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거제도 국사봉/옥녀봉/북병산▲ 두 부부의 엇갈린 산행 이야기 ..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09:46
[77]

◁거제지맥 종주기▷

 

 

 



▷ 북병산에서 바라본 구조라 해수욕장과 망치 해변의 풍경 <16:55>






 


 일시: 2004.12.19 (일요일) 

 ☞날씨: 흐렸다가 맑았다가를 반복 하는 변덕스런 날씨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거제시 신현읍 수월리-거제시 옥포1동 골프장 옆

 ☞산행코스

골프장 옆길-수월재-체육시설(큰골재)-국사봉-명재쉼터-옥녀봉 삼거리-헬기장-옥녀봉-헬기장-옥녀봉 삼거리-번송치-365봉-363봉-북병산 삼거리-북병산-심원사

 ☞산행시각

08:20 통영출발
09:00 수월마을
09:40 옥포 1동 골프장 옆

09:42 산행초입 <산행시작>
09:48 약수암
10:11 수월재
10:18 큰골재 (체육시설) 
10:34 국사봉 정상 464M 
10:54 임도와 만나는 지점 
11:46 명재쉼터
12:36 옥녀봉 삼거리 
12:54 헬기장
13:11 옥녀봉 정상 554.7M
13:20-13:50 점심식사 (옥녀봉 무선중계소) 
13:59 다시 되돌아온 헬기장 
14:20 다시 되돌아온 삼거리 (좌측 산허리 아래로 난 길로 가야함.)
15:13 번송치 (묘지에서 길 조심!)
15:41 365봉
15:58 363봉 (120도 우측으로 꺽어야 함. 길 주위!)
16:23 북병산 삼거리 
16:51 안부 삼거리 
16:55 북병산 정상 465.4M 
17:05 동녀와 하녀와의 만남 
17:24 심원사 <산행끝>
 
17:30-18:00 자가용 으로 들머리로 돌아옴. 
18:31-20:00 동방석 횟집 (저녁식사) 
20:18 통영도착

■ 산행 거리 약 18km
■ 산행 시간 약 7시간 40분
■ 나의 만보계 35,774步
■ 車의 거리 왕복 80km 


 ☞산의내력

▲국사봉 國士峰 →위치 : 慶南 巨濟市 新縣邑

신현읍 수월과 옥포 뒷산으로 옥포만을 굽어보고 있는 이 산은 조정의 신하가 조복을 입고 조아리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 하여 국사봉이라 하며, 해발 464m의 이 산은 두개의 봉우리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 장군봉과 산 밑에는 장군발터가 있고 신선대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이산에 오르면 대우조선과 옥포만 그리고, 고현과 연초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계룡산,대금산,앵산,옥녀봉이 이 산을 감싸고 있는 듯하고 멀리 한려수도의 물굽이 따라 펼쳐진 산과 바다는 절경이다. 특히 이 산은 임진왜란 때 왜적의 동태를 살피던 망산 역할을 했으며 수월계곡의 맑은 물과 봄에는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루며, 산두룹, 산딸기, 산어름, 표고버섯 등 희귀한 산채가 많다.

▲옥녀봉 玉女峰 →위치 : 慶南 巨濟市 一運面 玉林里

장승포 아주동과 일운면 옥림리 뒷산인 옥녀봉(해발554.7m)은 거제도의 동쪽에 있는 명산으로 옛날 하늘의 옥황상제 딸인 옥녀가 죄를 지어 인간으로 환생하여 옥녀봉에 내려왔는데 어느날 현세의 아버지가 딸 옥녀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딸에게 달려들자 딸인 옥녀가 그의 아버지를 보고 옥림에서 소 울음소리를 내며 올라오면 말을 듣겠다고 하니 옥녀의 아버지는 옥림에서 옷을 벗고 움매움매하며 소 울음소리를 내며 엉금엉금 기어 올라 왔다. 이때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그 아버지는 죽고 옥녀는 하늘로 올라 갔다는 전설이 있는 산으로 그 중턱에는 이진암이 있고 산 정상에는 옥녀봉 통신대가 있으며 해발 554.7m이다.

