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기

터키 여행 5부 (파묵칼레~에페소~이즈미르~이스탄불)

통영사람 이수영 2022. 6. 7. 23:20

터키 여행

2022.5.24~6.1 (6박 9일) 하나투어 (인솔자 계동극)

 

Day6-5월 29일(일)

(파묵칼레~에페소~이즈미르~이스탄불)

 

-6박 9일 일정-
*제1일(화) 인천 (기내박)
*제2일(수) 인천-이스탄불-카이세리-괴레메(1박)
*제3일(목) 괴레메-코니아-아피온(1박)
*제4일(금) 아피온-안탈리아(1박)
*제5일(토) 안탈리아-파묵깔레(1박)
*제6일(일) 파묵깔레-에페소-이즈미르-이스탄불(1박)
*제7일(월) 이스탄불관광(1박)
*제8일(화) 이스탄불관광-공항이동 (기내박)
*제9일(수) 이스탄불-인천

 

오늘 좀 일진이 좀 사나울 건지 새벽 1시 10분에 한 번 2시 10분에 한번 일어나는 쪽잠을 자다가 꿈에 어린 손자 둘을(둘다 남자아이) 데리고 가는데 작은 놈이 나를 보더니 우리 할아버지 아니야! 하는 말에 화가나 작은 놈을 때리는 꿈에서 깨어나 다시 시계를 보니 5시 10분. 다시 자기도 그렇고 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실제 손자는 아들과 딸손자인데 꿈은 둘 다 아들이었다)

 

그제 안탈리아 태양빛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선크림을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팔과 목에 광 과민성 발진이 생겼다. 체질은 돌아가신 어머니 닮아 약골인데 피부는 선친을 닮아 반바지를 못 입을 정도로 약한 것을 보면 안 좋은 것만 닮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가 보다. 오늘도 투어를 이어나가야 하니 장갑을 하나 사긴 사야 겠는데 우선 급한대로 아내가 여자용 (손가락 나오는) 장갑을 건네준다.

 

6시. 처음으로 모닝콜이 울린다.

7시. 호텔 뷔페에 내려가 아침을 먹는데 일부러 젊은 그룹으로 갔다. 이실직고 하면 이름을 알고 싶어 갔다. 이번 여행은 인원이 많다보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끝나기 때문이다. (일전에 32명이 투어한 북유럽 여행을 했는데 진짜 그랬다.) 그렇다고 면전에 대고 이름이 뭐냐고 물을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알아내야 하는데 이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호실로 돌아와 양치질 마치고 캐리어 끌고 나오는데 마침 옆방 103호실에 묵은 남자분께서 캐리어 두 개를 끌고 나와 단도직입 성함을 물어보니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으시며 함도명씨라 한다. 사모는 성이 강씨라 하니 자연히 강정아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성함들을 알게 된다. (여행기만 안 쓰면 이런 탐정 놀이 안 해도 될텐데 나도 참.. ) 

 

8시. 로비에서 어제 마셨던 와인 계산하고 오늘은 어제 보다 한 시간 빠른 8시 2분에 버스 출발이다. (오늘은 투어를 마친 후 국내선 비행기를 타는 날이기 때문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인솔자님의 투어 전 나눠준 수신기 작동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9시 3분. 제법 큰 도시로 보이는 나질리(Nazilli)시를 지난다. 9시 12분. 갑자기 버스가 멈춰 무슨 일인가 했더니 도로가에 판매하고 있는 딸기를 (아래 사진 세 번째) 송호성님이 사와서 나누어 준다. (딸기 맛이 끝내 주었다.)

 

맛이 좋아 모두들 박수를 치니 운전 기사도 덩달아 박수를 쳐 어느 분이 말하기를 기사님과 판매상이 인척인가 보다고 하니 계동극님이 무릎을 치며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볼때 우리 계동극님은 연극영화과 출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기력이 좋다. 본인의 나이는 절대 비밀에 부치는 신비주의자인데 꼬마 신랑 김정훈이를 알 정도면 대충 나이가 짐작 된다.

 

파묵칼레에서 에페소로 가는 길 차창으로 바라본 풍경

 

9시 20분. 아이딘(Aydin)시를 우회도로를 통해 지나간다.  차장으로 키가 낮은 나무들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모르긴 해도 올리브 나무로 보였다. 중간에 휴게소 화장실에 한 번 들리고 10시 42분. 에페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오룩스맵 지도를 보니 어디에도 에페소라는 지명이 없고 셀추크라는 도시만 보인다. 고로 에페소는 도시 이름이 아니라 유적지 이름을 말함이고 실제 도시는 셀추크(셀축) 라는 사실을 오룩스맵 덕분에 알게 된다.

