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대둔산▲ 그래도 무언가 아쉬움이..
◁대둔산 산행기▷
호남의 소금강이라 일컫는 대둔산 입니다. 웬만한 산꾼 이라면 안가본 분들이 없다는데, 우리가 사는 곳에서 이곳까지는 지리상으로 멀어 처음 가는 산 입니다. 통영 대전 고속국도 덕택에 이제 아침밥을 집에서 먹고 느긋하게 출발하여도 당일 산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많았습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요..
☞ 일시: 2004.05.30(일요일)
☞ 날씨: 비 오기 전.. 습도가 높아 땀이 무척 나는 무덥고 흐린 날씨
☞ 산행자: 오늘도 변함없이 아내와 나
☞ 車의 길: 경남 통영시-서 진주-통영대전 고속국도-금산IC-금산읍-진산면-대둔산 제1주차장 (기동)
☞산행코스: 대둔산 주차장-동심바위-금강구름다리-삼선구름다리-▲마천대(대둔산 정상)-220계단-군지계곡-대둔산승전기념탑-수락계곡 매표소-수락리
☞ 산행시각
10:38 배티재 (해발349m)
10:45 대둔산 제1 주차장 (주차료 2,000원)
10:51 <산행시작>
10:59 매표소 (1인당 1,300원)
11:12 동학 농민혁명 대둔산 항쟁 전적비
11:40 동심바위
12:00 금강구름다리
12:29 삼선구름다리
12:53 마천대 (대둔산 정상) 878m
13:05~13:28 점심식사
13:57 이정표(석천암0.55k 수락계곡0.8k)
14:09 220계단 입구
14:42 이정표(정류장1.48 석천암0.5k 수락폭포0.42k)
14:55 대둔산 승전 기념탑
15:27 수락계곡 매표소 <산행끝>
15:28-16:03 택시타고 제1 주차장 도착 (대전택시 15,000원)
16:07 귀향길로 출발
17:42 산청휴게소
19:00 귀가
■ 산행거리 약7km
■ 산행시간 4시간 36분
■ 나의 만보계 15,184步
☞ 산의내력
▲ 대둔산 大芚山 878m→위치 : 충남 논산시 벌곡면(伐谷面), 충남 금산군 진산면(珍山面), 전북 완주군 운주면(雲洲面)
☞ 대둔산 (click here)
▲ 산행기 ▲
오늘은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 금산군에 위치한 대둔산을 산행하려고 합니다. 산행에 앞서 좋은 코스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 선답자의 산행기를 참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을 뒤적이니 과연 명산답게 여러 사람의 산행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대둔산의 산행코스가 여러 갈래라, 초행인 우리로서는 대체 어느 코스로 가야 가장 경제적이고 또한 멋있게 산행할 것인가? 하고 머리를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두형 형님의 말씀도 참조하고 여러 산행기를 검토한 결과, 제1주차장에서 수락계곡으로 산행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했습니다. 처음 생각은 수락계곡을 들머리로 하고 낙조대, 마천대(정상)를 거쳐 제1주차장인 기동매표소로 내려오는 코스도 생각하였으나, 대둔산의 하이라이트인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구름다리를 오르기 위해서는 역시 정코스인 제1주차장에서 수락계곡(제2주차장) 매표소까지 가는 것이 초행인 우리로서는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실제로 삼선구름다리는 편도만 허용되므로 내려올 수는 없었고 올라가는 것만 허용됩니다. 물론 이 다리를 구태여 타지 않아도 오르내리는 등로는 있습니다.)
명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요? 아침 5시도 못되어 기상을 하여 창밖을 내다보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비가 오는데 무슨 산? 하겠지만 이미 깊은 병에 빠진 이 몸은 이 정도 비쯤이야 눈썹도 까딱하지 않습니다. 평일 보다 2시간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부친을 본가까지 다시 모셔드리는 차안에서, “이 비가 오는데 오늘은 집에서 쉬었으면 좋겠다.”는 부친의 말씀이 오히려 야속하게 들립니다. 우리 딴에는 서둔다고 서둘렀지만, 7시 53분이 되어서야 출발을 합니다.
오늘 날씨는 좀 변덕스럽습니다. 함양휴게소에 오니 햇볕이 쨍쨍합니다. 여기서 커피한잔하고..다시 육십령부근에 오니 비가 억수로 쏟아집니다. 그리고 다시 개이고.. 운해에 덮여있는 남덕유산은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운전 중에 한눈판다고 아내에게 한소리 듣지만 자꾸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는데 어떡합니까..
10시에 금산IC, 68번 지방도를 따라 금산읍으로 가서 진산방향으로 들어섭니다. 다시 17번국도를 타고 해발 349m 의 배티재에 들어서면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기동매표소가 배티재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락리매표소를 들머리로 하시려면 배티제 못 와서 690번 지방도로 우회전해야 합니다. 배티재에서 대둔산을 바라보니 한 눈에 전개되는지라, 파노라마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했으나 수평이 맞지 않아 결국 이렇게 둘로 찢어 졌습니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배티재에서 우리 화이트 밥도 먹이고 제1주차장에 주차비 2,000원을 내고 화이트를 쉬게 하고 바로 산행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여기는 햇볕이 쨍쨍 입니다. 혹시 몰라서 판쵸와 우산까지 준비했건만.. 아내는 벌써부터 얼굴이 탈까봐 걱정입니다.