▲북병산 北屛山→위치 : 慶南 巨濟市 一運面 望峙里

동부면 망골과 망치고개를 경계로 하여, 신현읍 삼거리에 주맥을 내려 뻗어 문동과 아주골 옥녀봉 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고 하여 북병산이라 한다. 높이는 465.4m 이다. 망치고개에 고려시대에 축성했다는 성지가 산 중간에서 마을까지 길게 뻗어 있다. 문동계곡 상류에는 문동폭포가 있고, 삼거리에는 신라시대에 있었다는 은적사 절터가 있다. 장승포, 일운, 동부에서 고현으로 다니던 세 갈래 길이 협곡에 있는 삼거리 마을은 교통의 중심지였다.

계룡산과 북병산이 만나는 지점이 삼거리다. 여기서 동부, 거제, 해금강으로 가는 길과 신현으로 가는 길, 북병산 고개를 넘어 일운 소동과 지세포로 갈 수 있는 삼거리 길이다. 협곡을 따라 가면 심원사가 있다. 이 일대는 표고버섯 재배를 하는 곳이다. 북병산은 구천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이 구천댐에 모인다. 등산길은 망치고개에서 달뜬 바위 옆을 지나는 길, 삼거리 반송치 앞산으로 오르는 길, 삼거리 다리 골재에서 오른쪽 길, 심원사 뒷길 등이 있다.


-거제의 명산에서 발췌-



참고 산행기 거제지맥 국사봉-옥녀봉-북병산종주(04-08)사진과 함께.-山용호 

참고 산행기 [함께 나누는 감동 산행기] 거제도의 산줄기를 홀로 오르다-山용호

 


 



산행 전 이야기.. (산행 지도를 손수 만들다)
 


지난주, 자가운전으로 전남 해남까지 가서 산행을 하였고 또한 산행기 쓰느라 더 고생을 하였으므로 이번 주는 한 주 쉴까? 하다가도 언제나 그러듯 금요일만 되면 요놈의 마음이 달라진다. 새로운 산에 대한 갈망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 산행기 한편을 탄생 시키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요즘은 산을 타고 싶어서 산행을 하는 것인지 새 산행기 하나를 갖고 싶어서 산행을 하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내랑 아들은 내가 산행기 쓰기위해 산행을 한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 말이 영 틀린 말은 아니다.


비록 허접한 산행기이지만 이미 76번째 산행기를 완성하였고 개인적인 1차 목표가 100번째 산행기를 완성 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한번 오른 산은 거의 오르지 않고 매회 처녀산(?)만 올랐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른 것이다. 오늘 산행지로 생각한 산이 거제도에 있는 북병산이다. 그동안 거제에 있는 산은 모두 다 올랐는데 유독 '북병산'만 남겨 두고 있었다.


그러나 북병산 하나를 타자니 너무 시시(?)해서 마음에 내끼지 않는데 마침 '山용호'님의 종주기가 있구나.. ^^ 국사봉에서 옥녀봉을 거쳐 북병산 까지 가는 山용호님의 종주코스가 나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그래서 산행지도를 얻으려고 온갖 사이트을 뒤적였는데 불구하고 아쉽게도 연결된 산행지도는 찾을 수가 없구나.. (각각 개별적인 산행지도는 있지만 합성하여 전체를 보니 영 볼품이 없다.) 결국 거금 50,000원을 들여 '전국 5만지도'책을 사서 거제시 부분만 잘라 스캔을 떠서 산행지도를 완성 시켰다.


1. 산행초입을 바꾸다.. ('수월마을'에서 '골프장 옆 도로'로)


오늘은 산행지가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는 거제라 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비교적 아침밥을 일찍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6시 기상, 7시에 아침식사) 어영부영 하다보니 8시 20분경에 출발을 하게 된다. (등산화를 씻어 놓은 것을 깜박하여 등산화 끈 묶는 것 등등..)

수월마을에 도착하여 산행 들머리를 한창 찾고 있는데 아내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내의 친구인 ''부부에게서 전화가 온 것. 우리가 가까운 거제 산을 탄다니 같이 산행을 하자고 전화가 온 것이다. 좀 일찍 전화를 하지 않고..쯔쯔..)


산행 들머릴 찾느라 좁은 시멘트 임도 길을 차를 몰고 올라가고 있는 도중이라 그들 부부랑 같이 산행하긴 어렵고 차라리 그들이 날머리인 심원사에서 역으로 산행하여 중간지점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나중에 택시비도 아낄겸.) 우리가 아침을 먹고 산에 간다고 했더니 아침 9~10시경 쯤 예상했고 이렇게 빨리 산행을 시작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한다. 하지만 오늘의 산행이 어디 보통 산행인가! 명색이 거제지맥종주 산행인데 최소 7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산행이 아니던가!  퇴깽이 山용호 아우님께서도 7시간 이나  걸린 만만잖은 거리다.)