 

 

고대도시 에페소 (Ephesos)

 

터키 서부의 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이즈미르주의 카이스트로스강 어귀에  있던 고대 그리스의 식민 도시 유적으로, 기원전 6세기 후반에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일시 쇠퇴하였다가 기원전 4세기에 알랙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된 뒤 새로운 에페수스가 건설되면서 헬레니즘 도시로 부흥하였다.

 

기원전 2세기부터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아시아 속주의 수도로서 지중해 동부 교역의 중심지가 되어 전성기를 누렸으며,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시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에페소에 오니 탐방객들로 만원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단 한 명도 없는데 이런 정도면 코로나 이후는 미어 터질 것 같다. 앞서 밝혔듯이 나는 트레킹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솔직히 유적지에 관한 것은 나의 관심 밖이다. 반면 독실한 기독교인인 부산 이주연여사는 이곳을 제일 기대한다고 했다. 에페소 들어가는 초입에는 터키 국기가 걸려있다.

 

이 파이프는 수로를 연결했던 배관이라 한다.

 

열심히 설명하는 계동극님, 그러나 유적지에 관심이 없는 나에겐 우이독경이요 마이동풍이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바닥까지 돌이니 복사열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이곳 에페소는 여름에 와서는 안 된다. 쪄서 죽는다.

 

이 바닥은 고대 로마의 바닥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매우 미끄러웠다. 

 

촬영: 계동극

촬영: 계동극

소 불알을 만지면 뭐가 좋다고 했는데.. 

 

아내 뒤에 보이는 여신상은 나이키 여신상이라 불린다고 한다. 치마 자락이 나이키 모양을 닮았긴 한데.. 어째 억지 춘향 같다는.. 

 

땀이 많은 나인데 하필이면 이날 손수건을 안 가지고 와서 아내의 스카프를 빌렸고 장갑 마저 아내의 것이라 꼴이 좀 우습다. 촬영: 계동극

 

하드리아누스 신전

 

A.D 138년에 에페소스 시민들에 의해 지어진 신전으로 로마 황제인 하드리아누스 황제를 위한 신전이다. 에페소 유적지 중 가장 눈에 띄며 신전의 안으로 들어가면 돌담 위에 신과 여신들의 부조가 가득하며 4명의 로마 황제 상이 들어차 있다. 또한 신전 전면의 4개 기둥 중 2개의 기둥을 잇는 아치는 에페소 유적지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옆길로 들어가면 로마시대의 화장실이 나오는데 지위가 높은 사람일 수록 윗쪽에 위치한 화장실을 썼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려갈 수록 물이 더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디까고 앉으면 다 보일텐데 당시의 사람들은 체면도 없었을까! 갑자기 2018년 중국 태항산 여행시 어느 화장실에 다녀와서 아내가 한 말이 생각난다.

 

누가 화장실에 갔더니 칸막이가 없고 다 보이는 구조라 깜짝 놀랐다고 하니 그 말을 들은 가이드가 하는 말이 걸작이었다. 그런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오면 나빴던 사이는 오히려 사이가 좋아진다고 한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오늘 본 로마시대의 화장실도 과연 귀족과 천민의 사이를 좋게 만들었을까?

 

셀수스 도서관

 

에페소 유적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 중 하나로 손꼽히는 셀수스 도서관은 전면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에는 얼마나 화려했을까를 상상할 수 있다. 여러차례 훼손되었으나 최근에 재건되었고 높은 초석 위에 세워진 건축물은 넓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셀수스 도서관은 서기 135년 C. Aquila에 의해 아시아 지역의 통치자였던 그의 아버지 셀수스 폴레마이아누스(Celsus Polemaeanus)를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이 도사관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각각의 상단은 지혜, 운명, 지식을 상징하는 정결한 여성상들로 장식되어 있다.

 

대극장

 

기원전 3세기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원형 대극장으로 연극과 문화예술 검투사들의 싸움이 열린 곳이다. 2만 5천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원형 극장 중 하나인 이 대극장은 헬레니즘 시대에 처음 만들었다고 하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서기 1-2세기 경의 유적이다. 3단 구조의 이 원형극장의 각 단은 2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높이가 18미터에 달하는 이곳의 실내 정면은 각종 부조와 원주 창으로 장식되어 있고 약 25,000석 규모의 경기장은 무대에서 관중석 끝까지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건축 설계가 되어 있어 실제 관광객들의 음성이 맨 위층까지 또렷하게 들린다. 당시 연극 및 검투사의 경기가 이루어진 곳으로 현재도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이곳에 서서 목청을 높혀 노래를 부르면 공명현상이 일어나 메아리처럼 돌아온다. 마침 웬 외국인(동남 아시아인으로 보임) 한 사람이 한곡조 뽑는다. 그이의 덩치를 보니 파바로티급이다. 과연 통이 크니 울림도 컸다.

