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덕룡산/주작산▲ 공룡의 유혹..
◁강진 덕룡산-주작산 산행기▷
한번쯤 스릴을 만끽하고 싶은 분, 자신의 담력과 체력을 테스트 하고 싶은 분, 신선들이 노니는 선경으로 노니고 싶은 분은 주저하지 마시고 이 환상의 코스를 종주 하세요. 절대 후회는 안 하실 겁니다. 단,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물과 긴팔소매와 긴바지는 필수 입니다. 그러나 뜨거운 혹서기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 일시: 2004.04.25(일요일)
☞ 날씨: 너무나 맑아 현기증이 날 지경
☞ 산행자: 나와 아내
☞ 車의 길: 경남 통영시-사천IC-광양IC-순천-보성-장흥-강진-도암 초등학교
☞산행코스: 소석문-▲280봉-▲310봉-▲420봉(덕룡산동봉)-▲432.9봉(덕룡산서봉)-▲닭벼슬 모양봉-▲험봉-▲390봉-▲425봉(첨봉)-▲472봉(주작산)-양란재배농장-▲427봉-▲412봉-▲401.5봉-▲362봉-오소재 (약수터)
☞ 산행시각
06:46 등산 안내도 초입 (산행시작)
07:45 280봉
08:18 이정표( 소석문1.57k, 동봉0.86k 지점)
08:28 310봉
08:46 동봉 420m(소석문3k, 서봉0.28k)
09:10 서봉 432.9m(고사리 군락지0.6k)
09:38 이정표(서봉0.4k, 양란 재배장4.19k)
09:47 닭벼슬 모양으로 생긴 봉의 정상
10:04 험봉(위험한 봉) 정상
10:29 390봉 우회
10:40-10:59 파노라마 사진 3차례촬영
11:00 이정표(서봉1.98k, 양란 재배장2.61k)
11:08 425봉(첨봉)
11:45 472봉(주작산)
12:19 양란재배장
12:35-12:50 점심식사
14:20 삼각점봉 (412봉?)
15:12 401.5봉?
15:55 362봉?
16:40 오소제
16:45 약수터(산행끝)
16:53-17:05 트럭타고 해남읍으로 이동
17:10-17:30 택시타고 강진 도암초등학교 들머리로 이동(택시비 16,000원)
19:10-19:50 순천 단지촌(저녁식사)
21:30 귀가
■ 산행거리 약15km
■ 산행시간 10시간
■ 나의 만보계 30,000步
☞ 산의내력
▲ 덕룡산 德龍山 432.9m→위치 : 전남 강진군 도암면
☞ 덕룡산(click here)
▲ 주작산 朱雀山 425m→위치 : 전남 강진군 신전면
☞ 주작산(click here)
▲ 산행기 ▲
오늘은 전남 강진의 덕룡산과 주작산을 산행하려고 합니다. 원래의 계획은 경북 현풍에 있는 비슬산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유명한 비슬산의 진달래는 이미 지고 없어지고(이유는 잘 모르지만,) 많은 인파만 득실댄다고 하니 가고 싶은 덧정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산행 하루 전, 몇 일 동안 연구했던 비슬산은 내년에 가기로 하고 졸지에 전남 강진으로 항로를 급선회 하였습니다.(인파 때문에 새벽에 가려고 계획한 비슬산 산행이었기에..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그동안 두렵고 멀어서 유보 시켜놓은 남해의 용아릉인 덕룡산과 주작산을 산행하려고 머리를 틀었던 것 ..)
하지만 오소재에서 주작능선을 타는 것은 상당히 험하고 힘들다고 책자나 여러 선답자의 산행기를 통해 들은 겁 많은 이몸은 소석문에서 덕룡산을 오른후, 힘들면 중간의 수양마을로 내려오는 길로 하산하고 체력이나 시간이 남으면 주작산을 거쳐 임도를 걸어 봉양 까지 산행하려고 작심합니다. (실제로 이미 산행지도도 봉양까지 그려놓은 상태..)
그러니 주작산에서 주작능선을 넘어 오소재 까지 산행했던 오늘의 산행은 애당초 계획에 없었던 산행입니다. 하지만 472봉(주작산)에서 어느 베테랑 산님(해남의 임영옥님)을 만난 우리는 주작능선을 오르지 않은 주작산 등산은 빛 좋은 개살구임을 순간적으로 감지했고, 눈짐작으로 2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 같은 주작능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4시간 이상 걸린 주작능선 산행은 고통과 환희를 함께 안겨주었습니다. 고된 10시간의 산행을 마친 후, 아내와 나는 무척 힘은 들었지만 덕룡,주작능선을 종주한 기쁨 탓인지 둘 다 마냥 행복해 보였습니다.