그런데 차를 몰고 시멘트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오니 어럽쇼? 산을 거의 다 올라가는 것이 아니가!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내려와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겠다. 꾀꼬리' 로구나! 더군다나 임도로 연결된 등로도 마음에 들지 않고 산행초입 안내판도 없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들머리를 졸지에 바꾸게 된다. 결국 작년 5월 4일 이곳으로 하산한 경험이 있는 옥포1동 골프연습장 옆 도로를 산행초입으로 변경한다.  (14번국도를 따라 봉송마을 입구에 도착한 후, 그곳에서 오를까? 하다가 거리도 너무멀고 임도라 포기하고 옥포1동으로 오니 수월마을에서 한 20여분 소요됨.)



 

▷ 산행초입 이정표 (골프장 옆길) <09:42>

▷ 뒤 돌아본 옥포아파트 산행초입 <09:44>




 

▷ 수월재 안내판 <10:11>

▷ 큰골재(체육시설) 안내판 <10:18>


 

2. 1년 7개월 전.. (옥녀봉과 국사봉의 추억) 


『 이황랑한 정상(옥녀봉)에서 미그적 거리고 있는데..(다시 하산 하나, 마나..)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들을 만났다.
그들은 오전에 출발하여 국사봉쪽에서 여기까지 4시간 걸렸다 한다.

음..

그럼,우리도 한번 그쪽 방향을 가보자하여 (꼭 국사봉까지 갈것이라고는 생각못함.)
내려가니 완만한 등로가 펼쳐지고 능선이 너무 좋다.
"이 좋은 코스를 안 보았으면 우짤뻔 했노"
어영부영 조금조금씩 내려오니 어느듯 옥녀봉이 저멀리 보인다.

"에라,이왕 이리된거 국사봉까지 갈까?"

"갑시다"


이리하여 계획에도 없었던 종주는 시작이 되었다.』

--이상은 작년 5월 4일 나의  다섯 번째 산행기인 "옥녀봉에서 국사봉까지.."의 내용임..

작년 5월 4일, 옥녀봉 정상에 올랐다가 어디를 갈까? 망설이던 중, 어느 산님께서 국사봉에서 옥녀봉으로 걸어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결정하여 우리도 국사봉으로 갔었다. 즉, 오늘 산행과 반대 방향으로 산행을 한 셈인데 이정표와 안내판이 없어 국사봉까지 찾아오느라 식겁을 쌌었지..ㅋㅋ 

골프장 옆 도로를 산행초입으로 오르니 제법 된비알이다. 작년에 이곳으로 하산할 때는 신나게 내려왔었는데.. 

수월재, 체육시설을 거쳐 국사봉 정상에 올라 사위를 조망하니 작은 국사봉이 지척이고 작은 국사봉 아래 아까 우리가 오르려던 수월마을이 보인다. 그리고 바로 뒤에 마치 ‘죠스’가 베어 먹은 듯한 흉물스런 산이 보이며 (채석장 인듯..) 그 산 너머로 거대한 거제 주맥인 계룡산선자산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노자산, 가라산까지 한눈에 보이는구나! 다시 눈을 우측으로 돌리니 앵산대금산이 보이고 우리가 가야할 능선과 옥녀봉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어서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여기서 옥녀봉까지는 2시간30분거리 임.)






▷ 국사봉 정상 (채석장과 그너머 산이 선자산 계룡산) 정상의 남쪽은 바위절벽 <10:34>



 3. 거제지맥 등산로.. (빨강색, 노랑색리본과의 만남)


국사봉 정상에서 옥녀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남쪽이 바위 절벽이라 우측으로 약간 돌아내려가니 등로가 열린다. 山용호 아우님이 말씀했던 대로 반가운 거제지맥 리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옥녀봉 삼거리 까지는 거짓말 좀 보태 몇 발자국만 걸어가도 나타나니 이 리본만 따라가면 된다. <거제지맥 등산로 DSME 대우조선해양주식회사 산악회 우정알파인클럽>의 이름으로 된 빨강색과 노랑색 리본인데 이 자리를 빌려 수고해 주신 거제 산악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덕분에 정말 쉽게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

