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장수 영대산/성수산▲
(370) [전북 임실,장수,진안] 영대산/성수산
ㅇ사용렌즈: 캐논5D (24-70)
ㅇ18:57~19:31 '산마을산채돌솥밥' (저녁식사)
팔공산~삿갓봉, 덕태산~선각산, 고덕산~내동산 산행에 이어 이번에도 연계산행을 계획하니 자연히 오봉산, 영대산이 꼽사리 낀다. 계획은 아침재~524봉(칠봉산)~오봉산~영대산~861봉~성수산~성수산북릉~두원마을로 잡았으나 실제 산행은 미륵암표지석~영대산남서릉~영대산~861봉~성수산~성수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오게 되었으니..
5시 알람이 울리고, 6시에 출발한다. 내비게이션을 치니 88고속도로를 이용하라고 한다. 7시 10분. 지리산 휴게소에 도착하니 안갠지 사방이 뿌옇다. ㅠㅠ 지리산 휴게소에서 해물순두부와 해장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데 내비게이션은 남장수IC를 지나 새로난 전주-광양간 고속도로를 경유 오수IC로 인도한다.
주차공간도 없을 뿐더러 휴전선 철책처럼 울타리가 철옹성처럼 에워싸고 있어 다시 빽하여 미륵암표지석 입구에 주차를 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우측에 보이는 산줄기가 영대산 남서릉인데 오늘 뜻하지 않게 이 능선을 타게 된다. 영대산 남서릉에는 벌목공들의 나무 베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이때는 이 소리가 무슨 소린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됨.)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가니 커다란 노송과 오산제 공적비가 보이고 길가에는 야생화들이 만발한데 오늘은 갈 길이 멀어 모두 생략한다.
좌측 입산금지 플레카드가 보이는 길이 미륵암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개가 짖고 있는 집이 임시 미륵암이다. 이 당시는 몰랐지만 가운데 보이는 길이 정방향이다. (칠봉산 능선으로 올라가는, 물론 영대산 남서릉도 갈 수 있지만) 이때 이 집에 들러 길을 물어 볼까 하다가 개도 짖고 입산금지 플레카드가 걸려 있는 왼쪽 미륵암 가는 길이 정뱡향 같아 의심의 여지없이 올라가니 과연 좌측으로 산길이 보인다. (그러나 리본이 하나도 없어 좀 이상한 느낌이 듬.) 하지만 조금 올라가니 묘지에서 길이 끊긴다. (좌측으로 난 산길은 묘지 가는 길이었다.) ^^;
미륵암은 화재의 흔적이 역력하다. 화재가 난 미륵암에는 아무도 없으니 물어볼 사람이 있나.. ^^;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륵암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우리가 타야할 칠봉산(524봉) 능선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길이 없이 다시 빽하여 내려오니 안동권씨 재실(이 당시는 이 건물의 용도를 몰랐음.)이 보인다.
이제야 알았지만 이 계곡 길은 칠봉산남릉과 영대산남서릉 사이로 흐르는 이름 없는 계곡이었다. 들머리를 이곳으로 생각하고 참고 산행기를 열공했다면 아주 쉽게 능선을 이었을 것인데..
하지만 조금 진행하니 좌측으로 간이 화장실이 보이고 우측으로 영대산남서릉 초입(당시는 몰랐음.)이 나타난다. 계곡 계곡을 따라 직진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우측 능선(영대산남서릉)으로 붙는 것도 불확실하여 잠시 망설이다가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화장실에서 용무를 본 후 다시 빽하여 산길을 찾아보니 쇠사슬 바리케이드가 나타난다.
때마침 웬 산님 한 분이 계곡쪽에서 내려온다. 구세주나 다름 없는 산님은 산림청 직원이었다. 칠봉산으로 가는 산길을 물어보니 이곳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근본적으로 산길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리(수문리계곡)로 가도 되지만 너무 머니 본인이 길을 가르켜 줄테니 따라 오라고 한다.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통영에서 왔다고 하니 그 먼곳에서 이곳까지 오셨냐며 놀라신다. 그러면서 본인도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며 마치 동향 사람 대하듯 반갑게 대하신다. 그런데 가르쳐 주시는 길은 아까 우리가 보았던 간이화장실 건너편 계곡길이다. -"이리로 가면 영대산으로 가는 길 같은데요." 하니 맞단다. 그러시면서 ="무슨 산이던지 산만 타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하신다. 헐~ (가만 생각하니 굳이 칠봉산 오봉산을 찍을 이유가 없다.)
이하는 대화내용이다.
="이 (오른쪽) 계곡을 타고 100m만 올라가면 날이 나와요 날망이 나와 날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왼쪽으로 붙어야 합니까? 오른쪽으로 붙어야 합니까?" -"왼쪽으로 붙어야 하지요?" ="네" 하지만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오른쪽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 아니 붙을 수밖에 없다.
간혹 벌목의 흔적도 보이고 끝까지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아 자연히 우측 능선으로 붙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측 능선으로 올라서니 비교적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는데 아래로 내려가면 어디가 초입인지 알 수 있지만 거꾸로 내려갈 수는 없는 일.. 조금 올라오니 표식이 될 만한 비석모양의 바위가 나타나 이곳에서 물도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아까 들머리에서부터 들려왔던 소리의 정체는 바로 벌목공들이 나무를 베는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였던 것.. 우리를 보시더니 하시는 말' 조금만 늦게 오셨으면 본인들이 길을 잘 닦아 놓았을 것인데 좀 일찍 온 것 같단다.