4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아 아직 40분이나 남았지만
한번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잠을 자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기에..
3시 43분..
컴을 켜보니..
아니!!
영한님의 산행기가 올라와 있네?
산행기를 읽어보니 영한님도 비슬산 가려다 달음산에 올랐네..
시간이 없는 고로 간단히 댓글하나 쓰고
곤히 자고 있는
애꿎은 아내를 흔들어 깨웁니다.
꼭두새벽 04시 06분 야반도주 아닌 야반운행이 시작되고..
새벽이라 그런지 일사천리로 우리 화이트는 신나게 달리고..
05시 17분 이미 광양IC..
06시 35분 강진군 도암 농협옆 LG 주유소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혹, 아침식사 하는 곳이 있나 하고..하지만 아무데도 없습니다.)
결국 가져온 간식으로 아침을 때우기로 합니다. 도암초등학교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조금 올라오니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덕룡,주작산 산행안내도가 나옵니다.
06시 46분..
산행 들머리인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곳은 무척 쌀쌀합니다.
얼마나 추웠던지 아내는 차 안에 있는 담요를 다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온도를 보니 영상 10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20분 올라가니 땀이 나기 시작하고..
나의 제지로 담요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백번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무거운 담요를 내 배낭 속에 하루 종일 넣고 다닐 뻔 했습니다. 휴~~
아침대신으로 과자, 연양갱, 오렌지로 주전부리를 하며 올라갑니다.
7시 55분..
가야할 암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커피 한 잔과 오렌지 한개 를 나누어 먹습니다.
이곳을 오기 전, 280봉을 지나쳤지만 어디에도 280봉이라는 팻말도 없었고 하도 봉우리가 많은지라 어느 봉이 280봉인 솔직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310봉은 이정표가 나온 후에 있는 봉이므로 310봉 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넘이 그랬는지는 몰라도 스프레이로 바위에 글을 쓴 흔적이 있었습니다. 에라이 몰상식한 넘..
우측으로는 봉황저수지가 보이고 좌측으로 만덕광업소가 보입니다. 교묘하게 산의 안측부터 야금야금 파먹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보면 안보이고 우리 측인 산정에서 보면 흉물스럽게 파먹은 자욱이 보입니다.)
8시 36분..
우리만 오르는 줄 알았던 등로에 저 멀리 우리를 뒤 따르는 한 명의 산님이 보입니다.
잠시후,
8시 40분..
동봉이 나타납니다.
두 개의 로프가 매여 있는 암릉을 통과하니 드디어 동봉 정상입니다.
정상석은 金陵山岳會에서 2001.5.13에 건립하였는데 내 마음에 딱 드는 정상석입니다.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정상석의 모델케이스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악어의 등가죽 같이 생긴 공룡 능선(덕룡능선)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멀리서 보아도 그 아름다움에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에궁.. (약간 남서쪽 방향)
서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바로 위 사진에서 보듯이 악어의 등뼈를 넘어야 했습니다. 안전 시설물인 ㄷ字 철제 구조물이 설치되어있고, 우회하지 않고 이 구조물을 이용하여 오르니 서봉입니다. 정상석은 아까 동봉의 것과 동과 서만 다를 뿐 똑 같습니다.
서봉에서 내려오는 곳도 로프와 안전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큰 애로 사항이 없습니다.
과연 덕룡산의 주봉답게 늠름한 기상을 자랑합니다.
여기서부터 닭벼슬 모양의 봉까지는 툭 트인 능선 길이 펼쳐집니다.
9시 38분 이정표를 지나..
(서봉 0.4k-양란재배장 4.19k)
닭벼슬 모양을 한 봉우리로 향합니다.
어찌 보면 닭벼슬 모양 같고 어찌 보면 공룡의 모습입니다.
잠시 편안한 육산의 길도 걸어봅니다.
닭벼슬 모양의 봉에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과히 점입가경 입니다.
더욱 칼날같이 생긴 봉우리들이 출현합니다.
아내의 위쪽(왼편) 흰 모자를 쓴 산님은 수원에서 오신 분으로 오늘 새벽 4시부터 두륜산을 거쳐 이곳까지 오셨다는 대단한 산님입니다. 아침 6시 46분에 오른 우리는 명함도 못 내겠죠? .왼쪽에 삼각형의 침봉 좀 보세요. 멋지죠??
이 험봉의 반대편 모습입니다. 정말 아름답고도 웅장 하지 않습니까?
이 험봉은 오르는 로프가 매여져 있는데요..
반대편에서 많은 산님들이 올라오시고
올라오신 산님 중 여성 산님은 무서워서 죽을 뻔 했다고 합니다.
