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 눈을 찾아서 .. (171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7년 01월 28일 일요일
ㅇ날씨: 흐리고 눈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全北 茂州郡 慶南 巨昌郡
ㅇ산행코스: 칠연계곡-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무주리조트
ㅇ산행시간
ㅇ10:39-안성계곡(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시작
ㅇ11:13-칠연폭포
ㅇ11:44-이정표 <안성탐방지원센터2.0km - 동엽령2.4km>
ㅇ12:04-이정표 <칠연폭포1.65km - 동엽령1.6km>
ㅇ12:34-이정표 <안성탐방지원센터3.6km - 동엽령0.8km>
ㅇ13:03-동엽령 (1,320M)
ㅇ13:37-이정표 <동엽령0.9km - 향적봉3.3km>
ㅇ14:33-백암봉 (1,503M)
ㅇ15:08-중봉 (1,594M)
ㅇ15:30-향적봉 대피소
ㅇ15:36-향적봉 (1,614M)
ㅇ15:51-설천봉에서 산행 마침
ㅇ산행시간 5시간 12분
ㅇ산행거리 약 10km
ㅇ나의만보계 18,172步
ㅇ일정시간표
ㅇ07:40 통영출발
ㅇ08:37~09:00 함양휴게소 (아침식사)
ㅇ09:19 장수IC (눈때문에 논개사당 지나 덕산계곡 입구 고갯길에서 차 돌림.)
ㅇ10:18 덕유산IC
ㅇ10:39~15:51 산행
ㅇ15:51~16:43 설천봉에서 무주리조트까지 곤도라 타고 내려오는데 걸린 시각 - 곤도라비 14,000원
ㅇ16:50~18:44 무주리조트에서 칠연계곡까지 택시타고 오는데 걸린 시각 (교통정체) - 택시비 30,000원
ㅇ19:07 덕유산IC
ㅇ19:54~20:22 산청휴게소 (저녁식사)
ㅇ21:09 통영도착
덕유산 (德裕山) 1,614M |
ㅇ참고 산행기 - [산&산] <94> 덕유산 향적봉- 부산일보 (click here!)
산행이야기..
이번 주는 빼재~삼봉산~대덕산~덕산재 코스를 카페회원님들과 함께 타려고 생각했는데..
향골 청년회전역식을 운운하며 꼬랑지를 내리고 27일(토요
일) 오후(5시)에는 처 사촌 결혼식이 서울 모처에서 거행 되어
아내 역시 서울행차를 해야 하므로 자연히 빼재코스는 포기
할 수 밖에 없다. 명색이 사촌 결혼식인데 하루밤은 묵고 와야
정상이지만 다음날 남편과 함께 산으로 달리기 위해 아내는
심야 버스를 타고 일요일 새벽 4시에 통영으로 돌아왔다.
애시당초 오늘 산행할 산은 덕유산이 아닌 장안산이었다. 그
런데 졸지에 덕유산으로 바뀐 까닭은 무엇일까? 그 사연은 이
렇다.새벽 4시 아내가 서울에서 돌아오고 잠시 눈을 붙인 후 7
시에 기상 함양 휴게소에서 순두부와 청국장으로 아침을 먹고
장수IC를 빠져 나오니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雪國)에 넋이 다 나갈 지경이다. 그래서 일까? 장수읍에
서 라면을 산다는 것을 깜박하고 논개사당을 지나 덕산계곡으
로 접어드는데 길은 눈덮인 비탈길이라
체인도 없이 올라가자니 몹시 두려워 포기할까 말까 하고 망
설이다가 마지 못해 올라가는데 마침 뒷바퀴에 체인을 감은
거제산악회 버스가 나타난다. 버스 기사님 말씀에 의하면 체
인 없이는 못간다고 하니 산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미련 없이 산을
바꾸기로 한다. 그런데 거제 산악회가 이곳에 올 줄이야! 아쉽다.. ▷ 덕유산IC <10:18>
다시 빽하여 장수읍 수퍼마켓에서 라면 2개를 사고 장수IC를 빠져나와 한 정거장인
덕유산IC를 통과한 후 안성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대형 버스 두 대에서 많은 단체 산객들이 내리고 있다.
졸지에 장안산에서 덕유산으로 바뀌었지만
이곳에 오니 아무 미련도 없다. 입에서는 절로 탄식이 나온다.
"와아~~"
"별유천지 비인간이네."
아내가 처제에게 전화를 건다. (아내의 표정이 무척 밝다.)
나무가지 위에서는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다.
"여기 너무 좋다. 바로 천국이다."
"와아따메 멋지다."
