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미봉/대봉/투구봉▲ 덕유 언저리봉에서 ..
(357) [덕유] 덕유 언저리봉에서..
ㅇ사용렌즈: 캐논5D(16-35) 니콘D300(105) ㅇ산행코스: 신풍령(빼재)-1039.3m봉-갈미봉-대봉-흥덕산-투구봉-이장한무덤-상오정(오정가든)
ㅇ15:42-봉분이 볼록 솟은 무덤 ㅇ18:39 함양IC
덕유의 변방인 갈미봉-대봉-(흥덕산)-투구봉을 잇는 산길이다. (이미 몇 년 전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 소개한바 있고 최근 부산일보에도 실린 코스이다.) 이 코스는 올초에 가려고 했지만 그 당시 빼재를 다녀오신 본카페 자연님께서 "빼재를 넘어 오는데 눈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으니 안전을 생각해서 다른 산으로 가시라" 는 충정어린 말씀 덕분에 마음을 비웠던 코스다. (그날은 청도 대남바위산~오례산을 산행함.)
(수령은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추풍령을 본딴 신풍령(新風嶺), 상오정마을에서 빌려온 상오정재, 그 중에서도 사냥꾼이 버린 동물뼈가 많아서 빼재라 했다가, 한자로 고쳐부른게 빼어날 수(秀)자를 써고 있다.) - 문종수님 산행기에서 발췌-
수령에서 바라보면 이동통신탑이 보이는데 이동통신탑이 초입인 셈이다. 이동통신탑에는 애기나리가 피어있고 잠시 후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이름모를 산새들이 지저귄다. 무엇보다 우리를 기분좋게 하는 것은 이곳 고도가 높아 고도(874m) 빼봉인 1.039.3m봉까지는 식은 죽먹기라는 것이다. ^^
오늘은 너무나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거창군 고제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관통하는 터널공사가 한창 진행중이고 터널이 완공되면 곧 문을 닫아야 할 판인 휴게소 바로 위 고갯길이다. 오늘은 특히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의 GPS를 시험하려고 한다. (동아지도에서 제작함.)
며칠 전, 친구 인섭부부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스마트폰 이야기가 나와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되었고 동아지도에서 제작한 어플 두 개를 다운로드 받게 되었던 것인데..
(이정표 뒤에 삼각점이 보이는 곳이 빼봉이다. 빼봉에서 스마트폰 GPS를 확인하니 괘적 그리기에 실패했다. 처음이라 서툴러서 실수가 나온 모양이다. 다시 위성을 수신하였다는 멘트를 들은 후 괘적저장을 누른다. 여기까지 나의 관심은 온통 스마트폰 GPS에 쏠렸다.)
[산으로 가는길] 어플은 전국지도 한 장을 다운 받는데 150,000원 이고 [3000산] 어플은 무료 산 지도가 20장 들어 있고 산 지도 한 장 다운 받는데 2,500원 이다. 마침 이번 코스가 무료 산 지도에 들어 있어 테스트하였는데 괘적이 좀 두텁게 그려지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현재의 고도와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어 무척 편리했다. 그래서 다음날인 월요일에 거금 150,000원을 지불하여 전국지도를 다운로드 받았다. 앞으로는 정확한 GPS 고도를 산행기에 수록할 수 있을 것이다.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내려섰다가 갈미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오늘 코스 중 가장 된비알 코스가 기다린다.)
(오름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산님 서너 명과 조우한다. 내림길을 걷는 그들의 걸음은 나비처럼 가볍고 무거운 디세엘알 카메라 두 대를 목에 걸고 오름길을 올라가는 이몸의 걸음은 나무늘보가 따로 없다.)
신비의 봉우리였던 갈미봉은 별 조망이 없는 육산이고 거창군에서 건립한 앙증맞은 정상석이 산객을 맞이한다. 갈미봉에서 남쪽으로 남하한 산줄기가 윗(아래)칡목재를 거쳐 시루봉과 호음산을 솟구친 후 위천계곡으로 가라 앉고 다시 현성산과 금원산을 일으키며 월봉산 남덕유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좌청룡 우백호라 좌측은 덕유주능이 우측은 가야할 투구봉능선이 전개된다.)
