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면봉산▲
(393) [경북 포항] 곰바위산/베틀봉/면봉산/작은 보현산
ㅇ사용렌즈: 캐논16-35, 니콘105, 탐론28-300
ㅇ13:09-孺人 月城李氏墓 -- 할미꽃과 외눈이지옥나비 만남 ㅇ19:32~19:37 버스타고 무학사로 돌아오다. (버스는 공짜로 탐.)
산행이야기.. 서쪽에서부터 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 바람에 포항(면봉산)으로 향한다. 통영에서 포항은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오늘도 아버지 아침상을 배달하고
통영에서 서포항IC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내서IC~중부내륙고속도로~대구~대구/포항간 고속도로로 가는 방법과 남밀양IC~부산/대구간 고속도로~대구~대구/포항간 고속도로로 가는 방법인데
내비를 치니 첫 번째 방법으로 인도한다. 그래서 갈 때는 첫 번째 방법으로 올 때는 두 번째 방법을 이용하였더니 결론이 나왔다. 첫 번째 방법이 거리는 다소 멀지 몰라도 시간이 적게 걸렸고, 운전 피로도도 낮고, 톨게이트비도 적게 나왔던 것이다.
서포항IC를 빠져나와 30분 정도 달리니 신도들로 북적이는 무학사가 나타난다. 여기가 무학대인가? 하며 일단 주차장(제법 넓음)에 주차를 한 후 젊은 스님께 지도를 보여 주며 들머리 무학대를 물어보니 이곳 무학사에서 화장실 세 개를 지나면 무학대가 나타난다고 한다. ^^ 그래서 무학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젊은 스님 왈' "걸어서 가시려고요??" 한다. 오잉?? 그렇다고 하니 걸으면 약 1km 정도 걸어야 하고 오르막길이니 차로 올라가라고 한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나이 드신 스님께서 본인도 걸어 다닌다며 걸을 것을 권유하는 바람에 걸어서 올라가니 쓸데없는 헛심을 쓰는 꼴이다. 아!~~ 역시 젊은 스님의 말을 듣는 것이 옳았는데.. ㅠㅠ 둘이서 탄식을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갔고.. 나중에 차 회수하기도 머니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아스콘 도로가에는 종지나물과 야생화들이 피어있어 아내가 감탄을 하지만 오늘의 (긴) 산행을 의식하여 유혹(접사촬영)을 뿌리치고 잰걸음으로 무학대에 도착하니 웬 아저씨 한 분이 쉬고 있다.
그래도 돌다리도 두드리라고 아저씨에게 "이리로 내려가면 저기 보이는 산으로 가는 길 맞지예? 하고 물으니 아저씨 대답이 걸작이다. '이리로 가면 길이 없을 텐데요, 저기 무학사 쪽으로 가면 길이 있을 낍니다." 한다. @@@~~ 흥보가 기가 막혀 아저씨 말씀을 안전히 무시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암반위로 맑은 계곡수가 흐르고 있다.
등산안내도는 계곡을 따라 가다가 올라가는 형태라 계곡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아래의 소폭이 보인다.
등산안내도를 과신한 바람에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두 번째 우를 범한다. 하지만 없는 길이 있을 리 만무 결국 빨간 리본이 보이는 곳으로 빽하는 바람에 이래저래 금쪽 같은 시간을 소모한다. (약 15분. 알바)
이 리본을 필두로 아래와 같이 줄줄이 사탕으로 리본이 나타난다. 등산안내도만 믿고 계곡을 따라간 것은 잘못된 단추 구멍이었던 셈이다.
꽃이 잎보다 높게 올라가고 잎이 넓적하면 ‘은난초’이고 잎이 꽃보다 높게 올라가고 잎이 ‘은난초'에 비해 가늘면 ‘은대난초’다. 고로 이 아이는 ‘은난초’ 로 동정한다. 이 아이 덕에 잠시 쉬어간다. ^^
하지만 우리가 올랐던 계곡 사면길은 거꾸로 진행하면 놓치기 쉬울 것 같다. 부산일보 코스대로 먼저 작은 보현산으로 올라 시계방향으로 돌면 내려서야 하는데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먼저 이리로 올라온 것이 잘한 선택 같아 보인다.
여기저기에 꿈틀거리는 놈들을 보니 죄다 '털두꺼비하늘소'들이다. 흔하다 보니 자연히 관심권에서 멀어진다. 그래도 두어컷 담고 (게재는 생략함.) 경주이씨묘와 숙부인 평해 황씨묘를 지나 조망이 터지는 전망능선으로 올라선다.