"장안산 안 간것이 전화위복이다."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올라간다. ㅋㅋ
이렇게 평범한 산판길이 이리도 아름다운 것은
눈이 만들어 내는 요술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겠지만..
조금 올라가니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땀이 나기 시작한다.
아내는 오버트라우저를 벗는다.
칠연삼거리에 도착하니 좌측은 동엽령(3.3km)가는 길 (소요시간 1시간 30분.)
칠연폭포는 10분(0.3km)거리라 적혀 있다. 이제오면 언제 올지 모르니
배낭을 아내에게 맡기고 디카만 들고 칠연폭포 계단길을 올라선다.
암반을 타는 물줄기가 연못 7개를 만든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칠연폭포..
안내도 아래로 내려가니 눈을 허옇게 뒤집어 쓴 계곡이 나타나지만 폭포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여 다시 한 5분쯤 올라가니 계단길 아래로 전망대가 보이고 수영금지란 팻말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곳도 칠연폭포인가 보다. (아마도 칠연폭포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 모양)
칠연폭포는 폭포의 위용은 잃은채 눈덮인 계곡에 빠꼼한 구멍만 세 개 뚫여 있고 그속에 물이 보여 폭포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잔뜩 기대를 품고 올라 왔지만 눈덮인 폭포는 별 볼것이 없어 공연히 왔다는 생각 마저 든다.
하지만 칠연폭포가는 길 풍경은 참 좋았다. (풍경보다는 느낌이..) ^^
11시 32분. 땀이 많이 흘러 결국 어느지점에서 외투를 벗는다.
그리고 서서히 비알도 급해져 아이젠도 착용한다. (아이젠은 설천봉에서 벗음.)
이젠 서서히 서리꽃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산객들의 사진 촬영이 많아짐.)
12시 08분. 나의고도계1,000M를 넘은 지점 잠시 비알이 누그러진다.
이제 눈꽃에서 서리꽃으로 서리꽃에서 순록의 뿔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특히 오늘은 날씨 마저 포근하니 참으로 복받은 날이라는 생각 마저 든다. ^^
동엽령에 올라서니 칼바람이 불어댄다.
조금 전 계곡에서의 포근함은 온데간데 없고 이곳은 시베리아인 것이다.
외투를 입지 않으면 얼어 죽을 것 같아 다시 외투를 꺼내 입는다. (아내는 다시 오버트라우저 걸치고)
동엽령 쉼터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내려가니 이미 산객들로 만원이다. (눈도 내리고)
라면을 끓여먹을 장소를 물색하는데 웬 사람이 나타나더니 하시는 말..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마세요!"
-"아저씨는 누구십니까?" 발끈
="저요? 저는 국립공원공단직원입니다."
-"눈이 내려서 요아래서 밥좀 묵을카는데요." 기죽어
="하여튼 울타리 안으로 들어 오세요." 불문곡직이다.
눈치를 보니 병곡리계곡(비지정등산로)을 감시하는 것 같다.
이쯤되고 보면 이곳에서 라면을 끓여 먹기는 애시당초 글린 일이다.
얼핏 들으니 공단직원 이야기로는 설천봉에서 오후 4시면 곤도라 운행이 중지되니
부지런히 가셔야 할 것이라며 은근히 겁을 준다.
벌써 1시가 넘어 3시간 만에 과연 설천봉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날씨도 춥고 라면 끓일 상황도 아니고 그냥 달리기로 한다.
동엽령 지나 백암봉 가는 길 주능선 길은 서리꽃이 만발하다.
서리꽃 만발한 이곳에서 달콤한토마토님께서 보내 주신 곶감을 꺼낸다.
곶감 몇 톨과 카스테라 한 조각 물 한 모금이 전부지만 훌륭한 점심이다. ^^
오늘 산행에서 2% 부족, 아니 2% 불만이 바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2년 전에도 이곳은 정체구간이더니 오늘은 이곳을 통과하는데 20분 정도 걸렸다.
나중에 정체구간을 통과하니 줄을 서고 있는 반대편 산객들 하시는 말씀이 가관이다.
"왜이리 올라오는 산객들이 많습니까?" (아까 우리가 했던 말인데..사돈 남말 하네..헐~~)
이곳은 20명씩 교대로 오르내려야 했으며 정체구간을 벗어나면 곧 백암봉 정상이다. (14시 33분.)
그런데 오늘은 2년 전 보았던 정상석(白巖峰)이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어느 놈이 발로 차서 깨버렸나?" ???