(선밀나물도 식용나물이라는 것을 이번에 비로소 알았다. 그리고 암꽃이 수꽃보다 보기 힘들다고 한다. 암꽃은 오동통한 꽃이 핌)
(흔하디 흔한 노랑제비꽃이지만 한 송이 아이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막상 대봉에 오니 투구봉 능선 보다 덕유 주능을 향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아쉬움을 달래며 파노라마사진을 촬영하는데 어디선가 날파리 때가 우루루 몰려 오더니 파노라마사진을 버려 놓는다. ㅠㅠ
펑퍼짐한 육산의 대봉(1263m)에 도착하면, 이정표[←신풍령3.6km/횡경재삼거리4.2km→/송계삼거리7.4km→]가 양팔 벌려 반기지만, 투구봉(1274.7m) 가는 길은 고스락의 북쪽 방면 미역줄나무 틈새로 열려있다.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 발췌-
이정표가 양팔을 벌려 반긴다니.. 정말 감탄사가 절로나는 문장이다.)
(자세히 보면 먼지 같은 것이 보이는데 먼지가 아니라 날파리류 때들이다.)
(투구봉 능선으로 들어서니 예상했던 대로 등로가 투박하다. 놀란 아내는 이 길이 맞느냐고 또 반문한다.-- 늘 하는 질문 조금만 이상하면 물으니 똑 같은 말을 되풀이 할 수 밖에.. '나도 첨 가는 길이다.' ^^;)
(오늘은 충무김밥을 준비했는데 아내가 만든 도시락에 비하면 맛이 없다. 결국 몇 개는 꼬시레하며 산짐승 먹이로 던져준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서쪽으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지만 바람은 추운 겨울 바람이 아닌 봄바람이다. )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등로는 이만하면 양호한 편이라 '여느 능선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한두곳 제외하면 산길은 뚜렷하고 쿳션 또한 보드랍다.' 라는 문종수님의 말씀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
(본카페 만주벌판님의 덕유산 산행기에서 보았던 처녀치마는 이제는 폭삭 시들어 할매치마가 되어 있어 데리고 올 수 없었다.)
(점심을 먹고니서 약 20여분 정도 걸어오니 솜방망이 무리가 점령하고 있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지금 한창 돋아 나고 있는 단풍취의 어린 잎은 식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단풍취는 식용이 아닌 관상용이다. 내년에는 한번 따 보자고 아내와 이야기 한다.)
(그저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하지만 이 아이를 데리고 오기 위해선 제법 노력을 기울려야 했다. 수구리 하며)
(흥덕산은 아무런 표식이 없는 밋밋한 봉우리라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오늘은 동아지도 GPS 덕분에 그 위치를 인지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런 표식이 없으니 이렇게 가야할 투구봉을 바라보는데 만족할 수 밖에..)
(이 지점이 유일하게 조망이 터지는 곳이다. 이후 다른 지점에서는 나무가지 사이로만 볼 수 있다.)
(아내에게 한번 만져 보라고 하니 슬쩍 만지는 시늉을 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곧 성 추행이라며 줄행랑을 친다.ㅋㅋ)
(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제법 공을 들여야 했다. 바람은 불지 눈은 침침하지 이마에서 땀은 떨어지지..)
(이렇게 고사리가 많다는 것은 이곳이 때묻지 않은 산길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투구봉에서 능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삼공리로 가는 긴능선과 상오정마을로 가는 짧은 능선인데 오늘은 부산일보 코스 대로 우측 상오정마을 능선으로 향한다. 그 전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중국청남색잎벌레' 라는 아이들이다.)
(비리 끓듯이 한 나뭇가지에는 이 아이들로 바글바글 하다.)
(동아지도 GPS가 정확하게 분기점을 가리키는 지점에 도착하니 우측으로 리본이 걸려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리본이 걸려있는 지능선 길은 처음에는 능선같지 않고 사면길 같아 주의를 요한다. (리본을 잘 찾아 내려오면 된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나타나는 이장한 묘지터이다. 이 묘지터에는 세 가닥으로 길게 뻗은 잣나무가 눈에 띄는데 잣나무 아래로 등로가 열리고 이후 등로는 매우 뚜렷하다.)
토비스콘도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의 우측 계곡에서 흘린 땀을 씻고 (계곡물이 얼음물 처럼 차가웠다.) 오정가든 간판이 보이는 37번 국도에서 히치를 시도하는데 오늘 따라 아무도 태워 주지 않아 포기 일보 직전에 히치에 성공한다. (우리를 태워주신 고마운 분은 한국 마사회 직원으로 이 근방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계신다고 하심.)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그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특히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나 같으면 절대로 태워 주지 않았을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면 얼마 전에 촌 사람 몇 분을 태워 준 적이 있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히치한 일행 중 나이 드신 분이 하차하면서 넘어져 경찰서까지 가셨다고 하신다. 참으로 기가찰 노릇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우리를 태워 주셨으니..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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