 


 

▷ 국사봉에서 급경사길을 내려와 우측 임도와 만나는 지점 <10:54>

▷ 명재쉼터 <11:46>


 

4. 옥녀봉 삼거리 가는 길에서.. (빼빼와의 만남)


국사봉 정상에서 10여분 내려오니 우측으로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으로 아까 차를 몰고 계속 올라왔으면 이곳까지 올라 올 수 있었고 이곳에서 국사봉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한마디로 등산이 아니다.) 오늘 산행은 트래킹 하는 기분으로 산행을 하고 있다. 그리 힘들지도 않고 약간의 비알을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도차가 별로 심하지 않다.)


그러므로 자연 산행속도도 무척 빠른데 아내가 몸이 좀 무거운지 자꾸만 뒤에 쳐져 제대로 속도를 내기 힘들다. 약 50여분을 내려오니 철탑이 보이고 이내 삼거리가 나타난다. 리본의 명령대로 좌측으로 방향을 트니 잘 꾸며놓은 ‘전주 이씨’ 묘가 나오고 곧이어 ‘명재쉼터’ 가 나타난다. (명재쉼터는 작년에 왔을 때 청춘남녀가 앉아서 연애를 하고 있었던 장소라 기억에 남는다.)


명재쉼터에서 옥녀봉 삼거리 까지는 약간의 비알을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는 도중에 하늘색 고까옷을 슈나우도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쫄래쫄래 내려오고 있다. 내려오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니 주인 왈 “빼빼야! 이리 와봐라 사진 찍자~ --개 주인이 더 좋아한다. ^^

그런데 잠시 후, 아내의 휴대폰에서 벨이 울린다. ‘’부부가 심원사에 차를 주차하고 북병산에 올랐는데 북병산에서 옥녀봉으로 가는 길을 물어 온 것이다.
나도 초행길이라 산행지도와 나침반을 준비하고 그것도 모자라 山용호 아우님의 산행기속 내용까지 적어가지고 왔는데 초보인 ‘알’부부는 당연히 헷갈릴 수밖에..

그러나 나도 한번도 간적이 없으므로 그곳에서 북쪽을 향하여 올라오라는 말 외는 할말이 없다. “저기 안테나 많이 보이는 산이 옥녀봉 맞지요?” 하고 정사장님('알'사모님 남편)이 물어온다. 그렇다고 하니 알아서 가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아무래도 잘 찾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 고생을 해 봐야 산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가질 것이라 사료되어 더 이상 전화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낮은 산이라 조난의 우려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 옥녀봉 가는 어느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옥포만과 대우조선소 (세계에서 제일 큰 골리앗 크레인) 줌촬영 <12:10>







▷ 다시 돌아와야 할 옥녀봉 삼거리 <12:36>



 옥녀봉 삼거리에 도착하기 전 안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등로가 열려있는데 이곳은 문동폭포로 가는 길이니 리본의 지시대로 왼쪽으로 가야 된다. 잠시 후, 옥녀봉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곳은 나중에 옥녀봉에 갔다가 도로 돌아와야 할 중간 기착지인 셈이다. 아내는 도로 돌아와야 한다니깐 --- “당신이 먼저 옥녀봉 갔다 오소 나는 천천히 뒤에 따라갈 테니.”

그래서 별 수 없이 나 혼자 속력을 내 달린다. 작년에 옥녀봉에서 내려 올 때는 신선처럼 내려왔는데 반대로 옥녀봉으로 올라가려니 제법 된비알이구나.. (중간에 헬기장이 나타남.)






▷ 옥녀봉 무선 중계소 마당에서 바라본 가야할 북병산 (뒤에 높은 산이 노자산) 줌촬영 <13:08>







▷ 옥녀봉 정상에서 바라본 국사봉과 작은 국사봉 (뒤에 높은 산은 선자산) 줌촬영 <13:11>



 

 

▷ 옥녀봉 정상에는 많은 산님들이 점심을 자시고 계셨다. <13:11>

▷ 아직까지 철거하지 않은 보기 흉한 폐가와 옥녀봉 무선 중계소 안테나 <13:16>


5. 옥녀봉 정상에서.. (‘알’부부의 알바소식을 듣다.)