매표소로 올라가는 길에는 식당가, 사우나, 어린이 놀이기구 등, 여러 유락시설이 잘 되어있습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복작거리는 산을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산님도 많이 계셨지만, 반은 유산객 입니다. 일인당 1,300씩 입장료를 내고(기계식인데 오히려 감질나게 늦음.) 들어갑니다.
케이블카를 타시는 분들도 제법 있습니다. 이 좋은 산을 오르시면서 왜 산만 보시려는지? 우리는 산도 보고 숲도 보아야겠기에 케이블카 대합실을 구렁이 활 보듯 스쳐 지나갑니다.
올라오는 등산로에는 아름다운 꽃들로 만발합니다. 꿀풀은 알겠는데 꽃잎이 네 개인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인지요? 아마도 솔나루님이 또 가르쳐 주실 겁니다. ^^ 솔나루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직 많이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등산로에는 꽃들로 만발합니다. 그런데 이 꽃들이 야생화가 맞기는 맞는지? 제가 너무 무식하지요? 그래도 이제는 지나간 제 산행기에 나오는 야생화는 자신 있게 알 수 있답니다. 다 고수님(솔나루님) 덕분이지요. ^^ 솔나루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와 이리 덥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땀 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몸 인데, 정말 너무 무덥습니다. 그리고 산사랑방님 말씀대로 웬 돌바구는 이리도 많은지..
신라 문무왕때 국사 원효대사가 처음 이 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이 바위 아래서 지냈다는 전설이 있는 동심 바위입니다. 그리고 임란때 영규대사가 왜병과 싸우기 위해 연곤평으로 진군할 때 통과하였다는 금강문인데, 아무리 봐도 문은 보이지 않고 웬 돌바구들 만 꽉 차있습니까?.. 에궁..
머리 위를 올려다보니 금강구름다리가 보입니다. 어느 분이 말씀하시기를 지상에서 높이가 80m 랍니다. 120m인 월출산 구름다리 보다는 낮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감을 주기에는 충분한 높이입니다.
저렇게 편하게 케이블카를 타시고 올라오는 분들도 계시지만 1시간여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하며 올라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무슨 재미일까요? (금강구름다리까지 케이블카가 올라옴.) 여기서 산거북이님의 산행기를 참조하여 동남쪽 방향으로 조망을 하였으나, 이미 조망은 짙은 운무로 보기 힘듭니다. 역시 산행도 천기를 잘 살펴야 좋은 조망을 얻을 수 있는 법, 일박까지 하시고 새벽에 오르신 산거북이님의 산행에 새삼 경의를 표합니다.
월출산 구름다리 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정상보행이 안되는 금강구름다리위에서 마천대(정상)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정상보다 삼선구름다리가 더 장관이네요. 저 정도면 70도 경사는 될듯한데.. 우~아~~
이곳을 건너기전, 이정표가 나오는데 금강구름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금강구름다리 위에서 사진까지 찍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너무 무서워 두 번 다시 건너기 싫었지요.
이정표를 잘못 읽어 바로 올라오니 한 무리의 산님들이 왼쪽 바위에서 내려오시는데 삼선구름다리로 올라오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일단 구경이라도 하려고 일방통행의 삼선구름다리입구로 가봅니다. 으잉? (딱 한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폭의 삼선구름다리) 장난이 아니네..
남 하는 것은 다 해봐야지.. 다시 되돌아 내려갑니다. 그리고 70도 경사의 삼선구름다리를 타고 오릅니다. 왜 이런 다리만 오르면 방정맞을 생각만 드는 건지.. 제발..우리가 다 건널 때까지 만이라도 철심아 끓어지지 마라. 하니 아내가 말합니다. “당신은 별걱정을 다 하네요.” “아, 이 사람아 멀쩡한 다리가 끊기는 나라가 우리나라 아이가”..^^;; 옆을 바라보니 손에서 진땀과 머리털이 곤두서고..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는 정상석 대신에 개척탑이란 탑이 건립되어 있습니다. 마천대란 하늘에 맞닿았다하여 붙인 이름인데 개척탑의 의미는 또 뭐꼬?? 탑 뒷면에 쓰여 있지만 왠지 이런 인공구조물에 대한 불만 때문일까요? 쳐다보기조차 싫습니다. 차라리 소박한 정상석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정상에 서서.. 다시 사방을 조망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곧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때문인지 사방은 운무로 자욱합니다.
아깝다. 꼭 덕유산을 보려고 했는데..
