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오성산/유치산/닭봉/문유산▲
(386) [전남 순천] 오성산/유치산/닭봉/문유산
ㅇ사용렌즈: 캐논 16-35, 탐론 28-300
노고치<1.0km>611m봉<2.0km>문유산<1.5km>임도<3km?>도목마을
산행이야기.. 지난 주는 장모님 뵈러 부산가는 바람에 산행을 못했다. 사실 그날도 장모님 문안을 빙자한 부산의 미답지 무지산~개좌산~회동동 아홉산을 타려고 작심하였으나 (산행지도까지 뽑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사라 하루 종일 롯데 백화점을 걸었던 것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틀 전인가, 달력을 넘기던 아내가 "여보! 3월 1일이 공휴일이네요. " 한다. 머? 공휴일? ^^
그래서 이번 산행은 보너스(?) 산행인 셈이다. 아버지 아침 식사를 해 드리고 출발하려니 자연히 원행은 배제 되고 생각 끝에 미답지 오성산~유치산~닭봉(이미 답사)~문유산~바랑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한 코스를 타려고 하는데 느린 발로 과연 송치재까지의 약 22km의 길을 갈 수 있을까.. 불안한 예감대로 전날 밤 음식을 가스 불에 올려놓고 강쥐(밍키) 몸을 검사하던 아내가 타는 냄새를 맡고 황급히
뛰어가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는 사고(?)를 일으킨다. 으이그 시집가는 날에 등창난다더니.. ㅠㅠ 5시 30분에 알람이 울렸지만 아버지 아침을 해결해 드리고 출발하니 7시 30분 출발이다. 내비게이션을 치니 통영에서 접치까지는 152km이고 2시간 후 도착한단다. 그런데 이놈의 내비가 승주IC가 아닌 송광사-주암IC로 인도하는 바람에 거꾸로 달리는 해프닝을 벌인다. 망할 놈의 내비게이션 바람에 최소 20분 정도 손해를 본 느낌이다. 우쒸~
8시 45분 송광사-주암 IC로 빠져 약 10분 정도 거꾸로 달리니 (미친다. 미쳐) 승주읍과 주암면을 잇는 고갯길인 접치가 나타난다. 그런데 고갯마루에는 산길이 안 보여 주암면 방향으로 약 50m 정도 내려오니 이정표와 산길이 초입이 나타난다. 초입 맞은편에 산불감시원의 것으로 보이는 오토바이가 보인다. 그 옆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나중에 택시기사님께 들은 바로는 고갯마루에도 길이 있단다.)
3분 정도 올라가면 고갯마루에서 연결되는 지능선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능선에서 다시 된비알을 6분 정도 치고 올라가면 편안한 등로로 이어지고 다시 약 7분 정도의 된비알이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편안한 산길은 한 숨 돌리라는 산의 배려이리라.
돌탑을 지나 약 9분 정도 올라오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전방에 산불감시탑이 보이는 오성산 정상이 나타난다.
오성산 정상에는 너무나 편한 좌세로 누워 오수를 즐기고 계시는 감시원이 계셨다.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곤히 주무시는 그를 깨울 수 없어 일단 한 컷 실례한다. 사실은 직업적(?)인 心이 발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직업은 약사인가? 아니면 산행기 집필가 인가? "...."
좌측 높은 산은 화순 모후산(919.8m)이고 모후산의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군은 운월산(617.5m)~밤실산(597.9m) 라인이며 맨 우측에 보이는 산은 곡성 아미산(583m)이다.
가야할 634m봉과 그너머 611m봉~문유산(688m)이 보인다.
아내가 빵 하나를 꺼내 아저씨에게 건네자 아저씨 왈' 아침도 안(못) 자셨단다. (!) 아까 접치에 세워 놓은 오토바이는 아저씨 오토바이가 맞고 골반 뼈를 다쳐 이곳 오성산까지 올라오는데 1시간 넘게 걸린단다. 사람이 그리운 아저씨는 우리가 좀 더 오래 머물기를 바라겠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두모재로 향한다.
1-유치산(530.1m) 2-뱃바위(680m) 3-닭봉(740m)
급경사로 고도를 떨어 뜨려 신나게 내려간다.
오성산이 606.2m이니 무려 고도 276m나 하강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오름길이 시작 된다는 신호탄이다. 두모재에서 7분 정도 치고 오르니 '산천 나그네', '청산에 홀로 가는 나그네' 라는 두 나그네님의 리본이 걸려있는 봉우리로 올라서게 된다. 다시 순탄한 오르내림 길이 이어지고..
