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합천 황매산▲ 아름다운 그니의 모습을 새기며..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07:22
[30]

◁합천 황매산 산행기▷

 

 

 


[산불초소 아래에서 본 황매산 전경]
 
 





 



 ☞ 일시: 2003.12.07 일요일

  날씨: 맑음(바람불어 몹씨 추운날)

 ☞ 산행자: 나와 아내

 ☞ 車의 길: 통영-서진주-단성IC-20번국도-1089번 지방도-주차장-모산재 정류장

  산행코스

모산재 정류장-영암사지-무지개터-모산재(767m)-철쭉재단-산불초소-영화마을-황매봉(정상 1108m)-3개의 봉우리-돌탑-삼봉(우회)-늪지대-법연원-주차장-모산재 정류장 

  산행시각

09:30-09:50 주차장 (컵라면으로 아침식사)
 
10:00 모산재 정류장
10:10 영암사지
11:10 무지개터
11:20 모산재(767m)
12:10 철쭉재단
12:30 산불초소
13:00 이정표(단적비연수 촬영장 가는길)
13:15-13:50 단적비연수 set 장(영화마을에서 중식)
14:40 첫번째 봉(정상 아님)
14:50 황매봉(정상1,108m)
15:15 3개의 봉우리중 마지막봉(로프)
15:50 돌탑
16:55 연화봉 아래(법연원)
17:15 주차장
17:35 모산재 정류장

19:45 통영도착

<산행거리 약15km(3만보) 산행시간 7시간 30분 >


 ☞ 산의내력

황매산 黃梅山-위치: 경남 합천군 대병면 大幷面, 가회면 佳會面, 산청군 차황면 車黃面

황매산은 합천을 대표하는 산이며, 명소로 새집골, 옛 절터, 와포수에 희덤이 우뚝솟은 산이다. 합천호 푸른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황매산은 화강암 기암괴석과 소나무, 철쭉, 활엽수림이 어우러져 탈속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 아래의 황매평전은 목장지대와 고산철쭉 자생지가 있으며, 통일신라시대의 고찰인 염암사지(사적131호)가 있다. 모산재 위쪽 정상 바로 아래에 넓게 펼쳐진 황매평전은 초가을부터 드넓은 고원에 들 국화가 어지럽게 피어난다. 봄이면 고산철쭉이 가득 피어 지난 봄부터 철쭉제가 열리고 있다.

황매산 정상에 서면 잔잔한 합천호와 이웃 악견, 금성, 허굴 3산, 산청군 차황면 쪽의 산과 들이 한눈에 보인다. 수려한 경관에도 가야산과 해인사의 명성에 가려져 그동안 찾는 사람이 적었다. 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돼 둔내리 영암사지 뒷편으로 등산로가 개설되고, 대병면 하금리 하금천변에 야영장이 설치되면서 진면목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 산행기 ▲

   오늘은 경남 합천의 진산인 황매산을 산행하기로 한다.

   황매산은 우리 통영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위치한 산이건만, 이상하게도 그동안 한번도 와보지 않았다.

   산행에 앞서 황매산을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 여러 山友님들이 쓰신 산행기를 읽어 보았다.

   대부분의 산행기가 봄, 철쭉 개화시기에 맞추어 쓰여져 있었고, 산행코스 역시 개성대로 여러방향에서

   산행이 이루어졌으므로 고심끝에 나는 국제신문의 `다시찾는 근교산'을 참조로 하여

   그 코스대로 산행을 하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의 결정을 한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변경 하려고 작심하였다. 우연히 산에 빠져

   산을 탄지 이제 겨우 일년이 넘었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매주 일요일 마다 등산을 했다.그러므로 오늘도

   같은 業을 하시는 李모 선배님의 長男 결혼식이 오늘오후1시에 있을 예정인데 당연히 참석하여

   축하를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축의금만 마침 그 결혼식장에 누나도 참석한다고 하여 전해드리니

   결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일주일에 한번 하는 이 즐거운 등반길을 어찌 포기 하겠는가..

