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함양 황석산/거망산▲ 은빛 억새는 바람에 일렁이고..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07:19
[25]

◁황석산-거망산 산행기▷

 

 

 


북쪽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황석산 (두개의 암봉과 가운데 거북바위가 보임)



 



 ☞ 일시: 2003.10.19 일요일

 ☞ 날씨: 맑음

 ☞ 산행자: 나와 아내

 ☞ 車의 길: 통영-서진주-지곡IC-연촌 마을

 ☞ 산행코스

연촌 마을-망월대-황석산성-황석산 정상-북봉삼거리(탁현 입구)-삼거리(탁현 입구)-삼거리(장자벌 입구)-삼거리(지장골용추사 입구)-거망산 정상-1,146봉-삼거리(태장골 입구)-헬기장-헬기장-은신치-은신암-은신암 입구

 ☞ 산행시각

09:00 연촌 마을
10:16 삼거리 ( 좌측이 황대 방향 )
10:45 망월대
10:50 삼거리 ( 좌측이 황암사 방향 )
11:05 황석산성 삼거리 ( 좌측이 우전마을 )
11:10 황석산 정상 ( 1,190m )
11:45 북봉 삼거리 ( 우측이 탁현 방향 )
12:20 삼거리 ( 우측이 탁현 방향 )
12:55 삼거리 ( 우측이 장자벌입구 방향 )
13:55 삼거리 ( 우측이 지장골, 용추사 방향 )
14:05 거망산 정상 ( 1,184m )
14:30-15:10 1,146 봉 ( 점심식사 )
15:20 삼거리 ( 우측이 태장골입구 방향 )
15:30 헬기장
15:50 헬기장
16:20 은신치 ( 우측이 은신암 방향 )
16:40 은신암
17:05 은신암 입구
17:55 연촌 마을 ( 주차장 )

< 산행거리 약17km 산행시간 8시간 30분 >

 ☞ 산의내력

해발 1190미터의 황석산은 함양군 안의의 진산으로 정상은 북봉과 남봉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봉우리 다 기묘한 형상의 바위봉으로 이루어져있고 산정일대에는 황석산성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주변에는 수승대의 원학동계곡, 농월정의 심진동계곡, 용추폭포의 용추계곡등 명승지가 줄지어 있으며
용추계곡을 사이에 두고 금원산-기백산 능선과 대칭되게 황석산-거망산 능선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황석산 정상부근 300m암능을 휘돌아 가는 길은 아슬아슬하다.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초원 억새밭은
평화롭고 시원하다. 황석산에서 두 시간 안되는 거리에 두 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것이
거망산으로 지도상에 1,184m(측량점)봉에 거망산 표시를 해놓았다
황석 거망산의 북동편은 유명한 용추계곡으로 금원, 기백산등산 기점이다.

6.25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이 활약했던 곳이 바로 거망산이고 정순덕에게 국군 1개 소대가
무장해제 당하고 목숨만 부지해서 하산한 사건은 최근에야 밝혀진 일이다.

황석산 중턱에 있는 황석산성은 고려시대의 석축산성이며 육십령으로 통하는 관방 요새에 축조된
삼국시대부터의 고성으로 함양땅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적이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이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 산행기 ▲

   지난 수요일 그러니까 10월 15일부터 고민에 빠졌다. 지난번 기백산, 금원산 등반 시 그랬던 것처럼
   어디에서부터 들머리를 해야할지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연촌 마을을 들머리로 하여 황석산을 거쳐
   거망산 까지 가기로 작심했다. 솔직히 은신치 까지 가게되리라 생각지 못하였는데
   거뜬히 은신치를 넘어 은신암 입구까지 산행하게 된 것이다.

   위험코스인 황석산 정상에서 능선으로 내려오는 것과 북봉을 우회하여 산행한 것이 찜찜하지만,
   지나고 나서 황석산(남봉)(북봉)을 바라보니, 우회한 것이 천만다행으로 생각 될 만큼
   황석산의 암벽은 무시무시하였다. 또한 억새는 지난주에 산행했던 화왕산에 비해 억새의 면적은 작았으나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가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조용한 산의 분위기는

   화왕산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는 판이하게 달라
   약간의 외로움을 느끼지만 진정한 산행의 호흡을 느낄 수 있어 상쾌한 마음으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지루하리만큼 긴 능선을 걸어갈 때와 오르막내리막 하는 능선을 오르내릴 때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하는가 하며 의문을 던질 때도 있었지만, 산행을 마치고 이 자리에서 글을 쓰는 순간,
   고생하였던 것과 즐거웠던 것이 오버랩 되면서 무척이나 행복감에 젖어드는 것이다.

