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갈미봉/쫓비산▲ 무릉매원(武陵梅源)을 들어 보셨나요?
[갈미봉~쫓비산 산행기]
☞일시: 2005.04.03 (일요일)
☞날씨: 흐리고 한때 비, 그리고 갬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하동IC-하동읍-섬진교-광양시 관동마을
☞산행코스 : 관동마을-배나무단지(밤나무)-안부 삼거리-갈미봉-누에바위-480봉-490봉-쫓비산-490봉-능선 삼거리-청매실 농원
☞산행시각
09:22 통영 출발
11:30 관동마을 현대주유소
11:35 현대 주유소 산행초입 <산행시작>
12:04 배나무 단지
12:38 안부 삼거리 (좌측 오름길로)
12:56 갈미봉 정상 519.8M
13:08 누에바위
13:32 490봉
14:05 쫓비산 정상 536.5M
14:20 능선 삼거리 (약 20분간 갈팡질팡함.)
15:11 청매실 마을
15:22 청매실 농원
15:37 861번 지방도 앞 <산행 끝>
17:40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9km
■ 산행 시간 약 4시간
■ 나의 만보계 18,492步
■ 車의 거리 왕복 214km
☞참고 산행기 : 갈미봉,쫓비산▲구불구불 휘어져 올라간 가지 끝에 音標처럼 피어난 꽃망울-不二
원래 계획한 산행지는 이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바람에 졸지에 산행지가 바뀌게 된다.
비가 오면 산행기하기도 불편할 뿐 아니라 조망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산행자체도 중요하지만 조망을 즐긴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단계 성숙?)
그래서 아침까지 산에 갈까? 말까? ..(모레도 공휴일이라 더욱 망설여 짐.)
지난주도 비 때문에 산에 가지 못해 결국 산행을 하기로 한다.
아무래도 산에 가는 것이 집에서 딩구는 것 보다는 낫겠지..^^
비가 온다니 갑자기 不二영한아우님의 산행기가 생각난다. (雨中 청매실마을 山行記)
불이 아우님 산행기속의 아름다운 매화꽃을 보고 내년에나 가려고 했었는데..
졸지에 비가 온다는 예보 덕분으로 오늘의 산행지로 낙점이 되는구나. ^^
그래서 오늘 산행은.. 적당히 산행을 하다가
꽃놀이 하는 말 그대로 풍류 즐산코스라 생각이 든다.
급히 자료를 뒤적거리니 다행히도 호남정맥 제2구간 산행지도가 있다. ^^
집에서 부모님과 아침밥을 같이 먹고 느긋하게 9시 20분에 출발을 하니 약간의 비가 내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성에 이르자 오히려 햇살이 쨍쨍.. 일기예보만 믿고 집에 있었다면 참말로 억울할 뻔 했다. ^^ 하동IC를 빠져나와 멋진 드라이브코스인 섬진강변을 따라 하동으로 들어와 섬진교 다리를 건너니 전라남도 광양시로 진입한다. 이내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를 달리니 청매실농원이 나타나는데.. 거짓말 좀 보태 지난 1월 23일 태백산 당골광장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많은 상춘객이 타고오신 승용차와 버스로 도로가 일대 혼잡을 이룬다. 헉! 태백산과 다른점은 태백산은 산님들이 많아 대형버스가 많았지만 이곳은 승용차가 많구나. 이곳은 복잡해 자연히 관동마을이 들머리로 결정된다. (청매실 마을에서 車로 10분 거리에 관동마을이 위치함.) 관동마을 현대주유소에 주차를 하고 아스콘으로 잘 포장이 되어있는 마을도로를 올라가니 매화꽃이 만발한데 매화꽃뿐만 아니라 야생화도 함께 피어있구나.. 제비꽃, 미나리아재비, 현호색 등.. 오늘은 ‘단산즐산’코스라 산행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야생화 촬영에 열중한다. 여유만만..^^ 조금 올라가니 언덕배기에서 열심히 나뭇가지를 치고 있는 주민의 모습과 영포(영국산 포인터)와 검정색 개(영포 아들이라 하는데 잡종)가 따라 다니면서 왕!왕! 