이 소리를 들은 아내는 우회의 길로 택합니다.(많은 산님으로 기다려야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솔직히 겁도 좀 났었지요. 물론 산행기를 쓰는 이 순간에는 후회합니다. 타고 내려 올걸 하고 말입니다.)
좌우간 안전한 길을 택한 것이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아~~아내가..
방심하다가 몸의 중심을 잠시 잃었는데..
공교롭게도 발아래는 낭떠러지였습니다.
휴~~식은땀..^^;;
마주치는 산님에게 어디서 오셨냐며 물어보니
경기도 안산에서 25명 정도 왔답니다.
아~~경기도 안산이면 1500산 형님이 사시는 곳인데..
아름다운 험봉의 위로는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습니다. 몇 번씩 아름다운 험봉을 앵글에 담아 봅니다.
어느 여성산님과 남자분이 험봉의 로프를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잠시 후, 10시 30분..
390봉을 내려옵니다. (이 봉은 우회의 길 밖에 없습니다.)
390봉의 모습도 예사로운 모습이 아닙니다.(사진의 맨 오른쪽 가까이 있는 봉)
이제부터는 또다시 부드러운 능선이 시작됩니다.
부드러운 능선을 넘어가면서 동쪽으로 펼쳐진 지나온 능선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아둡니다.
10시 45분 1차 파노라마 사진 촬영
10시 50분 2차 파노라마 사진 촬영
10시 59분 3차 파노라마 사진 촬영
결국 3차 파노라마 사진이 오늘의 테마사진으로 뽑혔습니다.
11시 00분 이정표(서봉1.98k-양란 재배장2.61k지점 입니다.)
11시 08분 430봉인 첨봉에 도착합니다.
왜 이름이 첨봉인지 모를 정도로 부드러운 육산 입니다.
11시 30분 헬기장이 나옵니다.
이제 온도는 26도로 무척 덥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은 불어옵니다.
오늘은 스틱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두 손을 써야 하는 바위 산행이기 때문입니다.(브르스황님 산행기 참조)
올라가는 등로의 돌들을 자세히 보니 사금파리 모양 빛이 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돌이 이처럼 빛이 납니다. 그래서 만덕광업사 존재하나 봅니다.--나의 추측)
11시 45분, 472봉입니다.
이미 먼저 오신 두 분의 산님이 우리를 반깁니다.
(한 분은 아까 우리 뒤를 따르던 중년의 산님이고 한분이 해남 사시는 임영옥님으로 조선일보 ‘사람과 산’에 자주 등장 한다는 유명한 산악인 입니다. 올해 에베레스트를 갈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이 분에 대해 몰랐고 만나자마자 대뜸 내가 말합니다.
“혹 이곳에 사십니까? 주위의 산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하니
“어느 산이던지 물어보십시오. 가르쳐 드릴 테니.” 합니다. --에구, 임자 만났네..^^
그래서 이 고수님께 요산의 이름은 무엇이며 저산의 이름은 무엇이며 하며 사사를 받습니다. ^^
여기서 두 개의 파노라마 사진을 또 찍습니다.
하나는 고수님의 지도 하에 찍은 북쪽과 동쪽과 남쪽의 전경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남서쪽으로 펼쳐진 주작능선 입니다. 고수님은 우리보고 아직 시간도 많이 있으니 주작능선을 타고 오소재로 갈 것을 은근히 권유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주작능선을 타지 않고서 주작산을 올랐다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도 주작능선으로 가기를 원하는지라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주작능선을 타고 오소재까지 가려고 합니다. 여기서 보니 한 2시간이면 충분히 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착각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능선을 종주하는 것만 4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472봉(주작산)에서 내려오니 양란재배 비닐하우스가 있고, 팻말이 딸랑 하나 서 있는데,
소석문 7.3km 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겨우 7.3km걸었단 이야기 인데..
느끼는 체감은 훨씬 많이 걸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작능선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따라 주작능선을 향하여 다시 오름길을 재촉합니다.
아내는 좀 지치는지 뒤에 쳐집니다. 하기야 아침도 못 먹고 지금 시각이 12시 30분이니 지칠 때도 되었습니다.
12시 35분~12시 50분 첫 번째 봉에서 싸온 김밥을 먹습니다.
오늘 김밥은 좀 딱딱합니다. 그래서 정성들여 싸온 김밥마저 몇 개 남깁니다. 밥이 좀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커피까지 마시니 좀 살 것 같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라는 말은 정말 명언 중 명언입니다. 점심을 먹고 천천히 유람하듯 小路를 내려옵니다. 뒤돌아서 우리가 있었던 곳을 바라보니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있었던 것 입니다.
