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일주 여행 Day5
북유럽 일주 여행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2018.9.20~2018.9.27 (6박 8일) 노랑풍선
Day5-9월 24일(월)
(래르달~플롬~오슬로~칼스타드)
-6박 8일 일정- *제1일(목) 인천-헬싱키-코펜하겐-말뫼(1박) *제2일(금) 말뫼-코펜하겐-D.F.D.S(2박) *제3일(토) D.F.D.S-오슬로-비올리(3박) *제4일(일) 비올리-게이랑에르-뵈이야-래르달(3박) *제5일(월) 래르달-플롬-오슬로-칼스타드(5박) *제6일(화) 칼스타드-스톡홀롬-바이킹라인(6박) *제7일(수) 바이킹라인-투르쿠-헬싱키 *제8일 헬싱키(기내박)-인천 |
다섯째날 래르달~플롬~오슬로~칼스다드 이동궤적
다섯째날 래르달~플롬~미르달 관광궤적
래르달 린드스트롬 호텔
호텔이라고 말하기는 좀 이상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일본의 호텔은 땅값이 비싸서 하늘로 솟았지만 이곳은 반대로 저층이고 건물은 너무 옆으로 퍼졌다.
어젯밤 이 거리를 걸었다.
잠을 깨니 3시 55분이다. 더 잘까 하다가 오늘은 아침을 6시 30분에 먹어야 하기에 일어나 어제 채 못쓴 일기를 보충 수정하는데 잠을 깬 아내가 시간을 물어 4시라 하니 5시 30분까지 더 자야 한다며 잠시 소변만 보고 다시 잔다. 5시 14분. 잠에서 깬 아내가 아직도 글을 쓰는 나를 보더니 그러다가 당신 건강 버리겠다며 한마디 한다. 그리곤 자연을 즐기면 되지 뭐하러 고생하며 글을 쓰느냐며 한마디 한다. ^^;;
사람이 다 같을 수 있나, 산에 가는 것도 술먹기 위해 가는 이도 있고 약초를 캐기 위해서 가는 이도 있고 나처럼 산행기를 쓰기 위해 가는 이도 있는 법이다. 글을 쓴다는 것 또한 얼마나 행복한지 아내는 알기는 알까?
아침을 먹은 후 밖으로 나오니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하늘을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찌푸린 날씨다. 노르웨이는 요즘이 우기라더니 맞긴 맞는 모양이다.
7시 26분. 래르달을 떠난다. 날씨가 흐려서 주변은 대체로 어두침침하다.
래르달 터널을 통과하는 버스
7시 34분. 터널의 길이가 무려 24.5km나 되는 래르달 터널을 통과한다. 1995년에 착공하여 5년만인 2,000년에 완성된 터널로 (양쪽에서 팠다고 한다) 세계 최장거리의 터널이다. 그러다보니 폐쇄공포증 기사를 위한 쉼터까지 있다고 한다. 쉼터는 사고의 위험성 때문에 잘 쉬지 않지만 몇 년 전에 한번 쉬었던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 냄새가 나서 혼났다고 박팀장이 말한다.
터널은 일방통행이 아니고 맞은편에서 차량이 오고 있다. 7시 53분에서야 터널을 빠져나왔으니 19분이나 소요된 셈이다. 래르달 터널을 빠져나오니 곧 플롬이다. '플롬'은 산으로 둘러싸인 평지라는 뜻이다.
플롬역 앞에서
플롬은 주민이 450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로 아우를랜드스 피오르드 Aurlands Fjorden 깊숙이 있으며 오슬로와 베르겐 사이를 연결하는 새로운 간선도로의 중간에 있다.