   이런 글을 쓰노라니 문득, 청파 윤도균 선배님의 산행기속에서 나와 같은 심정으로 쓰신 글이 생각이 나면서,

   윤도균 선배님의 마음을 백번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우리 山友님들은

   이런 나의 심정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늦은 6시30분 기상하여(아내의 컨디션이 별로..) 7시 35분 출발, 8시39분에 단성IC이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20호 국도를 따라 가다가 곧 1089호 지방도인데, 한적한 지방도를 따라 올라오면서 생각하니

   아침 먹을 곳도 마땅치가 않아서 삼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컵라면 한 개를 샀다.

   (처음에는 산청IC까지 가서 그곳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단성IC에서 빠져 지방도로 올라오는 바람에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모산재 만남의 광장' 이란 상호의 식당에서 왼쪽으로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 길로 내려오니

   대형 주차장이 나타 난다. ( 만남의 광장 식당 삼거리에서 조금 진행 하다가, 길을 잘못 왔나? 하고

   다시 되돌아가서 식당 여주인에게 물으니 그리로 가는 길이 맞다 한다.)

   09:30-09:50 주차장

   여기가 주차장인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곳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해도 되었다. 

   그리하면 우리가 산행한 코스와 정반대의 진행

   방향이 된다. (나중에 황매산 능선을 종주하고

   하산하면서 이 길로 내려옴.) 알고보니, 이 주차

   장에서 아스팔트 도로 위로 올라가면 약 300m

   지점에 등산 안내 팻말이 있었던 것인데,

 

   아까 말티고개 처럼 구불구불한 도로를 운전하

   며 내려오면서는 그 팻말을 보지못하고 지나쳤

   고, 내 눈에는 주차장만 보였던 것이다.

   대형 주차장에는 다른車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車

   바깥으로 나오니 어찌나 추운지 몸이 움츠려든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산행 초입 등산로는 보이지 않는다.

   벌써 인터넷으로 산행초입인 모산재 식당 앞 정류장을 눈에 익혔으므로

   이곳이 산행초입 입구가 아닌 줄 단박에 눈치챈다.

   하지만 車안에서 컵라면 먹기는 안성맞춤의 장소 인지라 보온병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 한개씩과

   점심으로 준비한 계란후라이 한개씩을 먹고, 지나가는 車를 세워 물으니 여기서 조금 내려가다가

   대기저수지앞에서 우회전 하면 바로 모산재 정류장이 나온다 한다.

   (우측 사진은 모형 순결바위와 그 설명서 비석, 그곳 옆에 주차한 우리車)

   10:00 모산재 정류장

   모산재식당 주차장에서 내려 모산재 식당앞 자

   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먹고, 곧 ‘모산재 등산

   로 입구’ 이정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5분쯤 가면 황매산군립공원 안내도 간판이 서

   있다. 이미 마음속에 산행코스가 그려져 있으므

   로 사진만 찍고 바로 올라간다.

   잠시후 두갈래의 선택이 기다리는데, 왼쪽은 황

   매정사를 지나 황포돗대바위로 오르는 길이고

   우리는 예정 했던대로 앞으로 직진한다. 직진은

   영암사 行이다. (사진은 모산재 식당과 산행초입

   팻말)

 

 


모산재 안내도



   잠시후, 영암사지에 도착하니, 옛 절터의 주춧돌들이 그대로 박혀있고 그 아래에는

   아래 사진에 보시듯이 지붕을 수리하는 사찰과 오른편으로는 탑이 보인다. 이곳에서 더 직진을 하여

   영암사 까지 진행 했었어야 예상코스 대로 인데 초행길 이라 알지 못하여, 좌측으로 난길을 따라 올라오니,

   보물 제489호인 영암사지 귀부 靈巖寺址 龜趺가 나온다.

   귀부의 사진은 찍었으나 사진이 많은고로 여기서는 생략 한다. 이곳도 아까 사찰 위에 있는 주춧돌만 있는

   옛절터 와 같이 원형은 사라지고 석등도 부러진채, 돌계단 흔적과 주춧돌의 흔적만으로 이곳이

   옛 영암사지 귀부 임을 말해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재산이 戰亂으로 인하여 소실되었음을

   애석히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귀부를 지나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영암사지



   11:10 무지개 터

   산행초입, 날씨가 무척 쌀쌀하여 손에는 장갑을끼고 모자도 귀가 덮히는 모자를 쓰고,

   아내는 아예 옛날 스키 타면서 썼던 털모자 까지 쓰면서 올라왔다.(색깔이 어린애 모자 마냥 유치하여

   아내는 사진찍지 말라고 신신 당부한다.) 그런데, 영암사지 귀부에서 한20여분을 올라오니 땀이 나서

   다시 벗는다. 오늘은 아들이 동행을 하지않아 아내가 좀 섭섭해 하는 눈치다. (아들은 서울에 갔음.)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타나야 할 국사당이 나타나지 않는다.(이태까지는 길을 잘못 올라온다고 느끼지 못했다.)

