          양옥집에서 코란도 한 대가 내려온다. ^^

 

       



          <END>






              ★今日 산행궤적

 



 


 

 

 


둔덕면 농막에서 바라본 산방산  <13:50>


 


임형주- The salley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