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막장봉▲
(396) [충북 괴산] 막장봉(幕場峰)
ㅇ사용렌즈: 캐논16-35, 100(마) ㅇ산행코스: 제수리재-투구봉-막장봉-절말갈림길-시묘살이계곡-절말(쌍곡휴게소)
ㅇ09:50-이정표 (제수리재1.8km-막장봉1.8km) -- 중간 지점 ㅇ10:49~10:52-분화구바위 -- 화려한 조망이 터지는 곳 (속리12-06지점) ㅇ15:30~15:35 아반테승용차 히치하여 들머리로 이동
Many Reasons - Isla Grant
완장마을을 기점으로 원통봉~애기암봉~장성봉~막장봉~저수리재까지에 가려다가 느린 진행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장성봉에서 버리미기재로 탈출해야 했던 괴산 막장봉이다. 잠시 4년 전인 2008년 11월 30일의 산행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 주 산행지는 괴산 막장봉으로 정했습니다. 고도 500m인 제수리재에서 올라 막장봉찍고 시묘살이골로 하산하는 즐산코스를 할까? 아니면 문경 애기암봉까지 연계하는 종주코스를 할까? 하고 즐거운 고민에 빠집니다. 그런데.. 선답자님들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막장봉 가는 코스 중에 좀 무서운 코스가 도사리고 있다고 합니다.
꼭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암튼 부부 두 사람만 가는 것 보다. 함께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카페에 공지를 하였는데 예상외로 참여가 무척 저조합니다. 그래도 자벗님께서 제일 먼저 신청을 하셨고 토요일에는 솔바우님까지 가세해 대소골,산태골 멤버가 재탄생 합니다. ^^ 3시 30분에 알람이 울리고 4시 24분에 집을 나섭니다. (하늘을 보니 별이 초롱거려 오늘의 날씨를 예고합니다.)
약속 시간 10분 전인 5시 20분, 내서IC에 도착하니 이미 자벗님과 솔바우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솔바우님 사모님께서 마중을 나오셨네요. ^^ 두 분을 픽업한 후 문경새재휴게소에서 니맛내맛도 없는 아침을 먹고 문경새재IC를 빠져나와 이미 세 번째 운행이라 익숙한 가은읍 방향으로 30분쯤 달리니 들머리인 완장마을이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두 분께 의사를 물으니 (제수리재에서 오르느냐? 이곳에서 오르느냐?) 이곳에서 오르자고 합니다. 』 -이상은 나의 251th' 산행기 문경 애기암봉/장성봉 산행기에서-
그래서 고도 530m인 제수리재가 아닌 고도 205m의 완장마을에서 시작했던 것이고 설상가상 완장마을에서 바로 애기암봉으로 올라야 했는데 원통봉을 찍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 되었고 장성봉에 도착하니 일몰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아 (겨울이었기에) 버리미기재로 탈출했던 것이다. 그날 제수리재에서 시작했더라면 틀림없이 성공했을 것이고 오늘의 산행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보니 완장마을은 문경새재IC가 맞지만 제수리재는 연풍IC로 들어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쌍곡휴게소에서 잠시 망설였다. 차를 쌍곡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히치나 다른 방법으로 올라올까 하다가 그냥 올라왔다. 커다란 운동장 같은 제수리재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흰 승용차 한 대 만이 주차되어 있는데 산행채비를 마치자마자 승합차 한 대와 대형버스 한 대가 올라오더니 한무리의 단체산객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ㅠㅠ
처음부터 등로는 약간 된비알이지만 조금만 올라오면 지능선으로 올라서고 약 10분 정도 쉬지 않고 오르니 입석형태의 바위가 나타난다. 하지만 뒤에서 보니 그냥 평범한 바위다.
이빨바위에서 등로가 좌측으로 꺾이고 평탄한 산길이 잠시 이어진다.
제수리재에서 반대편 서쪽 산길을 이으면 667.3m봉~칠일봉을 거쳐 남군자산으로 이어진다.