옥녀봉 삼거리에서 한 30여분 땀을 뻘뻘 흘리며 옥녀봉 정상으로 올라오니 작년과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폐 건물을 철거하지 않아 보기 흉한 정상의 모습) 무선중계소 마당에서 북병산으로 짐작이 되는 산을 한 컷 찍고 정상석으로 향한다. 정상석에는 많은 산님들이 계셨고 점심을 자시고 있었다. 단체 산님들이 많이 보이는데 경북 구미에서 오신 분들이라 한다. 그분들 중 한 분이 "산이 낮다"고 말하니 “거제도 산은 보통 500M 정돕니다” 하고 옆에 있는 산불감시원이 설명을 한다. --그렇다! 거제도의 산은 대부분 400~500M로 600M가 넘는 산은 없다. 하지만 바닷가의 산, 대부분이 그러듯이 결코 호락호락한 산은 아니다. 


사진을 몇 컷 찍고 다시 아내를 만나러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니 아내가 올라오고 있다. 마침 무선중계소에서 많은 산님들이 점심을 자시고 계시는 지라 우리도 여기서 전을 편다. (13시 20분) 그런데 아내의 휴대폰이 또 울린다. ‘알’ 부부가 도저히 옥녀봉 오르는 등로를 발견하지 못해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기서 한 가지 알려 드립니다. 북병산에서 옥녀봉을 바라보며 직선으로 오는 능선은 없습니다. 산행 지도에서 보듯 빙 둘러 와야 함. 사전 지식과 나침반, 산행지도가 없는 ‘알’부부가 찾아오기란 난해한 퍼즐을 푸는 게임이었을 것이고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 --우리도 산행을 끝마치고 나서야 빙 둘러 가야 한다는 것을 체험함.





▷ 옥녀봉에서 번송치로 가는 어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지세포만과 좌측에 옥녀봉이 보인다. <14:58>



 6. 번송치 가는 길.. (옥녀봉을 바라보다.)


옥녀봉에서 다시 아까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오니 아까 올라올 때완 달리 금방 헬기장이고 이내 옥녀봉 삼거리에 도착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30분 걸림.) 여기서 좌측으로 보이는 약간 내림의 길로 내려가는 것이 정상 등로다. 이곳에서 번송치까지 가는 도중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어떨 땐 사람이 없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할 때가 많은 법이다. (아는 사람은 알지요. ^^)

이곳 등로를 걸어오면 옥녀봉이 보이는데 나뭇가지에 걸려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전망 바위에 서니 멋진 조망이 열려 나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참으로 명언이로고..) 그런데 이곳에 오니 아내의 휴대폰에서 또 벨이 울린다. '알'부부가 우여곡절 끝에 옥녀봉 정상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마 차를 타고 이동해서 옥녀봉으로 올랐나 보다. 옥녀봉을 떠난 지 한시간이 지난 지점이라 서로 만나기는 애당초 글렀고..





▷ 번송치 고갯길 <15:15>



 7. 번송치에서 363봉까지.. (묘지에서 시작되는 길을 찾아라!)


옥녀봉 삼거리에서 근 1시간가량 걸어오니 번송치에 도착했다. 번송치는 산의 줄기를 깎아 포장도로를 만들어 놓아 길을 건너오니 북병산으로 가는 자그마한 안내판이 보인다. 그런데 이곳에서 자칫하면 엉뚱한 길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멋모르고 직진하다보니 등로도 희미하고 리본도 보이지 않아 Back하여 자세히 보니 무명 묘지하나가 보인다.


이 묘지의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진행하니 북병산은 오른쪽(서쪽)에 있는데 우리는 동쪽 방향으로 가고 있다. 山용호 아우님의 산행기를 읽었기 망정이지 만약 읽지 않았다면 십중팔구 여기서 헤맬 것은 뻔한 이치다. 또한 그동안 몇 발자국만 가도 보였던 거제지맥 리본이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근 50M 간격으로 보이는구나. 정작 이곳에 좀 많이 달아놓지.. 한 22분 걸어가니 365봉이고 다시 8분 후 산죽이 나타난다. 그리고 10분 후, 365봉 보다 높아 보이는 363봉에 도착한다.

