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합천 가야산▲ 가야의 전설을 찾아서..

통영사람 이수영 2012. 6. 3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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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가야산 산행기▷

 

 

 



    일 시 : 2003.06.29.일요일

   ☞ 날 씨 : 흐렸다가 낮부터 맑음

   ☞ 산행자 : 아내와 함께

   ☞ 산행코스
   해인사주차장-해인사-마애불입상-석조여래입상-상왕봉

   (우두봉)-칠불봉-서성재-백운동매표소

   ☞산행시각

   07:47 해인사 매표소
   08:30 해인사
   09:00 용탑선원(龍塔禪院))
   10:25 마애불 입상
   11:15 헬기장
   12:20 정상(상왕봉,우두봉)
   13:20 칠불봉(七佛峯))
   14:00 서성재
   15:30 백운동매표소

   해인사매표소~1시간13분~용탑선원~1시간25분~마애불입상~1시간55분~우두봉~1시간~칠불봉~2시간10분~백운동

   매표소---<총산행거리 약12km 산행시간 7시간 43분> **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의 내력

   위치~~경남 합천군가야면, 거창군 가북면, 경북 성주군 가천면과 수륜면에 위치하며
   경남에서는 정상을 상왕봉(일명 우두봉1430m) 이라 하고
   경북에서는 정상을 칠불봉(1433m) 이라 서로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산악정보등 여러 문헌에서는 상왕봉이 정상으로 되어 있다.
   1972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해인사를 품에 안고 있어 더욱 유명해 졌다.
   옛 대가야국의 중심되는 가장 높은 산 이었고,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여 해동 제일의 명산 임으로
   자연히 그이름이 가야산이라 불리어 졌다.


 

 


    ▲ 산행기 ▲


   07:47 해인사 매표소

   5시 기상하여 산행준비를 하니,5시 47분에 집을 나설수 있었다.
   이제 아내도 숙달된 조교가 다 된 모양,오늘은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을 쌌다.
   통영-고성-사천-서진주-함양-88고속도로-해인사 매표소 까지.."딱" 2시간 걸렸다.
   작년에 남산제일봉에 온 경험이 있어 길은 쉽게 찾아 올수있었다.


   08:30 해인사

   해인사 못가서 시골 아주머니에게 옥수수 2개를 사 둘이서 하모니카를 불며,
   해인사 입구에 도착하니 비둘기가 우리를 맞이한다.
   마중나온 성의가 기특해서 먹다남은 옥수수 알알을 던져주니 잘도 먹는다.


   일주문지나 봉황문을 거쳐 해탈문도 지나고.. 구광루(九光樓) 을 거치니 비로소
   대적광전(大寂廣殿)에 이를 수있었다. 그뒷편에 팔만 대장경 판전이 있었고...
   대적 광전앞에 서니 스님들의 아침 예불이 한창인데..
   이른 아침에 들려오는 玉音은 어찌나 청랑( 淸朗 ) 한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조심스럽게 대적광전 옆을 돌아 팔만 대장경 판전에 오르니 ..
   한무리의 불신도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마치,유치원생 같이 한 여스님의 지시대로 사진도 찍고 움직인다.

   다시 대적광전으로 내려 오는데,
   대적광전에 예불하시는 스님의 수 가 하도 많아,
   물어보니 이곳 해인사만 해도 수백명의 스님들이 있다 한다.
   특히 이곳에서 웬 도사(?)님을 만날수 있었는데..
   그분의 외모는 소설가 이외수님(머리를 여자처럼 길게 기르고 수염도 옛 조상님같이 길게 기른상태)
   처럼 생겼고 말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아 몇마디 말이 오고간다.

   정상에 처음 가느냐고 물어 그렇다고 하니..정상에 가면 천지못이 있다고 한다
   내가 "그 천지 못이 혹시 우비정이 아닙니까?" 하니 그렇단다. 마르지 않는 못이라며..
   아니 무슨 그런 과장스런 말을 하는가 싶어 , "도사님은 누구신지요?"하고 물으니
   "저요? 저는 비산 비속입니다." 하도 괴이해서 다시 묻는말..
   "대체 도사님은 지금 하시는 일이 무었입니까?"
   "혹시, 글 같은 것을 쓰십니까?"
   "글요?"
(도사님)
   "네"
   "글은 똥찌끄기 인데 글을 뭐하러 씁니까"
   ^^:: "하하"
   "그럼,뭐 하시는 데요?"
   "그 글 나오기 전 자리에 있읍니다."
   "아~아"(그 뜻을 몰라 그저 웃음으로 마무리 하는 나)
   몰라서 이해못하는 중생을 위해 도사님의 예가 제시된다.
   "부처님의 팔만 대장경의 경은 말씀를 이야기 하는 것이고.
   부처님이 말하기전의 깨우친 자리가 선(禪)의 자리고
   선을 정이라 하고 경전을 해 라 하지요,그래서 정,해 가 하나인 자리에 들면

