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향적봉/구천동계곡
(361) [덕유] 향적봉/구천동계곡
ㅇ사용렌즈: 캐논5D(16-35) 니콘D300(105)
ㅇ09:20~09:40 곤도라 타고 설천봉(상제루)에 도착 (곤도라비 1인당 8,000원) ㅇ17:55~18:48 '전주진미식당' (저녁식사)
산행이야기 이번 산행은 순전히 진주 비경마운틴 공지 덕에 이루어졌다. 얼마 전에 가입한 비경마운틴에 들어가 우연히 일요산행 공지를 보게 되는데
공지의 내용은 삼공리→칠봉능선→향적봉→중봉→백암봉 찍고 백암봉에서 지봉안부까지 진행한 후 지봉안부에서 오수자골로 떨어져 다시 삼공리로 원점회귀하는 기발한 코스였다.
코스가 마음에 들어 아내에게 의사를 타진하니.. (비경마운틴 8시간 30분코스 = 우리 12시간 짜리) 코스라며 난색을 짓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오늘의 즐산(?) 코스가 탄생되었다. ^^;
인터넷 검색결과 무주리조트 곤도라 운행시간이 아침 9시 부터 운행한다고 하여 아침 8시경 날머리인 삼공리에 도착, 소방서 (119구급대)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택시를 물어보니 무주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공짜)가 운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안 사실은 6월부터는 9시 30분 부터 곤도라 운행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신한카드로 결재하면 20% 할인된다고 하니 유념하시기 바란다. 불과 20분 만에 고마운 곤도라는 우리를 설천봉에 내려 놓는다.
솔직히 곤도라 타고 내려간 적은 있었지만 올라온 적은 없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설천봉으로 올라오나 편하기는 하지만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든다.
향적봉 오름길에는 꽃(털)쥐손이, 벌깨덩쿨 등 많은 야생화들이 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많은 인파속에서 야생화 촬영한답시고 길을 막아서는 안 될 것이기에 눈요기로 만족한다. 좋은 산이라 그런지 산님도 많고 찍사들도 참 많다.
땀 몇방울 흘리지 않고 향적봉에 오르니 많은 산님들로 북새통이다. 아내가 다른 산님들의 사진을 찍어 주는 서비스를 하는 사이 이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먼저 내려갔나?" 하며 한번 쓱 훑어본 후 바로 향적봉 대피소로 내려오는 바람에 그만 아내와 다투게 될 줄이야! @@@
이유없는 무덤이 없고 처녀가 아이를 낳아도 제 할말이 있다고 모든 결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거늘 오늘 나의 언행은 많이 경솔했다. 그 결과 아내를 향적봉에 남겨둔 채 홀로 중봉으로 향하고 마는데.. @@@
홧김에 서방질 하는 홀로 가는 길이 속 편할리 만무하다. 아름다운 꽃을 봐도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아름답지 않으니.. 제발 아내가 내 뒤를 따라와야 할텐데..
뒤따라 오면 만나기 싶게하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산행을 한다. 야생화도 찍고 풍경사진도 찍는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내려 갔을까? 설천봉으로 내려 갔을까? 아니면 삼공리로 내려 갔을까? 조금만 참았으면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순간,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
저곳에 있을까? 아니면 이미 다른 곳으로 내려 갔을까? 아내가 없는 덕유산은 이미 아름다운 덕유산이 아니다.
철쭉동산 부근에 오니 뒤 따라 오는 아내의 모습이 보인다. 나를 발견한 아내의 얼굴에는 안도의 엷은 미소마저 보이고 나 역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휴~~ (하지만 그놈의 썩은 존심 바람에 못 본채 함)
중봉 직전 포토포인터 지점에는 아쉽게도 철쭉꽃은 별 볼품이 없다. 미나리아재비와 꽃(털)쥐손이를 담고 중봉으로 가니 오수자골 갈림길에서 아내가 스마트폰을 매만지고 있다. (나를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 내심 반가웠지만 내색을 하기 싫어 휑하니 중봉 계단을 내려간다. 그런데 다 내려왔는데도 아내가 따라오지 않는다. 이사람이 또 나를 놓쳤나? @@@
아까 (향적봉)처럼 다시 올라가자니 중봉 오름 계단길이 만만치 않아 일단 기다리는데 멀리서 여인 하나가 내려온다. 105mm 접사렌즈로 당기니 아내가 맞다. 또 휴~~ @@@
하마터면 여기서 저 꼭대기까지 다시 올라갈 뻔 했다. 나중에 아내에게 들으니 나를 보았지만 아무말 안 하고 휑하니 달려 괘심하고 무정한 생각이 들어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고 한다. @@@
불행 중 다행으로 다시 아내와 함께하는 산행이 되었다. 이제는 아내가 먼저 달리고 내가 뒤를 쫓는 형국이다.
백암봉에 도착하니 한무리의 산님들이 보이고 뒤돌아 본 중봉은 엎어지면 코닿을 것 같은 지척이다.
육십령에서 올라 할미봉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 동엽령 이곳 백암봉까지의 머나먼 덕유산 당일종주의 길은 이제 꿈이 되고 말았다. 무룡산 오름길에서 무거운 나의 배낭은 아내가 매고 아내의 배낭은 내가 매고 오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7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갔다.