플롬역 구내 안내판
플롬역 구내 기념품 가게
플롬 철도
아우를랜드스피오르드에 자리한 해발 2m의 플롬에서 해발 866m 미르달 고원까지 오른다. 플롬 철도 만큼 정상궤도를 따라서 가파른 협곡을 운행하는 기차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매년 세계각지의 여행객들이 이 흥미진진한 궤도로 몰려들면서 플롬 철도를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로 부상시키고 있다,
열차 안에서
미르달 고원에서 시작하여 가파른 산허리를 지나 플롬 계곡까지 궤도를 건설한다는 과업은 당대의 철도 기술자들에겐 엄청난 도전이었다. 산의 여러 층을 꼬불꼬불 통과하는 터널에서만도 노르웨이 철도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뛰어난 공학 기술이 입증되고 있다. 이 산악 철도는 기차가 가파른 산비탈을 굽이치며 오르내릴 수 있도록 가파른 비탈과 급격하게 구부러지는 길을 따라 건설되었다. 철도의 80%가 55도 경사율로 비탈져 있는데 이는 1:18과 맞먹는 값이라 한다.
플롬계곡 Fiamsdaien 과 비브메스노시산(1,260m) 그리고 르요안네 폭포가 열차 차창으로 스쳐 지나간다.
하이레나역에서는 플롬 철도가 넓어지면서 계곡 아래 아늑하게 자리 잡은 그림 같은 농장과 플롬 교회(1667)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왼편 좌석에 앉는 바람에 스쳐지나가는 이 풍경만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나는 좌석에서 일어나 열차의 맨 뒤 칸 창가에 기대어 전투샷을 하기 시작했다.
열차의 맨 뒤칸에서 본 열차 안의 모습
오슬로와 베르겐 구간의 베르겐 철도 공사는 1909년에 시작되었다. 1923년에는 송네피오르드까지 잇는 플롬 간선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이 공사가 잘 진행된 덕분에 1936년 가을에는 궤도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이 궤도는 1940년 8월 1일 증기기관차가 다닐 수 있도록 임시 개통되었고 1944년에는 전철이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플롬 노선은 20km 궤도를 약 1시간에 걸쳐 주행하는데 이 여정 동안 총합 6km 에 이르는 20개의 터널을 통과한다. 이 터널 중 18개는 수작업으로 뚫었는데 1m 뚫는데 한 달이나 걸렸다고 한다.
블롬헬레르 Blomheller
플롬계곡에서 가장 위험한 자연현상으로 꼽히는 트롤라 눈사태가 서쪽으로 보이는 곳, 매년 겨울이면 높은 산꼭대기에서부터 천둥 치듯 밀려 내린다고 한다. 고산 농장은 깎아지르는 산비탈에 아찔하게 매달려 있다. 눈사태 위험이 있는 지역을 피하기 위해 플롬 노선은 이 여정 동안 강과 계곡 기슭을 세 번이나 교차한다. 강에 교량을 건설하는 대신 철도 밑에 터널을 뚫어 강물을 그리로 흐르게 하였다.
달리는 플롬 열차 바닥에 놓고 찍은 플롬 노선 지도이다.
플롬~룬넨~하레이나~달스보튼~베레크암~블롬헬레르~카르달~키오스포센~레이눙가~바트나할젠~미르달
카르달 Kardal
플롬계곡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과 카르달폭포 그리고 우계르 계곡을 지나는 옛 도로를 볼 수 있다. 깊은 계곡을 가로지르면서 강이 흐르고 눈 덮인 산의 가파른 절벽에는 폭포가 흘러내리고 강가에는 아름다운 농장의 풍경이 펼쳐진다.
피넬리아 폭포와 미르달산 Pinnelia & Myrdalssvingene
이 노선의 최장 터널 (1,340m)인 냘리 터널을 빠져 나오면 미르달산을 향해 급커브를 21번이나 지그재그를 그리며 오르고 있는 랄라르베겐 도로를 볼 수 있다.
키오스포센 폭포 Kjosfossen
9시 9분. 열차가 멈춰섰다. (베레크밤 역에 이어 두 번째 정차함) 밖으로 나갔더니 눈앞에 탄성이 절로 나는 웅장한 폭포가 나타난다.
키오스포센 폭포 앞에서
누가 일부러 걸어둔 것 같은 자전거에 눈길을 빼앗긴다.
레이눙가 호수 Reinunga
궤도 동쪽에 그림 같은 경치에 둘러싸인 레이눙가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바트나 할젠 Vatna Halsen 이다. 미르달역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져 있는 곳이다.
최종 목적지 미르달 역에 도착했다.