   두가지 다 떠나죠,"
.................

   도무지 모르겠다.
   산은 산이요,물은 물이로다.는 ...처음에는 무슨 그런 당연하고도 유치한 법문이있는가 했지만..
   그말씀 역시,요즘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심오한 말씀같이 느껴져 ..
   오늘 하루 내내 등반 하면서 ,그 화두를 이 산에 오면 풀수 있을까 전전긍긍 했지만..
   아마도 영원히 풀수 없는 화두 인양 내 머리를 짓눌려 온다.


   09:00 龍塔禪院

   극락교를 지나 그곳에가니 돌탑하나 서있고 좌측 현액에 용탑선원 이라 적혀 있네
   조용히 원내를 한바퀴 순례 하고..


   09:25 갈림길 ( 토신골,극락골)

   직진하면 토신골 인데 (2005년까지 통제 격년제 자연 휴식년) 가지 못하고..
   오른쪽 90도 방향인 극락골로 오른다.
   계곡은 몇일전 비가 와서 그런지 넘치다 못해 ,등로까지 물이 흐른다.
   물론, 이에 질세라 ,나의 육신도 쉴새없이 肉水를 出하니..百毒이 脫 하는 듯..힘들지만 상쾌하다.


   10:25 마애불 입상

   계곡이 끝나 물소리가 조용해 졌다.철계단을 올라 한5분쯤 올라가니..
   통일신라 시대(9세기 추정) 에 조각한 거대한 (520cm) 마애불 입상과 만났다.

   이동준님의 산행기에는 인자한 미소로 맞이 했다든데..
   이놈의 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인자해 보이지는 않았다.오히려 살찐 얼굴에 심술굿게 생겼으니..
   내마음이 그래서인가..
   하긴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내가 그짝인가?..
   그래도 부처님의 치마자락에 큰 대자로 팔을 벌려 손을 대어 본다.
   (앞에온 사람이 그렇게 해서 물어보니 ,부처님의 체온을 느끼고 있다하여..나도 따라 해봄 )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가는길은 그야말로 극락길(죽음의길)


   11: 25 토끼들을 몰아내고 거부기 입성

   올라가는길이다. 앞에 있었던 젊은 커플 (아직 결혼 안했음) 들을 얼른 올라 가라며 몰아내고
   그바위에 걸터 앉아 꿀참외 하나 깍아 먹으니..

   아..이곳이 극락 이구나..

   (아까 그커플이 미혼인 것을 눈치챈 것은 이오뉴월에 두손을 꼬옥 잡고 가길래 물어보니,예상적중 )
   (참고로 그사람..(남자)의 산악회 회원은 결혼했어도 두손을 잡고 등반한단다. 그래서 우리도 손을..
   한번 잡으니,금새 놓으면서 아내가 하는 말 "에구 땀이 줄줄하네..당신손에서.." )


   11:40 석조 여래입상

   마애불 입상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하고 왜소(2m)한 모습으로 서 계시는 부처님의 모습이 안타까운지..
   제단에는 누군가가 방금 놓고 간 귤몇개와 음료인지 물인지 술인지 모를 한잔의 水 가 있었고..
   그 얼굴은 천년의 인고를 말해주 듯 문들어져 보이지 않으니..