 


 

▷ 곧 만나는 묘지에서 좌측으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중요 포인트) <15:19>

▷ 365봉 안내판 <15:41>






▷ 흔한 산죽이지만 여기서는 처음 만나는 산죽 <15:49>


 


 

▷ 363봉 안내판 <15:58>

▷ 363봉 안내판에서 우측으로 120도 꺽어야 한다. (중요 포인트)<16:00>


 8. 363봉에서 북병산 삼거리까지.. (120도 꺾어라!)


363봉에서 아무 생각 없이 직진하다가는 ‘구조라’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근 120도를 꺾어야 한다. 이렇게 난해하니 안테나 있는 봉만 쳐다보고 직진한 ‘알’부부가 어찌 찾아 올 수 있었겠는가!  이제야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이제 전방으로 북병산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내일 모레가 동지여서 그런지 오후 4시 47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진을 찍으니 너무 어두워 P모드로 찍으니 밝게 나온다. 다시 '알'부부에게서 전화가 오는데 옥녀봉에서 내려와 다시 차를 몰고 우리의 날머리인 심원사에 도착하였다 한다. 고마운 아내 친구 '알'부부 덕택에 택시 부르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

 


 

▷ 북병산 삼거리 <16:23>

▷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산이 북병산 p모드 촬영 <16:47>


 9. 북병산 삼거리에서 정상까지.. (아름다운 조망이 열리다.)


산행지도에 임도가 그려져 있어 임도가 있나? 하고 살펴봤지만 임도는 보이지 않는다. 이 지맥 리본이 시키는 대로 산행을 하면 빙 둘러 오기 때문에 임도와는 무관한 것 같았다. 북병산 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비알을 치고 올라가니 심원사 갈림길이 나오고 정상은 지척이다. (200M전방) 잠시 후 삼각점 하나가 나오고 곧 정상에 도착한다.


북병산 정상에 올라 사위를 조망하니 마치 ‘망산’에 올라온 듯 조망이 훌륭하다. 한층 가까워진 노자산과 가라산은 물론이고 선자산 계룡산 능선, 우리가 처음으로 올랐던 국사봉의 두 봉우리 (작은 국사봉 포함.)가 아른거리고 그동안 걸어왔던 옥녀봉에서 이곳까지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발아래는 山용호 아우님의 말씀처럼 아름다운 구조라 해수욕장과 망치 몽돌밭 해변이  환상의 섬 외도를 호위한 채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구나!   

 


 

▷ 정상 200M 를 앞둔 심원사 갈림길 안부 <16:51>

▷ 북병산 정상 <16:55>

 




▷ 북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노자산쪽 풍경 <16:55>



  10. 동녀(冬女) 와 하녀(夏女)와의 만남.. (심원사 개들의 배웅이란?)


정상조망을 마친 후, 사과 하나 깎아먹자는 아내의 말에 '알'부부가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내려가자고 아내를 설득하여 심원사 갈림길로 내려오고 있는데 뜻밖에도 '알'여사(하녀)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동녀와 하녀의 보충설명을 하자면

아내의 친구 여인 넷이서 서로 춘하추동을 나누어 각자 좋아하는 계절을 고른 후, 이름을 가졌는데 아내는 겨울여자(동녀) 고 '알'여사는 여름여자(하녀) 다. 아무도 하녀를 하고 싶지 않아 가장 나이 어린 '알'여사가 당첨됐다나..ㅋㅋ '알'여사는 행여 우리가 다른 길로 내려올까 봐 남편만 남겨두고 홀로 올라왔다고 한다. ㅋㅋ 우리가 누군데..

정상에서 한 20분 내려오니 심원사가 나타난다. 이미 어둑어둑해 사진이 잘 나오지 않지만 P모드로 한 컷 찍는데 개들의 극성이 여간 아니다. (암수 한 쌍과 새끼 여러 마리) 山용호 아우님은 개들의 배웅을 받으며 심원사를 떠났다고 했는데 배웅이란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크.. (물리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했음.)




 

▷ 동녀와 하녀의 반가운 만남 (헝클러진 머리를 보여주기 싫어 고개를 돌리는 '알'여사)<17:05>

▷ 이미 어두워진 심원사 p모드 촬영 <17:24>


  11. 승용차 안에서의 대화.. ('알'부부의 우여곡절 산행 이야기)


심원사에 조금 내려오니 정사장님('알'여사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 정사장님의 차를 타고 다시 들머리인 옥포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들은 '알'부부의 우여곡절 산행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보다 더 알지고 재미있는 산행을 한 것 같았다.