이 역은 베르겐 철도와 플롬 철도가 미르달 고원에서 교차하는 지점이다. 플롬 철도는 일 년 내내 운행하는데 겨울철에는 하루 4번 여름철에는 하루 9~10번을 운행한다고 한다.
9시 42분. 열차는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되돌아 가는데 다시 키오스포센 역에서 열차가 정차했다. 안 내리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 음악이 나오면 춤추는 요정이 나타난다고 해서 동영상으로 담았다.
이 폭포가 아까 올라갈 때 제대로 못 보았던 높이 140m의 르요안네 폭포다.
계곡 아래 아늑하게 자리 잡은 그림 같은 농장과 플롬교회(1667)
10시 35분. 플롬역으로 돌아왔다. 열차 10번 칸은 한국인을 위한 칸인지 한국어 설명 전광판과 또록또록한 젊은 여성의 한국어 음성이 흘러나왔다. 플롬 산악열차 관광은 90유로의 옵션 관광이었든데 본전 생각이 1도 안 날 정도로 매우 만족스럽다.
10시 51분. 다시 래르달 터널을 향해 달리면서 본 송네피오르드의 지류인 아우를랜드스피오르드
아우를랜드스피오르드와 그림 같은 마을 풍경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다시 긴 래르달 터널을 통과한 후 우측 오슬로 방향으로 동남진 한다.
플롬을 출발, 1시간쯤 달리니 버스는 고갯길을 올라갔고 나무가 없는 삭막한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자체도 이방인의 눈에는 신비롭기만 하다.
노르웨이의 흡연율은 70% 라고 한다. 5월 말이 되어서야 눈이 녹는 나라이니 그만큼 외로운 자연환경에 살아 담배와 커피를 많이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노르웨이는 우울증 환자가 많다는데 심지어 왕세자비가 마약운반책, 마약중독자였다는데 마약에 중독될 수 밖에 없었던 실정을 국민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며 용서를 구함으로서 왕세자비가 되었다고 한다.
12시 2분. 오룩스맵 고도 1,126m를 가리키는 분지인데 호수가 보이고 마을도 보인다. 박팀장 말로는 이 호수는 인공호수이며 이 물을 내려 보내 발전을 한다고 한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잔설로 덮여있는 전형적인 툰드라지역으로 보인다.
인공호수를 지나니 다시 내리막길이 이어지는데 노란 단풍으로 온 산이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달리는 버스에서 보는 장관은 너무나 빠르게 스쳐지나가 아쉬움을 남긴다.
한참을 달려 12시 36분. 폭포 두 줄기가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봉우리가 나타난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13시 23분. 브로마 라는 마을의 식당에서 닭가슴살과 야채로 만든 점심을 먹었다. 커피는 셀프고 닭가슴살은 좀 짰고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이 제일 맛있었다.
식후 점심을 먹었던 식당을 배경으로
점심식사 후 2시간쯤 버스를 달려 오슬로에 진입하여 Day3 때 못 보았던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왔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4인이 있다면 비겔란, 뭉크, 입센, 그리그 라고 한다. 비겔란은 조각가이며 뭉크는 화가 입센은 인형의 집을 집필한 극작가이며 그리그는 솔베이송을 작곡한 작곡가이다.
원래 공원 이름은 프로그네르공원 PrognerParken 이지만 비겔란의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면서 그의 이름을 붙혀 비겔란 조각공원이라고도 부른다. 이 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조각품인 '모노리텐'이다.
높이 17.3m로 멀리서 보면 그저 큰 기둥처럼 보이는 모노리텐은 실제로는 121명의 남녀가 여러 형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인생에서의 각 시기들 (탄생, 유년기, 청년기, 노년기, 죽음)을 다루고있다.
모노리텐 Monolitten
비겔란 최후의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비겔란에 의해 제작된 석고 모델을 가지고 세 명의 제자와 함께 14년에 걸쳐 제작한 것이며 결국 그는 이 작품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거인들의 분수 Giantsfountaint
옆에서 본 거인들의 분수
야외 정원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리의 양쪽 난간에는 인간의 일상을 표현한 58개의 청동 조각상이 있다.