좌로부터 대봉-지봉-1,337m봉-1,445m봉이 차례로 전개되는 참으로 부드럽고 부드러운 능선이다. 이래서 넉넉한 德裕인가..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조금씩 고도를 낮춰 내려왔는데 여기서 바라보면 고도가 제법 떨어졌음을 알 수 있구나..
뾰족하게 얼굴을 내민 봉우리가 무룡산이다. 그리고 그 우측에 실루엣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삿갓봉이고
이곳 마가목나무에 있으니 제발로 날아온다. 시간만 많으면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겠다.
이 아이는 5년 전 통영 소매물도에서 처음 만났고 그동안 몇 번 보았지만 데리고 오지 못했는데 오늘은 운 좋게 사정권내로 들어온다.
백암봉에서 횡경재 가는 길은 산님들이 없는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그래서인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맺혔던 아내와의 갈등이 일시에 달아난다. 역시 우리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 호젓한 곳으로 가야 하나 보다.
오늘도 간편식인 떡과 과일로 때운다. 아내는 '이 좋은 곳에 와서 (무엇 때문에 다투었는지 모르겠다)'며 자탄한다. 암튼 이제는 다시 정상적인(?) 부부로 돌아왔다.
'금강애기나리'가 '애기나리' 보다 귀하듯.. ^^
이 아이를 데리고 오려고 제법 공을 들렸는데 핀이 맞지 않네. 내공부족.
이곳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주관적 생각일까? 걷고 있어도 걷고 싶은 길, 딱 그 길이다.
이곳 노린재나무꽃은 유난히 스몰사이즈다. 혹여 노린재나무가 아닐지도??
마치 龍처럼 꿈틀거리는 形狀의 떡갈나무 가지가 좋은 눈요깃감
1,373m봉에서 10분쯤 내려오니 6년 전 22살짜리 아들(지금은 28세)과 아내와 함께 왔던 횡경재다. 6년 전이라 그날의 기억은 희미하기만 한데 변함없이 반기는 것은 바로 안내판이다. 이곳에 오니 좌측으로도 희미한 길이 보인다. 물론 우측은 송계사 가는 길.. 하지만 좌측은 불확실한 길, 직진(지봉 안부로 가는 것)이 상책이다.
이곳에도 취나물이 참 많이 보인다. 하지만 오늘은 취나물 욕심은 버린다.
이 아이도 아내에게 발각되어 포촉된 아이다. 역시 내공부족을 실감케 하는 흐릿한 사진이다. 노안이라 수동 핀으로 맞출 수 없음이 안타깝다.
제멋대로 구부러진 떡갈나무는 좋은 눈요깃감이고 하루종일 걸어도 좋은 길
산님 몇 분이 걸어오고 전방에 높은 봉우리(지봉)가 보이는 지봉안부다. 여기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우측 30만원짜리 안내판 쪽이 아닌 좌측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서 있는 숲길이다.
샛길 출입시 10만원인데 이곳은 30만원이라?? 다른 산님들 바람에 이곳에서 잠시 얼쩡거리다 곧 좌측 등산로 아님 표지판 숲길로 투입 한다.
들어선 '등산로 아님' 길은 너무나 뚜렷하여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리본은 단 하나도 없으니 유념하기 바란다.
주로 이런 산죽길이 많다.
이곳의 박새는 유난히 싱싱하다.
계곡 하산루트는 주로 산죽길이고 싱싱한 박새꽃도 많이 보인다. 30분 정도 내려오니 너덜길이 나타나고 잠시 후 등로가 희미해 지는데 너덜을 따라 내려오니 곧 계곡과 만난다. (동아지도 GPS 1,055m)
아까 지봉 안부의 고도가 1,262m였고 이곳 지계곡의 고도는 1,055m이니 고도 약 200m를 떨어뜨린 셈이다. 지봉안부에서 약 30분거리다.
그런데 GPS가 있기 망정이지 만약 없었다면 좀 헷갈릴 뻔했다. 계곡을 건너야 하느냐? (건너면 안 됨) 계곡을 따라 내려가야 하느냐? (정등로)
처음 맞딱드리는 지계곡에서 계곡을 건너지 말고 계곡을 좌측에 두고 10여 분 쯤 내려오면 주계곡과 만나는 합수지점이 나타난다. 이 합수지점에서 계곡을 건너 산으로 붙으면 곧 오수자골 정등로와 만나게 된다.
반대로 올라가려면 이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합수지점과 만나게 되고 합수지점의 좌측 계곡으로 올라가면 되지만 반대로 올라가는 것은 길 찾기 힘들 것이다.
이제부터는 시간 개념이 없는 너긋한 산행이 시작된다.
삼공리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는 것,,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지..
덕유산행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비록 초반 헤프닝 바람에 부부사이에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백암봉 이후 초록으로 물든 산길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고 양념으로 스릴있는 계곡 하산루트까지 참 좋았다. 그리고 현재 부부전선은 이상 무 ^^
<End>
★ 今日산행궤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