이제는 전기톱 소음도 좀 잦아들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기계음 소리는 같은 인간이 들어도 정말 듣기 힘든 소리인데 하물며 산에 사는 생물들에게는 정말 소름 끼치는 소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시 54분. 한 봉우리에 올랐는데 GPS를 보니 660m를 가리키고 (지도상) 직각으로 꺾이는 지점은 아니다. 잠시 내림길로 이어지더니 다시 오름길로 이어지고 곧 아래와 같은 두 갈래 길이 나타나 헷갈리게 한다.
아내가 바라보는 우측은 약간 오름길인데 [산이조치요] [전북산사랑회] 등의 리본이 걸려있다. GPS를 보니 직각으로 꺾이는 지점이라 좌측으로 가야 정방향일것 같은데 (실제로 정방향) 나무가 누워있어 의심이 들어 일단 우측 오름길로 올라가니..
맙소사! 영대산 정상이 아닌가! 아!~~동아지도 GPS가 또 멈추었구나.. (사실은 정확히 작동 되고 있었는데 멈춘 것으로 오인 함.)
버젓이 정상석까지 세워 놓았지만 지형도상 90도 각도로 꺾이는 봉우리일 뿐이다. 간혹 이런 경우가 있는데 조망이 터지는 봉우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오리무중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조망만 터졌더라도 헷갈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이 영대산 정상이라면 가야할 길은 우측 길이고 조금 전에 보았던 나무로 막아 놓은 길은 오봉산 가는 길인데 아무리 봐도 오른쪽 길은 하산길이다. 그 이유는 나침반이 동쪽이 아닌 남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결국 이곳에서 왔다 갔다 하느라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물론이고 우측 길을 내려가다가 미끄러져 손에 찰과상마저 입게 된다. (손바닥이 깊이 패여 치료하느라 지체함)
정상도 아닌 곳에 버젓이 정상석을 세워 놓고 초행자를 헷갈리게 만들다니 정말 한심한 장수군(임실군)이 아닌가! 정방향은 아까 나무 막아 놓은 좌측 길로 가면 잠시 후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 무명묘 한 기가 점령하고 있는 별 볼일 없는 봉우리 한 개가 나타나는데 이 봉우리가 바로 정확한 영대산 정상이다.
어느 누구도 이곳에다가 영대산 정상이라는 팻말이나 표식을 하지 않았지만 존경하는 광주의 산꾼이신 백계남님의 리본과 나의 휴대폰 GPS가 이 봉우리가 정확한 영대산 정상임을 알려준다.
지금은 엽기는 아니지만 (엽기는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유해조수를 포획하기 위해 가끔 지자체에서 어느 지역 어느 기간만 인허해 주기도 한다.
산에서 총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불안한 법이다. 초반에는 그런대로 걸을 만 하였으나 점차 잡목과 잡풀 바람에 곤욕을 치르게 되는 고난의 길이고 한마디로 별 볼일 없는 길이니 되록이면 후답자들은 이런 미친 코스를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통 때라면 야생화도 촬영하고 느긋하게 산행하는데 오늘은 사정이 여의치 않다. 가야할 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도 모르는 아내는 반쯤 왔느냐며 곤란한 질문을 한다. ^^; "글쎄" --> 아니다 하면 아내가 낙심할 것이고 그렇다고 정직하게 말하기도 그러니 어정쩡하게 내뱉는 말이다. 오름길은 아직 여름이 가지 않았는지 무척 무덥다. 물 한 잔 마시고 사과 반개씩 나누어 먹고 아들에게 안부전화하고 조금 올라오니 무명봉인데 이곳도 무명묘가 점령을 하고 있다. (아까 영대산은 무척 시원했지만 지금은 무척 더운 상태다.)
해마다 이 봉우리를 오를 후손들을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설상가상 오름길은 잡목이 진로방해를 하니 말이 좋아 때 묻지 않은 산길이지 고생길이 따로 없다. 오죽했으면 아내왈' '자연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라 자연과 싸우러 왔다'고 할까.. ^^; 이 코스를 탄 것에 대한 후회와 아내에게 대한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ㅠㅠ
시멘트 바닥에 앉아 휘이 사위를 조망하지만 안개구름 바람에 잠시 조망을 허용하더니 곧 오리무중 속으로 들어간다. 4년 전 걸었던 팔공산에서 삿갓봉까지의 '꽃보다 아름다운 능선'을 오늘도 (그런 능선을) 기대하고 왔지만 오늘 걸었던 능선은 한마디로 생고생길이었으니 바로 옆인데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을까! 잠시 후 지친 아내가 861m봉으로 올라온다.
성수산 정상에서 애초 계획대로 북릉(두원마을 하산루트)을 타려고 들어가니 '등산로 없음' 이라는 팻말이 진로방해를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큼 들어서는데 등로가 심상치 않다. 또 생고생길이라 미련 없이 성수산자연휴양림으로 발길을 돌린다.
빽하지 않고 헬기장을 경유하여 능선길로 내려오면 이곳에 만나게 된다. 초행길이라 빽했는데 헬기장에서 내려오는 능선길이 조금 단축길 같다.
맑은 계곡수를 보니 알탕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알탕을 마치자마자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오늘 비올 확률 20%라고 하더니.. 그래도 산행을 다 마치고 비가 오니 불행중 다행 ^^ 이제는 과도한 산욕심은 좀 자제하고 좋은 산만 타자고 아내가 말한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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