   조금 올라가니 돌같은 것을 쌓아놓은 것이 나타났는데, 아무리봐도 국사당은 아니지만, 일단 한컷 찍고..

   (고개 갸우뚱 거리며..) 10:50 분 부터는 아주 된비알이다. 경사 30도 이상의 된비알을 올라가려니

   이 추운 날씨에도 땀이 꽤 흐른다. 한참을 올라가니 거의 안부의 정상지점인데,

   좌측으로 황포돛대바위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우리가 올라온 등로가 영암사에서 국사당을 거쳐 순결바위로 올라오는 예상코스에서 이탈한

   중앙의 코스로 올라왔다는 것을 눈치 챘지만, 누구에게 물려달라 할 것인가!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책임이 크다.

   어리석게도 다시 내려가 그 코스를 가려고 잠시 시도까지 했으니.. 결국 포기하고 안부로 올라온다. (기분이 찜찜하다.)

   무지개터의 아래인 안부에 다달은 지점은 매우 춥다. 오늘 만약 방한복과 방한모 장갑등을 소지하지 않고

   이 산을 등반했다면 차칫 잘못하다간 저번 설악산에서 체온하강으로 사망한 경우 처럼 위험할 수도 있다고

   느껴진다. 아~~~참말로 춥다..(무지개터의 아래는 절벽으로, 이곳에 서 있으니 싸늘한 황소바람이 불어온다.

   아래를 보니 절벽이지만 풍경은 절경이고 또한, 건너편 순결바위쪽 절벽 풍경을 바라보니 몹시 눈부시다.)

 


 


안부절벽(무지개터 아래)에서 바라본 순결바위쪽 풍경



   11:20 모산재 767m

   안부에서 조금 올라오니 무지개터 이정표 팻말이 나타나고 잠시후 모산재 이다. 정

   상석 옆에는 돌탑 한기가 옆에 서있었고 사진 찍기 싫다는 아내를 배경으로 정상석

   을 촬영한다. 예전에는 나의 산행기 사진에 인물 사진을 거의 넣지 않았었다. (사

   진에 인물 사진 나오는 것을 유독히 싫어하는 네티즌들도 있었기에..)

   물론 깔끔하게 풍경만 나오는 사진도 좋지만 (양창순님 처럼) 사람사는 것이 무엇

   인가, 우주도 대자연도 사람이 있어야 존재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하는데 내 생각이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좌우간 요즘의 나의 산행기에서는 인물사진이 번번이 등장하는데,  되도록이면

   인물은 작게 표현함으로서 양념 정도의 역할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모산재 정상도 어찌나 사나운 황소바람이 부는지, 오래 서 있기 조차 힘들다. 마침

   정상석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은 바람은 별로 안불고 여기서 바라보는 동쪽에서 부

   터 남쪽 서쪽 방향의 山群들과 눈아래에 보이는 황포 돛대바위의 풍경이 몹시 아름

   답다. 아마도 오늘 우리가 등반 하면서 본 풍경중 이곳이 압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삼각대를 펼쳐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풍경은 아름다웠지

   만 수평이 맞지 않아서 그런지 저 멀리 동쪽에서 부터 남서쪽의 산모양이 볼록렌즈

   로 보는것 과 같이 약간 둥그스름 하다. 그래서 10여분을 공들여 추위에서 떨며 찍

   은 파노라마사진은 아쉽게도 탈락되고 대신 3컷의 사진으로 보상을 받으려 한다.

 


 


모산재 767m


 

 


 


모산재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모산재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모산재에서 바라본 황포돛대바위(줌 촬영)



   12:10 철쭉제단

   가볍게 산행을 원하시는 분들은 모산재에서 다시 순결바위 방향이나, 황포돛대바위 방향으로 하산하면 된다.

