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입암산▲ 그놈의 단풍이 뭐길래 ..
[전남 장성] 그놈의 단풍이 뭐길래 .. (248번째 산행기)
ㅇ일시: 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ㅇ날씨: 맑음. (시계는 그리 깨끗하지 않음)
ㅇ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ㅇ산있는곳: 全南 長城郡 北下面 全北 井邑市 笠岩面
ㅇ산행코스: 남창골주차장-은선골-갓바위-북문-입암산-장성새재-무명봉(알바)-장성새재-새재골-남창골주차장 (원점회귀)
ㅇ산행시간
ㅇ10:20-남창골주차장에서 산행시작 (고도 140m)
ㅇ10:38-시인마을 -- 우측으로 몽계폭포 갈림길이지만 직진한다.
ㅇ10:51-장성새재 갈림길 -- 직진한다.
ㅇ11:21-은선동삼거리 -- 우측은 산성골 좌측은 은선골
ㅇ11:41-이정표 (2.7km갓바위 - 주차장2.7km) -- 곧 참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ㅇ12:12-이정표 (1.5km갓바위 - 주차장3.9km) -- 이정표를 지나면 본격 오름길이 이어진다.
ㅇ12:20-안부삼거리 (시루봉 갈림길)
ㅇ12:40-전망바위 (고도 560m)
ㅇ12:46-전망대 (고도 600m)
ㅇ12:55~13:23-갓바위 (고도 634m) -- 점심식사
ㅇ13:30-짱구바위
ㅇ13:46-북문 (직진은 입암산, 좌측은 남창주차장)
ㅇ13:54-너럭바위 (고도 605m)
ㅇ14:04-입암산 정상 (고도 655m)
ㅇ14:24-두 번째 봉우리 (고도 650m)
ㅇ14:32-암봉 (우측으로 우회)
ㅇ14:39-장성새재 하산길 들머리
ㅇ14:47-무명묘 2기
ㅇ15:05-이정표 (10.3km정읍시 - 남창계곡2.3km) (고도 345m)
ㅇ15:09-장성새재
ㅇ15:37-알바한 봉우리 근처의 전망바위 (고도 520m)
ㅇ16:04-알바한 봉우리에서 하산한 후 다시 되돌아온 장성새재 (고도 345m)
ㅇ16:31-다시 돌아온 남창계곡 (장성새재 갈림길)
ㅇ16:46-남창골주차장에서 산행마침 (원점회귀)
ㅇ산행시간 6시간 26분 -- 순수산행만 하면 4시간이면 충분 (알바 1시간 포함.)
ㅇ산행거리 약 12.4km
ㅇ나의만보계 24,799步
ㅇ일정시간표
ㅇ08:06 통영출발
ㅇ09:54 백양사IC
ㅇ10:20~16:46 산행
ㅇ17:04 백양사IC
ㅇ17:18 북광주IC
ㅇ17:32~18:06 담양 대나무박물관 앞집 (대통밥으로 저녁식사)
ㅇ20:26 통영도착
입암산 (笠岩山) 65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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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이번주는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미답코스(서래봉 쪽)를 갈까?
아니면 그 옆에 있는 미답지인 입암산으로 갈까? 하며 갈등을 하니 아내왈'
내장산은 한번 갔던 산이니 입암산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입암산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입암산은 다음주나 되어야 단풍이 들것 같고 이번주는 피아골 단풍이 절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피아골로 가자고 하니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아내는
지리산행에 대한 부담으로 망설이는데 남편이 계속 피아골 노래를 부르니
"당신이 그렇게 가고 싶다면 갑시다." 하며 마지못해 승락을 합니다. 다시 산행코스 탐색에 들어가고
탐색결과 직전마을-피아골-용수골-삼도봉-불무장등-직전마을 원점회귀 코스로 정합니다. (몇 시간 동안 탐색함.)
하지만 토요일 밤, 산행지가 다시 입암산으로 바뀌게 되는데..
바뀌게 된 동기는 자벗님께 전화 한 통을 거는 바람에 졸지에 바뀌게 됩니다.
자벗님 왈' "이미 당일(토요일)에 피아골과 뱀사골에 다녀왔는데 단풍이 좋지 않았다." 고 합니다.
그놈의 단풍이 뭐길래 갑자기 마음이 싸~~악 바뀝니다. (그리고 보면 이몸도 참 귀가 얇은 사람인가 봅니다. ^^;;)
결국 처음 계획했던 입암산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로 합니다.
입암산은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면서도 내장산과 백암산의 유명세에 가려
산꾼들에게 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산, 입암산을 연구해 보니 코스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장 즐산코스는 남창골주차장에서 은선골(산성골) 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지만 이 코스는 솔직히 성에 차지 않습니다.