직진을 해도 되지만 1시방향 산판길이 지름길이니 선택은 각자 자유의사, 곧이 곧대로 행하는 이는 직진이고 나처럼 약삭빠른(?) 인간은 아무래도 1시방향이 정방향이겠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나무를 베어 황량한 개활지는 그래도 (마치 지리산 제석봉 처럼) 조망 하나는 끝내 준다.
수시로 이렇게 기름을 쳐야 뒷탈이 없다 ?
이 사진을 찍는 순간 뒤 따라오는 아내는 등로에서 벗어난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그렇다. 산행기 작가(?)는 앞만 보고 달리면 자격미달이다. 앞서 가던 내가 본인의 뒤에서 따라오니 화들짝 놀라는 아내.. 내 그럴 줄 알았다. ^^
유치산 정상에서 조금만 전진하면 형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하지만 리본은 하나도 없고 등로도 불확실하다. 등날을 준수하면 될런지 ..
사거리 갈림길인 닭재고개 (유치고개 - 고도 480m) 좌측은 곡성군 죽정마을, 우측은 순천시 흑석마을
아내의 발걸음 오늘 따라 무척 느리다. 장장 22km의 오늘 코스를 생각하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몇 년 전 지리산 칠선계곡에서 공단직원에게 포촉된 그 걸음 같다. 아내는 이미 바랑산을 넘어 송치재까지의 22km 구간은 포기한 듯 보인다. ^^;
고도도 맞지 않고 위치도 엉터리인데 여기에 유치산 정상석을 놓은 이는 대체 누구일까? 어처구니없는 정상석에 실소가 절로 난다. 뱃바위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칠 것이 없다. 한참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두 부부 산님이 내려온다. 그들도 우리도 오늘 처음 만나는 산님이라 반갑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런 조망 터를 구렁이 활 보듯 그냥 내려가는 무심한 부부 산님들.. 산을 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진대 ..
2008년 희아산~삼산~비래봉 산행시 한번 올랐던 닭봉이다. 닭봉의 조망은 4년 전 보다 더 형편없어 실망감 만을 안겨준다.
우측에 보이는 고갯길(맨 흙이 보이는 부근)이 들머리인 노고치고 그 뒤에 있는 산이 문유산이다. 멀리 형제봉~도솔봉~똬리봉~백운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조금 떨어진 볼록 튀어난 억불봉도 보인다. (시계는 좋지 않음) - 나의 231Th' 산행기에서 그날도 시계가 좋지 않았다고 탄식했는데 오늘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그 당시는 광주 무등산이 보였지만 오늘은 시계가 나빠 아예 보이지 않아 참고용으로 실렸다.
닭봉에서 노고치까지는 4년 전에 한번 왔던 코스지만 전혀 생소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아내도 나도 새로운 미답지를 걸어 가는 느낌이다.
이 오름길에서 아내는 앞으로 꼬꾸라졌다. (낙엽 밑에는 복병이 도사렸다.) 복병은 다름 아닌 눈이 녹아 질펀한 미끄러운 등로였다. 잠시 후 오늘 두 번째이자 마지막 만난 부부산님과 조우한다. 아내의 바지를 본 남자 산님 왈' "한바탕 굴렀는가 보네요." ㅋㅋ
634m봉은 좌측으로 등로가 꺾이는 전혀 봉우리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육산인데 누군가가 '훈련봉' 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훈련이라 예비군 훈련 訓練 인가? 아니면 향풀 훈자에 연할 련인 薰蓮 인가? 한글 애용도 좋지만 산의 정상은 반드시 한자로 표기해야 그 숨은 뜻을 알 수 있기에 나는 한자 정상명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634m봉을 지나면 곧 쉼터바위(고도 590m)가 나타난다. 4년 전 물도 마시고 노루발풀도 찍으며 쉬어갔던 곳이지만 오늘은 쉬어갈 명분이 없다. 잠시 후 나타나는 413.1m에서는 금석지감이 절로난다. 4년 전 꿋꿋하게 달려있던 준.희님의 팻말이 나무통채로 잘려 나갔기 때문이다. (삼각점만이 외로이 보임.) 내림길에서 나도 뒤로 나자빠지고.. 에구 미끄러~
아내가 바라보는 먼 산은 곡성 봉두산(鳳頭山 753m) 이다.
611m 오름길은 등로가 따로 없고 포크레인으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길이 끊기면 우측 등날 쪽으로 붙으면 된다. 하지만 고도 261m를 치고 올라가야 하는 오름길은 제법 빡세다.