   6시 기상하여 6시 48분 통영에서 출발 - 8시 산청휴게소에 도착하니 한겨울(영상6도)처럼 쌀쌀하다.
   (배낭에 예비로 점퍼를 하나 넣어왔는데 다행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산에 오르고 나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하나도 춥지 않고 더워서 땀만 뻘뻘 흘림 ) 여기서 쇠고기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지곡IC를 거쳐 용추계곡 매표소 직전에 왼쪽으로 난 길이 연촌 마을 과 유동 마을 입구 도로인데
   그 길을 따라 마을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9시였다.

   09:00 연촌 마을

   연촌 마을로 올라가는 도로는 비포장으로 전형적인 시골길이다. 올라오는 좌측 길목에 사과 과수원이 있다.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사과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과를 보니 작은 사과나무에
   너무도 많은 사과가 매달려 있어 눈길을 끈다. 마을에서 조금 아래에 車를 주차시키기 좋은 장소가 있어
   그곳에 주차하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쏘렌토 한대와 승용차 한 대는 우리를 스쳐지나가 마을 안에 주차시키는 것 같다.

   여기서 거기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라, 우리 車는 이곳에 주차시키고 연촌 마을로 올라가니 몇 가구 되지 않는 듯 한데

   주위의 감나무는 따지를 않아서, 감이 땅에 지천으로 떨어져있다. 감나무도 키가 작아서 손으로 따면
   바로 딸 수 있는 위치이지만 하찮은 감일지라도 남의 것이라 구경만 하고 산행 초입에 들어서니

   황석산 4.2k 이라는 이정표가 우리를 맞이한다.

   10:16 삼거리 ( 좌측이 황대 방향 )

   우리보다 먼저 올라갔던 아까 쏘렌토와 승용차에 탔던 등산객 ( 남녀, 한 8~9 명 정도 )은 처음에는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으나 한 15분 후 우리에게 추월 당하였고, 우리도 제법 된비탈을 소금땀을 흘리며 올라오니
   어느덧 산 능선으로 올라온 것인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시 긴장을 한다.
   (소리가 제법 큰 것으로 보아 노루 아니면 산돼지라 추측한다. ) 그곳에서 좀 올라오니 이정표가 나오고
   좌측 방향이 황대이고 직진은 황석산 1.5k 이다. 어느듯 우리가 2.7k 를 올라온 것이다.
   지금부터는 사방 팔방이 툭 터여 시원하게 능선을 오르고 있다.

   산청휴게소에서 오돌오돌 떨던 것이 엊그제 일만 같고 더워서 팔을 걷어올린 지 옛날이다.

   10:45 망월대

   저 멀리 황석산의 웅장한 모습과 황석산성이 보이고, 황석산 바로 아래에는 피바위 인지 암벽이 보이며,
   산 중심에서 좌측으로 산성과 뾰죽하게 솟은 암봉이 보이고 우측으로도 산성과 여래개의

   공룡등뼈 같이 생긴 암릉들이 보인다.

   또한 이곳에서 동쪽 방향을 조망하니 영남 알프스 산군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남쪽을 조망하니 거대하고 웅장한 지리산의 위용이 마치 거대한 콘돌의 날개 모양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망월대 에서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방향이 황암사 가는 길이고 황석산은 이제 0.6k 이다.

 

 


망월대에서 바라본 황석산

 

 

 




망월대에서 바라본 동쪽 영남알프스 방향

 

 

 




망월대에서 바라본 남쪽 지리산 방향


 

 


 


줌으로 당겨서 본 황석산과 그 아래 피바위



   11:05 황석산성

   황석산성의 문도 저번 화왕산성의 동문 같이 문루(門樓)는 없어도 문틀도,

   좌측으로 이어진 성곽도 제대로 서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방향이 우전마을 입구로 몇몇 등반객이 이곳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제 정상까지는 0.1k, 그야말로 100m 앞이다.