좀 길게 타려면 지난번 고창 방장산 산행시 들머리였던
장성갈재에서 시루봉을 거쳐 갓바위 찍고 남창골주차장으로 산행하는 코스와
백양사에서 백양계곡 경유 사자봉찍고 몽계폭포 본 후 산성골 갓바위 은선골 남창골주차장으로
종주하는 코스가 눈에 확 들어오지만 무릎이 아픈 아내가 펄쩍 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즐산코스를 타기로 합니다.
지리산을 탔더다면 꼭두새벽에 일어나야 했지만
오늘은 즐산코스라 느긋하게 평소 기상하는 시간에 일어납니다.
원래 계획은 섬진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도시락 싸면서 아예 아침밥까지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아침밥까지 먹은 후 출발합니다. (맛없는 휴게소 음식보다 훨씬 맛이 좋습니다. ^^)
통영에서 백양사IC까지는 먼길이지만
새로 뚫린 담양~장성간 고속도로바람에 많이 단축된 느낌입니다. (통영에서 백양사IC까지 약 2시간 소요)
백양사IC - 우회전 - 사가삼거리 - 좌회전 - 곰재 - 남창계곡 (백양사IC에서 남창주차장까지는 승용차로 약 15분 거리)
세 분은 공단직원인데 지난주 만났던 지리산 공단직원들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름. <10:32>
입구에서 주차료 5,000원을 지불하고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많은 차량과 산님들이 보입니다.
내장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이렇게 산님들이 많은 것으로 보면 이산도 제법 알려진 모양입니다.
단체 등산객들과 함께 오르기 싫어 일부러 법정보호식물홍보관에 들러 멸종보호 야생화를 감상합니다.
시인마을에 오니 공단직원이 두 사람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측 오름길로 가면 몽계폭포를 거쳐 사자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직진하지 않고 입맛만 다시고 있으니 아내왈' 나중에 하산한 후 몽계폭포나 다녀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직진하지만 속마음은 몽계폭포 보고 사자산을 거쳐 상왕봉~순창새재로 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시인마을에서 10분 정도 올라오니 장성새재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등산로 아님' 이란 표지판이 서 있는 것으로 보면 이곳도 비지정등산로인가 봅니다. (나중에 이리로 내려오게 됨.)
많은 산님들과 섞여서 유유자적하게 걸어가는 등로에는 단풍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합수지점인 은선동삼거리입니다.
우측은 산성골이고 좌측이 은선골인데 좌측 은선골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갓바위 본 후 입암산~장성새재~순창새재~사자산까지 이으려는 음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입암산은 북쪽(정읍시)은 급준한데 비해 남쪽(장성군)은 아주 완만합니다.
고로 등산로도 장성군쪽으로 발달되어 있어 전북 정읍의 산이 아니라 전남 장성의 산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이정표를 지나면 된비알이 이어지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시루봉 갈림길로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
멀리서 보았을 때 갓(草笠)을 쓴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갓바위라 부른답니다. 입암산(笠岩山)이란 이름도 이 바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멀리 통영에서 온 부부산객을 위해 패러글라이딩 축하 비행까지 해 주는 군요. ^^
이 갓바위는 바로 오를 수 없고 우측으로 우회한 후 철계단으로 오르면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1-삼성산 2-망해봉 3-연지봉 4-까치봉 5-입암산(정상) 6-백암산(상왕봉) 7-사자봉 <13:02>
갓바위에서 조망을 즐긴 후
아예 이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푸는데 즐산이어서 그런지 밥맛이 참 좋습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잔반 없이 처리한 날은 드물었다며 아내가 말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숨어있는 사진이 하나 더 나오니 참조하세요.)
짱구바위(내가 지은 이름)를 지나 내림길에서 아내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나홀로 입암산~장성새재~순창새재~사자봉~몽계폭포로 하산할 테니 당신은 북문에서 하산하라고요.
그러자 아내는 순순히 허락을 합니다. (사탕 몇 개 밀감 두 개를 아내에게 얻고 하이파이브까지 한 후 이별을 합니다.)
북문을 지나 오름길로 직진하니 너럭바위가 나타나 물도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늘 아내와 함께 가다가 홀로 가니 어딘가 허전한 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어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
나의 고도계가 655m를 가리키는 한 봉우리입니다. (입암산 정상)
아무런 표식이나 정상석이 없으므로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이곳이 정상이었습니다.
입암산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위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다른 산님이겠지 하며 돌아보니.. 맙소사! 아내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곤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랍니다.