골산이라 야생화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능선 상 유일한 야생화였다.
이 이이는 한 눈에 봐도 부처사촌나비 보다 덩치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야생화와 나비를 찍고 있으니 멀리 단체산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대야산에서 장성봉으로 연결되는 곰넘이봉~불란치재~촛대봉의 백두대간 라인 <09:55>
투구봉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으니 드디어 단체산객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이곳에서 잡힌 것을 보면 우리도 부지런히 걸었던 모양, 그런데 다들 바위를 참 잘 탄다. 특히 여자 산님들 조차도 우리가 두려워 우회했던 릿지코스를 가뿐하게 올라온다. 으메 기죽어~ ―..―
투구봉 내림길에서 잠시 헤프닝이 일어난다. 바로 앞에 내림길이 있었건만 우회로를 찾아 빽하는 바람에 다람쥐 쳇바퀴 도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빽하니 마침 부부산님이 올라오시기에 이리로 내려가면 막장봉 가는 길이 맞느냐 하니 맞단다. 그래서 내려가니 아까 올라왔던 곳이고 우회로는 없다. 헐~ 질문을 제대로 들었는지 의문이 든다.)
사진에서 보듯 투구봉 내림길은 아주 쉬운 코스인데 우회로를 찾았다니.. ―..―
사진으로 보기에는 그리 위험해 보이지는 않으나 나의 기준에서 보면 무척 위험한 곳이다. 본인의 실력을 자랑(?)이나 하듯 가볍게 끄트머리로 올라선다. 나는 이런 지점에서는 어지러워 중심을 잡지 못한다. 정말 대단한 산객이다. 그런데 이 산객과 나중에 설전(?)을 벌이게 될 줄이야!
원통형의 투구봉 우측으로 바위전망대가 보이는데 위 사진속 산객이 서 있었던 위험한 지점에 또 다른 산객 한 분이 서있는 것이 보인다. 물론 내가 서 있었던 곳(바로 위)에도 산객이 보인다.
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이 산들을 다 아십니까?" 한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바위전망대 끄트머리에 선 그 산객이다. 그래서 "다 안 다고" 하며 山名을 말하니 이 산객의 말이 걸작이다. 앞에 보이는 산은 대야산이 아니란다. 띠~용~~~~ 그리고 보니 몰라서 물어본 것이 아니고 본인의 산지식을 자랑할 요량이었던 모양, 하지만 임자를 잘못 만났다. 어이가 없어 내가 이곳의 산을 거의 다 탄 사람이라 하니 본인은 이곳의 도로까지 다 안다며 대야산은 절대 아니라며 자신만만하다. 그리곤 조금 올라온 지점 바위전망대에서 다시 손으로 멀리 보이는 희끗희끗한(암릉) 산을 가리키며 저 산이 바로 대야산이란다. 가리키는 산은 다름 아닌 백악산이다. 공자(?) 앞에 문자 쓴 산객을 보낸 후 가만히 생각하니 벼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그저 한 번 웃고 끝냈어야 했는데 .. ―..―
오늘은 지레 겁을 먹고 무거운 망원렌즈를 가져 오지 않아 궁즉통으로 100mm 마이크로렌즈로 당겨보지만 2%부족이다. 이렇게 쉬운(?) 산인줄 알았다면 업고 올걸 그랬다.
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옥녀봉~남군자산~비학산~군자산 라인 <10:43> 2008년 12월 14일 본카페 회원 네 분 (이원호님, 솔바우님, 자벗님, 쉬블링님)을 대동하고 한 바퀴 원형종주를 했던 라인이다. 아래의 파노라마사진은 반대로 남군자산 정상에서 바라본 막장봉 방향 파노라마사진이니 대조하면 입체적인 머릿속 GPS가 정립될 것이다.