마치 산호초 같은 서리꽃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어쩌다 보니 여인 천국, 앞에서 세 번째 뒤를 돌아 보는 여인이 타칭 대부인. ^^
중봉 오름길은 몇 년전(3년)에는 없었던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아이젠 때문에 오히려 불편하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중봉 정상으로 오르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만 앞으로 꼬구라지고 만다. 헐~~
내려오시는 한 산객 하시는 말씀.
"사진을 위해 몸을 던지시는 군요."
에쿠..
중봉을 지나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은 동화의 나라가 펼쳐진다.
좀처럼 모델이 되려고 하지 않는 아내 마저 이곳에선 포즈를 다 취해준다.
그런데 내가 너무 높은 곳에서 찍었나 보다. 푹꺼진 곳에 서 있는 아내가 마치
꼬마 난장이 처럼 보이니 말이다. 하긴 여긴 동화의 나라니까.. ^^
향적봉 대피소에 많은 산객들의 라면 끓이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제와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도 없고 그냥 향적봉으로 향한다.
향적봉에 올라오니 개스가 자욱하고 많은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컷 찍었는데 개스 때문인지 사진이 너무 어둡다. (휴지통에 버림.)
이곳에서 계획대로 설천봉을 가기로 하는데 아내는 오히려 삼공리쪽으로 갔으면 하는 눈치다.
하지만 삼공리 하산길은 너무 멀고 (약 7km) 지루해 계획대로 설천봉으로 향한다.
향적봉에서 설천봉까지는 10분거리고 또 곤도라 타고 내려가면
10여분이면 가벼얍게 하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천봉에 도착하고서야 곤도라를 타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게 된다.
티켓을 산 후 줄을 서야 한다기에 아내는 티켓을 사러 가고
나는 줄을 서야 했다. 가만 서 있으니 발도 시리고 너무 춥다.
한참이 지나서야 아내가 돌아온다. 곤도라비가 거금 7,000원 씩이란다.
이 수입만해도 하루 수 천만원은 족히 되겠다.
잠시 후 후한무치한 행동이 벌어진다.
모두들 추워도 질서를 지키며 줄을 서고 있는데
난데없이 모 산악회 회원 수십명이 떼거지로 새치기를 한다.
명분은 몇 명(서너명)이 자리를 잡아 놓았다는 것이다.
이 산행기속에 그 산악회 회원들의 사진이 들어 있으나 밝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선량한 산객들을 덤태기로 욕먹게 만드는
후안무치한 행동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후답자님들께 고합니다.
되도록이면 설천봉 곤도라를 이용하지 마시고
건각을 이용해 삼공리로 하산하실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기다리면서 후회 많이 했습니다.
무주리조트에 도착하니 눈이 펄펄 내린다.
주차장으로 걸어오니 마침 눈을 허옇게 뒤집어쓴 빈 택시 한 대가 보인다.
칠연계곡까지 요금을 물어보니 3만원 달라고 해서 실랑이 끝에
2만 오천원으로 깎아 택시에 올라 탄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차가 옴짝 달싹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고라도 났단 말인가?
기사님 말씀에 조금만 기다리면 둟린다고 하시지만
뚫리기는 고사하고 차가 1m도 진행을 하지 않으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다른 기사님 같으면 우짜든지 빠져 나가려고 몸부림을 칠텐데
이분은 천하태평이다. 흐미..
결국 1분도 안 걸릴 거리를 빠져 나오는데 근 한 시간을 허비하고. (벌써 어두워 짐.)
택시에서 아자씨랑 대화가 이루어 지는데..
서모씨인 아자씨는 연세가 72살이라고 한다.
"나도 딸년 아니면 이고생 안 해도 되는데.."
하시면서 늦둥이로 딸 하나를 낳았는데 (지금 36세)
이 딸 하나 때문에 개인택시도 팔아먹고 집도 경매에 넘어가고
3년 전에는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해 택시안에서 숙식을 해결 하신다고 한다.
그 딸의 이야기는 프라이버시이므로 여기서 말할 수는 없다.
나이 72살에 가정을 잃은 그 아자씨가 너무 가여워 보인다.
갑자기 2만 오천원에 계약한 것이 후회가 된다. (결국 3만원 드림.)
아자씨는 운전을 얼마나 정갈히(?) 하시던지 답답할 지경이다.
무주리조트에서 칠연계곡으로 가는 길은 생각 보다 멀었다.
결국 다시 1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우리는 칠연계곡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칠연계곡으로 돌아오니 대형버스 두 대가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있어
(아까 그 산악회 회원들 버스로 추정)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무주리조트에서 차를 못 잡아 언제 올 지 모른다며
오히려 우리를 부러워 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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