 

아카디우스 도로

 

고대 에페소 항구에서 대극장까지 뻗어 있었다는 도로다. 헬레니즘 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이 길은 아카디우스 황제(395-408) 시대에 복구되어 오늘날까지 보존 되고 있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총 길이 530미터 폭 11미터에 달하는 이 길을 따라 값비싼 물건을 파는 상점들과 화랑들이 위치했다. 이 도로는 항구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항구도로' 라고도 불린다.

 

GDK님 말로는 이 도로는 불이 꺼지 않았던 도로로 당시 부두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면서 웅장한 대극장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을까 하는 당시 상인들의 마음을 전달해 주었다. 그러자 잠시 나도 그 당시 상인의 마음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약 2시간 남짓 에페소 탐방을 마치고 버스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 식당은 피르졸라 라는 양갈비구이 케밥집이다. 피르졸라는 새끼양의 갈비로 요리를 하여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육질이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여태 먹었던 어떤 양고기 보다 맛있었다. 이 식당에는 고양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놈들은 귀신 같이 마음씨 좋은 사람을 알아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바깥에 묶여 있는 견공은 양고기 대신 양 뼈다귀만 씹고 있다.

 

 

사도요한의 교회

 

이곳은 기원 후 37~42년 박해를 피해 예루살렘에서 나온 사도요한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살았던 곳이자 사도요한이 복음서를 기술하고 생을 마감한 무덤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사도요한의 무덤 위에 서기 4세기경 처음으로 나무로 된 교회가 지어졌으나 비잔틴제국의 유스티아누스 황제(577-565AD) 시대에 재건되어 오늘날의 형태로 남겨지게 되었다. 

 

이곳은 들어갔다가 반대편으로 나오면 신부님이 세례를 주는 장소라고 한다. 그러자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주연여사가 제일 먼저 들어가 나오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제 너는 새롭게 탄생하였노라" 하며 황성주님이 마치 신부님처럼 말씀하시는데 계동극님도 그렇고 일행 모두들 감탄사 연발이다. 어쩜 이리도 자연스러울 수가! 황성주님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건 신성 모독입니다. ㅋㅋㅋㅋ

 

촬영: 계동극

사도요한의 무덤 탐방을 마치고 이즈미르 공항으로 향한다. 참고로는 사도 요한의 무덤은 셀축성이라고 한다. 이 도시의 이름이 셀축(Selcuk)이다. 이곳에서 이즈미르 공항까지는 버스로 약 46분 쯤 걸렸다.

 

15시 22분. 이즈미르 공항 도착 18시 21분. TK2329기 이륙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비행이니 만큼 편하게 아내와 떨어져 터키 여인들과 함께 앉았는데 나름 괜찮았다)

 

이즈미르 상공에서본 풍경

 

이스탄불 상공에서 본 풍경

 

19시 6분. 이스탄불에 착륙했지만 캐리어 찾고 하니 20시 11분에서야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는 여태 우리가 탔던 버스가 아니고 새로운 버스다. 우리가 탔던 버스는 열심히 이즈미르에서 이스탄불을 향해 달려 오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코로나 때문에 터키 관광버스도 일거리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21시 34분. 버스에서 내려 5분쯤 걸려 한국식당에 도착하여 오랜 만에 한식을 먹는데 우리 일행의 피시알 검사를 위해 터키 간호사가 무려 5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식사를 하는 도중 한사람 한사람 피시알 검사를 받는데 이거야 말로 엉터리가 따로 없다. 코도 아니고 목구멍도 아니고 혓바닥만 쓱싹 닦으며 끝낸다.

 

한국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난리 났겠지만 이를 두고 누이 좋고 매부좋고 불감청인정 고소원이라 모두를 희자를 그리며 식사를 하는데 정작 한국식당의 음식맛은 그저 그랬다. 파전은 밀전이요, 닭도리탕과 미역국은 소태요, 오징어 볶음은 불닭이라 내 입맛에는 안 맞는다. 먹다가 그만 둔다.

 

★★★★★원덤 그랜드 이스탄불 유럽 호텔

이 호텔은 내 재주로는 바깥촬영이 불감당이라 방에 걸린 그림으로 대체한다.

 

한식당에서 호텔까지는 27분 걸려 도착했는데 이미 23시가 다 되었다. 계동극님 말씀은 갈수록 호텔이 좀 안 좋아 진다고 했지만 이만 하면 하룻밤 자기에는 호사스러운 방이다. 내일은 아침에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을 타기에 6시.모닝콜을 울릴 것이라고 하니 씻고 캐리어 정리하고 나니 다른 짓 할 시간도 없다.

 

모르긴 해도 0시 15분에 간 것 같다.

꿈나라로

 

 

 

 

터키 여행 5부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