마천대(정상)에는 많은 산님들로 만원을 이루고 조망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한 채 다음코스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낙조대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220계단을 갈까? 하다가 낙조대는 생략을 합니다. 잠시 후, 13시 05분.. 배도 약간 고프지만 무엇보다도 비가 내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능선에서 전을 풉니다. (13:05~13:28) 아내의 도시락은 언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오늘은 정상주로 준비한 캔맥까지..한잔 쭈욱 들이킵니다. 크~~
점심을 먹고 내려가니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똑같이 220계단으로 가는 길입니다. 100m 더 먼 왼쪽 길로 내려가는 이유는 또 뭡니까. 이유는 없고 왠지 왼쪽으로 가고 싶어서요.
이름모를 야생화가 피어있는 진주 강씨와 고평 문씨 합장묘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석천암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불현듯 “석천암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220계단에 대한 호기심도 감추지 못합니다. 야생화의 이름을 솔나루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군지계곡 협곡에 건립되어있는 220계단입니다.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만약 이 계단이 없다면 얼마나 힘들게 오르내릴까 상상을 해봅니다. 비록 같은 인공구조물이지만 마천대 정상에 있는 개척탑 하고는 느낌이 영 다릅니다. 계단에 숫자를 적어놓은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이고 이처럼 대나무같이 직선의 긴 계단은 난생 처음 보았습니다. (보통은 조금 내려가다가 각도가 휘어짐.)
220계단을 내려서니 우측에 폭포수가 우렁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가 나옵니다. 바로 비선폭포 입니다. 여기서 소금으로 절은 얼굴도 씻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어느 여성 산님은 폭포수를 받아 마시는데, 마셔도 될는지 의문이지만 영화에서는 다들 잘도 마시데요. ^^ 우리는 물이 넉넉하므로 폭포수를 마실 이유가 없지요.
조금 내려오니 좌측에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가 나옵니다. 금강폭포인 듯 합니다. 잠시 후 커다란 암반 위에 물만 적시는 군지폭포도 나오네요. (이것도 폭폰가??) 폭포도 폭포지만 협곡사이로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 군지계곡의 비경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낙석이 떨어지는 관계로 양심안전모까지 비치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안전모를 착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수락폭포도 그렇지만 선녀폭포는 등로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어 나무로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내려가는데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잘됐다 싶어 내려가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뽕이 뭐냐고요? 헤헤 --프랑스 배우 이름이 아마 소피 마르소지요. ^^
오늘 산행은 여태한 산행보다 비교적 수월한 산행입니다. 아까 내려오다가 14시 42분경(수락폭포와 선녀폭포의 중간지점)에 석천암으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나왔습니다. 석천암까지는 0.5k 밖에 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올라가서 낙조대까지 올라가 제 1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려는 망상도 해 보았지만 너무 종주만 한다고 어느분의 지적(종주질?)^^도 있고 해서 오늘은 이 정도 산행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사실 다른 산을 오른다면 몰라도 같은 산을 되돌아가고픈 생각도 없고요. 또한 귀가 길도 어디 한발두발 거리입니까? 등로를 벗어나니 대둔산 승전 기념탑 입구가 나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풍경이라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승전탑 아래에서 남쪽과 서쪽을 바라보니 대둔산은 운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새리봉과 월성봉이 운무속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운무에 싸인 새리봉과 월성봉을 바라보니 자꾸만 군침이 넘어갑니다. 산행 전 이런 생각도 했답니다. 양촌면 채광리에서 바랑산에 오른 후, 월성봉 새리봉 서각봉을 거쳐 마천대를 오른 후 제1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종주길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그런 종주산행이 아닌 비교적 짧은 산행이었습니다. 날씨도 무덥고 이정도 산행하니 아내도 무척 좋아합니다. ^^
아내가 건강지압도로를 맨발로 올라가는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봅니다. 아니다 다를까 잠시 후, 신발을 벗더니 건강지압도로를 맨발로 걸어 내려옵니다. 좌우간 좋다는 것은 다하고 보는 아내입니다. --나는 신발 벗기 귀찮아서 그냥 내려오는 성격인데..허허..
이렇게 건강지압도로의 모양도 다양합니다. 사진에 보시듯이 잘 정돈된 길과 아름다운 가로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이곳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저나 벌써 산행의 종착역에 달하니 좀 아쉽습니다.
수락계곡 매표소를 막 통과하려는데 드디어 하늘에서 비님이 쏟아집니다. 그래서 얼른 한 컷을 찍고 수락리로 향하여 내려갑니다. 콜택시를 불러야 하나? 하고 있는데 어렵소? 마치 우리가 대절한 택시 마냥 수락리 매표소 쪽에서 노란 택시 한 대가 내려옵니다. 대둔산 산행을 하시러온 산님을 태우고 온 대전 택시였습니다. 이를 보고 누이 좋고 매부 좋다라고 하지요? ^^ 오늘산행은 조망을 제대로 못한 것 빼고는 모두다 좋았습니다.
삼선 구름다리위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진경산수화도 보았고 군지계곡의 원시림 같은 아름다운 폭포와 계곡까지 보았으니 이만하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대둔산은 과연 소문대로 호남의 소금강이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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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30 호남의 소금강인 대둔산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