   그렇게 등반하면 약3시간 코스의 輕코스 이고, 나의 계획은 모산재 순환 코스가 아닌,

   황매산 능선 종주코스 이므로 철쭉제단을 향하여 올라가려고 하는데, 바람이 너무세게 불어오니,

   안그래도 감기때문에 몸컨디션이 안좋은 아내를 데리고 이 산행을 끝까지 해야 할것인가 아니면 3시간 코스로

   하산해야 할 것인가 하고 잠시 생각에 젖는다. 누구말대로 따뜻한 온돌방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TV나 보지 뭐하러 이런 생고생을 사서한단 말인가..

   결국 나의 발걸음은 철쭉제단行으로 향하고 모산재를 출발 한 30여분 후, 광활히 펼쳐지는 황매평전과

   온통 고산철쭉들로 수놓은 철쭉 제단에 이르게 된다. 네모 반듯한 바둑판 같이 생긴 화강암 제단에는

   `황매산철쭉제단' 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그 주위는 온통 철쭉나무인데, 봄에 활짝 피어있는 연분홍의

   철쭉을 연상하며 걸어 가려 하는데, 오히려 잔디밭 같이 매끈한 황매평전의 품이 너무도 따뜻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실제로 이곳은 오히려 그리 바람이 불지 않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젖소의 모습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고,

   저 멀리 보이는 목장은 사람이 사는지 인기척 조차 없이 황량하다. 이제부터는 등반객의 모습을 찾으려해도

   아무도 없고 아내와 나, 우리 둘만이 이 넓은 황매평전을 걷고 있는 것이다.

 

 


철쭉제단에서 바라본 서쪽 천황재 풍경

 

 

 




황매평전 (좌측은 온통, 고산철쭉)



   12:30 산불 감시초소

   산불감시 초소에는 어느사람이 쓴 산행기의 내용처럼 실제 감시원이 그 속에 있었다.

   (혹시 누가 있나 하고 살펴보니 감시원인 듯한 남자 한 분과 그의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 한명이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황매산 전경이 웅장하고 뚜렷해 발길을 멈추고 만들고,

   다시 삼각대를 뽑아 파노라마사진을 찍는다. 파노라마 사진에서 보듯이 왼쪽에서 가장 뾰족하게 솟은 봉이 정상이고

   중간에 세개의 봉이 나란이 있으며 그 오른쪽 능선을 쭉 따라 내려가면 최종지점이 연화봉인데,

   파노라마 사진의 거의 맨 오른쪽 갈대가 브이字 모양으로 앞을 가린 지점이다. 정상에서 그곳까지는

   근 2시간이나 걸려서 하산한 지점이다.

   산불감시 초소는 아까 철쭉재단에서 바라보면 꽤 높은 곳에 위치 하였으므로 이곳에 올라오니

   다시 황소바람이 분다. 아이고 춥어라~~(파노라마사진 찍느라 시간을 들이자, 아내가 빨리 찍으라고 재촉한다.)

   등반객 이라곤 아까 산불 감시초소 올라오다가 스쳐 지나간 산청군 차황면 방향에서 올라온 듯한 5명의 남녀 뿐..

 

 


왼쪽사진 (산불 감시초소) - 오른쪽사진 (산불초소에서 바라본 목장들)



   13:00 이정표

   강한 강풍으로, 아내는 다시 털모자를 뒤집어 쓰고..
   산불감시초소에서 내려오니 좌측에서 西風이 어찌나 강하게 불어오던지 얼굴이 얼 지경이다.

   (체감온도 영하10도)이곳에서 바라보니 한 500m 아래에 영화(단적비연수) 촬영장 SET 가 보인다.

   솔직히 내려가기는 싫었지만, 오늘 아니면 언제 또 이곳에 올지 모르므로 강한 서풍을 정면으로 받으며 내려간다.

   그런데 오히려 능선에서는 황소 바람이 불었지만, 내려가니 바람이 고요해진다. 임도 중간 중간에

   지름길이 나 있었으므로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맨 먼저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바람에 돌고 있는 하얀 풍차 이다.