"당신! 아직도 여기 밖에 못왔어요?"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걸었는데 사진촬영하느라 좀 지체 된 듯 합니다.)
아내는 입암산 정상까지만 왔다가 되돌아 갈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답니다.
다시 만나리라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아내를 만나니 황당스럽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반갑기 조차 합니다.
혼자 길을 떠났던 나는 나대로 '인생은 역시 홀로 왔다가 홀로 가는 것이구나!' 하며 생각이 들었고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을 홀로 떠나 보내니 꼭 아들을 군에 보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헤어진지 1시간도 채 못되 우리는 다시 만났고 결국 함께 장성새재까지 산행하기로 합니다.
입암산성
입암산성은 전남 장성군 북하면과 전북 정읍시 입암면의 경계에 위치하며
축성시기는 삼한시대로 추측하며 후백제때는 나주를 왕건에게 점령당한 견훤의 중요 요새이기도 했다.
고려때 몽고군이 침입 했을 땐, 송군비 장군이 몽고군을 물리친 성이기도 하고,
조선시대에는 정유재란때 왜적을 맞서 싸우던 윤진 장군이 장렬히 전사한 곳이며,
국난극복의 요충지로서 호남을 지키는 천연요새였다.
-갓바위 정상 안내판에서 발췌-
장성새재로의 하산길은 비교적 뚜렷했으나 사람들이 그리 많이 오르내리지 않은듯
계곡에서는 길이 희미하기도 했지만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고 등로는 약간 좌측으로 커브를 틀면서 내려갑니다.
약 25분 정도 내려오니 산판길이 나타나 이곳에서 다시 아내와 두 번째 이별을 하고 순창새재로 향합니다.
삼거리에서 조금 올라가니 장성새재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로 장성새재입니다.
이 장성새제에서 순창새재로 가는 길은 내장사 라 적힌 산판길을 가야 하는데
그만 산길을 치고 올라가는 우를 범하고 맙니다. (갑자기 코스를 변경하면 꼭 실수가 발생하더니..)
등로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오름길을 오를때 부터 조금 이상한 느낌은 들었으나 아까 하산한 등로도
그리 뚜렷한 등로가 아니기 때문에 별 의심없이 한참 오름길을 씩씩하게 올라가다가..
15시 20분.
고도 445m지점의 바위지점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가야할 사자산이 우측으로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순간적으로 알바임을 눈치채지만 능선을 이으면 되겠지 생각하고 미련스럽게 올라갑니다.
영산기맥이라는 리본이 나타나고 희미한 등로를 용케 이어 능선으로 올라서니 우측으로 묘 한기가 보이고
길은 자연스럽게 좌측(북쪽)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야할 방향이 우측이라 우측으로 이동하여
전망봉우리(고도 520m)에서 가야할 사자산을 바라보니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서야 장성새재에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회군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ㅠㅠ
전망봉우리에서 다시 묘지로 빽하여 조금 전 올라왔던 등로를 찾는데..
참으로 귀신이 곡할 일이 벌어집니다. 올라올 때는 희미하나마 등로가 보였는데
내림길은 어디가 등로인지 모두지 알 수가 없어 헤매게 됩니다.
결국 등로를 찾지 못해 치고 내려갈 수 밖에 없고 서쪽 방향으로 치고 내려가니
묘지가 나타나고 묘지에서 조금 걸어나오니 장성새재입니다. 휴~~ 다행입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사자봉을 포기하고 아내가 내려갔던 새재골로 내려갑니다.
새재골에서 아까 알바한 봉우리를 올려다 보니 우측으로 능선이 연결된 것 처럼 보입니다만
이 능선은 북쪽으로 진행하여 한참을 에돌아 가야 나타나는 능선입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거니 아직 주차장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 아내가 기다리고 있을 주차장을 향해 속보로 걸어갑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동우감 장수와 흥정을 하고 있습니다.
동우감 하나씩 얻어 먹은 죄로 결국 동우감 한 상자에 거금 35,000원 주고 산 후
뒤풀이를 위해 담양으로 향하는데 어쩌면 알바한 것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성새재에서 순창새재까지 1시간이고
순창새재에서 상왕봉 찍고 사자봉을 경유하여 몽계폭포로 내려오려면
적어도 3시간은 걸렸을 것이니 헤드랜턴을 켜고 내려왔을 것은 불을 보듯 뻔 합니다.
단풍의 유혹 때문에 오른 장성 임압산은
가뭄때문에 전국의 모든산들이 그러하듯 기대치를 밑도는 단풍산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새로운 산 하나를 알게 되었고
그산에서 보낸 하루는 행복했습니다. ^^
<END>
★ 今日산행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