짖어댄다. ^^; 오늘따라 스틱도 가져오지 않아 맨손이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닌데 매화꽃은 이젠 끝물이고 이젠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번주가 지나면 매화꽃이 질것 같다.) 산에서 뺑실뺑실 돌아다닌다고 한다. (그 암캐도 남편과 아들놈이 귀찮은 모양이다. ㅋㅋ) 통영에 동서가 살고 계신다는 농부의 말씀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등로에 들어선다.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드니 아무도 없는 오롯한 산길인데.. 날씨가 점점 흐려져 꼭 비가 올 것만 같아 불안하다. 판쵸는 준비했지만, 아까 관동마을 산행초입에선 햇볕이 쨍쨍하여 우산을 차에 두고 왔는데 후회막급이다. (사진을 찍으려면 아무래도 우산이 편리하기 때문) 아내의 볼일로 잠시 쉬고 있는데 “여보! 여기 멋진 꽃이 있는데요.” 해서 내려가 보니 이 멋진 복수초가 피어있었다. 아까 올라올 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참 이상타.. 안부삼거리까진 된비알의 등로가 이어진다. 오늘따라 아내의 몸이 좀 무거워 보인다. 안부삼거리에서 좌측 오름길로 약 20분 올라가니 갈미봉 정상이다. 정상석 대신에 눈에 익은 반가운 표시기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바로 1500산 김정길 형님의 표시기였다. (아마도 갈미봉-쫓비산-불암산 구간을 타신듯..) 갈미봉 정상의 우측 능선길에서 약밥과 메치니코프를 점심 대신으로 간단히 때운다. 주변에 있는 진달래꽃, 생강나무꽃이 우리의 식탁을 화려하게 수놓고..^^ 하지만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불안감이 우리의 산행길을 재촉한다. 갈미봉 정상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480봉 부근에서 드디어 비님이 내리기 시작한다. 13시 17분.. 하지만 판쵸의를 입지 않아도 견딜만한 그런 적은 양이다. 480봉에서 6분 정도 걸어가니 전망바위가 나타나 서쪽과 북쪽 동쪽의 조망이 터진다. 서쪽으로부터 광양 억불봉과 광양 백운산 상봉, 그리고 매봉까지의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고 갈미봉과 우측 하동의 구재봉과 분지봉이 보인다. 특히 억불봉은 그 위용이 광양 ‘노랭이재’에서 보는 것 보다 이곳에서 보는 모습이 더 위압적이다. 전망바위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찍고 올라가니 490봉 부근인가 보다. 잠시 후, 처음으로 한 산님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데 그 산님께서 억불봉의 이름을 물어온다. --이곳에서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산이 억불봉임. 어디서 오셨는지 물어보니 수원에서 오셨다한다. 신기하게도 이 산님을 만나는 시각에 비가 멈춘것 같다. 13시 53분.. 490봉에서 한 30분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걸어가니 산님 여러분이 식사를 하고 계시는 쫓비산 정상이다. 불이아우님의 산행기를 읽고 처음 알았던 쫓비산.. ㅋㅋ 그 이름이 하수상하여 디게 쪼삣할 줄 알았는데 (쪼삣은 경상도 사투리로 침처럼 뾰족한 것을 나타내는 말) 별로 쪼삣하지도 않은데.. 좌우간 이름하나는 독특하다. 점심을 자시고 계시는 산님들도 수원에서 오신 산님들이었다. 청매실마을 내려가는 길을 물어보니 쫓비산에서 조금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방향을 틀어 내려가면 된다는데 정확한 설명이 부족하다. 쫓비산 정상에서 한15분 내려가니 과연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난 길은 리본이 많이 걸려있고 좌측길은 리본이 별로 없다. (좌측길이 정답) 일단 좌측길로 내려오는데 마침 젊은 남녀 산님이 올라온다. 