맨 위에 보이는 기암이 '달팽이바위'이고 그 위에 보이는 능선은 장성봉에서 악희봉으로 향하는 대간능선이다. <10:46>
『커다란 암장 오른쪽 모서리로 삼각형으로 솟아올라 그 -문종수님의 산행기에서 발췌-
앞서가는 산님을 뒤따르다 보니 졸지에 이번 코스의 최대 클라이막스인 홈통 암봉을 우회하게 되었다. 선글라스를 낀 옆 산님은 우회하지 않고 홈통 암봉을 내려온 산님이라 난이도를 물어보니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러자 아내는 다시 올라가자고 몽니(?)를 부린다. 하지만 바위치인 남편이 꼬리를 내린다. 고만 가자 하고! ―..― 홈통 암봉 아래 이 로프지대는 누구나 내려올 수 있는 쉬운 코스지만 마지막 착지 지점에서 뛰어 내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머리를 바위에 찍힐 뻔 한다.
멀리서 바라보니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막상 위에서 보면 제법 겁날 것 같다.
릿지를 하고 있는 산님은 원통봉을 찍고 완장마을로 하산하실 것이란다. (나중에 점심 먹으면서 들음.) 2008년 11월 30일, 우리도 이렇게 진행했어야 했다. 백두대간도 하셨고 용아도 타신 베테랑 산꾼이셨다.
보기는 참 아름답지만 저 구간을 걸었던 대간종주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산님들 대부분이 우측(보는 방향으론 좌측)으로 내려 온다. 우리도 우측으로 내려 왔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달팽이바위로 연결되는 길이다. 그리로 내려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마당바위에서 빵과 포도즙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느긋하게 당겨본다.
마당바위를 지나면 곧 통천문 바위가 나타나고 (이곳에는 이런 통천문 바위가 많다) 이어서 한 산님이 머리 꼭대기에 서 있었던 코끼리바위가 나타난다.
장성봉에서 흘러가는 대간능선이 악휘봉 쪽으로 힘차게 흘러가고 있다.
막장봉 정상에 오니 정상석 쟁탈전이 한창이다. 사진 속 인물은 생판 모르는 인물
이곳의 조망은 2008년 11월 30일 애기암봉/장성봉 산행시 이미 다 보았다. 물론 그날의 조망이 월씬 훌륭했다.
여기서 좌측 시묘살이 계곡 하산길로 향한다. 시묘살이 계곡은 옛날 어느 효자가 부모의 묘를 이곳에 쓰고 초막을 짓고 살며 시묘살이를 했기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라고..
생각보다 길었고 경사가 완만했고 계곡에 물이 적었다. 특히 은선폭포와 쌍곡폭포를 본 산님들은 한결같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계곡은 뭐니 뭐니 해도 물이 철철 흘러넘치는 지리산 계곡이 최고다.
산행종점인 쌍곡휴게소에 오니 아침과 달리 많은 산객과 유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일 만원만 지불하면 제수리재까지 태워준다는 식당이 어디인지 알 수 없고 또 알았다 한들 이렇게 손님이 많은데 단돈 일 만원 받고 우리를 제수리재까지 태워줄리 만무하다.
몇 번의 히치시도 실패 끝에 (아내 도움 없이 혼자 시도 하니 역시 안 된다.) 마침 아이스케키를 사기 위해 쌍곡휴게소에 들린 아반테XD승용차에게 다가가 통사정을 하여 히치에 성공한다. (기름값 조로 일 만원을 드릴테니 태워달라고 함.)
아반테승용차 안에는 노부부와 수녀님이 타고 계셨다. 차를 타고 가면서 옆에 탄 노부인께 일 만원을 건네니 처음부터 받을 마음이 없었다며 그냥 넣어 두란다. 그래도 제가 드린다고 하고 탔는데 받으셔야지요 하니
그들(노부부)의 따님인 수녀님께서 하시는 말씀.. '다음에 반대로 이런 경우가 생기면 되갚으면 됩니다.' 한다. 제수리재에 도착하여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꾸벅 개어 올린 후 아내가 기다리는 쌍곡휴게소를 향해 기분좋게 내려간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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