개활지의 용도는 무엇인 몰라도 산을 파헤쳐 몰골이 말이 아니다. 장마철 집중 호우라도 내린다면 산사태 발생 우려도 있을 것 같고 여름 땡볕에는 내리 쬐는 태양볕으로 고역코스가 될 것이다.
컨디션 난조로 노고치에서 끝낼 수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힘들게 함께 올라 주는 아내가 오늘 따라 참 고맙다.
누군가가 '점토봉'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점토는 무슨 뜻일까? 찰흙?
570m봉에서 바라보면 611m봉이 조금 높아 보인다. 내림길이라 그런지 지척 같고 표식이 됨직한 바위옆엔 누군가가 '성토봉' 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성토라 .. 흠.. 비록 山名의 뜻은 알지 못하나 이런 무명 봉우리에 이름표를 부쳐준 이름 모를 그분께 감사드린다.
이 지점은 570m봉에서 치고 올라야 만나는 능선 분기점 이다. 고도를 보니 651m를 가리킨다. 이정표는 문유산 정상 0.1km라 적혀있다 하지만 문유산 삼거리까지만 해도 족히 0.3~0.4km 는 되었다. 고로 0.4~0.5km가 맞다. 전라도 경상도를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전라도 이정표가 오타가 많다고 느껴짐은 무엇일까? 그래서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곰곰 생각해 본다. 낙천적인 思考? 여유로운 思考?
누구(멧톨)의 소행인지 봉분이 조금 허물어진 묘지를 지난다.
문유산 다녀오는데는 10분이면 충분하지만 사진 촬영 등으로 35분이 훌쩍 지나가고 마는데..
문유산 정상은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하지만 오늘의 시계는 매우 불량하다. 무등산은 물론이고 지리산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보이데 까지는 담아야 한다.
파노라마사진과 줌촬영을 마치고 마지막 남은 물과 빵으로 요기를 한 후 잠시 하산루트에 대해 고민을 한다. 바랑산까지는 무리니 여기서 보이는 마을로(도목마을) 치고 내려가느냐, 아니면 안전빵으로 임도로 가느냐 하는 두 갈래 선택에서 결국 안전빵을 택했는데 결론은 치고 내려 가는 것이 현명했다.
군장마을은 이곳 임도에서 가깝지만 택시비가 많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승주읍 연동저수지(연동마을)로 향한다. 지도를 참조하며..
아뿔싸! 임도는 남쪽 연동저수지(연동마을)이 아닌 서쪽 문유산 방향으로 흘러가고 결국 마지막 종착역은 도목마을로 떨어진다. (근 50분을 걸었으니 족히 3km는 될 듯)
지도만 믿고 연동마을로 떨어지려고 했지만 연동마을 루트는 보이지 않았다. (기사님 말씀으로는 있다지만 GPS도 꺼져 자신 없었다.) 어쩔 수없이 임도길을 따라 내려 가니 어느덧 어둠이 내린 도목마을이 나타났다.
기사님 말씀은 연동마을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고 했지만 이미 GPS도 꺼진 상태라 매착 없이 아무 길이나 내려 갈 수는 없는 일, 안전하게 임도길을 따라 내려가 도목마을에서 택시와 도킹에 성공한다. 택시 기사님은 참 친절한 분이셨고 양심적인 분이었다. (호남정맥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참조하실 것.) Hp-017-622-5683
4년 전 용산제에서 노고치까지 35,000원을 지불했다니 어처구니 없는 가격이란다. ㅠㅠ 접치에서 차를 회수한 후 기사님 추천 맛집인 '진일기사식당'으로 향한다. 이실직고 하면 이곳이 아닌 순천 태화정 (고급 일한정식)이었는데 9시 30분까지 영업을 한다고 해서 달리는 중 전화가 와 받으니 주방에서 음식이 다 떨어졌으니 오지 말라고 한다 아마도 두 사람이라 보이콧을 당한 모양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차이점인가?)
5 년 전 강진 서기산 탄 후 강진에서 이름난 '둥지식당' 이라는 곳에서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 경상도에서는 절대 이런 경우는 없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음식점 문화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암튼 이 바람에 결국 기사님 추천 식당인 진일기사식당으로 갔는데
갑자기 "꽝!" 하고 누가 우리 차를 사정없이 쥐어 박는다. 에구구.. 어쩐지 어제 밤 아내의 꿈자리가 사납다고 하더니만... ㅠㅠ
<End>
PS: 차 수리비는 예상보다 적게 나와 수리완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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