길을 물어보니 이 길이 맞다해 내려가는데 갑자기 방정맞게도 히어리아우님의 산행기가 생각난다. 청매실 마을에서 보면 억불봉이 보인다는 히어리아우님의 말씀..(??) 그렇다면 이 길이 아닌 우측길이.. 그래서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올라오니 아까 그 젊은 남녀가 있다. (여태 뭐했는지?) 다시 한번 물어보니.. 사람말을 못 믿는다며 여성산님은 화를 내기까지 한다. ^^; (화를 내는 바람에 틀림이 없구나! 하는 확신을 가지고 좌측길로 다시 내려감.) ^^;;;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내려가는데 아까 쫓비산정상에서 점심을 자시고 계셨던 수원 산님 팀들이 어느새 따라 온다. 한 수원산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오는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리막이고 등로도 좋아 뛰어 내려오니 잠시 후.. 눈앞에 청매실 마을 전경이 나타난다. 내려가는 곳은 경사가 제법인데 비가 와 매우 미끄럽다. 우중산행을 하신 불이아우님께서 추측컨데 이곳에서 미끄러져 진흙팩을 하셨나보다. ㅋㅋ 이렇게 많은 매화꽃을 보는 것은 아내나 나나 난생 처음이다. 늘 힘든 종주산행만을 고집해왔던 우리에게 이런 호사스런 테마산행은 익숙하지 않는데 막상 이렇게 환상적인 매화산행을 즐기니 (비로 인해 더욱 몽환적 ^^) 와이리 좋노..^^ 진작 이런 즐산을 할걸..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지른다.) 특히 아내가 더 좋아한다. 역시 여인들이란 분위기에 약한가 보다. ^^ (앞으론 고생코스 말고 이렇게 좋은 곳만 다니자고 한다. 크..) 히어리아우님의 산행기속엔 홍쌍리여사님의 사진이 있었는데 히어리아우님은 재주도 좋군! 실제 이곳에 와보니 여사님은 보이지 않고 ‘홍쌍리매실家’라는 광고 글자만 무성하군.. 좌우간 여기 들리는 상춘객은 물건 하나씩은 사게 되니 그 수입 또한 녹녹치 않을 듯.. 청매실 농원에서 간단한 쇼핑을 하는데 미미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저녁을 같이하자는..) 동동주와 파전 생각이 간절하지만 지금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861번 지방로로 내려오니 마침 승용차 한대가 다가온다. 아내가 히치하이크를 부탁하자 흔쾌히 허락을 하는데 차에 타고 보니 염불송이 흘러나오기에 힐긋 앞을 보니 조수석에 스님이 타고 계신다. (절 소유의 승용차 인 듯) 어쩐지..바로 태워주시더니.. ^^ 오늘 산행은 말 그대로 즐산이었다. 처음 올라갈 때 된비알이 있었을 뿐 그리 힘들지도 않은 부드러운 코스였고 조망은 그리 탁월한 편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광양 백운산과 억불봉, 매봉 등을 조망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무릉매원을 노닐었다는 것이 추억에 오래 오래 남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니.. 웬지 그동안 헛 살은 것 처럼 느껴지네 ^^;
포인터(사냥개)가 옆에 있었는데 우리를 보더니 이내 다가와 짖어대니 겁 많은 아내는 어쩔 줄 모른다.
한20여 미터 올라가니 마침 개 주인이 나무를 손질하고 계셔서 다행이다. ^^
손질을 하시는 나무를 보고 무슨 나무냐고 물어보니 ‘배나무’란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리곤 영포 아내인 암컷이 있는데 몇 일째 가출하여 집에 들어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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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4.03 갈미봉/쫓비산 (매화꽃 산행)에 다녀와서..
Yiruma-Kiss The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