   12:20 정상 (상왕봉,우두봉)

   정상에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소란스럽다. 나는 사진보다 글이 우선인데..사진은 한번만 보면 끝인데
   사람들은 기를 쓰고 사진을 찍으려한다.
   나에게 한컷을 부탁하여 서툰 솜씨로 찰칵 한컷 서비스한다.
   여기서 보니 좌측이 남쪽인데 남산 제일봉이 보이고 ..
   바로 옆(200m) 거리의 칠불봉이 보인다.
   도사님 말씀대로 천지못(우비정)에 가니,청개구리,올챙이들 천국이고,
   물은 맑지 않고 웅덩이 물같이 퍼런 색조를 띄고 있다.
   물이 마르지 않음은 천지못과 같았으나, 그도사님의 과장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정상 뒷편으로 가니 여기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우리도 여기서 전을 펴는데..
   바로 옆에서 한분이 버너로 라면을 끓인다. 국립공원에서 버너로 취사를 할 경우..
   벌금 100만원이라고 식사를 마치면서 나가는 한등산객이 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속으로 나도 동감 했지만 내입에서는 뜻밖에도..

   "저기,라면 끼리고 있는아저씨요?"
   "네에?"
   "김치가 없다는데,라면에 김치가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 아입니까?
   김치좀,줄까요?"
   "하이고,예 고맙심다"

   (경북사투리 나중에 갈때 깍듯이 인사하고 갔음)

   그러고 있는데,또 옆자리에 웬 부부등산객(이분들도 경북사투리) 이 앉는다.
   에라,보시한김에 이분들에게도 보시하자 싶어..

   "여기,풋고추하고,깻잎좀 잡수보이소"
   하며 주니 고맙다고 한다.

   다시 식사후 귤까지 에프트 서비스(보시) 하고..
   (왜 이글을 쓰냐하면 산행 기본 상식을 말하려고,,)

   우리가 식사후 물을 마시는데, 이 부부 중 남편 "왈"
   "물,좀 없읍니꺼?"
   이 말이 떨어지자 나와 처는 동시에 이심전심 통하는 것이 있었으니...
   산에 가서는 다른 것은 빌리 더라도 물은 빌리면 안된다는 것을 등반 예절 에서 들었다.
   1430m 정상에서 남에게 물을 빌리다니요..피보다 귀한 물을..

   "입에 대었던 것인데 괜잖겠어요?"
   하고 아내가 되묻자.괜잖다며 벌컥벌컥 마신다.. (아내는 이 말하면 사양할줄알았지만..)

   유구무언..


   13:20 칠불봉 정상

   여기에서 가야의 전설을 찾았다.
   칠불봉 정상석에는 상왕봉 보다 3m 높은 1433m로 표기되어 있었고..
   그아래 검은색 대리석에 가야국의 전설이 쓰여 있었다.
   여기서 보니 상왕봉의 정상이연꽃모양으로 생겼으며 ..
   좌측 남산 제일봉과 그주위의 산들이 불꽃같이 타오는 형상이다.
   (그래서 이모양을 석화성 石火星 이라 한다.)
   남산제일봉에서 바라보았을땐..
   천불상(千佛像) 이었는데..이곳에서 다시보니 불꽃과 같고
   모든 산들이 우리에게 고개를 숙이니

   과연 대가야국의 영산에 올랐구나.. 


  13:30 하산길

   가야산성을 거쳐 (산성이 있는 줄도 못 느꼈지만,있다하니)
   서성재 로내려가는 길은
   철계단인데 올라오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꼬..
   하지만 풍경은 절경이고..
   계곡의 물은 홍류동 보다 많은듯 더욱세차게 우리의 귓전을 때리고..
   철계단
   너덜지대
   나무다리
   돌다리를 건너고..
   꺼꾸로 백운교 3,2,1 교를 5분간격으로 지나 내려오면 ...


   15:30 백운동 매표소

   매표소 요금을 보니 여기는 해인사 반값도 안되네..
   거꾸로 산행하면 입장료는 절약 되겠지만..
   우리가 왔던 코스의 애착 때문인가, 후회는 없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그 소리는..
   백운동 계곡을 내려오면서 계곡 읖조리던 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미천대업 홍로설" 이요 (彌天大業 紅盧雪) 하늘에 닿을만큼 큰일도 화롯불의 한송이의 눈이요

   "과해웅기 혁일로" 라.. (跨海雄基 赫日露) 바다를 덮힐 거대한 기틀도 밝은 태양아래의 이슬이라..

   (사람이 큰일이라 생각 하는 것도, 부처의 눈에는 한같 보잘것 없는 것이다. 는 뜻으로 성철스님의 말씀)



   다시,한번..읖조린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 ....



   2003.06.29 대 가야국의 가야산에 다녀와서..



 

A_WINTER_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