북병산에서 옥녀봉으로 가는 능선을 찾는데 실패한 '알'부부는 차를 몰고 번송치까지 왔다고 한다. 여기서 정사장님은 우리가 내려왔던 능선을 가리키며 저리로 올라가야 옥녀봉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고 '알'여사는 "아이다. 신작로를 건너지 않고 가는 능선이 있다. 종석이 아부지가 능선을 타야 한다더라." (종석이 아부지는 바로 접니다. ㅋㅋ) ---하지만 정사장님 말씀이 맞는 말이다.

번송치에서 서로 입씨름을 하다가 (내가 옳다. 니가 틀렸다.)옥녀봉이 보이는 어느 지점에서 옥녀봉을 향하여 길도 없는 산길을 헤치고 올라갔다고 한다. 물론 몇 번의 시행착오로 '알'여사의 입은 툭 불거져 나오고..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옥녀봉 정상에 올라 아까 우리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우리는 옥녀봉에서 점심도 해먹었지만 시간이 없어 점심도 못 먹고 도로 내려오는데 내려오는 길도 차 있는 곳으로 내려가려고 정상등로가 아닌 길로 내려 왔다고 하니 '알' 부부의 산행이야말로 진짜 무식한(?) 산행이었던 것이다. 내려오는 도중 길을 잃어 어느 집 마당으로 들어오니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이 나오고 남의 집 마당으로 들어와서 죄송하다고 말하니 그 집 할머니 왈 "산에서 등산로가 따로 있나, 발 닿는 곳이 등산로지" 하시면서

집 주변에 달려있는 유자를 마음껏 따가라고 말씀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자를 배낭 가득 따가지고 온 것이다. (사례로 겨우 라면 두 봉지 드렸다 함.) 세상에 비싼 유자를 마음껏 따가라니?  농원의 유자밭 주인이 두 번씩이나 바뀌어 따갈 사람이 없어 그저 따가라고 했다고 하지만 참으로 요상한 일이다. 세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알'부부는 횡재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부부는 본인들의 집에 이미 유자가 많이 있다며 딴 유자의 80%를 우리에게 주었다. ^^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알'부부는 그래도 오늘 하루 두 개의 산에 올랐으며 부록으로 유자 따는 즐거움까지 있었으니 어찌 보면 우리보다 더 기억에 남을 좋은 산행을 한 셈이다.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속이고 재미있는가 보다..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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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9  환상의 섬 거제 국사봉/옥녀봉/북병산에 다녀와서 ..




 




(甛蜜蜜爾笑得甛蜜蜜 티엔미미~니쌰오더티엔미미) 
달콤해요. 당신의 미소는 얼마나 달콤한지 
 
(好像花兒開在春風裏 開在春風裏 하오시앙후아얼카이자이춘펑리 카이자이 춘펑리) 
봄바람에 피어난 한 송이 꽃 같아요. 봄바람에 피어난 꽃 말이예요. 
 
(在那裏在那裏見過爾 자이나리~자이나리지엔꾸어니) 
어디선가 어디서인가 당신을 본 것 같아요. 
 
(爾的笑容這樣熟悉 니더쌰오룽 쩌양 수시) 
당신의 미소는 이렇게 낯익은데

(我一時想不起 워 이스 시양부치)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요

(啞~ 在夢裏 아~ 자이멍리) 
아아... 꿈속이었어요 

(夢裏夢裏見過爾 멍~리 멍리 지엔꾸어니) 
꿈에서 당신을 보았어요

(甛密笑得多甛密 티엔미-시아오더뚜어티엔미) 
달콤한 그 미소 

(是爾是爾 쓰니 쓰니) 
당신이군요. 당신이었어요 

(夢見的就是爾 멍젠더지우스니) 
꿈속에서 본 건 바로 당신이었어요 

(在那裏在那裏見過爾 자이나리~자이 나리지엔꾸어니) 
어디선가, 어디선가 당신을 만났던 것 같아요 

(爾的笑容這樣熟悉 니디 쌰오룽쩌양 수시) 
당신의 미소는 이렇게 낯익은데

(我一時想不起 워이스 시양부치)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요 

(啞~ 在夢裏 아~ 자이멍리) 
아아... 꿈속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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