설치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실제 인간들 표정을 빼닮았다. 기뻐하고 슬퍼하는 모습과 깔깔대며 웃는 모습조차 그대로다. 심지어 여인을 때리려는 남자의 모습까지 참 리얼하다.
앵그리 걸과 함께
앵그리 보이와 함께, 이렇게 약 50분간 비겔란 조각공원 관람을 마쳤다. 원 일정에는 아케르스후스 요새 관광도 있었지만 시각이 촉박해서 바로 스웨덴 칼스타드로 향했다. (다 그놈의 태풍 때문이다.)
비겔란 조각공원 화장실이 문을 닫아 (시용료 1.5유로) 주유소 화장실을 이용했다. 호반의 도시 스웨덴 칼스다드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박팀장은 노르웨이 영상을 틀어주었다. 노르웨이에서 노르웨이 영상을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영상을 보며 아내는 우리도 다음에는 자유여행을 가자고 한다. 이런 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버스는 동남으로 내달렸다.
18시 35분. 스웨덴 국경 부근의 호숫가 풍경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고속도로변은 볼거리가 없다. 높은 산도 단풍도 없는 밋밋한 풍경이 이어진다. 18시 40분. 국경을 통과하는데 논스톱으로 달리는 버스 차창너머로 보니 톨게이트 모양의 철제구조물과 국기만 달랑 걸려있다. 아무렇지 않게 국경을 내달리는 버스가 이방인의 눈에는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다.
19시 45분.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었다. 주유기를 보니 종류가 세 가지다. 95,D, E85 인데 D가 제일 비싸고 95, E85 순이다. D는 경유 95는 고급휘발유를 지칭하는데 경유가 휘발유 보다 더 비싸고 한국 보다 기름 값이 더 비싸다. 산유국인데도 불구하고 기름 값이 비싸다니 의외다.
칼스다드는 스웨덴에서 5번째 큰 도시라 한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식당을 향해 달리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보름달이 여독에 지친 여행객을 위로해 주는 듯 밝은 미소로 맞이 한다. 그리고 보니 오늘이 추석이구나!
만나식당
20시 40분. 칼스다드 못 미친 어느 마을의 식당에 도착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며 한국인 손님만 받는다고 한다. (술도 못 파는 것을 보면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만나식당의 석식
한식과 일식이 믹스된 음식이었는데 나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킬 만큼 맛이 좋았다. 특히 함께 착석했던 분(옷 잘 갈아 입었던)이 연어를 자시지 못해 연어회 실컷 먹었다. 매운탕도 입에 맞아 모두들 칭송이 자자한데 한 가지 옥에 티는 술이 없으니 2% 부족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박팀장이 여행사 직원에게 들었다며 게이랑에르가 오늘부로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올해 마지막으로 우리가 게이랑에르를 관광한 것이다. (참조: 캐나다도 노르웨이도 여행하시려면 무조건 여름에 가야 합니다. 그래야 맑은 날씨와 더불어 일정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칼스다드 굿모닝 호텔 225호실
굿모닝 호텔에 도착하니 정각 21시다. 겉모습은 영 아닌 호텔이더니 막상 입실하니 방도 넓고 (3인실, 더블베드와 싱글베드) 와이파이도 팡팡 터져 독일에 온 딸과 카톡 대화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늘도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하는 바람에 바깥 구경은 글렀다.
우리 병원 병원장이 청어조림 한 병 사오라고 부탁했는데 지금까지 들린 가게엔 청어조림이 없었다. 남 해외여행 가는데 그런 부탁을 하는 것 자체가 좀 아니다 싶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있어야 사지.. 물건도 없고 일부러 나갈 시간도 없는 것이 북유럽 여행인것 같다. 내일 스톡홀름에 가면 살 수 있으려나?
샤워하고 나니 식수가 없어 프론트에 내려가 생수 2병을 샀는데 70크로나다. (한화 9,000원이다.) 흐미~ 그나마 마셔보니 탄산수라 한 병은 그냥 생수로 바꾸었다. (서툰 영어 대신 만국 공통어를 하니 웃으며 금방 바꾸어 준다.) 인터넷 좀 하다가
23시 20분. 피곤한 몸을 눕혔다. 놀기도 되다.
3편 끝