공교롭게도 바위에서 피어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구름과 잘 어우러진 풍경입니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놓칠 내가 아니죠. ^^
이곳에도 솜털 같이 생긴 야생화가 많이 있습니다. 어느 분이 이 나무를 보고 이팝나무라고 하여 찾아보았더니 이팝나무가 아니었습니다. 이팝나무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이름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과 암릉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곳에 오면 누구나 알바를 합니다. 저는 오늘 알바 한 열 번 정도는 했을 겁니다.
사진에 보이는 중앙의 너덜길로 내려와야 하는데 앞장서가던 아내는 우측의 봉으로 갔다가 나의 고함소리에 되돌아 내려옵니다. (우측봉은 길이 없는 절벽입니다.)
지나친 비약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거대한 석상을 닮은 모습인데,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은 다르겠지요. 첫 인상이 그렇다는 겁니다.
어디가 완도인지 정확하게 집어낼 수는 없지만, 분명 저 어느 곳에는 완도가 있습니다. 완도하면 탈랜트 김창숙님이 생각납니다. 나보다 몇 살 나이 많은 누님이지만 나도 좋아했고 부친도 좋아 했거든요.^^
우리 같이 부부끼리 온 산님이 있었습니다. 풍경만 찍는 것보다 사람이 들어간 사진이 더 정감이 간다는 산거북이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두 분이 오이를 먹고 있었습니다.
마치 메주처럼 생긴 봉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산님들이 이곳에서 내려옵니다.
자세히 보니 길이 좁고 마지막은 로프를 타야 내려올 수 있는 그런 봉우리 입니다.
그래서 산님들이 다 내려 오실동안 휴식을 취합니다. (5분간 휴식) 내려오신 여성 산님은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나를 보더니 기행문을 쓰냐고 묻습니다.
이 좋은 곳을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는 저분이 행복 할까요? 산행기를 쓰기위해 노력하는 내가 행복할까요?
정말 넘어도, 넘어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암릉의 연속입니다.
14시 20분 삼각점이 있는 봉입니다.
나의 추측으로는 412봉이 아닐까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가야 주작능선이 끝나는 건지..
지나치는 산님들에게 물어보니 앞으로 2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습니다.
아~~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고, 이렇게 많이 걸은 것 같은데..
주위의 풍경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은 것을 보면 우리가 요술에 걸린 것일까요?
그야말로 여포의 창날 처럼 날카롭게 날이 선 침봉입니다.
이제는 선경도 실컷 보았고 어서 날머리에 도착 하고픈 마음 밖에 생기지 않습니다.
15시 25분..
드디어 마지막 남은 수통의 물을 최후의 한 방울 까지 입에 틀어 넣습니다.
이제 1시간만 가면 오소재 약수물을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포카리 1병, 식혜(포카리병) 1병, 물 4통을 가져 왔었지요..(하지만 턱없이 모자랍니다.)
15시 55분,
이젠 발바닥이 다 아파옵니다.
이미 나는 무릎을 돌에 부딪치고, 아내는 발목을 삐었지요. 다행히 부상정도가 경미하기 망정이지 큰 부상이라도 입으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은 곳이 이곳 주작능선 입니다.
16시 00분, 이제 오소재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16시 15분 두 갈래의 길이 나옵니다. 오른쪽길이 오소재랑 더 가까워 보였지만,
발길은 왼쪽으로 향합니다. 이유는 나도 모릅니다.
잠시 후, 16시 25분
거대한 두 개의 바위로 된 봉우리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마지막 위험구간이 나타납니다. 조심조심 내려오니 로프가 없어도 내려올 만 합니다. 결국 우리는 끝에 남은 마지막 한 봉까지 거친 것 입니다.
오소재에 도착하자, 먼저 약수터로 향합니다.
작년 9월 28일 해남 두륜산에 왔을 때..
부산에서 오신 부부 산님을 이곳까지 태워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귀가하기에 급급하여 그분들을 이곳에 내려드린 후 그냥 집으로 달렸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약수물로 배를 채웁니다.
두려워서 엄두도 못 내었던 덕룡~주작능선 산행..
머나먼 이곳 강진까지 와서
10시간의 종주산행을 마치고
고물트럭을 얻어 타고 해남으로 향합니다.
다시 해남에서 택시를 타고 우리 화이트가 기다리는
강진 도암면으로 향합니다.
택시에서 바라본 멋진 덕룡능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저 능선도 넘었고,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더 아름다운 주작능선도 넘었지..
.
.
.
.
.
.2004.04.25 전남 강진(康津)의 소금강 덕룡산/주작산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