 

 


왼쪽사진 (칼바람을 맞으며 걸어오고 있는 아내) - 오른쪽사진 (영화마을 이정표)



   13:15-13:50 영화마을( 점심식사 )

   이곳은 영화 `단적비연수'를 촬영했던 주 세트장이며 산청군과 영화`쉬리'로 유명한 (주)강제규 필름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제작한 것을 (주)MBC미술센타 에서 영화주제공원(Theme Park)으로 조성한 곳이다.

   `단적비연수'는 2000.1 부터 2000.7 까지 이곳 황매산 세트장을 주무대로 산청군 일원,제주도,강원도 대관령,

   전북 부안,충남 태안,경북 문경 등지에서 총 제작비 40여억원을 들여 만들었으며,

   이곳에서는 영화의 3/4 정도를 촬영 하였다.

   황매산 촬영 세트장은 어디를 보아도 인공미가 전혀없는 자연적인 조건을 갖춘 곳으로

   전국 4개 지역에서 촬영장 유치를 위해 노력 하였으나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인해 영화 관계자 들에 의해

   선정된 곳이며, 국내 어느곳 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영화마을 풍경 (단적비연수 촬영SET 장)



   영화 세트장에는 등반객과 일반 관람객을 합쳐 한 20여명 정도 구경을 하고 있다.

   대부분 영화마을 주차장에 車를 주차하고 구경하는 사람들 이다. 산 능선에서 내려와 구경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다. 사진에 보듯 감동적 이거나, 뇌리에 남는 풍경은 아니지만, 황매산을 배경으로

   면적 14,657 평방미터의 영화 주제 공원은 아기자기 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연못 중앙 사랑의 그릇에 동전을 던지며 사랑을 맹세하는 사랑의 연못도 있었고,

   옛날에 쓰던 농기구며 골동품을 모아놓은 방도 있었다. 이곳 영화마을의 중앙에는 나무의자가 있는데

   이곳이 앉아서 사진 찍는 장소이다.

   아내는 14시 까지는 아까 우리가 내려왔었던 그 지점(이정표)으로 가야 된다며, 갈길을 재촉하지만

   영화마을 구석에 설치 되어있는 나무평상을 보는순간 점심먹기 딱, 좋은 장소로 낙점된다.

   (산위에는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오늘 도시락은 장어구이,전어회무침,김,김치,물김치 인데

   보온도시락에 넣어왔으므로 밥이 따뜻하다. 사실 이곳에서 밥을 먹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전은 펼쳐진 상태이고..혹, 김치국물 한방울이라도 튈세라 조심해서 먹으니 식사후,

   우리가 앉아 식사를 한 평상은 그대로 깨끗함을 유지한다.(입가심으로 유자차 한잔하고..

   --- 이러니까 등산하고 되려 살이찌지..)

   식사후 갔던길로 되돌아 가려고 하다가 정문 입구로 가서 젊은사람(20대후반)에게 물어보니,

   여기서 영화마을 주차장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 오른쪽(임도의 길)으로 가지 말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한다. 과연 그 길(왼쪽)을 따라올라오니 14:05분 약수터가 나타나고

   20여 분후 능선까지 오를 수 있었다.

   14:40 첫번째 봉

 


황매산 올라가는 첫봉우리 풍경 (정상이 아님)



   황매봉을 향하여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 조망을 하니 정면으로는 광활한 황매평전이 펼쳐지고

   좌전방에는 오전에 우리가 등반했던 모산재가 보이고 산불초소에서 내려온 길과 영화SET장 가는

   구불구불한 임도길,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영화마을과 주차장이 보인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먼산을 조망하니 거대한 산이 보이는데 바로, 지리산이다. (천왕봉인가? 중봉인가? 써리봉인가?)

 

 


황매산 올라가는 중턱의 정면 (황매평전과, 오른쪽 말티고개는 우리가 SET장 보러 내려갔던 임도)


 

 


 


황매산 올라가는 중턱의 오른쪽 풍경 (좌측 영화마을 과 우측 주차장이 조망된다.)


 

 


 


황매산 올라가는 중턱의 왼쪽 풍경 (황매평전과 좌전방에 모산재가 조망된다.)