여기서 바라보면 지척이지만 Π 자 형태로 에돌아가야 하기에 갈 길이 태산이다. 이 사진을 촬영하다가 하마터면 앞으로 꼬꾸라져 큰 부상을 입을 뻔 한다. (쓰러진 나무를 발핀 삼아 바위로 건너는데 나무가 끈들하며 움직여 식겁함.)
무명묘에서 '애기풀' 하나 담고 올라가는데 먼저 오르던 아내가 흠짓하며 뒤로 물러나더니 "뱀! 뱀!" 하며 겁에 질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외친다. 그래서 쳐다보니 놈은 여태까지 본 놈들 중 몸통 굵기가 제법 굵은 것 같다. 놈은 슬며시 나무속으로 사라지는데 어찌할 방도가 없어 그저 셔터만 눌린다. 쩝쩝.. (뱀을 제대로 못 담아) 입맛만 다시며 올라간다. 그나저나 곰바위산 정상은 왜이리 머노? 정상은 생각보다 멀다.
<베틀봉3km-무학대2km>라 적혀있는 이정목이 보인다. 무학대까지 겨우 2km인데 알바 및 사진촬영으로 근 2시간이나 걸렸다. 아무도 없는 곰바위산 정상을 독채로 전세 내어 빵으로 간편한 점심을 먹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점심은 빵으로 바뀌었는데 배낭무게도 줄이고 간편해서 좋다. ^^
대태고개는 물론이고 가야할 베틀봉까지의 풍경이 전개된다. 잠시 조망을 즐긴 후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가니 이제는 편안한 슬슬동풍길이 이어져 콧노래가 절로난다.
할미꽃이 여기저기에 피어있고 '외눈이지옥사촌나비' 한 쌍이 한창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월성 이씨 묘가 나타나 걸음을 멈추게 한다.
여기서 '외눈이지옥나비'와 '외눈이지옥사촌나비'에 관해 알아보자. 8자모양의 가짜 눈이 양 날개에 있는데 8자 모양이 오뚝기 모양이면서 가장자리의 노란색 테가 희미하면 '외눈이지옥사촌나비'이고 8자모양이면서 가장자리의 노란색 테가 굵고 선명하면 '외눈이지옥나비'이니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나비는 '외눈이지옥사촌나비' 로 동정한다.
꽃잎에 보이는 흰색의 줄무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각시붓꽃'으로 동정한다. '각시붓꽃', '난장이붓꽃', '솔붓꽃' 모두 비슷 비슷하니 헛갈릴 수밖에..@@@
(다른 곳은 바위가 보이지 않아 이 바위를 담았는데 망덕할매바위가 맞는지 모르겠다.) 아내가 위를 쳐다 보는 것은 높은 나뭇가지에 걸린 리본이다. 리본을 어떻게 걸었는지 신기해 한다. 앵오리 정기 갔다온 기분으로 망덕고개로 돌아와 다시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올라가니 ..
오름길을 치고 올라가는데 나물 캐는 아주머니가 우리가 올라오는 것도 몰랐는지 (나물 캐는데 열중한 나머지) 인기척에 깜짝 놀란다. 그리곤 무안했는지 등산 왔다가 재미삼아 나물 조금 캐는 중이라고 한다. (비비추 어린 순을 땀.) 나중에 보니 우리만 산님이지 이곳에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나물 캐는 사람들이었다. (나물꾼이 많은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된다.)
여기서 정방향은 좌측이지만 조금만 수고를 하면 산이 하나 생기는데 예서 말 수는 없다. 아내를 쉬게 하고 배낭을 벗어 던진 채 카메라만 달랑 메고 베틀봉으로 향한다.
곰바위산도 전망바위가 있더니 이곳 베틀봉도 이런 멋진 전망바위가 있다. 가야할 면봉산은 물론 보현산~작은 보현산~수석봉 라인과 지나온 곰바위산 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세아제강산악회에서 건립한 멋진 정상석과 [보현지맥 베틀봉 934m]라 적힌 준.희님의 표시기 보이고 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꼭두방재로 이어지는 북쪽 청송군 현동군 산군이다.