   11:10-11:25 황석산 정상

   삼거리를 지나면, 바로 정상의 암릉과 마주치게 된다. 로프 줄이 설치되어 있어 그 줄을 잡고 오르니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북쪽을 조망하니, 정상석이 이곳으로 옮겨져 건립되어 있었고 아까 멀리서 본
   공룡의 등뼈같이 생긴 암릉이 보이고, 남쪽을 조망하니, 황석산성과 뾰죽하게 솟은 암봉과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그리고 동쪽아래는 깍아지른 절벽인데 아마도 그 아래 암릉이 피바위 일 것이다.
   요즘은 생활고에 시달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여인들이 있지만,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우리의 선조님 들은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고 하니, 어찌 금석지감이 아니 든다 할 수 있으리..

   아, 참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물질의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황폐하니,
   옛 선조님들의 안분지족의 생활관과 지조와 정절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전진하면 릿지의 길인데, 초보인 우리는 감히 엄두도 못내고 정상에서 다시 내려와
   우회로로 건너, 이제는 남쪽으로 위치가 바뀐 정상(南峰)을 바라보니, 릿지의 길인 암릉의 경사가 70도 정도인지라,
   깜짝 놀란다. 아이고, 저 길을 보조 릿지에 몸을 매고 내려올 수 있을까? 답은 한마디로 "노" 이다.
   아까 공룡의 등뼈같이 생긴 암릉 길은 어렵지 않고 아기자기한 맛이 재미가 있다.
   특히 거북모양의 바위는 북봉(北峰) 과의 중간에 위치하는데, 거북바위 틈새로 길이 나있어 신기하다.

 

 


황석산 정상 1,190m

 

 

 




황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암릉

 

 

 




황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황석산성과 암봉 저멀리 지리산이 조망


 

 


 


황석산의 위용 (정상정복 후 우회하여 찍은 사진인데 그 경사가 70도 이상의 절벽)

 

 

 




거북바위



   11:45 삼거리 ( 북봉 바로 앞으로 우측이 탁현방향 )

   南峰의 위용에 눌러 北峰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좌측으로 나있는 우회로로 우회한다. 거망산 4.3k 이고
   탁현 까지는 4.8k 이다. 우회로는 제법 멀었으므로 북봉의 크기가 어느 정도 인지 가름이 된다.
   지나고 나서 북봉을 바라보니 그 경사가 결코 남봉에 뒤지지 않는다.
   우회로를 걸어왔기에 북봉을 정복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거망산으로 향한다.

 


 


북봉(北峰) (우회하여 찍은 사진인데 정상과 마찬가지로 70도 이상의 절벽)



   12:20 삼거리 ( 우측이 탁현방향 )

   이곳은 북봉을 지나면 나오는 삼거리로 우측으로 탁현( 3.9k) 이고 거망산 까지는 3.4k 이다.
   이곳을 지나면 억새의 아름다운 군락지가 나오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조망하는

   황석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볼 수 있다.
   (두개의 암봉과 가운데 거북바위가 뚜렸이 보인다. )아내가 쓰고 있는 모자는 뒷면에 햇볕가리개가 있는데,
   아까 아침에 산청휴게소에 들렀을 때, 어떤 분이(한50대 남성) 모자를 탐내어 자기에게 팔라고 한다.
   물론 정중히 거절했지만..아마도 그분 아내가 탐이나 남편에게 부탁한 듯하다. 허허

   12:55 삼거리 ( 우측이 장자벌 입구 )

   우측으로 장자벌( 2.8k ) 이고 거망산 1.9k 이다. 두 여성 등반객이 지나가면서 똑같은 모자를 쓰고 있는 우리를 보자,
   모자가 좋다고 또 한마디한다. 허기가 져서 호박죽 한 그릇을 아내와 둘이서 나누어 먹으니 허기가 면하는 것 같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소금땀 코스로 올라가니 이름 모를 봉인데, 식었던 땀방울이 다시 줄줄 흐르고
   다시 산죽의 길로 내려간다.