   첫봉이 정상인 황매봉인 줄 알고 땀을 뻘뻘흘리며 열심히 올라갔지만, 정상석이 있는 황매봉(정상)은

   그 다음에 보이는 봉이었다. 여기서 우리랑 반대로 산행하는 부부등반객을 만났다.

   (그들은 아침에, 우리가 처음 주차한 대형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그곳에서 삼봉을 거쳐 이곳까지 온 것이라 말한다.

   여기서 바라보니 먼 거리지만, 그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데 지금은 제법 버스도 있고 車들이 몇대 있는 것 같다.)

 


 


첫봉에서 바라본 황매봉(정상)



   14:50 황매봉(정상) 1,108m


 


황매봉 정상석 (왼쪽사진은 동쪽 방향에 있는 정상석) (오른쪽 사진은 남쪽 방향에 있는 정상석)



   첫번째봉에서 황매봉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황매봉 정상에 올라가니 정상석이 두개 인데

   하나는 동쪽방향으로 건립되어 있고 작은 하나는 남쪽방향으로 건립되어있다.남쪽의 정상석은

   정사각면체에 동서남북 모든 면에 황매봉이라 새겨져있는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다. 황매봉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근 5시간이 걸렸건만, 정작 정상에 머무는 시간은 1분이다. (너무 강풍이 불어 오래서 있기에 무리)

   정상에서 내려오니 남자 등반객 2명이 정상아래 바위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중 한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 바람부는날씨에 산불이 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그런데 이곳 정상은 암릉지대 이므로

   그런 확율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나온 후 반대편에서 바라본 황매봉 (동쪽에서 서쪽방향으로 조망)



   황매봉에서 모산재로 원점 회귀하는 것도 생각 할 수 있었으나, 처음 계획한 대로

   삼봉을 향하여 동쪽으로 능선을 탄다. 중간에 3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아무런 이름이 없었으므로

   세봉우리로 잠정 이름을 짓는다. 그중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고 만난, 부부 등반객이 오늘 우리가 만난

   마지막 등반객 이었고, 산행을 마치는 순간까지 이 넓은 황매산의 동쪽과 남쪽 능선은 오로지

   아내와 나 둘만의 공간 이었던 것이다.

 

 


3개의 봉우리 중 한 봉의 올라가는 힘든 암릉길


 

 


 


3개의 봉우리 중 마지막 봉우리의 내려오는 위험한 로프 암릉길

 

 

 




합천호



   15:50 돌탑

   세 봉우리를 지나자 저멀리 왼쪽으로 합천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산중에 웬 바다가 나타났나?

   하늘색깔 보다 파아란 합천호는 한폭의 서양화 같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15:25분 삼각점을 지나 산봉우리 인데

   저 멀리 돌탑이 보인다. 아내는 불안한지 되돌아 가기를 원했지만 되돌아 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걸어왔다.

    "저렇게 보여도 내려가는 길이라 금새 도착한다."며 아내를 안심 시킨다. 25분후, 그러니까

   황매봉에서 1시간 후인 15:50 돌탑에 도착한다.

 

 


돌탑



   아내는 돌탑에 한개의 돌을 올리고 나는 주위의 풍경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이 사진 찍는 것 때문에 오늘 장갑을 한 다섯번 정도 떨어뜨렸는데, 다행히 잃어버리지 않았다.

   돌탑을 지나니 웬 이름모를 봉이 나타난다. 이 봉은 정상을 밟지 않고 우회한다.(정상으로 가는 길이 없었기에)

   지금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길이 희미하지만, 길을 잃을정도는 아니다.

   간간히 국제신문 노란리본이 우리의 길을 인도하고 있다.

   (위치상 이 이름모를 봉이 삼봉인지라 삼봉이라 名하는데 틀렸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삼봉(험한 등로로 우회한 봉)



   16:55 연화봉

   삼봉에서 내려오니 늪지대 같은 곳이 나오고 이제부터의 길은 넓은 임도길이다.

   한참을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나는데, 국제신문 리본은 직진으로 되어있다.

   그냥 직진하자며 불안해 하는 아내을 말을 흘리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등로가 보이고 그 길을 따라 제법 내려가는데..