나물 캐는 아주머니들이 다시 나타난다. (아까 만난 아주머니까지 합쳐 세 명) 그리고 보니 이곳은 비비추가 참 많다. 다시 내림길로 쏟아져 내려가 곰내재에 도착하니
아저씨들이 무언가를 자시고 있는데 이들은 나물 캐는 아주머니들의 남편들로 추측한다. 아내들은 나물 캐러가고 남편들은 산상 파티를 즐기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한 잔 자시고 가시라는 아저씨들의 호의를 사양하고 오르는 오름길에는 유난히 애기나리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노랑제비꽃 씨방(마치 초록색 꽃처럼 생김)이 많이 보이는데 아내는 무슨 꽃인지 몰라 궁금해 한다. 그래서 그 속을 한번 까보라고 하니 아니나 다를까 까만 씨가 숨어있다. 그제야 웃는 아내다. ^^
아내가 '노루오줌'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 맞긴 맞네, 둘 다 같은 오줌이니 .. ^^
"여보! 여기 변종 각시붓꽃이 있어요." "어디 어디?" 하며 황급히 달려가니 각시붓꽃이 아닌 '노랑무늬붓꽃'이다. 쉽게 볼 수 있는 아이가 아니어서 웬 횡재? 하며 담았는데 여기저기에 천지 빼가리로 보인다. (모두 거의 끝물) ^^;
탄성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첩첩으로 둘러싸인 포항시, 청송군, 영천시의 산군이 가없이 펼쳐져 심산유곡에 들어온 느낌이기 때문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아름다운 산군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겨본다.
역시 사진이 함량미달이다. 이 당시만 해도 저 임도 사이를 가로질러 내려갈 줄 몰랐다.
제비꽃은 종류가 하도 다양하니 누구 말씀처럼 머리에서 쥐가 다 납니다. ㅠㅠ 그렇다고 해서 안 데리고 오면 안 되겠지요. 사실 이 산의 내림길에는 앙증스런 '콩제비꽃'이 더 많이 보입니다만 흔한 '콩제비꽃' 보다 유독 이 아이가 눈길을 끕니다.
나물꾼 들이 많았던 이유? 어떤 이유라도 산을 깎아서 만든 임도는 보기에 흉하다.
세 아이중 가장 아름다운 아이가 바로 은방울꽃이다.
그런데 오름길에는 결정적인 아름다운 아이들이 기다고 있었으니..
아까 면봉산 오름길에서도 만났지만 이제 막 피어나는 상태라 칫솔이 빈약해서 그냥 지나치면서 이제는 홀아비꽃대만 보면 된다고 말했었는데 나의 희망대로 나타난 귀여운 아이들..
야생화를 모르고 산행하는 것과 야생화를 알고 산행하는 것은 천냥지 차이다. 예전에는 우리의 눈에도 이런 아이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은 있었지만 관심이 없으니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야생화는 아는 만큼 보이고 또 아는 사람에게만 자신을 보여준다.
아까 베틀봉처럼 조금만 수고하면 산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보현산은 깨끗이 단념하고 작은 보현산으로 향한다.
샛길(?)로 내려가는 것이 운치도 있고 정등로다. (리본이 달려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어지는 산길은 약간 오르막길이긴 하나 완경사라 자연히 속도가 붙는다.
이정표가 있기 망정이지 이정표가 없으면 이곳도 헛갈리기 쉬운 곳 같다. 벌써 18시가 지났으므로 잰걸음으로 작은 보현산으로 달린다.
독도주의 지점인 (대태고개/거동사 갈림길) 에서 반 뛰다시피 내려오니 (헤드랜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18분 만에 사실상 산행종점인 대태고개로 떨어진다.
두마동 표지석에 도착하자 어느덧 어둠이 내린다. 무학사까지 아직도 20분은 족히 걸어야 하는데 때마침 버스가 내려온다. 두마동으로 올라오는 손님이 있어야만 올라온다는 버스였는데 무학사까지 간다고 하니 버스비도 받지 않는다. ^^ 졸지에 버스를 히치한 셈이다.
고마운 버스 덕택에 20분 단축하여 무학사로 돌아와 산행을 마친다. 이제 민생고만 해결하면 끝인데 이곳에는 마땅한 먹거리가 없다. 혹시 죽장면 삼거리에 가면 먹을 것이 있으려나? 했지만 들어 갈 곳이 마뜩찮다. 휴게소에서 먹으려고 통영으로 내비를 쳐서 달리는데 가는 길목에 '먹골 다원정' 이란 옥호의 음식점이 불을 밝히고 있어 속는 셈 치고 들어갔는데 단돈 6,000원 짜리 소머리국밥은 여태 우리가 먹었던 여느 소머리국밥(보통 8,000원 이상)보다 훌륭했다.
이래저래 오늘은 횡재을 한 기분이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