   13:30 다시 이름 모를 봉인데, 거망산 정상이라는 팻말을 보고 거망산 정상인줄 착각하고
   "정상이다" 하고 외치며 단숨에 올라오니, 정상에 있는 이정표 팻말이었고 거망산 까지는 아직 1.05k 남았다.
   5분 후 능선로 와 우회로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우회하려고 하다가 생각하니 이 구간은 위험한 구간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해 능선로를 택하여 걸어가니, 과연 그렇게 위험하지 않고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남자 7~명으로 구성된 산악회 회원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지금 산행 9시간째이며
   기백, 금원을 거쳐 거망에서 오는 길이라 한다. 그들도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겠지만,
   하루에 4개 산을 등반하는 것이 다소 무리 라는 생각이 든다.
   (연촌마을에서-황석-거망-은신치-은신암입구 까지도 보통 먼 거리가 아니었는데, 그 2 배이니 하는 말이다. )
   ---실제로 지금 다리가 뻐근한 것이 다리가 돌덩어리 같음,

   13:55 ( 삼거리 지장골,용추사 입구 )

   오른쪽으로 용추사로 가는 삼거리인데, 바로 위 ( 150m ) 가 거망산 정상이다. 이곳에 오니 용추사 방향에서 올라온
   등반객 여러 분이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아내가 다른사람의 요청으로 사진을 찍어준다.
   처음에는 아내의 사진을 찍었다가 이내, 나도 한번 찍혀 봐야지 하며 아내에게 디카를 건네니
   제법 멋지게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 아닌가..이곳의 억새는 눈부신 햇살을 받아 싱싱한 은빛의 억새꽃을 수놓고 있었다.

   이제 몇 발만 올라가면 거망산 정상이다.

 

 


거망산 바로 아래 삼거리(전방은 우리가 왔던 길이고,
여기서는 보이지 않으나 후방이 거망산, 왼편은 지장골로 용추사로 내려가는 길)



   14:05-14:20 거망산 정상

   정상에 올라오니 없다던 정상석이 동쪽으로 앙증스럽게 서 있었다.

   아마도 저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가야산인가.. 다시 북쪽으로 조망하니 월봉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금원산이 보인다.
   하지만 기백산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 앞의 산에 가려서 )
   거망산의 정상은 황석산 모양으로 정상다운 위엄은 없고 부드러운 육산의 리드미컬한 정상이어서
   정상석이 없다면 찾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에서 은신치 방향으로 향하는데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그 중에서 좌측 길은 아니고
   우측으로 보이는 길이 능선의 바른 길이다. 처음에 모르고 좌측길로 갔다가 아내가 이 길이 맞나요?
   하며 반문하는 바람에 다시 올라와 보니 과연 오른쪽에 길이 하나 더 있었는데, 아까는 못보았고
   왼쪽 으로 난 한길 만이 있는 줄 알았다.

   (마산 광려산 등반시 꼭 이런 상황이 있었다. 그때는 모르고 다 내려와 다시 광려산을 오르느라
   죽을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산행기 제목이 `혼쭐난 날' 이었을까.. )

 


 


거망산 정상 (동쪽으로 건립되어 가야산방향이 조망된다) 1,184m

 

 

 




거망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월봉산(1,279m)쪽 조망



   14:30-15:10 1,146봉 ( 늦은 점심 )

   1.146 봉에 오르니 전망도 좋고 밥을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제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옛 선조의 말씀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다.
   커피를 먹을 무렵, 4인 가족 일행이 우리 쪽으로 올라오면서 은신치 까지 간다고 한다.
   먼저 가시면 곧 뒤따라가겠노라 말했는데, 나중에 은신치 까지 갔으나 그 가족은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아마도 태장골 삼거리에서 하산하였나 보다. ( 아이들이 어렸음. )

   15:20 이정표 (오른쪽으로 태장골2.55k 방향이고 은신치 3.45k )에서 바라보니 아까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1,146 봉이 너무도 뾰족하게 솟아있어 눈길을 끈다.

   15:30 첫 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15:50 두 번째 헬기장 인데 억새가 너무도 아름다워 아내를 배경에 넣고 사진을 찍었다.
   아내도 이사진은 마음에 드는지 삭제하라는 압력을 넣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등로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으므로 희미해, 눈을 크게 뜨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호젓한 秋山의 가을풍경과 아름다운 태양 빛을 받아 바람에 일렁이는 황금억새꽃은
   이러한 수고를 능히 감내하도록 만들고 있다.