   초행길이라 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 그냥 back 하여 아까 그곳에서 직진할까 하며 망설이는데,

   산 아래에서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면 인가가 있다는 소리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웬 가옥이 한채 있고 개 두마리가 줄에 묶여있는데 세파트 한마리가 컹컹 짖는다.

   (뒤에는 점잖게 짖지않고 눈만 쳐다보는 진돗개 虎狗 한마리가 있는데 이놈이 더무서운 놈이다.)

   개짖는 소리에 여자 한명이 나오면서 우리를 보자 등산객이냐며 반색을 하며, 무슨 포로수용소 출입문 같이

   철조망과 쇠로 만들어진 출입문을 열어준다. (이 출입문을 통하지 않으면 건너올 수 없도록 사방에 철조망을

   수용소 철망같이 설치해 놓고 있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으나 친절히 열어주는데 무슨 불만이 있으랴.

 

 


연화봉(달마바위)



   설명을 들어보니 이 가옥이 `법연원' 이란 사찰이고 방안에는 부처님 대신 웬 스님의 사진이 걸려있는데,

   그냥 지나가려는 우리를 보고 그 아주머니(보살)가

   "그래도 그렇치 이곳까지 와서 그냥 가시렵니까, 불당에 인사나 드리고 가라" 한다. 그냥가자고 했지만,

   아내는 신발을 벗고 그 방으로 들어간다.

   아내가 방에 들어간 사이에 그 보살에게 저기 보이는 봉의 이름이 무었입니까? 하고 물으니

   연화봉이며, 자기네들은 달마대사 바위라 부른다 한다. 아니, 어째서 달마대사 바위냐 며 물으니

   "저 보세요 왼쪽에 뾰족하게 솟은 것이 대사님의 코고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보니 갖다 붙이니 비슷하기도 한 것 같다.대사님 코가 메부리코 대신 들창코 지만..

 

 


(왼쪽사진은 법연원) -- (가운데 사진은 텅빈 주차장 )--- (오른쪽 사진은 덕만 마을의 느티나무)



   17:15 주차장

   법연원에서 주차장까지 걸리는 시각을 물어보니 20분이면 된다 한다.(보살)

   보살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임도의 길을 빙빙 돌아 내려온다. 내려오면서 아까 그때 국제신문 리본대로

   직진 할걸 그랬나? 하고 후회도 하면서 내려온다. 과연 15 여분 후 주차장이 나타나는데 보니까

   아침에 우리가 처음왔던 그 주차장이다. 넓은 주차장에는 車 한대도 없고 썰렁하다.

   여기는 지나가는 車도 별로 없어 무작정 걸어 내려 올 수 밖에 없다. 터벅터벅 아스팔트 도로를 내려오니

   덕만마을 이다. 덕만마을 마을표지석은 옆에서 보니 꼭 男根石 같이 보여 눈길을 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정면으로 보니 `德田洞天' 이란 글이 새겨진 넙덕한 평범한 바위다.

 


 


대기 저수지



   17:35 모산재 정류장

   이제 날이 어두워져 비단결 같이 고요한 대기 저수지에는 황혼이 젖어들고 먼 거리를 산행한 우리의 발은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기만 한데, 조금만 올라가면 모산재 정류장 이건만 ..

   저수지의 일몰을 찍고 있는데 아내가 부른다.
   뒤를 돌아보니 웬 프라이드 승용차 한대가 서있다. 여성 운전자에게 부탁하여 허락을 받았나 보다.

   조금만 더 가면 완벽한 종주인데, 아내도 힘들긴 되게 힘들었던 모양이다. (車로 채,1분도 안되는 거리다)

   이제 모산재 정류장에는 모두들 철수하고 우리차 한대 만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체 오늘 우리가 얼마나 걸었을까? 도무지 셈이 되지 않아 아내의 만보계를 보니 3만보를 넘기고 있다.

   한보에 50cm 만 잡아도 15km 를 걸은 셈이다. 오늘 날씨가 너무추워 중간에 산행을 포기 하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계획한 대로 산행을 마치니 몸은 무겁고 피로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가볍다.

   오늘도 나의 뇌리에 새로운 풍경과 추억이 들어왔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
   다시한번 어둠이 내린 모산재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그니의 모습을 나의 뇌리에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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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2.07 모산재와 황매봉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