 



 


가운데 뾰족하게 솟은 봉이 우리가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한 1,146.8m 봉

 

 

 




은신치 못 가서 피어있는 아름다운 억새밭



   16:20 은신치

   드디어 은신치에 도착했다. 앞으로 가면 수망령 (2.9k) 로서 이길을 계속해서 가면

   수망령을 거쳐 금원산 가는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른쪽으로 나있는 은신암 방향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16:30 계곡이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계곡이다. 얼굴과 손을 씻고 이정표를 보니

   좌측으로 은신암 표지가 있어 그쪽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10분 후

   16:40 은신암을 보고 난 우리는 실망을 금하지 못한다. 사찰 같이 거창한 건물을 상상하며 힘들게 올라간 은신암은
   평범한 건물이었고 ( 그냥 시골 스레트 지붕에 벽돌색 페인트로 칠한 건물 )
   허탈한 나는 그대로 내려오려는데, 아내가 말한다." 절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수험생을 둔 그 심정은 이해가 되나 그 분위기가 사찰 같지 않아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17:05 은신암 입구

   은신암에서 은신암입구까지 의 길은 넓고 활엽수 같은 나무들이 있어 아름답다. 곳곳에 단풍도 보이며,
   또한 이곳에서부터는 임도 이다. 야영장이 나왔고, 샤워장, 화장실, 소각장 등이 보인다.

   이제, 은신암 입구에서 한1k 내려온 지점이다 .우리 車있는 연촌 마을까지 가려면 약5k 나 되는데,
   콜택시를 불러야 하나, 아니면 용추사 까지 가서 용추사 보고 택시를 탈까, 하며 궁리중인데
   전방에 승용차 한 대가 보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리치며 달려 내려가니,
   운전자가 선선히 승낙의 의사를 보낸다.

 



 


은신암 입구의 계곡풍경

 

 

 




은신암 입구에 있는 안내판


   17:15 尹鶴松 님 과 구형 쏘나타 車

   車를 보니, 오래된 구형 쏘나타인데, 뒷자석에는 야생화가 실려있어 얻어 타기가 미안한데,
   운전자는 타라고 한다.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뒷자석에 아내가 타고 앞자석에 내가 탔는데,
   車드렁크에 벌꿀을 많이 실어 조금만 속력을 내면 땅바닥에 차 하체부분이 닿는지라 설설 기며 내려온다.
   어디서 오냐고 물어, 오늘 우리가 산행한 코스를 말하니 멀리 산행하였다며 놀라워한다.

   산행코스를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 도중에 지도를 꺼내는데,

   "앗"

   지도와 함께 넣어둔 산행기록 수첩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얼른 車를 세워 150m를 뛰어올라가니
   아까 車를 얻어 탔던 장소에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 17:25 )
   정말이지 이 수첩을 잃어버렸으면 어쩔 뻔하였을까, 산행기는 쓸 수 있겠지만,
   이렇게 세밀하게 시간대까지는 도저히 쓰지 못할 것이다. 특히 오늘은 삼거리가 많아서 특히 더욱 그렇다.
   아내는 車까지 세우며 100m 달리기로 뛰어서 돌아오는 나를 보고 자기 같으면 포기하고 그냥 간다고 했지만,
   내 성격으로 본다면, 아마도 연촌 마을에 도착해서 분실 사실을 알았더라도 車를 몰고 입장료를 물면서 까지
   이곳으로 되돌아와 귀중한 나의 산행기록이 적힌 수첩을 꼭 찾았을 것이다.

   운전자의 인상이 아무리 봐도 벌꿀장사 하시는 분 같지 않고 차분하고 지식인 같아, 물어보니,
   예년에 도의원까지( 5대,6대 ) 지낸 분이다. 그리고 보니 우리가 높으신 분의 車를 얻어 타고 가는 것인데,
   존함을 물어보니 너무도 쉽다. 학 鶴字에 소나무 松字 라고 한다.
   도의원까지 지낸 분의 車답지 않게 오래된 구형 쏘나타 승용차(년 식,10년 정도의 헌차) 였으며,
   車를 태워 주시는 것만도 감지덕지 인데, 내려오면서 장수사 조계문의 역사와 가마소, 등 沼들의 내력을
   이야기 해주시는 것이 관광가이드로서도 손색이 없다.

   저번 두륜산 산행시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오늘은 이분에게 내가 도움을 받으니
   선을 베푼 공덕인가, 이분도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리라 ..

   연촌 마을 어귀에서 내려 그분과 작별하고 우리 車 있는 곳까지 걸어 올라가니
   시간은 어느덧, 18시경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근 9시간의 산행을 이곳에서 접고자 한다.

   어느덧 어둠이 내린다..
   .
   .
   .
   .
   .
   .2003.10.19 황석산과 거망산에 다녀와서..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 德裕山 長水寺 曹溪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